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변 신한옥마을의 온돌유형 : 길림성 도문시 강녕한옥마을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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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is study found that the traditional Korean Ondol heating system can be applied to the Northeastern China with severe cold weather. Previously traditional Ondol heating has been considered hard to apply to large-scale rooms, but the number of cases in which this paper has tried was found to have acceptable heating capacity in large rooms.
1) The diverse Gorae(flue or heat tunnel) shapes or types can be designed and selected to achieve the most efficient heating capacity according to the shape and size of rooms. 2) In the case of a room with a large area and a long rectangular shape, it is necessary to place a Gaejari(ditch) in the middle of Goraes so that the hot heat stays for a long time. 3) Goraes with two layers, one top of another, can only be applicable when the under-structure has one meter or more in- depth. result 4) with the shape of a tornado have the advantage of prolonging the detention time of heat because the heat circulates in the middle of the room. In addition, it is composed of two valleys to maximize the heat radiation area and prevents the heat dissipated to one side.
The above research results have been attempted at the experimental stage, and it is thought that more empirical research should be conducted to derive scientific and quantitative results in the future. Until now, most of the research on ondol has been done in folklore or mechanical engineering. For this reason, I hope that practical research applicable to modern hanok will be conducted from the viewpoint of architectural history.
Keywords:
New Hanok, Ondol, New Hanok Ondol, YanBian New Hanok, Large plan type Ondol키워드:
신한옥, 온돌(구들), 신한옥 온돌, 연변 신한옥, 큰구들(대방구들)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의미
본 연구는 한국 전통구들기법을 중국 동북지방에서 살고 있는 조선족 주거난방에 적용시켜 보고자 한 연구이다. 실제로 건축된 현대식 한옥에 적합한 구들이 어떤 형식인지를 파악하는 실증적 실험과 더불어 이러한 시도가 가능한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중국 동북부지방은 한반도에 비하여 훨씬 춥고 주거방식도 입식생활을 주로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이 다소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민족이라는 일체성과 오랫동안 사용하여 온 한민족의 구들이라는 주거난방의 정체성이 서로 공통 되는 분모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실증적 연구가 필요하다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연변지방의 농촌에 새롭게 조성되는 한옥단지의 신한옥에 다양한 구들형식을 적용해보고 이를 통하여 중국 동북부지방에서 적용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며 아울러 적절한 대안 형식이 무엇인가를 고찰하여 제안하였다. 즉, 공간이 넓은 한옥, ㄱ자형 한옥, T자형 한옥, 중층한옥(2층한옥) 등에 구들을 직접 설계, 시공하여 이를 검증해 본 것이다.
연구대상인 길림성 도문시 장안진 강산촌에 자리한 강녕 신한옥마을의 부지는 약 4만㎡의 면적을 가진 곳으로 계류가 흐르고 있는 구릉지이다. 이 부지 중 건축 대상지는 약 1만5천㎡ 가량이다. 2012년부터 마스터 플랜을 세우고 2013년에 1호주택 신축을 비롯하여 2017년에 7호주택을 신축하여 현재는 모두 7동의 신한옥을 조성한 한옥마을로 이루어졌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중국의 동북지방에서는 캉(입식형 구들)이 널리 사용되어 왔다. 일종의 쪽 구들로 우리 구들과 복사열을 사용한다는 점은 같으나 부분 사용과 전체 사용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아울러 신발을 싣는 착화(着靴) 여부에 따라 입식과 좌식이라는 생활방식의 차이도 있다. 이러한 입식과 좌식생활의 차이는 바닥 재료와 높이, 그리고 동선에 따른 방의 배치에 이르기까지 차이와 유형을 달리하고 있다.
