
서울과 동경 저층주거지 가로변 접점공간의 다양성과 층위성에 대한 비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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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In the low-rise residential areas of Seoul, public spaces between buildings and streets are often designed without considering pedestrian interactions, resulting in disconnected and uninviting environments. Prior research highlights diversity and layering as key to creating pedestrian-friendly urban spaces. This study aims to identify the challenges of interface spaces in these areas and propose improvements through comparison with similar spaces in Tokyo, a city with comparable urban characteristics, focusing on diversity and layering of the interface space.
The low-rise residential areas in Seoul and Tokyo were selected based on shared characteristics such as site topography, road networks, block profiles, and architectural regulations, including similar Floor Area Ratios (FAR), Built Coverage Ratios (BCR), and building spacing. Using criteria such as lot size, floor area, number of floors, usage, FAR, BCR, and road accessibility, 50 buildings from each city were analyzed to assess the diversity and layering of the interface space.
In Seoul, the lack of diversity and layering in the interface spaces results in monotonous facades and overhangs, often dominated by piloti parking. This creates desolate street environments with limited visual or spatial engagement for pedestrians. In contrast, Tokyo’s interface spaces exhibit greater diversity and layering, incorporating architectural elements such as landscaping, stairways, and articulated facades. These contribute to a more vibrant and interactive pedestrian experience. This comparison suggests the need to enhance the diversity and layering of interface spaces in Seoul.
Keywords:
Interface Space, Urban Interface, Boundary, Street Scape, Public Environment키워드:
접점공간, 사이공간, 경계, 가로변, 공공환경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서울시의 다세대, 다가구 주택들이 밀집한 저층주거지는 전체주거면적 중 41.8%를 차지하고 있어 아파트 단지를 제외한 서울의 대표적인 주거형태로 볼 수 있다[1]. 이 지역은 지속적으로 용적률, 층수 등 밀도가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2]. 그러나 서울 저층주거지의 가로변환경은 열악하여 보행자 및 도시의 공공환경이자 경관을 쾌적한 공간으로 제공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고 이에 대한 제도적 계획적 대안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는 서울의 도시형성 및 건축규정과도 연관되어 있다.
첫째, 서울은 한성시절 조성된 시점부터 필지가 우선시되었고, 길은 필지들 사이에 남겨진 공간으로 인식되며 공공공간의 역할보다는 연결하는 통로의 역할이 강했다. 이러한 방식은 길과 건축물의 관계가 미흡하게 설정되어 건축물이 가로변 경관 형성의 역할을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다[3].
둘째, 법규적으로 건축물의 밀도를 규제하는 용적률, 건폐율, 사선제한 등의 기준은 존재했지만, 건축물의 공공성에 영향을 미치는 입면과 전면공간 디자인에 대한 형태를 규범하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부재했다. 이로 인해 필지와 가로의 관계를 통해 공공영역을 형성하는 도시와 건축물의 접점이 무계획적으로 조성되면서, 공공성을 지닌 접점공간의 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셋째, 필지별 자율적인 개발로 인해 건물은 도로와 분리되며 도시와의 관계성 없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사업성 위주의 개발과 맞물리며 커뮤니티 공간의 부족, 가로와 단절된 폐쇄적인 구조 등으로 건축물과 가로와의 관계가 부재하여 공공성이 약화되었다. 이로 인해 가로변에 보행자 및 공공공간을 고려한 경관 및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였다[3,4].
이와 같은 문제들은 서울 저층주거지의 열악한 가로변 공공환경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고, 주로 건물의 사적영역과 가로의 공공영역 사이의 접점공간에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본래 저층주거지의 접점공간은 공공공간과 사적공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고층주거지에 비해 연면적 대비 대지와 접하는 면적이 넓어, 좋은 접점공간을 만들기 위한 가능성이 큰 공간이다. 하지만 서울 저층주거지는 그러한 역할을 상실하고 있어 서울 저층주거지의 가진 공공환경의 문제는 접점공간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4].
하지만 한국의 도시를 대상으로 한 기존의 관련 선행 연구들에서는 전면공간 혹은 건축물의 입면을 별개로 다루어 온 경향이 크고, 입면의 경우에도 경관적 측면에서 개별 구성요소에 대한 연구 위주로 이루어져 실질적인 접점공간에 대해 평면과 단면을 모두 고려하며 통합적으로 다룬 연구는 부족했다. 따라서 접점공간 문제에 대한 개선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접점공간의 문제 개선 방향 제시를 위해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의 보행친화적이고 가로변의 공공환경에 영향을 주는 공간환경요소를 비교분석 가능한 도면모델로 제시한다. 이를 기반으로 서울 저층주거지 현황파악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동경 사례와의 비교분석을 통해서, 저층주거지의 건축물들에게 필요한 접점공간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 방향성을 제시한다.
1.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접점공간은 길과 필지의 경계에서부터 지상층 입면 사이의 전면공간으로 정의한다. 건축물의 지상층은 가로변에서 보행자와 건축물 간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가능하는데 큰 영향을 주는 공간으로, 여기서 사람들이 머물고, 경험하고, 교류하는 도시의 공공공간의 역할이 크다[5].
도시공공환경과 경관으로서의 지상층 접점공간 중요성은 다양한 선행연구와 도시계획에서 설명하고 있다. 런던 디자인가이드 라인(London plan), 암스테르담의 Plinth (지상부) 디자인, 코펜하겐 디자인 가이드라인 등에서는 건물의 지상층을 강조하여, 자주 있는 출입문, 시각적 연결성과 이동과 머무름을 통해 교류를 촉진하고 거리의 단조로움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지상층의 다양한 접점공간을 통해 보행자와 건축물 간의 상호작용을 유도하고, 공공공간과 사적공간의 경계를 부드럽게 연결하는 다층적인 공간을 형성해야 함을 강조한다[6,7,8]. 또한, Jan Gehl은 그의 “Twelve urban quality criteria”에서 지상층이 보행자들이 머무르게 하는 선택지를 제공하여 도시 환경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며[9], Southworth의 “Designing the walkable city”에서도 거리와 건축물의 상호작용을 통해 ‘Path quality’와 ‘Path context’에서 지상층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를 강화할 수 있는 요소로 지상층 설계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10].
본 연구에서는 접점공간의 형태와 구성을 파악하고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선행연구와 도시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접점공간의 중요한 공간적 특성인 다양성(Diversity)과 층위성(Layering)을 주요한 분석의 요소로 도출하여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 및 동경의 저층주거지에 위치한 건축물들로 서울과 동경에서 유사한 격자형 도로망과 도시블록 구조를 가지며, 비슷한 도시 및 건축 환경을 보이는 저층주거지를 선정하고, 이 지역들에서 대지면적, 용도, 규모 등이 유사한 건축물을 선정하여 연구하였다. 선정된 건축물의 접점공간은 현장 답사 및 필요에 따라 지도 및 위성사진, 대상 필지 건물의 가로변 사진, 현장실측 등을 활용하여 접점공간을 평면과 단면으로 재구성하여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서, 서울과 동경의 접점공간에서 나타나는 다양성과 층위성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시각화가 가능한 평면과 단면으로 정리하였고, 이를 통해서 두 도시들에서 나타나는 접점공간의 구성양상을 다양성과 층위성 측면에서 비교 분석하였다.
