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달장애-비장애 통합환경을 위한 포용적 디자인 연구 : ‘바디자리 IV’ 작품분석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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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nsure that inclusive design can play a sustainable role in building an integrated environment between developmental disabilities and non-disabled people, and methodologically studies the possibility of a multidimensional approach between disability and design through design proposals.
By analyzing previous design cases using the multidimensional approach framework presented through previous research, we were able to explore various design implementation methods and determine the effectiveness of inclusive design.
The work proposal started from the reflection that the existing design for disabled people was a design as an intervention to fit into a standard society, and proposed a new type of furniture in a subversive form. The proposed furniture, which serves as a new standard, neutralizes the otherized perspective and at the same time comforts the person with disability and allows them to reveal and express themselves. The proposed design will support disabled people to socialize as equals with others in society, play their roles, and enjoy the joy of life.
Keywords:
Developmental Disability Design, Disabled-Non Disabled Inclusive Environ-ment, Inclusive Design키워드:
발달장애 디자인, 장애-비장애 통합환경, 포용적 디자인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산업 시대의 이후 반작용으로 드러난 환경문제, 소외계층과 비주류권에 대한 환기 등 사회 전반에서 발현된 위기의식은 디자인 분야에서 사회적 디자인, 디자인 액티비즘, 반디자인, 친환경 및 서스테이너블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 및 포용적 디자인 등으로 나타났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대중을 위한 평균에 맞춘 디자인을 양산해온 산업 시대 디자인으로부터 분리된 소외계층에 눈을 돌리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다만 물리적 측면에 초점을 두는 한계를 가졌다면, 포용적 디자인(Inclusive Design)은 물리적 기능성을 포함해 경제성, 심미성, 정서성 등의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여 지속 가능하게 사회 속에서 역할 할 수 있도록 하는 점에서 보다 실효적이다. 특수교육에서는 통합교육(Inclusive Education)이 등장하는데, 이는 특수교육 대상자와 일반 학생의 ‘분리’가 아닌 ‘통합’ 환경에서 차별받지 않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 장애인 대상 교육 역시 기능적 보완만이 아닌 사회 속 일원으로 삶을 궁극적 목표로 하기에 통합교육과 통합환경을 통해 사회적 분리 등 장애로부터 발생하는 2차적 문제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며, 궁극적으로 사회 속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 이는 ‘통합 환경(Inclusive Environment)’ 구축에 대한 관심으로 직결된다[2].
이러한 흐름 하에 본 연구는 장애인의 궁극적 사회 통합을 위해 발달장애-비장애 통합환경을 지원하는 포용적 디자인을 제안하고자 한다. 발달장애는 증상의 스펙트럼 폭이 커 경증에 해당하는 대상군과 장애 진단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상당 부분 관련 증상과 기질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1]. 또한 특유의 감각적, 정서적 특이성이 행동 문제 이어져 사회 속에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에, 발달장애를 대상으로 통합환경 구축 기반 포용적 디자인을 제안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판단하였다. 통합 환경 구축이 발달장애인 삶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적 역할 가치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1.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본 주제는 학제 간 융합 연구로 선행 연구와 디자인 사례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문별 이론적 배경에 근거해 융합적 접근 틀을 제시하고 디자인을 제안함으로서 실천 예시와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한다.
이에 우선 디자인과 특수교육 및 복지에서의 패러다임 변화를 고찰한 후, 주요 관점과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후 장애와 디자인의 다차원적 접근틀을 통해 발달장애 디자인 사례를 분석하여 표현 방식을 살펴본다. 이는 궁극적 장애-비장애 통합환경의 패러다임을 지향하고 있으나, 실천 전략의 실효성 문제에 봉착한 현 상황에 다각적으로 접근하여 실효적 디자인을 제안하고자 함이다. 이 접근 틀에 기반하여 발달장애 디자인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발달장애 대상 디자인의 지향점을 설정한다. 이후 세부적 디자인 방법과 전략 하에 작품을 제안하고, 작품의 의의와 한계를 짚어보고 향후 연구에 시사점을 타진하고자 한다.