이처럼 환경과 생활방식에 따른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민족 공동체와 주거방식의 공통성을 근거로 한반도에서 주로 사용하였던 주거방식을 중국 동북부 추운 지역에 적용을 시도하였다. 이는 중국 한민족 마을에 사는 조선족들의 염원이기에 가능한 시도로 실현된 것이다. 아울러 이를 근거로 민족적 정체성을 주거문화를 통하여 찾아보고 현대적 난방의 실용 가능성을 파악하고자 한 것으로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2. 온돌의 유래
수천년간 중국 동북지방과 한반도의 바닥 난방방식으로 이어져 내려온 온돌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를 거치면서 불을 열원으로 취사와 난방을 겸용하는 아궁이와 고래, 구들, 그리고 굴뚝을 만들어내고 천연재료인 돌과 흙을 적절한 두께로 마감하여 바닥 복사난방과 축열(蓄熱)의 효율적인 방안을 만들어 냈다. 그 결과 고대사회부터 오늘날에까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온 대표적인 주거난방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민족의 구들은 한반도 북부나 연해주 등에서 기원전 3세기 또는 그 이전에 시작되었다고 추정된다. 또한 구들은 고구려와 주변 나라로 전파되고 한반도 전역으로 보급된 것으로 보인다. 비록 구들의 초기형태이긴 하지만 기원후 1~3세기에 속하는 흔적들이 남한의 여러 곳에서도 발굴되고 있고 특히 남해안 지역에서도 발굴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구들은 늦어도 기원후 3세기경에는 이미 한반도 남쪽 끝까지 전파되었다고 판단된다.1)
이러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이는 것은 『신당서』 동이전 고(구)려조(新唐書 東夷傳 高(句)麗條)에 나타난 것이다. 이는 「‥‥ 오직 왕궁과 관부와 절만은 기와로 인다. 가난한 백성들은 겨울에 장갱(長坑)을 설치하고 불을 지펴 따뜻하게 하고 산다.」2)라고 기록되어 있고 『구당서』에도 거의 같은 「그 풍속은 가난한 사람이 많고 겨울에는 모두 장갱을 만들어 불을 지펴 따뜻하게 하고 산다」3)라는 내용의 글이 있다. 위의 신당서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은 「구민(寠民)」들의 난방법에 관한 것이다. 이 기록은 우리나라 고유의 난방시설인 온돌을 말하거나 또는 온돌의 시원적인 형식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온돌에 대한 가장 오래된 문헌기록이라 추정된다. 난방방법이 고구려에서 먼저 발달하게 된 것은 한반도에서 북쪽지방의 겨울이 다른 계절에 비하여 더 길고 연료를 구하는데도 노동력을 많이 들여야 했던 하류계층에서 발달하였던 것이라 생각된다. 이 『신당서』에서 나타나는 「장갱(長坑)」이라는 난방시설은 중국의 동북지방에서 널리 사용되는 캉(炕)이라 불리는 입식생활을 위한 침대형 난방시설이 아니라 좌식생활에 적합한 우리의 온돌형태와 비슷한 시설이 아닌가 한다. 여기에서 특히 가난한 사람들이 온돌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상류층에서는 온돌과 다른 난방방법을 사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구들과 캉의 지역적 분포는 Fig. 1.과 같다.