2. 선행연구 고찰
2.1. 선행 논문에서의 접점공간 분석
기존의 저층주거지의 가로변, 가로경관과 관련된 논문들은 주로 전면공간 또는 건물 입면 중 하나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통합적으로 다룬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접점공간의 설계 원칙과 건축물 간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기존 연구들은 크게 전면공간 중심의 연구와 입면 중심의 연구로 구분된다. 전면공간 중심 연구로는 최이명 외(2007)는 저층주거지 전면공간을 주거 유형, 법규, 담장과 대문의 특성, 가로와의 관계를 통하여 유형화하고, 유형들의 개방성 변화를 통해 공공성 증대 과정을 분석하였다. 그러나 전면공간 구성요소가 제한적이고, 주차공간을 공공영역으로 포함시켜 실제 보행자가 체감하는 개방성과 공공성 간 괴리가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11]. 김현주(2021)는 전면공간의 다양한 구성요소가 보행자와의 상호작용을 촉진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으나 분석 대상 건축물의 수가 부족하여 이를 유형화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12]. 추지웅 외(2012)는 가로변 건축물의 외형적 요소와 시각적 연결이 보행 친화적 환경을 조성한다고 강조했으나, 대형 건축물 중심의 분석으로 저층주거지에 일반화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13]. 황정현 외(2015)는 녹화요소의 다양한 배치 방식이 시각적 풍부함과 공간적 깊이감을 제공하여, 공공영역과 사적영역의 경계를 형성한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조경요소로 치우쳐 연구를 진행한 한계가 있다[14]. 박수경 외(2017)는 전면공간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이 거주자, 보행자들과 다양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하였으나 특정 지역만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4]. 한상곤 외(2022)는 전면공간의 다양한 구성이 보행자와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하였으나 특정 상업가로에 위치한 계단을 중심으로 한 분석에 그치고 있다[17].
건축물 입면의 관점에서 분석한 논문을 살펴보면, 권남균 외(2014)는 파사드의 다양한 구성요소의 조합은 보행자에게 시각적으로 풍부함과 시각적, 물리적 연결성을 제공함을 강조하였으나 전면공간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15]. 박성진 외(2011)는 가로변 건축물의 파사드 구성 요소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설계가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으나 특정 건축물 주변의 가로만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분석하였고, 건물의 입면만 대상으로 한 연구의 한계를 가진다[16].
한국의 도시현황을 대상으로한 기존의 선행연구들은 전면공간과 건축물 입면의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보행자에게 시각적 흥미를 제공하며, 계단이나 발코니와 같은 요소들이 다층적 연결성을 형성해 보행자와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대부분 특정 지역 사례에 국한되었거나 연구 대상 건축물의 수가 제한적이며, 다양하고 다층적 경향에 대한 언급에 그쳐 계획의 방향성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거나 일반화 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전면공간과 건축물 입면을 통합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기 보다는 이를 형성하는 개별적 요소에 그쳐, 전면공간과 건축물 입면을 통합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기 보기 보다는 개별적으로 연구하여, 접점공간의 구체적인 특성과 보행자 및 공공공간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통합적 설명이 부족하다.
이와 같은 기존 논문에서 시사점과 한계점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전면공간과 건축물 입면을 동시에 관찰하며 접점공간을 구성하는 특성과 보행자 및 접점공간 간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포괄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2. 접점공간의 계획적 요소 분석
공공환경 개선을 위한 접점공간의 계획적 요소와 설계를 위한 방향성의 분석은 Jan Gehl, Michael Southworth 등의 선행연구와 런던, 코펜하겐, 암스테르담 등에서 제시 및 적용하고 있는 도시디자인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추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가로변 경관과 환경을 위해 제시한 얀 겔(Jan Gehl)의 “Twelve urban quality criteria”을 살펴보면 그 중 다섯 가지 기준이 본 연구에서 다루는 공간구성과 관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첫째, “Protection against harm by others”는 보행자가 공간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며, 둘째, “Options to stand and linger”는 사람들이 공간에 머무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요소가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셋째, “Options for seeing”은 사람들이 머무는 동안 흥미로운 볼거리가 제공되는지를 평가하며, 넷째, “Options for talking and listening/hearing”은 사람들이 소리를 통해 소통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지를 판단한다. 다섯째, “Scale”은 공간의 규모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인간적 스케일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9].
이 기준들이 시사하는 바는, 접점공간이 다양한 요소와 다층적 구조를 통해 개방성과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배치하고, 다양한 선택의 폭을 통해서 보행자 경험을 풍부하게 하며 길과 건물의 경계부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시각적 흥미를 높이고 대화와 모임이 가능한 공간, 대규모보다 소규모 접점 공간으로 나누어 인간적 스케일을 통해서 상호작용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Southworth는 걷기 좋은 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여섯 가지 기준을 제시했으며, 본 연구에서 다루는 공간구성과 관련된 기준은 그 중 다섯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Connectivity”는 도로망과 건축물이 세밀히 연결될수록 다양한 접점 공간이 형성되어 거리와 건축물 간의 연결성이 강화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둘째, “Fine-grained and varied land use patterns”는 가로변을 따라 이동하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변화가 시각적·공간적 흥미를 제공하여 경험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강조한다. 셋째, “Safety”는 건축물과 거리 간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러운 감시와 활동 관찰로 안전감을 제공하는 것을 강조한다. 넷째, “Path quality”는 조경, 처마, 외부 계단 등 가로변 접점공간 건물의 물리적 요소를 활용해 건축물과 거리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사회적 활동이 가능한 안락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강조한다. 다섯째, “Path context”는 보행 경로가 시각적 흥미와 상호작용을 제공하며, 투명성과 가시성을 통해 다양한 활동과 물리적 요소로 매력적인 공공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10].
이 기준들은 접점공간에서 가로변의 이동에 따른 다양한 활동과 변화가 이루어지고, 가로와 건물 사이의 다양한 층위를 통해서 시선‧소리‧활동 등이 서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서 접점공간이 보행자에게 시각적‧공간적 흥미를 제공하며, 투명성과 가시성을 통해 보행자에게 안전감과 흥미를 주는 매력적인 공공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접점공간과 관련하여 보행친화적인 도시에 적용하고있는 기준들을 살펴보면 런던 디자인 가이드라인(London plan)에서는 가로변의 접점공간의 잦은 빈도의 출입문, 놀이공간, 조경, 쉼터 등을 통해 거리와 건축물 간 상호작용을 유도하며, 접점공간의 다양성과 다층적인 구성을 강조한다. 여기서 지상층은 출입문과 다양한 공간 배치를 통해 단조로움을 없애고, 공공영역과 사적영역 간의 경계를 부드럽게 만들며 연속성을 강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코펜하겐의 건축 디자인 가이드라인(ARCHITECTURE POLICY FOR COPENHAGEN 2017~2025)에서는 접점공간을 “Edge zone”으로 명명하며 이를 건물이 도시와 만나는 경계부 영역으로 설명하고 있다. Edge zone은 공공영역과 사적영역 간의 부드러운 전환을 강조하며, 공공영역에서의 보안과 활동, 커뮤니티를 촉진하고 도시의 활력을 높이는 공간으로 제시된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를 위해 건축물 외벽 디자인, 발코니, 테라스 등을 통해 건축물 내‧외부가 시각적으로 연결되도록 하고, 다양한 소재와 디테일로 외관을 다채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접점영역에서 건축물과 보행자를 시각적으로 연결하여 공공영역과 사적영역을 자연스럽게 통합할 것을 제안한다.