2. 발달장애-비장애 통합환경을 위한 이론적 고찰
2.1. 장애-비장애 통합환경의 이론적 배경
통합교육(Inclusive Education)은 궁극적으로 장애인의 사회통합, 즉 정상화 원리에 개념적 기반을 두고 있다. 정상화란 ‘장애나 기타 불이익을 경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사회의 일반적인 환경 및 생활 방식과 유사하거나 실제로 동일한 삶의 형태와 일상생활의 조건을 제공해주는 것’[3]을 의미한다. 즉, 장애인이 사회 속에서 역할을 하고, 자립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후 장애인을 분리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로 이동시키는 ‘탈시설수용화’[4]가 나타나고, 미국의 장애인 교육법(IDEA)에는 장애인을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분리시켜야 한다는 개념의 최소제한환경(LRE)이 명시되었다[5].
우리나라에서도 통합교육으로의 흐름이 감지된다. 미취학 아동의 보육 및 학급 형태를 3개년간 조사한 통계청 자료(2021)에 의하면 일반보육시설과 장애아 통합보육시설 사용자는 2019년 36.8%에서 2021년 48.2%로 증가한 반면, 장애아전문보육시설 사용율은 10.6%에서 5.1%로 감소하고 있다[1]. 장애의 손상과 능력 제한에 중점적으로 대응하는 분리 교육은 사회 속 일원으로서의 지속가능한 삶을 지원하는 점에서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장애 결손 문제 이후 발생하는 정신적, 사회적, 감각적, 인지적 어려움의 2차적 문제는 장애인들의 정상화에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스스로 삶의 건강한 유지를 위한 방법을 터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개념적 시도가 실효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환경 구축 지원 방안이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통합교육에 대한 양적 확대는 통합환경(Inclusive Environment)에 대한 인식적 공감이 확장되고 있음을 나타내기에 의미가 크지만, 학습 성취도와 삶의 만족도가 향상되는 실질적 통합 교육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포용적 디자인은 특별한 디자인이나 개조 없이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가능하고, 사용가능한 상품 또는 서비스의 디자인[6]을 말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물리적 측면에 초점을 두는 한계를 가졌다면, 포용적 디자인은 물리적 기능성에서 확장해 경제성, 심미성, 정서성 등의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여 지속 가능하게 사회 속에서 역할 할 수 있도록 하는 점에서 보다 실효적이다. 방법적으로도 차이가 있는데, 포용적 디자인은 한 사람의 문제를 해결한 다음 이 솔루션을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확장하도록 한다[9]. 즉, 포용적 디자인은 사용성 개선, 물리적 해결점으로부터 확대하여 사용 대상군을 넓혀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사용 모습에 대한 거부감 완화 등 기능적, 경제적, 심미적, 정서적 측면에서의 포용성을 고려하기에 보다 유연하다.