특히 방의 일부만 데우는 외구들(쪽구들) 형태인 기역자꼴 구들은 고구려시대까지 사용되었고4), 이후 방전체가 구들로 되어있는 통구들로 바뀌면서 방 어디에나 앉고 눕는 좌식문화가 널리 퍼지기 시작된 것은 고려시대 중기부터이며, 조선시대 초기이후 중부지방 이남으로 퍼져 나가면서 바닥에 장판을 깔기 시작했다. 또한 문헌상에 온돌이라는 말이 처음 출현한 것도 이 무렵(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7년)이다.5)
그렇다면 중국의 동북지방에서 널리 사용된 캉과 한반에서 사용된 구들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신발을 벗고 실내로 들어오는 좌식생활과 신발을 신은 채로 실내로 들어올 수 있는 입식생활의 차이에서 근본적으로 구분이 되어 진다. 중국의 북부와 동북부지역의 한족과 만주족, 몽골족들은 광활한 대지를 이용하기 위해 말을 탈 수밖에 없는 기마민족이고 한반도의 우리민족은 이에 비해 산악지대가 많아서 주로 보부상과 같은 신체를 이용한 보행을 이동수단으로 삼게 되었다. 이것이 좌식생활과 입식생활의 구분이 되게 되었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서민은 물론 양반에 까지 좌식생활이 정착된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좌식과 입식생활의 차이는 건물 바닥 재료와 높이, 그리고 동선에 따른 방의 배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이와 유형을 나타내게 되었다. 캉이나 구들이나 바닥을 데우는 근본원리는 같으나 캉으로 표현되는 부분 난방보다는 전면 난방방식이 구들의 발전을 더욱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구들의 난방방식에 대한 개념은 Fig. 2.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러한 개념에서 김남응교수는 구들의 장점을 9가지로 요약하여 그 특징 명확하게 정리하였다[4].6)
3. 중국 신한옥 온돌연구의 의의
구한말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 지금의 연변지방으로 이주해 정착한 조선인들은 항일운동과 일제 해방, 6.25전쟁, 문화혁명, 그리고 개혁개방을 거치는 과도기를 겪고 1992년 한중교류 및 문호개방이 이루어진 후 오늘날까지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주거환경은 발전과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약 2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중국동포는 지금은 중국에서 55개 소수민족의 하나인 조선족(Chinese-Korean)으로 불리며 중국과 한국, 그리고 전 세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2].7) 이들의 고향은 중국 동북지방이고 한반도에서 이주해 온 한민족의 후손으로서 주거문화는 한반도의 한옥과 구들난방문화에 기인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8)
중국 정부는 각 지방 소수민족의 민족성과 전통문화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하여 문화의 발굴과 개발을 장려하며 각 지방마다 소위 조선족 민속마을을 만들어 전통민속문화를 지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조선족 민속마을의 조성은 조선족의 민속과 전통에 대한 체계화된 조사와 분석을 토대로 한 연구와 계획이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상업적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서 급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으로 입지와 배치, 그리고 건물의 평면과 입면, 구조 등에서 문제점들이 야기되고 있다.
한편 최근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에 부응하여 정부차원의 민속촌 조성사업과는 별도로 기업이나 개인차원의 소규모 전통건축물들을 짓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각 개인들도 한민족의 전통문화가 단지 형식적인 차원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하고 또한 이를 같은 민족뿐만 아니라 타민족에게 알림으로 우리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9)
이러한 가장 좋은 예가 바로 한옥과 온돌(구들)이다. 한옥은 이제 과거 불편하고 비실용적인 건축이라는 오해를 벗어나 현대적인 기술과 기능을 도입하여 현대에서도 각광을 받는 나무와 돌, 흙을 주재료로 한 친환경건축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한옥과 구들의 결합은 현대인에게 요구되는 건강형 주거이며 민족적 정체성을 제고하는 건축이라는 방향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다[1].
특히 중국 연변의 농촌지방은 아직 나무를 열원으로 하여 취사와 난방을 하는 가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옥과 온돌을 함께 사용하고 또한 전승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진 지역이다.
이에 본 연구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길림성 도문시 장안진 강상촌(中国 吉林省 图们市 长安镇 江上村)골짜기 약 15,000㎡ 가량 되는 대지에 한옥마을을 연구자가 직접 설계하고 시공, 감리한 신한옥10) 7채의 주택을 대상으로 하였다. Fig. 3.은 길림성 한옥마을의 전경이며, 전체배치도는 Fig. 4.와 같다. 이들 중에서 긴 변의 길이가 6m 이상으로 규모가 비교적으로 큰 전통 구들을 놓아 난방을 하고 있는 6채의 주택을 대상으로 평면의 유형과 구들축조방식 그리고 이에 따른 난방 효과 등을 분석하고 정리하여, 평면유형과 규모에 적합한 구들축조방식을 유형화시키고자 한 연구이다. 6채 주택에 대한 분석표는 Table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추운 중국동북지방에서 한민족의 전통구들형식을 현대식 재료와 시공방식으로 한민족의 구들형식이 지니는 장점을 중국 한옥마을에 적응시켜 보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전통건축에서 이루어진 구들이 실의 규모가 일반적으로 작은 까닭에 한옥으로 된 큰 실로 적용은 새로운 주거난방으로서 온돌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5].