암스테르담의 도시‧건축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Hans Karssenberg 외 3인의 “The city at eye level”에서는 건축물의 지상층을 Plinth으로 명명한다. 가로변과의 관계에서 지상층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며 건축물의 지상층(Plinth)과 가로변이 접하며 만들어내는 하이브리드존이 보행자와 도시가 상호작용하는 공간이며, 사적영역과 공공영역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중요한 접점공간임을 제시한다. 여기서 접점공간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과 풍부한 활동을 담을 수 있는 깊이의 확보가 필요하다.
선행 연구와 도시디자인에서 제시한 이들의 접점공간의 명칭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보다 나은 도시 환경 조성을 위해 접점공간에서 보행자와의 상호작용 강화, 공공공간과 사적공간의 자연스러운 전환, 가로변을 따른 다양성과 세분화, 휴먼스케일의 구성, 안전한 환경과 길과 필지간의 상호간 교류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좋은 접점공간은 가로를 따라 휴먼스케일에 맞춰 다양하게 변화하고 길과 필지의 경계부가 불투명한 담장으로 막혀서 뚜렷히 경계지어진 것이 아닌 가로변부터 건축물 외벽사이에 여러 층위의 활동과 머무름 및 시각적 교류가 풍부하게 구성되는 것이며 인해 다양한 기능과 교감을 보행자에게 제공하여, 시각적 흥미와 상호작용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2.3. 접점공간의 다양성과 층위성
도시 공공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연구 및 도시 가이드라인을 통해 분석한 결과, 접점공간의 핵심요소로 다양성(Diversity)과 층위성(Layering)이 도출되었다.
접점공간의 다양성(Diversity)은 보행자가 가로변을 따라 이동하며 건물 지상층과 외부공간에서 다양한 기능과 변화를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시각적·공간적 변화를 체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Fig. 4.).
이와 관련해서 Jane Jacobs는 “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에서 다양성은 복합 용도의 토지 사용과 짧은 블록으로 구성되어 충분한 빈도수로 보행자와 거리·건물과의 교류가 일어나도록 도시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다양한 복합 용도는 다양한 시간대에 공공가로를 이용하게 하며, 짧은 블록거리는 이동과 접근성을 높여 상호작용을 촉진한다고 설명한다. 즉, 건축물의 접점공간이 거리를 따라 변화하며 다양한 공간과 환경을 제공할 경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다채로운 경험할 수 있다[18].
Robert Cervero, Kara Kockelman의 “Travel demand and the 3ds: density, diversity, and design”에서 제시한 다양성은 토지 이용의 혼합과 변화를 통해 보행 및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이는 보행자가 이동 중 경험하는 공간적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며, 가로변과 건축물의 접점에서 변화가 많을수록 더욱 풍부한 경험과 시각적 자극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가로변을 따라 일어나는 토지 이용과 접점공간의 변화는 보행자 경험을 활성화 한다[19].
한편, Michael Southworth는 “Designing the walkable city”에서 다양성은 블록수와 교차점의 높은 빈도수가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이를 통해 가로변을 따라 걸으며 경험하는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 시각적 투명성, 상호간의 교류를 강조하였다[10]. David Sim의 “Soft city”에서는 저층 건축물이 접지성이 높기에 지상층 접점공간에서 다양한 용도를 수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가로변을 따라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20].
이러한 개념들은 런던, 코펜하겐, 암스테르담의 디자인 가이드라인 사례에서도 제시하고 있으며, 잦은 출입구의 배치와 다양한 용도와 빈도수를 통해 접점공간의 활성화를 강조하였다. 이를 통해 다양한 보행자 경험을 제공하여 도시공공공간의 활기를 증진시키고자 하고 있다[6,7,8].
결론적으로, 접점공간의 다양성(Diversity)은 보행자가 거리를 따라 변화를 느끼고, 다양한 선택의 기회로 더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특성으로, 이를 통해 보행 환경의 질이 향상되고 더 좋은 도시공공환경이 조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접점공간의 층위성(Layering)은 가로변에서 건축물의 외벽에 이르는 공간이 깊이를 가지고 이 공간이 시각적, 물리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영역들로 겹겹이 여러 층위에 걸쳐 구성된 특성을 의미한다(Fig. 5.).
특히, 건물의 지상층은 보행자와 밀접하게 연결된 공간으로, 층위성이 풍부할수록 보행자에게 다채로운 시각적 경험과 흥미를 제공하고 걷고 싶은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개념은 다양한 선행연구 및 가이드라인에서 확인 된다.
David Sim의 “Soft city”는 지상층 접점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거리와 건축물 간의 물리적 분리를 최소화하고 그 사이에 다양한 깊이를 가진 층이 있는 공간을 형성하여 공공영역과 사적영역의 자연스러운 연결과 상호작용을 유도할 것을 제안한다[20]. 이때 만들어진 중간적 성격의 접점공간은 개인과 도시를 연결하며 공공생활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John Ruskin과 Andrew Crompton의 연구에서도 건물의 깊이감에 주목하여, 깊이가 충분히 형성된 건축물은 다양한 거리에서 새로운 디테일과 시각적 자극을 제공하여 보행자의 상호작용과 흥미를 촉진한다고 설명한다[21,22,23].
한편, 얀 겔(Jan Gehl)의 “Twelve urban quality criteria”에서도 접점공간은 공공과 사적영역 사이에서 머무름과 휴식을 하는 공간으로 이야기 한다. 넓은 계단, 테라스, 처마, 나무 아래 공간, 벤치 등 층위성 있는 요소들은 공공영역과 사적영역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보행자의 다양한 활동과 상호작용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8].
Hans Karssenberg 외 3인의 “The city at eye level”에서는 좋은 거리를 만들기 위한 조건으로 반 사적‧반 공적인 성격의 하이브리드존(Hybrid zone)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공간은 공공영역과 사적영역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보행자와 건축물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하여, 도시의 활력을 증진시킨다. 이 하이브리드존은 지상층(Plinth)에서 함께 다양한 용도와 층위를 수용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설계를 요구한다.
런던과 코펜하겐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에서도 거리와 건축물 사이에 다양한 깊이의 공간을 배치해 공공영역과 사적영역의 경계를 부드럽게 만들고 연속성을 높일 것을 권장한다. 이 공간은 벤치, 테라스, 계단참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휴식과 시각적 상호작용을 유발하며, 프라이버시 보호와 공공성 확보가 균형을 이루는 다층적 공간 구성을 통해 접점공간의 형성을 제안한다[6,8].