Fig. 1.의 좌측 사례는 Loren Lim의 ‘Oneware’로 절단 환자, 한쪽 팔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 뇌졸중 및 일시적인 손 부상으로 고통받는 환자 등 다양한 배경의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용자가 집안일을 한 손으로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단순화하는 것을 목표한다. Unhidden Clothing의 ‘Adaptable Clothing’으로 장애인 적응형 옷이다. 패션산업은 비장애인과 젋음에 집착하기로 유명하지만 적응형 옷은 전세계 인구의 15%로 추정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의류를 즐기는 것에 배제되고 있는 장애인에게 패션 향유의 즐거움과 다양한 혜택을 준다[9]. 옷 입는 과정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트임과 절개의 위치를 바꾸고, 세부적 손의 움직임이 어려운 사용자를 위해 마그네틱, 벨크로 등의 잠금 장치로 대체한다. 치료와 검사, 보조장치들의 설치가 용이하도록 특별한 개구부를 만들기도 한다. 일반인들의 옷 재단이 서 있는 형태를 기본으로 한다면, 휠체어용 옷의 재단은 밑위와 뒷밑위를 길게하여 편안함을 준다[10]. 이 옷들은 특정 장애를 겪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개인적 취향과 예민도가 높은 사람들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포용적 디자인이 궁극적으로 잘 작용되려면 다층적 고려가 필수적이다. 기능적 지원 뿐 아니라 사용행태가 타인에게 거부감을 주지는 않는지 반대로 사용자 본인에게 만족감을 주는지 등 심미적, 정서적, 사회적, 자아실현적 가치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 디자인은 지속가능한 것이 된다. 이에 3장에서 장애, 디자인 측면에서 다차원적 접근틀을 제시하여 디자인 도출의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앞서 발달장애의 특성을 알아보고 포용적 접근틀을 통해 디자인 제안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2.2. 발달장애의 특성
발달장애란 정신적, 신체적 발달의 지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불충분하게 발달된 지적 능력으로 인해 학습, 사회활동 등에 능력의 결핍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18]. 대한민국 장애인복지법의 장애 분류(2019)에서는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로 크게 나눈다. 지적장애는 지적기능 수행이 평균보다 유의하게 낮은 상태와 관련된 두 가지 이상의 적응기술 한계를 가진 경우를 말한다. 지적 기능 결함으로 인한 사회적 적응에 어려움이 있으며, 다른 사람에 대한 언어적, 신체적 공격 행동, 분노 통제 기술이 부족하고, 불안, 외로움, 부정적 자아 존중감, 과잉행동, 충동적 반응을 보인다[19]. 자폐성 장애는 사람과 주변 환경에 대하여 관계 형성이 어렵고, 언어 발달 장애가 있으며, 여러 종류의 행동 장애가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은 제한된 관심과 활동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서 지속적인 문제가 나타나며, 독특한 감각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전정 감각과 고유 수용성 감각의 상호작용 통합에 문제가 있어 공간지각, 위치지각의 발달에 어려움이 있다. 감각과 운동 능력에 둔감하거나 매우 예민하며, 시,청, 촉감에서 예민과 둔감이 발견된다. 자기 자극 행동과 지체된 소근육 기술, 고유수용계 감각 기능 이상 등도 관련이 있다[20].
특수교육에서는 발현되는 증상과 문제행동의 완화, 개선을 목적으로 반복적 훈련을 통해 능숙하게 함을 목표로 한다. 디자인 결과물이 제공하는 환경 역시 이를 지원하는 방식을 취하기에 발달장애의 문제 영역별로 분류해 보았다. Table 1.의 문제 영역별 선행 디자인 사례를 살펴본 결과, 의사소통 및 인지 영역 등의 문제는 개별 장애 정도에 따라 교구를 이용해 치료실에서 1:1 교육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환경 세팅을 통한 지원이 많은 부분은 감각문제 영역으로 제안된 가구 및 도구가 발달장애 외에도 다양한 감각, 운동 기능에 취약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일부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통합환경 구축을 위한 포용적 디자인이 목표인 본 연구에서는 감각문제를 다루고자 하며, 3장에서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확장된 장애, 디자인 차원의 접근틀을 제시, 구체적 제안을 하고자 한다.
3. 발달장애-비장애 통합환경을 위한 포용적 디자인 제안
3.1. 장애-디자인의 다차원적 접근과 지속가능한 포용적 디자인 접근의 틀
장애 복지의 관점이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으로 이동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ICIDH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impairments, disabilities and handicaps, 1980) 분류체계를 만들고, 1997년에는 ICIDH-2를 제안했다. 이 체계의 손상, 활동, 참여 3대 축은 장애 개념을 크게 확장한 것으로, 손상은 신체적 차원, 활 동은 개인적 차원, 참여는 사회적 차원의 장애 개념을 의미한다. 즉 손상은 질병 상태를 인식하는 것, 활동은 활동상 능력에 제한이 발생하는 것, 참여는 개인 활동상 능력 제한으로 사회적 참여가 제한되고 사회적 반응이 발생하여 불리해짐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앞의 내외부적 요인에 의해 신체적, 사회적, 태도적 세계가 형성되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의미하는 상황적 요인이 추가되었다. Table 2.는 이를 요약한 표로 장애를 개별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체계 안에서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노력의 결과이며, 장애인이 궁극적으로 동등한 일원이 되기 위해 여러 차원의 대응(신체, 개인, 사회, 상황적 측면)이 필요함을 나타낸다.