4. 구들의 유형과 특징
4.1. 한옥과 구들의 특성
한옥이란 한반도에서 장구한 세월동안 한민족에 의하여 나무와 흙, 돌을 주재료로 만들어진 한국의 전통가옥을 말한다. 특히 한반도의 자연환경에 따라 풍토성이 강한 민가는 각 지역에 따라 다양한 평면형식을 나타낸다[3].
육중한 지붕은 도리 위에 서까래를 얹고 그 위에 개판을 깔고 적심(누리개)와 보토라는 흙을 다지고 그 위에 흙을 빚어서 구운 기와를 얹은 기와집이거나 억새나 볏집을 이어서 얹는 초가집으로 대별된다.11) 따라서 한옥의 전체 몸틀은 기둥과 보, 그리고 도리로 구성되고 그 위에 서까래가 얹혀 지고 지붕이 덮이게 된다. 이렇듯 엄청난 하중의 지붕무게는 모두 기둥으로 전달되고 벽과 천정은 대부분 나무로 이루어진 주선, 벽선, 문선과 인방재로 짜이고 그 사이에는 창호가 달리거나 흙벽으로 마감을 하게 된다.
한옥의 내부 바닥은 온돌(구들)과 마루로 이루어져 있다. 온돌은 지면에서 일정 높이를 띄워서 구들돌로 덮고 그 위에 흙으로 덮고 장판지로 마감을 한 후 바닥을 따뜻하게 하는 방식이다. 마루는 나무를 잘라 귀틀과 청판으로 맞추어서 온돌바닥과 같은 높이로 지면에서 띄워서 바닥을 구성한다. 그런데 마루는 바닥 난방을 할 수가 없어서 주로 한반도의 중부와 남부지방 등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지방에서 많이 사용되어진다. 마루도 대청마루, 툇마루, 쪽마루 등 위치와 용도에 따라 크기와 명칭을 달리한다. 따라서 한여름에는 시원한 마루에서 생활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온돌방에서 생활하는 것이 한옥 특징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우리의 한옥은 북방주거문화인 온돌과 남방주거문화인 마루가 혼재한 특징을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마루는 남북의 길이가 긴 한반도에서 평안도와 함경도를 경계로 한 중부 이북지방에서는 대청마루는 보이지 않고 내부는 정지간(부엌과 정주간)과 온돌방으로만 이루어지고 외부에 쪽마루가 붙게 된다.
4.2. 신한옥에서 사용되는 구들의 유형12)
우리의 전통구들은 불을 지피는 아궁이, 열기와 연기가 같이 들어가는 고래, 그리고 연기가 빠져나가는 굴뚝(구새)로 크게 구분된다. 물론 이맛돌과 부넘기, 구들장과 고래둑, 고래개자리 등도 온돌의 구성요소이다. 가장 바람직한 구들방이라면 첫째, 불이 잘 들어가야 하고 둘째, 방이 따뜻해야 하며 셋째, 연료는 적게 들어야 하고 넷째, 방이 빨리 따뜻해져야 하고 다섯째, 방이 골고루 따뜻해야 하며 여섯째, 열이 오래가야 한다13)는 표현이 통상적인 내용이다.