종합적으로 볼 때, 접점공간의 층위성은 보행자가 거리에서 건물 외벽에 이르는 공간의 다양한 깊이와 공간적 층위를 통해 시각적·물리적 상호작용을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여 도시 환경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3. 서울 및 동경 저층주거지의 접점공간
3.1.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 및 건축물 선정
본 연구에서는 서울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의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을 위한 시사점을 다양성과 층위성 분석을 통해서 도출하기 위해 서울과 동경을 비교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에서 세가지 공통점을 바탕으로 비교가 가능한 지역을 선정하였다. 서울의 강남구 논현동과 서초구 방배동, 그리고 동경의 료고쿠, 이케부쿠로, 와세다 쓰루마키초, 도다이마에, 메구로, 지유가오카, 진구마에, 에고타 지역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두 도시에서 선정된 지역들의 공통점은 아래와 같다.
첫 번째, 평탄한 지형 조건과 격자형 도로망이다. 두 지역에서 평탄하고 지형과 격자형의 간선도로 계획으로 되어있는 저층주거지를 선정하였다[24,25]. 경사지의 경우 건축물 접점공간의 형태가 지형조건이 가진 특이성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아 두 도시의 비교분석에 있어 불필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지형의 영향을 제외한 보다 보편적 조건으로 평탄한 지역을 선정하였다.
두 번째, 도시블록의 형태이다. 서울과 동경의 도시블록은 외곽에 고층 상업시설이 자리 잡고, 내부에는 1~5층의 저층주거지가 밀집되어있는 공통된 형상을 가진다. 이는 유럽이나 북미권에서는 관찰하기 힘든 두도시에서 나타나는 고유한 도시형상이라 볼 수 있다. 동경에서 관찰된 이런 도시형태의 특성을 바리 셸턴은 ‘딱딱한 껍데기(Hard shell)’와 ‘부드러운 속살(Soft yolk)’로 비유하였다[26]. 이러한 블록구조는 동경 뿐아니라 서울에서도 발견되는 유사한 도시 블록 형태로, 블록의 부드러운 속살에 위치한 서울의 저층주거지 또한 이런 유사한 배경속에서 동경과 비교분석이 가능하다[24,26].
세 번째, 서울과 동경은 건축물을 대지경계에서 일정한 간격을 이격하여 배치하는 유사한 도시 형성 방식을 가지고 있다. 서울은 민법과 건축조례에 따라 필지 경계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건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동경은 화재 예방을 위해 건축기준법에서 조건에 따라 1m~1.5m의 이격공간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두 도시의 이러한 공통점은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 건축물이 상대적으로 유사한 조건에서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런 공통점을 바탕으로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로서 유사한 이격거리를 가지고 있어, 건물과 가로변의 관계를 동일선상에서 두고 비교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하였다[27,28].
이와 같이 세 가지 공통점으로 서울과 동경에서 선정한 저층주거지 지역내에서 규모, 용도, 가로변과의 관계 등의 다섯가지 공통점을 가진 건물들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고 그 세부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 번째, 대지면적 330m2 이하로 선정하였다. 건축유형과 규모의 차이가 클 수 있는 공동주택을 제외한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기위해 서울의 경우, 연면적 660m2 이하 및 용적률 200% 내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필지크기를 제한하였으며,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를 위해 동경에서도 이를 기준으로 건축물을 선정하였다.
두 번째, 7층 이하의 건축물을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서울의 대상지 블록 내부 저층주거지 건물은 2종 일반주거지역, 대부분 7층 이하로 제한되어 있으며, 동경의 저층주거지역시 대다수가 7층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이는 두 도시의 도시블록내 저층주거지에서 유사하게 적용되는 기준이다.
세 번째, 주거 또는 근린생활시설 용도의 건축물을 선정하였다. 두 지역은 대부분 제2종 일반주거에 해당하며 주거를 주용도로 하되, 일부 상업적 용도를 포함할 수 있는 점에서 유사하다. 이에 따라 주거 혹은 주용도가 주거인 건축물 중 일부 상업적 용도를 포함한 건축물(Mixed Use)을 대상에 포함하였다.
네 번째, 용적율 200% 내외인 건축물을 선정하였다. 서울 저층주거지의 용적률(100%~200%)은 동경 저층 및 중고층 주거지역의 용적률(100%~200%, 일부 400%)과 유사하다.
다섯 번째, 4m 이상의 도로와 최소 2m 이상 접한 건축물로 선정하였다. 서울과 동경 모두 필지가 폭 4m 이상의 도로에 최소 2m 이상 접하도록 법규로 규정되어 있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연구대상으로 선정된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에서는 4~6m 폭의 이면도로가 가장 일반적으로 관찰되며 좁은 도로 폭에서 보행자와 차량이 구분없이 통행하는 특성 또한 유사하게 나타난다.
이와 같은 기준으로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에서 각 50개씩 총 100개의 건물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3.2. 서울과 동경 저층주거지 접점공간 다양성 및 층위성 분석 방법
본 연구는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 건물들이 가진 접점공간을 ‘다양성’과 ‘층위성’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상호 간에 비교하여 두 도시의 건물들이 가진 현황을 파악하고 이것이 시사하는 바를 도출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현장답사를 통해 건축물 외관, 접점공간의 구성, 보행자 및 공공공간과의 상호작용을 관찰하였고, 이를 읽어내고 비교 분석하기 위해 관찰한 접점공간의 영역을 평면도와 단면도로 재구성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접점공간의 다양성(Diversity) 분석을 위해서 서울과 동경에서 현장답사를 통해 필지별로 건축물과 도로가 접하는 경계부에서 형성되는 다양한 변화들을 관찰하였다. 하나의 작은 필지에서도 건물이 가로변에 따라 다양한 입면과 전면공간으로 구성된 사례들이 있었으며, 다양성은 이러한 변화가 하나의 필지 안에서 얼마나 잦은 빈도로 가로변을 따라 발생하는지에 대한 특성이다.
건물별로 계획방식에 따라 접점공간의 영역과 구성이 달라지는 것이 관찰되었다. 건축선과 인접대지경계선에서의 관계, 건축물의 외벽, 입면분절, 요철, 전면 공지, 진입부(차, 사람), 처마, 필로티, 담장, 조경, 계단 등 접경부의 다양한 요소들이 가로변을 따라 건물의 접점공간에서 다양성을 만들어 냈다. 입면과 전면공간의 디자인에 따라 하나의 필지안에서도 구분되어 인지되는 영역(Zone)을 접점공간을 ‘구성하는 영역’으로 보고, 관찰한 건물별로 전면공간의 평면도를 작성하여, 서로 다르게 구분되는 접점공간내의 영역을 각각 A, B, C 등의 기호를 부여하여 접점공간의 다양성을 구성하는 영역으로 표시하였다(Fig. 6.). 이를 통해서 하나의 필지 안에서 접점공간이 가로변을 따라 얼마나 다양한 영역으로 구성되는지를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고, 이 영역의 변화와 개수를 통해서 필지별로 가지고 있는 접점공간이 가진 다양함을 횟수로 재해석하여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접점공간의 층위성(Layering)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성과 동일한 방식으로 현장 답사를 진행하였고, 거리와 건축물 외벽 사이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깊이에 따른 변화를 분석하였다. 건물의 입면구성과 입면·가로변 사이의 공간조성 방식에 따라 펜스, 계단, 조경, 입면요철 및 분절, 처마 등을 통하여 사람이 머무르거나 교감할 수 있는 깊이에 따른 변화가 발견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거리에서 건축물 외벽까지 여러 레이어를 이루며 깊이감 있게 조성되는 사례도 다수 관찰되었다.