Creusen & Schoolmans (2005)은 제품디자인의 역할을 6차원-(1) 심미적 차원(Aesthetic), (2) 기능적 차원(Functional), (3) 사용 편리적 차원(Ergonomic Product), (4) 독특적 차원(Attention Drawing), (5) 전형적 차원(Categorization), (6) 상징적 차원(Symbolic)으로 정리한 바 있다. 심미적 차원은 제품을 보면 생기는 즐거움과 만족감, 기능적 차원과 편리적 차원은 실질적 기능성과 인체공학적 적합도를, 독특적 차원은 심미적 차별화를 의미한다. 전형적 차원은 제품이 어떤 것들과 닮아 그 군에 속하는지를 느끼는 것, 마지막 상징적 차원은 제품이 상징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느끼고 선택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고 제품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하였다[12,13]. 이는 기능성, 효율성, 실용성, 심미성 충족 이외에 디자인이 정서적, 사회적 작용을 하며, 그러한 가치를 발생시킴을 말한다. Donald A. Norman (2004)도 디자인 심리학을 통해 정서적 접근의 디자인의 가치와 의미를 언급하며, (1) 본능적 디자인, (2) 행동적 디자인, (3) 반성적 디자인의 세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였다. 본능적 디자인은 심미적 매력을, 행동적 디자인은 기능성에 대한 행위적 경험을 말한다. 반성적 디자인은 제품의 외관과 기능보다는 사물로 인해 깨닫는 경험과 기억을 말하는 것으로 만족감 등의 정서적 욕구 충족을 의미한다. 그는 제품의 진정한 가치는 정서적 욕구 충족에 있으며, 가장 중요한 욕구는 ‘세계에서 한 사람의 자기-이미지와 위치를 만들어가는 데 있다.’라고 하였다[14].
이는 디자인의 역할을 외관에 대한 아름다움, 기능적 충족 외에도 사회 속에서 지위나 그룹을 상징하기도 하고, 그러한 상징을 향유하는 자신에 대한 만족을 형성하기도 하는 확장된 관점으로 바라본다. 즉 정서적, 사회적 관점으로 디자인의 차원이 확장되고 있고, 디자인 제품과 그것이 구축하는 환경에 이러한 가치를 기대하고 있음을 말한다.
연구자는 이러한 장애와 디자인의 개념과 역할 차원 확장에 기반하여 선행 연구(Kim, 2023)를 통해 장애-비장애 통합환경 구축을 위한 다차원적 분석틀 Table 3.을 제시한 바 있다. 통합환경 구축을 위한 다차원적 분석틀은 가로축 장애의 차원, 세로축 디자인의 차원으로 구성된다.