고래는 연기와 열기를 유도하는 통로를 말하며 방 형태에 따라 일자고래, 허튼고래, 부채고래, 되돈고래, 두방내고래 등으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고래의 설치방법에 따라 방의 일부 혹은 전체를 따뜻하게 할 수 있고 열이 오래 남게도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여러 종류의 구들 유형 중에서 중국 강녕마을에 적용된 구들의 종류는 줄고래, 되돈고래, 두방내고래 등이다. 이들을 사용한 이유는 방의 크기가 6m 이상으로 클 경우 열을 골고루 넓게 퍼지면서 지속할 수 있게 하는데 유리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보통 고래켜기에서 고래길은 1칸의 넓이를 300mm 내외로 하는 것이 좋으며 고래둑의 높이는 200mm가 적당한데 이는 규격품 구들장을 양쪽으로 시공하기 좋기 때문이며 높이는 200mm 내외가 한번 불을 때서 1-2일정도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는 일반 가정용으로 적당하다. 만약 방의 한 변의 길이가 6미터 이상의 방으로 영업용이나 임시 혹은 단기간 사용할 방이라면 그에 맞게 별도의 시공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수가 사용한 영업용 실이라면 방바닥 고래둑의 높이가 최소 300mm 이상 되어야 하는데, 이는 긴 방을 골고루 오랫동안 온기를 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높이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5. 강녕 신한옥에 설치된 구들유형
중국 길림성 도문시 장안진 강산촌 7대에 위치한 강녕 신한옥마을 부지는 약 4만㎡의 면적을 가진 곳으로 계류가 흐르고 있는 구릉지이다. 이 부지 중 건축 및 조경계획 대상지는 약 1만 5천㎡ 가량으로 원래는 포도밭 과수원이었고 철근콘크리트로 지은 두 채의 별장형 현대주택이 있었다. 2012년부터 전체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2013년에 1호주택 신축, 2014년에 2호주택 신축, 2015년에 3, 4호주택 신축, 2016년에 5호주택 신축과 6호주택 증축, 2017년에 7호주택을 신축하는 과정을 거쳐 현재는 모두 7동의 신한옥을 조성한 한옥마을로 이루어졌다.
이중 1호주택과 6호주택, 7호주택의 1층은 철근콘크리트조와 조적조를 혼합한 구조에 목재를 사용하여 목구조는 아니지만 한옥의 외관을 보이게 하였고 2호, 3호, 4호, 5호, 7호 2층은 순수한 전통한옥의 중목구조와 의장을 하고 있다.
이들 건축에서 사용한 아궁이는 한반도의 전통온돌과는 다소 다르다. 즉 연변지방은 한반도의 온돌형식과 다르게 흙바닥의 부엌이라는 조리와 난방을 위한 전통공간을 두지 않고 있다. 따라서 방 바닥 높이 아래로 1.5m 가량 비교적 깊이 내려간 함실아궁이 형식으로 하였다. 이는 낮은 아궁이에서 불을 지펴 불이 위로 올라가는 중국 동북지방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주로 설치된 아궁이 구조인데 이는 혹한기에 내굴(방안에 연기가 새는 현상)이 나지 않도록 고안 된 것이다.
초기 건축계획의 단계에서 조사해 본 결과 연변지방의 동절기 중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평균 1주일가량 되어 한옥을 건축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추위에 견디는 혹한기를 대비한 방한구조와 동파방지 설비문제였다.
혹한의 추위 때문에 한국의 중남부지방에서와 같이 대청마루를 둘 수 없고 벽체의 두께도 이곳 일반건축의 벽체 두께인 50㎝내외의 벽 두께로 하려면 기둥이 벽에 묻혀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한옥의 의장적인 특징을 보여줄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10월 중순부터 초겨울이 시작되어 4월 중순에 겨울이 끝나 1년의 반가량이 영하권인 이곳 연변지방에서 한옥형 단지를 설립할 때 난방문제 해결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선택 가능한 지열보일러, 기름보일러, 전기보일러, 전통구들 등의 난방방식 방안을 놓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다가 2016~2017년에는 기존의 기름보일러식 온돌과 개량온돌을 모두 걷어내고 전통구들로 바꾸면서14) 전통구들 방식이 이곳의 지역 기후 환경조건에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며 또한 가장 적합한 친환경 난방방식임을 인식하게 되었다[6]. Table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강상촌 신한옥마을에 현재 시공된 신한옥들은 1호 하늘채를 제외하고는 모두 구들난방을 채택하여 시공되었고 일부 온수 보일러 난방도 역시 추가로 채택 되어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동절기에는 너무 추워서 모든 난방을 정지시키고 현대식 중앙난방이 설치되어 공급되는 시내에서 지내다가 따뜻한 5월 봄이 되면 다시 이곳 강상촌으로 들어와서 늦가을까지 생활하는 방안으로 추진하였다. 그러나 전통구들을 놓고 나서부터는 한 겨울에도 연료비의 부담이 적고 또한 실내에서 춥지 않게 지낼 수 있게 됨에 따라 1년 내내 친환경 건축인 한옥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이는 한옥생활이라는 의미를 지닐 뿐 만 아니라 한민족의 전통적인 황토구들방 한옥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제고하고 주거난방을 경험하고 있다는 자긍심 제고의 효과까지 얻게 되었다. 이런 경우는 현재 중국 연변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전통한옥과 전통구들을 실증적으로 재현한 곳이 되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 하겠다.