이 레이어들은 하나의 필지와 접점공간 안에서도, 앞서 다양성의 분석에서 언급한 접점공간 내의 구분되는 영역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즉 동일 접점공간 안에서도 가로변을 따라 조성된 영역마다 다른 레이어 구성을 가지고 있는 사례들이 있다.
이를 고려하여 층위성 분석을 위해서, 필지의 접점공간을 구성하는 영역별로 단면도를 재구성하여 각 영역별로 어떻게 레이어들이 구성되는지 파악하였다(Fig. 7.). 깊이에 따라 파악되는 변화인 층위를 단면도에서 개별적으로 인지가 가능한 레이어로 구분하여 거리에서 건축물 외벽까지의 깊이를 따라 켜켜이 만들어지는 공간구성의 변화(층위성)를 분석하기 위한 기준을 필지 내 영역별로 단면도로 정리하였다.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레이어로 이루어졌는가를 기준으로 하여 필지별 층위성에 대한 조사 및 분석을 진행하였다. 대지경계와 건축물 사이에 아무런 사이공간이 없어 가로변과 소통이 발생할 수 없는 경우는 0개의 레이어가 있는 상황이며, 외부계단, 발코니, 조경, 처마 등의 다양한 건축적 요소 및 공간 구성을 통해서 시각적, 물리적 소통 및 머무름 공간 등 유의미한 레이어들이 사이공간에서 하나의 영역을 추가로 만들어 낼 때 마다 그 레이어가 늘어나게 되며 층위성 또한 높아진다.1)
접점공간의 다양성과 층위성을 분석하면서 이에 영향을 주는 접점공간의 디자인 구성요소도 함께 관찰하였다. 이는 외벽(Wall), 필로티 및 건물의 상부돌출(Overhang), 낮은 담장(Fence)2), 식재(Green), 출입처마(Canopy), 계단(Stair), 난간(Railing), 진입단차(Step) 등으로, 선행연구에서 가로변 경관과 공공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요소로 제시한 요소들과 현장답사를 통해서 대상 건축물에서 관찰된 내용을 종합하여 도출하였다. 이들이 다양성, 층위성에 어떠한 관계를 가지며,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도 함께 분석하였다.
도시별로 선정한 필지마다 진행한 분석을 정리한 예시는 Table 1.이다. 같은 방법으로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에서 선정한 총 100개 건축물들의 접점공간을 모두 평면도와 단면도로 재구성하였고, 이를 통해 각 필지들이 가지고 있는 접점공간의 구성영역, 이에 따른 다양성, 영역별 깊이에 따른 레이어의 구성 및 층위성을 파악하고, 접점공간이 가로변과의 관계에 주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3.3. 서울 및 동경의 접점공간 유형의 종합 및 비교
서울과 동경에서 연구대상으로 선정한 총 100개의 필지를 분석한 결과 두 도시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접점공간의 구성방식에서 공통된 유형과 요소를 공유하고 있음을 발견했다.3) 서울과 동경 모두, 필지별로 크기와 형상이 다르고, 필지내에서 건물의 배치와 형상 또한 대지의 조건과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조성된다. 따라서, 필지별 위치와 조건에 따라 각 건물들은 고유한 가로변 접점공간의 평면을 가지고 있어 이를 일반화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각 필지별 접점공간을 구성하는 영역들의 공간구성 방식과 층위성의 패턴에는 기본구성에서의 공통점들이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서, 두 도시의 접점공간에서 발견된 평면상의 영역들을 공통된 유형으로 도출이 가능하였고, 각 영역별로 가지는 단면적 층위성에서 발견되는 공통점 또한 도출하여 유형화하였다. 이를 각 구성영역별로 레이어에 따라 분류하여 유형화하였다(Table 4.~Table 9.). 하나의 필지에서 가지는 접점공간의 영역이 많을수록 풍부하고 다양하게 변하는 경관을 가지게 되어 다양성이 높아진다. 각 영역별로 가로변 대지경계와 건물의 외벽사이에 풍부하게 공간들이 구성되는 양상을 보이고 가로변과 건물의 1층부에서 우연한 만남, 머무름, 시각적 자극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기회가 많아 층위성이 높아진다.
서울, 동경 사례에서 도출한 Table 4.~Table 9.를 바탕으로 서울과 동경을 각각 분석하여 다양성, 층위성을 파악하였으며, 가로변과의 소통, 보행공간 조성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서울과 동경에서 조사된 결과는 각각 4장에서 분석과 비교가 이루어졌다.
4.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 비교 분석
본 연구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서초구 방배동의 저층 주거 건축물 50개와 도쿄의 료고쿠, 이케부쿠로, 와세다 쓰루마키초 등 8개 지역에서 도시블록 내부에 위치한 저층 주거 건축물 50개를 대상으로 접점공간의 다양성과 층위성을 비교 분석하였다. 다양성의 경우, 건물별로 접점공간에 구성된 영역을 분석 및 파악하고 그 개수를 통해서 가로변을 따라 얼마나 다양하게 접점공간이 구성되있는지를 분석하였다(Fig. 6.). 층위성은 필지내에서 각 영역별로 구성된 레이어의 구성을 단면적으로 분석하여 필지별로 조성된 전체적인 레이어의 총합을 통하여 분석하였다(Fig. 7.). 또한, 접점공간의 구성요소들을 분석하여 다양성 및 층위성과 연관관계를 살펴보고, 서울과 동경에서 도시별로 도출한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두 도시가 어떻게 다른 양상을 보이는지를 비교 분석하였다.
4.1. 서울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 분석
서울의 강남구 논현동과 서초구 방배동에서 선정된 저층주거지 50개의 건물은 1~50번으로 번호를 부여하여 앞서 말한, 다양성, 층위성을 분석하였으며, 서울도심의 계획된 저층주거지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건물유형이다. 현장답사에서 관찰한 이 지역의 대부분의 건물들은 필지별로 적용된 용적율, 건폐율 등 법적조건만 고려하며 가로변에 대한 고려 없이 법적 기준으로서 필지경계만 고려하여 계획되었다. 그 결과 대부분 건물들의 접점공간은 담장혹은 무표정한 벽으로 가려져있거나, 필로티 주차장만 조성되는 등 가로변의 공공환경과 보행자의 경험보다는 필지 내 프라이버시나 법적기능충족 위주로 조성되었다.