Fig. 2.는 발달장애 제품 중 ‘압박 제품’으로 감각적 예민함으로 쉽게 집중이 흐려지고. 주위가 산만해져 부주의, 충동성, 주의집중, 불안의 심리적 상태로 쉽게 빠져드는 자폐성 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위한 제품 사례이다. 세 가지 사례는 동일 목적의 압박 제품들로 장애-디자인적으로 다른 차원의 접근을 보여준다. 좌측 사례는 1차원적 장애-디자인 차원의 디자인으로 ‘기능 손상’에 대해 직접 대응하지만, ‘기능적 방법’의 원리와 구조, 작동 방식이 그대로 노출되어 ‘다르게 보이게’ 하거나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중앙 사례는 타켓사의 Pillowfort Collection 중 ‘충돌 패드(Crash Pad)’이다. 충돌 패드는 대체 감각과 공감각적 방식으로 압박을 느끼게 한다. 마찰에 강한 천과 푹신한 볼륨감을 통해 사용자는 평지보다 과도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고 촉각적 마찰을 경험한다. 압박감을 느낄 수 있는 다차원적, 대안적 방식을 통한 디자인 제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포근하게 묻히는 신체는 거부감을 유발하지 않고, 놀이적으로 해석되어 참여를 유도한다. 우측의 ‘피포드(Pea Pod)’는 압박 제품 중 사회화 차원과 가치적 차원까지 확장된 사례이다. 완두 꼬투리를 연상시키는 형태에서 코쿤(Cocoon)에서의 안정감을 추구하는 사용자 요구사항을 유쾌하게 담아내었고, 기능적으로는 공기층 사이에 몸을 끼울 수 있도록 하여 감각적 안정감을 충족시키고 있다[1]. 촉각적 압박감을 경험하는 앉고, 눕는 등의 다양한 행태는 은유적 형태와 함께 작용하여 ‘다르게 보이지 않고’, 나아가 긍정적 이미지를 보여 긍정적 반응과 비장애인들의 참여 욕구를 자극한다.
동일 목적의 제품 세 가지는 장애-디자인에 대한 차원적 접근에 따라 사회 속에서 제품이 받아들여지는 방식과 범위, 의미가 크게 달라짐을 보여준다. 다음 절에서 발달장애 통합환경에서 지속가능할 수 있는 포용적 디자인의 방향을 설정해 보고자 한다.
3.2. 디자인 제안을 위한 방향설정
발달장애인들에게 감각 충족의 욕구는 돌발행동을 방지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선호, 기피 감각에 대한 선택권을 갖고 감각 충족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수적임에도 그 행태가 타인에게 다소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감각을 충족하도록 돕는 환경 세팅이 돌발행동을 줄이면서도 사용하는 행태가 ‘다르게’ 보이지 않고, 나아가 긍정적 이미지를 보여 긍정적 반응과 비장애인들의 참여 욕구를 자극한다면, 그 과정에서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사회 속 적응과 타인과의 소통에 지속적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들에게 이러한 디자인은 나를 사회에 보여주고 함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이에 다음과 같은 디자인 방향을 설정하였고 개념도는 Fig. 3.과 같다. 디자인 개념은 ‘ 공감 기반의 전복적 사고를 통한 사물의 재정립’으로, 3개의 디자인 목표를 설정하였다. 첫째, ‘Broken Window Effect; 다르게 보이지 않게 하라!’는 사물을 사용하는 자가 ‘다르게’ 보여 이분화되는 최소한의 문제를 만들지 않아야 함을 말하는 것으로 통합환경을 위한 최소한의 방법이자 목표이다. 둘째, ‘전복적 사고를 통한 물건의 재정의’는 기존의 사물인 고정관념을 형성하고 있기에 그 틀을 허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나(장애본인)를 위한 디자인; 이해, 표현, 공감의 디자인’은 통합환경을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은 장애 본인의 만족도임을 강조한다.