본 연구에서 다룬 각 건물의 평면유형과 구들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5.1. 2호 주택 : 복층형 되돈고래
2호주택은 ㄱ자 평면형식 주택으로 원래 재래식 온돌로 계획되었다가 기름보일러로 난방방식을 바꾸었으나 유지, 관리에 문제가 생겨서 바닥을 들어내고 신한옥형 구들로 새롭게 방바닥을 꾸미게 되었다. 특히 ㄱ자 평면형에서 꺾어져 돌출된 부분의 방은 구들을 놓지 않고 방과 거실, 그리고 주방 부분 만 구들을 놓게 되었다. 따라서 온돌방의 모습은 3실을 나란히 배치한 장방형 실로 하나의 온돌시스템으로 만들어 본 것이다.
특히 이 주택 온돌의 특징은 이전의 집들과는 달리 함실 아궁이가 한국의 중남부 지방과 같이 외부, 즉 기단을 1.5m가량 깊게 파들어 간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전통 함실아궁이는 전면의 툇마루 밑에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과 조금 다르다.
또한 Fig. 5.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이 주택의 구들은 복층형(구들고래가 2개층으로 현성된 구들) 되돈고래로서 뜨거운 공기는 위로 가고 찬 공기는 아래로 간다는 원리를 활용하여 구들을 이중으로 놓고 뜨거운 공기가 상층구들을 데우고 식은 공기는 하층으로 내려가서 되돌아 와 아궁이 옆의 굴뚝으로 빠지게 하였다. Fig.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운데 개자리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개자리부터 2층 구들이 설치되어 고래 끝 개자리에서 되돈고래 구들형태로 다시 가운데 개자리 바닥 내굴길(고래개자리에서 굴뚝개자리로 식어진 연기가 방 밖으로 빠져나가는 통로를 연변지역에서는 내굴길이라 부른다)로 돌아 와서 굴뚝으로 나가게 되는 형태이다.
Fig. 6.에서와 같이 이 가옥의 또 다른 특징은 굴뚝(구새-연변지역에서는 굴둑은 고래개자리에서 굴뚝개자리로 연결된 방외부의 수평으로 통하는 식은 연기 통로를 일컫고, 구새는 굴뚝 개자리위에 수직으로 연기를 배출하는 통로을 말한다.) 인데 2호주택과 찜질방을 둔 5호주택 사이에 대지 구획을 위하여 담장을 굴뚝으로 하면서 두 가지 기능을 충족시킬 수가 있게 되었다. 즉 주택건물 벽체로부터 약 3미터의 연도를 지난 위치에 경복궁 자경전의 십장생 굴뚝과 같은 형태의 굴뚝을 재현하여 굴뚝과 담장의 기능을 하도록 하였다. 그러니까 각각 두 주택의 굴뚝을 하나로 모으게 된 것이라 하겠다.