서울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을 다양성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 각 필지별로 적게는 1개의 영역으로만 구성된 접점공간에서부터 많게는 5개의 영역으로 구성된 접점공간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Fig. 8.). 총 50개 필지에서 총 134개의 접점영역이 존재하여, 하나의 건축물은 가로변 접점공간에서 평균적으로 2.68개의 접점영역을 가진다. 즉, 서울의 경우 가로변을 따라 각 필지별로 평균 약 2.68개에 해당하는 공간의 다양성이 접점공간에서 이루어짐 의미한다. 현장답사에서 관찰한 결과 서울의 접점공간의 영역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건축물 외벽(Wall)과 필로티 등 돌출부(Overhang), 혹은 보행자의 출입구처마(Canopy)가 반복적으로 배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를 통해서 평균적으로 2개에서 3개 정도의 영역이 가로변을 따라 조성되고 있어, 실제 가로변을 따른 접점공간의 구성상 시각적 변화가 부족하고, 보행공간에서 교감할 요소가 없는 단절되고 단조로운 경험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서울 저층주거지의 접점공간 층위성의 분석결과, 접점영역별로 구성된 레이어를 보면 0,1개의 레이어만 가진 영역이 99개(73.9%)로 2개 이상의 레이어를 가진 영역의 비율이 30%가 채 되지 못했고 영역별 레이어의 구성도 최대 3개만 존재했다(Fig. 9.). 이는 서울의 경우 가로변과 건축물의 외벽사이의 공간을 가로변에 대응하여 별도의 조경, 펜스, 계단-단차 등의 공간구성을 하지않고 단조롭게 비워두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의미하며, 실제 가로변에서 깊이감에 따른 대응없이 단조롭게 비워진 공간으로 방치된 경우가 많았던 현장 관찰과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접점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의 경우 각 레이어 별로 접점공간 구성요소가 얼마나 분포하는지를 분석하였다. Fig. 10.과 같이, 서울에서 건물의 대부분은 접점공간의 레이어들이 건축물 외벽(Wall) 혹은 필로티를 비롯한 상부돌출(Overhang) 등의 단조로운 요소들 위주로 구성 된다. 반면에, 가로변의 경관과 공공환경의 쾌적함에 기여하는 조경(Green), 투시가 되는 낮은 담장(Fence), 진입부의 전이공간을 마련해 주는 계단(Stair)이나 진입단차(Step) 등의 다른 구성 요소는 매우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다양성, 층위성 및 구성요소를 통해 파악되는 서울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은 전반적으로 단조로운 구성을 통해 시각적, 공간적 흥미를 저해하여, 보행자가 시선을 교류하거나 머무는 등 가로변 환경과 소통을 유도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시사한다.
4.2. 동경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 분석
동경의 저층주거지에서 접점공간의 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각 필지별로 적게는 2개의 영역으로 구성된 w접점공간에서부터 많게는 8개의 영역으로 구성된 접점공간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Fig. 11.). 총 50개의 필지에서 총 204개의 영역이 존재하여 하나의 건축물은 가로변 접점공간에서 평균적으로 4.04개의 접점영역을 가진다. 이는 현장답사에서 관찰했던 가로변을 따라 다양한 조경 요소와 건축적 요소들을 통해 상대적으로 더욱 풍부한 시각적 흥미와 공간적 경험이 제공되었던 관찰내용과도 부합한다.
동경의 대상 건물들의 층위성을 분석한 결과, 접점영역별로 구성된 레이어를 보면 2개 이상의 레이어를 가진 영역이 123개로 60%(60.3%) 이상을 차지하고, 최대 5개의 레이어를 가진 영역이 존재했다(Fig. 12.). 이는 동경의 건물들이 가로변 대지경계선과 건물의 외벽 사이에 2개 이상의 레이어로 공간적 풍부함과 깊이감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경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이를 구성하는 0~5 Layer에서 각 레이어 별로 접점공간 구성요소가 얼마나 분포하는지를 분석하였다. Fig. 13.에서 제시하는 바와 같이 동경 저층주거지의 접점공간에는 건축물 외벽(Wall)과 필로티 등 돌출부(Overhang)뿐 아니라 낮은 담장(Fence), 식재(Green)의 구성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한 출입처마(Canopy), 계단(Stair), 난간(Railing), 진입단차(Step) 등 요소들이 보다 다양성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경 저층주거지의 접점공간은 다양성, 층위성, 구성요소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영역으로 가로변에 대응하고, 가로변과 건물 사이의 영역에 다층적인 레이어들로 공간구성이 되어 있으며, 이를 구성하는 요소들도, 벽이나 주차장 입구등의 돌출부 뿐 아니라, 조경과 같은 가로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다양한 구성요소가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4.3.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 비교분석
이와 같은 서울의 논현동, 방배동과 동경의 진구마에 외 7곳의 저층주거지에서 선정한 100개 건물의 접점공간에 대한 분석과 도시별 결과를 다양성, 층위성 측면에서 비교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을 비교한 결과, 동경이 서울보다 더 다양한 접점공간을 제공함을 시사한다.
서울은 총 134개의 접점영역을 가지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2.68개의 접점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동경은 총 204개의 접점영역을 가지며, 평균적으로 4.04개의 접점영역으로 구성되어있다(Fig. 14.). 이 평균값에 대하여 T-Test 수행결과 P값이 0.000000003로 0.05 보다 낮아 이 평균값의 차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차이로 볼 수 있다.
또한 두드러지는 것은 서울의 경우 접점공간이 1~6개의 영역으로 구성된 반면, 동경에서는 최소한 2개의 영역으로 구성되며, 많게는 16개의 영역으로 구성된 접점공간까지 훨씬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이미 접점공간을 이루는 총 영역개수와 분포에서 드러났듯이, 동경의 저층주거지 건물이 가로변에 대응할 때 서울보다 더 다양한 접점공간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보행자가 가로변을 따라 걸을 때 동경의 저층주거지 공공가로환경에서 더 잦은 빈도로 가로변의 공간이 변해가는 것으로 느낄 수 있음을 제시한다.
서울과 동경의 각 건축물의 도로에 접한 필지 길이와 접점공간의 영역개수 간의 관계를 분석해 보아도 비슷한 결론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 Fig. 15.에서는 가로에 면한 필지의 길이에 따라 어느 도시가 더 다양하고 세분화되어 접점공간을 구성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분석에서, 동경의 저층주거지 건물들이 서울보다 도로에 접한 필지 길이가 평균값과 전체값에서 모두 짧음에도 불구하고 확연하게 접점영역의 개수가 더 많았다. 서울의 경우 추세선의 결정계수(R2) 값이 0.2426으로 나타난 반면, 동경은 0.6081로 나타났다. 즉, 서울의 경우 도로에 접한 필지 길이가 길어져도 상대적으로 접점공간의 다양성이 증가하지 않아 건물의 외벽과 길 사이 공간의 변화가 적고 단조롭게 구성되어 있지만, 동경의 경우 도로에 접한 필지 길이가 길어질수록 접점공간의 다양함이 더 밀접한 관계로 증가함을 시사한다.