3.3. 디자인 전개
Body Jari IV 디자인의 시작은 다음과 같다. ‘표준의 사회에 나를 맞추고 길들이기 위해 중재해 주는 곳이 과연 본인을 위한 공간일까? 나를 보호하고 드러내면서도 상호 이해와 공감이 가능한 공간은 없을까?’로부터 시작해 3개의 디자인 방법으로 구현한다. 첫째, 제안된 가구 사용 행태는 통합환경에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규정할 수 없는 범주의 가구로 설정한다. 벽이자 의자, 소파이기도 한 코쿤(Cocoon)이다. 이를 위해 ‘현상적 코쿤’을 목표로 한다. 디자인 모티프에 대한 공감각적 해석을 통해 현상적으로 감싸는 코쿤을 계획하였다.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익숙하고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기준에 대비되는 상대성을 내포한다. 이에 Body Jari IV는 기존의 가구 형태를 전복시켜 새로운 형식을 제안한다. 소파도, 침대도, 해먹도, 담요도, 선반도 아닌, 기존의 가구의 틀에 고정되지 않는 새로운 범주의 가구로, 발달장애인들의 코쿠닝(Cocooning)과 감각자극욕구, 그리고 불필요한 움직임에 대한 지적을 완화시킬 수 있는 형태로 제안된다. Fig. 4.는 발달장애 도구 중 Sensory Band, Body Sox이다. 탄력을 이용한 신체 접촉으로 촉각적 안정감을 얻도록 하고, 필요치 않은 시각적 자극을 차단하기도 한다. 때로는 끊임없이 꼼지락거리며 넘쳐나는 신체적 에너지를 발산하게 돕는 피젯(Fidget)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1]. 이와 같이 발달장애인의 코쿤은 감싸 안음(embraced) 외에도 즐거운 긴장감(tension)과 압박(pressure)이 동반되어 한다. 날카로운 모서리와 각이 없는 전형적 아늑함을 제공하는 코쿤이라기보다 Fig. 5.와 같이 에너지가 가득한 질긴 압박 속의 무중력감에 가깝다. 보호되고 있다는 안정감을 표현은 따뜻한 햇살 속의 신체로부터에 생각이 시작되었다. 갈래갈래 찢어져 스며드는 햇살의 따스한 코쿤을 구현하고자 하였고, 우연히 마주한 페스츄리로부터 색감과 촉감, 선형에서 동일한 따스함을 발견하였다. 두 개의 다른 감각은 교차하여 공감각적으로 동일시된다(Fig. 6.) [7].
디자인 모티프인 페스츄리가 제공하는 겹겹의 긴장감 있는 공간은 탄성있는 천으로 연출되어 감각적 자극을 추구하는 발달장애인들이 기존의 환경과 가구의 틀 안에서 지적받고 위축받을 필요가 없다. 탄성있는 천의 Unit을 상하좌우로 배치되어 있는 홈에 끼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설치가능하다(Fig. 7.). Fig. 8.은 구성 모듈을 보여준다. 감각적 자극이나 코쿠닝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설치 위치를 바꾸어 선반이나 수납함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고정된 가구이기에 성인이 되는 등 사용자 요구가 변화함에 대응하도록 설계하였다[7]. Fig. 9.는 Body Zari IV의 여러 타입 모듈이 사용될 때의 모습을 시뮬레이션 한 이미지이다. 다양한 모듈에 대한 사용 방법을 보여주며, 사용자의 나이, 감각적 욕구의 차이 등에 따른 개별적 요구사항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양으로 필요한 모듈을 원하는 위치에 설치할 수 있다. 한 생애를 살아가면서 가족 구성, 주거환경, 감각 자극 욕구의 종류와 정도 등은 무한히 변화할 것이다[7]. 모듈은 반드시 장애를 위한 용도이지는 않으며, 비장애인도 각자의 필요에 근거해 설치, 사용 가능하다.
4. 결론
본 연구는 발달장애-비장애 통합 환경 구축을 위한 포용적 디자인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방법적으로 장애와 디자인의 다차원적 접근의 가능성을 디자인 제안을 통해 연구하였다. 작품 제안은 기존의 장애 대상 디자인이 표준 사회에 맞추기 위한 중재로서의 디자인이었다는 반성에서부터 시작하여 전복적 형태로 새로운 타입의 가구를 제안하였다. 새로운 기준이 되는 제안된 가구는 표준과 비표준을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를 완화한다. 동시에 장애 본인을 위로하고, 나아가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장애인으로 하여금 사회 속에서 동등하게 어울리며, 역할 하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도록 지원한다.
발달장애 포용적 디자인 중 가구 및 환경 디자인 제안 사례가 많지 않은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디자인 제안으로서 의미를 찾을 수 있으나, 디자인 제안의 효과성에 대한 정량적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음은 분명한 한계점이라 할 수 있다. 향후 디자인 제안에 대한 설문 등의 분석적 연구 방법을 통해 실효성 검증의 연구로 이어지는 기초 연구로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24년 동양미래대학교 산업체 현장연구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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