동경의 풍부한 가로변 접점공간의 다양성은 구성영역의 횟수 뿐 아니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나타낸다. 서울과 동경의 접점공간 구성요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울보다 동경이 보다 다양한 구성요소를 통해서 접점공간을 만들어 냄을 알 수 있다(Fig. 10. & Fig. 13.). 즉, 서울의 접점공간은 건축물 외벽(Wall)과 출입구 및 주차 필로티로 사용되는 상부돌출(Overhang)이 구성요소의 대부분으로 이들의 단순한 반복으로 가로변 접점공간이 구성되는 반면, 동경의 접점공간은 그 외에도 낮은 담장(Fence), 식재(Green) 등 보다 다양한 요소들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고, 출입처마(Canopy), 계단(Stair), 난간(Railing), 진입단차(Step) 등 외부공간을 풍부하게 하는 요소들을 보다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동경과 비교할 때 서울의 저층주거지 건축물들은 접점공간을 형성할 때 다양성의 수가 적을 뿐 아니라, 주요 구성요소의 종류 또한 소통에 제한적인 벽과 필로티 중심의 반복배치로 인해 가로변 공간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게 조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서울과 동경의 답사를 통해서 현장에서 경험했던 바와 비슷한 결론을 보여준다. 서울의 경우 길과 건물 사이의 영역이 대부분 건축적 계획이 없이 비워져있거나, 벽 혹은 주차장 입구로 획일화 되어 단조롭게 구성되는 것이 지배적이었던 반면, 동경에서는 가로변을 따라 조경, 다양한 종류의 낮은 담장, 입면 구성 및 단차와 머무름을 제공하는 야외계단 등 다양한 요소가 가로변을 따라 이어져 있었다. 본 연구의 비교와 분석 결과는 답사에서 체험했던 원인이 무엇인지 보다 뒷받침해준다.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을 비교한 결과는 동경이 서울보다 더 층위성있는 접점공간을 제공함을 시사한다.
서울의 경우 2개 이상의 레이어가 나타나는 경우가 35개 영역(26.1%)으로 레이어의 구성도 최대 3개까지만 존재했지만, 동경의 경우 2개 이상의 레이어를 가진 경우가 123개 영역(60.3%)로 최대 레이어를 가진 경우도 5개로 서울보다 더욱 다양한 층위를 보여주었다(Fig. 16.).
이는 상대적으로 서울의 경우 가로변과 건축물의 외벽사이의 공간이 대부분 1개의 레이어로 구성된 경우가 많으며, 접점공간을 풍부하고 다양하게 깊이감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보다는 단조롭게 깊이감 없이 조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의미한다. 반면, 동경의 경우는 많은 사례가 가로변과 건물 외벽 사이에 2개 이상의 레이어를 가지도록 조성하여, 가로변을 따라 공간적 풍부함과 깊이감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결과는 동경의 저층주거지를 현장답사 했을 때 가로변을 따라 켜켜이 조경, 계단, 화단의 단차, 가시성이 확보되는 낮은 담장들이 조합되어 접점공간에 깊이감 있는 다양한 층위를 만들어 냈던 관찰과도 부합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서울은 경계부를 외벽이나 담벼락, 필로티 등의 단순한 구조로된 1개의 레이어로 구성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서울에서 공공영역과 사적영역 사이에 공간을 계획하고 조성하기 보다는 명확한 경계를 통해서 공공영역으로부터 사적영역을 구분하려는 경향이 관찰되었던 것에 부합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동경의 저층주거지가 서울에 비해 가로변의 접점공간에서 보다 층위성 있는 공간 구성을 통해 보행자에게 더 풍부한 공간적 경험과 시각적 흥미를 제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레이어별 접점영역의 구성요소 분석에서도 드러나는데, Fig. 10.과 Fig. 13.에서 보여주는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에서 0~5 레이어별 접점공간 구성요소의 분포에서의 차이를 확일 할 수 있다. 레이어에 따른 구성요소들을 보면, 서울의 접점공간은 건축물 외벽(Wall)과 필로티 등 돌출부(Overhang)같은 단순한 요소들에 집중되어 있고 대부분 1개 레이어에 적용되고 있다(Fig. 10.). 결국, 가로변에서 깊이감에 따른 다양한 공간환경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의 접점공간은 시각적 자극이 제한적이며, 공간적 경험이 단조롭게 느껴진다. 반면, 동경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에서는 낮은 담장(Fence), 식재(Green), 출입처마(Canopy), 계단(Stair), 난간(Railing), 진입단차(Step) 등이 레이어 전반에 걸쳐 균형 있게 사용되고 있고, 그 분포 또한 2개 혹은 3개 이상의 레이어에도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Fig. 13.). 즉 동경의 저층주거지 건축물들이 접점공간에서 공간에 깊이감과 깊이에 따른 풍부한 공간환경을 더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보행자가 공간 내에서 머물고, 들어가고 나가며, 시선을 교류하는 등의 경험을 더 풍부하게 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층위성에 대한 결과가 대지의 면적에 영향을 받았는지 추가적인 비교검토를 위해 서울과 동경의 건물들에 대해 대지면적과 건물별 레이어 유형의 개수 간의 관계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두 도시 간 유의미한 차이점이 나타났다(Fig. 17.). 서울의 경우, 추세선의 결정계수(R2)가 0.0035로 대지면적과 레이어 개수 간에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서울은 대지가 커지더라도 레이어의 개수가 유의미하게 늘지 않은 것으로, 대지가 커지더라도 접점공간의 공간구성의 레이어들이 늘어나지 않고, 레이어구성이 단조롭게 조성됨을 의미한다. 반면, 동경은 결정계수(R2)가 0.3251로, 대지면적이 커질수록 서울에 비해 유의미한 수준으로 레이어 개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동경의 경우는 대지가 커지는 만큼 접점공간에 더 다양한 레이어를 적용하여 풍부한 층위를 가진 가로변 공간을 조성하는 경향이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그래프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점은 동경의 경우 대지면적이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경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면적에서도 레이어 수가 더 많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동경의 저층주거지가 제한된 대지면적을 활용하여 접점공간을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공간을 구성하는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결과는 서울의 저층주거지에서도 가로변과 접하는 접점공간에 대해 보다 다층적인 공간구성이 가능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동경의 사례처럼 면적이 작은 필지에서도 보행자의 공간적 경험과 깊이를 강화하는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은 층위성 측면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 동경은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공간구성을 통해 층위성을 확보하여 보행자에게 풍부한 시각적 경험과 공간적 깊이를 제공하는 반면, 서울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요소와 단순한 레이어 구성으로 인해 보행자 공간 경험과 시각적 흥미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두 도시에서 저층주거지를 걸을 때 경험하는 도시 경관의 질적차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요인이며, 향후, 보행친화적인 공공환경조성을 위해 설계과정에서 접점공간의 층위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함을 시사한다.
서울과 동경의 저층 주거지에서 접점공간의 다양성과 층위성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두 도시 모두 접점공간이 다양성이 높을 수록 층위성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은 결정계수(R2) 값이 0.459로 나타났으며, 동경는 0.5681로 더 높은 값을 기록하였다. 이는 동경에서 접점공간의 다양성과 층위성이 더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한다(Fig. 18.).
서울의 경우는 레이어 개수(층위성)와 접점영역의 개수(다양성)가 모두 1개인 사례가 존재하는 반면, 동경의 경우는 그러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동일 접점영역 개수에서 서울은 동경에 비해 레이어 개수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동경에서는 접점영역 개수가 7~16개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며, 접점영역이 많아지면, 그 만큼 레이어 개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나 서울의 경우에는 접점영역이 최대 6개를 넘지 못했고 다양성과 층위성간의 관계성도 상대적으로 찾기 힘들었다.
이것은 서울이 동경에 비해 다양성, 층위성이 전반적으로 모두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하며 저층주거지의 건물을 설계할 때 동경이 서울보다, 가로변의 접점공간을 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계획함을 시사한다. 또한 동경의 경우 다양성 측면에서 풍부하게 계획할수록 가로변에서 인지되는 다층적인 공간구성 또한 더욱 높은 빈도로 계획에 반영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을 다양성과 층위성 측면에서 비교한 결과, 서울은 동경에 비해 낮은 다양성과 층위성을 나타냈다. 서울은 도로에 접한 길이나 대지면적이 커져도 다양성이나 층위성 향상은 미미했다. 더불어 서울은 주로 외벽, 필로티 요소가 반복적으로 단순하게 구성된 반면, 동경은 작은 면적과 도로에 짧게 접함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공간 요소와 다층적 설계를 통해 서울보다 높은 다양성과 층위성을 보였다. 이 결과는 서울도 변화를 통해 접점공간의 다양성과 층위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의 저층주거지 접점공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공간 요소를 도입하고 공간의 용도를 혼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층위성 강화를 위해 시각적 개방성을 높이고, 건물의 가로변 전면부에 진입 전이공간, 조경공간, 테라스, 단차조성 등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공간 요소를 포함한 구체적인 설계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본 연구는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에서 가로와 맞닿은 접점공간을 다양성, 층위성의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여 서울의 접점공간이 가진 문제점을 밝히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서울의 논현동과 방배동, 동경의 료고쿠, 이케부쿠로 등 총 8개 지역에서 각 도시별로 50개, 총 100개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와 사진 분석을 진행하였다.
접점공간 분석은 평면, 단면을 활용하였으며, 가로변에 접하는 공간을 여러 영역으로 나누어 각 영역의 개수를 기준으로 다양성을 평가하고 또한, 거리에서 건축물 외벽까지의 공간 깊이로 형성되는 레이어로 층위성을 분석하였다. 더불어 접점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공간의 시각적 다양성과 층위성에 미치는 영향도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서울의 경우에는 1개의 건축물당 평균 2.68개의 접점영역으로 접점공간이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다양성 측면에서 가로변을 따라 어느정도의 변화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제 접점영역의 구성요소들이 대부분이 건축물 외벽과 상부돌출(필로티 주차장)로 구성되어 단조롭고 시각적 흥미가 부족하게 조성되는 경향을 보였다. 층위성 분석에서는 1개 이하의 레이어가 지배적으로, 2개 이상의 레이어는 불과 26.1%로 나타나 가로변과 건물의 외벽사이 공간이 섬세하게 계획되지 못하고 단조롭게 남겨진 공간으로 쓰이며 공간적 깊이를 갖지 못했다.
반면, 동경은 1개의 건축물당 평균 4.04개의 영역으로 접점공간을 구성하고 있으며, 접점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조경, 외부 계단, 담장, 단차 등 다양한 요소들이 풍부하게 활용되고 있었다. 더불어 층위성 분석에서는 총 204개의 접점영역 중 레이어2 이상인 경우가 60.3%로 나와 가로변을 따라 단순하게 비워진 공간이 아닌 조경, 담장, 단차, 진입공간등을 활용하여 다층적이고 풍부한 공간구성을 하고 있었다. 동경의 저층주거지는 접점공간에서 공간적 다양성과 시각적 흥미를 제공하여 보행자와의 시각적, 물리적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있었다.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역에서 가로변 접점공간의 다양성과 층위성을 비교한 결과, 다양성 측면에서 동경이 접점공간을 구성하는 평균 영역 수는 동경이 4.04개로, 서울(2.86개)보다 많아, 가로변에서 건축물 외벽까지 더욱 다양한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었다. 반면 서울은 외벽,필로티와 같은 요소에 주로 의존하여 단순하게 공간을 구성하였다. 또한, 도로와 맞닿은 필지의 길이가 증가할 때 동경은 접점공간 영역 수와 구성요소의 다양성이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서울은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같은 길이의 필지에서 동경이 서울보다 보행자에게 더 풍부한 공간적 경험과 다양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층위성 측면에서도 동경은 서울보다 공간의 깊이와 다층적인 구조가 두드러졌다. 서울의 접점공간은 많은 경우 1개의 층위 이하로 단순한 구조를 이루었으나, 동경은 2개 이상의 층으로 구성된 다층적 공간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특히 동경의 경우, 300m2 이하의 소규모 필지에서도 다층적 구성을 이루었으며, 대지면적이 커질수록 층위의 수가 증가하는 관계가 드러났다. 이는 대지면적과 건축물의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접점공간에서도 더욱 풍부한 공간적 깊이와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할 가능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결과는 동경의 저층주거지가 가로변을 따라 보행자가 경험 할 수 있는 접점공간의 풍경과 상호작용이 서울보다 더욱 다양함을 말하며, 가로변과 건물사이의 공간 또한 보다 다층적인 공간 구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서울은 단순한 접점공간과 제한된 구성요소로 인해 공간 경험의 다양성과 깊이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다양성과 층위성에 대한 결과는 동경의 저층주거지가 서울보다 보행자 친화적인 공공환경을 조성하고, 공공환경으로서의 가로변과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기 위해 보다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접점공간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실제 현장답사에서 경험한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에서 나타나는 가로환경의 차이를 설명한다.
본 연구는 기존 논문들이 접점공간을 주로 건축물 입면이나 전면공간의 개별 요소로 분리하여 분석함으로써, 접점공간의 디자인 원칙과 건축물 - 보행자 간 상호작용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점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전면공간과 건축물 입면을 통합된 개념으로서의 접점공간으로 정의하고, 국내외 선행연구들을 기반으로 가로변 접점공간의 핵심 요소인 다양성(Diversity)과 층위성(Layering)을 도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장답사를 통한 관찰, 도면작성과 분석을 통해서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를 분석하는 틀을 제시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 연구는 서울과 동경의 저층주거지의 현황을 접점공간 중심으로 분석한 기초자료로서의 역할을 하며, 저층주거지 건물의 입면과 가로변에서 고려해야하는 접점공간을 보다 보행친화적이면서 공공환경을 고려하여 설계하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초연구로 역할을 하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본 논문은 서울과 동경의 일부 지역으로 한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기에 저층주거지 가로변 공공환경을 위한 일반화된 방법으로서는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서 우수한 가로변 공공환경이 조성된 사례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 등을 통해서 본 연구에서 제시한 다양성과 층위성에 기반한 분석의 틀을 보완하고 보편적이면서도 보다 구체적으로 적용 가능한 모델로 발전 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후속연구를 통해서 보행자 중심의 환경 조성과 더 나은 공공공간 형성을 위해 서울의 저층주거지에 적용가능한 디자인 방향성과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석사학위논문을 바탕으로 발전하여 이루어졌습니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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