5.2. 3호 주택 : ㅡ자형 되돈고래
3호주택은 ㅡ자형 평면으로 내부는 규모가 주간(柱間)이 3.3m인 2칸 방, 주간이 4.5m인 1칸 거실, 주간이 4.2m인 2칸 주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은 61.7㎡(약 18.7평)이고 팔작지붕, 초익공의 구조를 이룬 5량가 전통한옥 구조이다. 내부에는 현대식 화장실과 입식 주방시설을 설치하였다. 이 주택에서 주목할 점은 이곳 함경도와 연변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정지간15)시설을 내부에 두었다는 점이다. 특이한 점은 아궁이가 주방과 같은 내부에 있다는 점과 대부분 아궁이와 거실이 고정벽체로 막히지 않고 하나로 열린 통칸을 이루거나 미닫이문으로 두 실 사이의 간벽(間壁)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이는 Fig. 7.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취사작업 공간과 온돌공간이 트인 ‘정지’는 연변지역 민가의 가장 특징적인 공간이면서 민가의 중심적인 생활공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평면 공간설계에 있어서도 이 지역의 특성에 맞게 아궁이를 내부에 두되 취사는 별도의 주방시설이 있으므로 취사용 가마솥은 없애고 난방용으로만 사용하도록 하였다.
3호주택은 본래 이 지역 방식의 재래식 가마솥 부뚜막 구들을 놓고 아궁이에서 가까운 건물 후면에 굴뚝을 설치하는 되돈고래 형태였는데 굴뚝으로 연기와 열기가 너무 빨리 빠져나가 방바닥이 덮여지지 않아서 전체 구들을 해체하고 전통방식의 함실아궁이 구들을 설치하게 되었다. 기존의 구들은 연도와 굴뚝으로 나가는 내굴길이 아궁이 상부에 철관으로 설치되어서 불을 때면 철관이 속히 뜨거워지고 방바닥 부근에 설치되었기 때문에 고래바닥보다 많이 높아서 연기와 열기가 방바닥에 머무를 틈이 없이 굴뚝으로 빠져 나갔다. 당시에는 굴뚝이 벌겋게 달아올라 열기가 방바닥에 머무르는 시간이 없이 확연히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구들을 해체한 결과 구들개자리와 고래개자리의 높이 조절이 안 되어서 열기가 방안에 머물지 않고 모두 빠져나가 적절한 방바닥 난방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개자리의 높이를 아궁이 바닥높이와 같게 조절하고 고래개자리에서 방 밖의 구새로 이어지는 내굴길과 연도의 높이를 고래개자리 바닥 높이 만큼 낮추고 불목(흔히 부넘기 혹은 부넹기라 부름)의 폭과 높이의 합을 아궁이 크기의 절반 정도로 적절하게 구들을 다시 놓으니 정상적인 온돌방의 기능을 하게 되었다. 개선된 구들의 평면형태와 단면도는 Fig. 8.과 같다. 당시 기존의 구들은 북한 기술자가 시공하였는데 난방용이라고 하기 보다는 취사를 위주로 할 때 사용되는 방법이었다. 취사용 온돌의 연료는 장작을 사용하기보다는 석탄이나 곡식찌꺼기 등을 때는데 적합한 구조였다.
5.3. 4호 주택 : ㄱ자형 되돈고래
4호주택은 ㄱ자형 평면을 하고 있다. 이 주택 역시 3호주택과 같이 열기가 쉽게 빠져나가 방바닥이 따뜻해지지 않아서 바닥을 해체하고 고래둑의 일부를 털어내고 연기의 방향이 열기의 흐름에 맞추어 지도록 고래둑의 방향을 조절하여 시공하고 개자리의 높이를 아궁이 바닥 깊이 만큼 더 깊게 파서 열기가 방 바닥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였다. 불목의 크기의 합이 아궁이 크기를 초과하지 않도록 줄이고, 고래둑의 높이를 최저 600mm에서 900mm까지의 높이로 올려 뜨거운 열기가 밖으로 곧장 빠지지 못라고 충분이 방바닥에 열이 축열되도록 조절하였다. 특히 함실 아궁이의 깊이를 1.5m 가량 깊게 하고 높이는 1.5m 가량으로 하여 길이 1m 이상의 통나무를 쪼개지 않고 통째로 넣어도 오랫동안 탈 수 있도록 하였다.
Fig. 9.와 Fig. 10.을 보면 함실아궁이의 평면형은 U자(字) 형태인데 좌우 대칭형이 아니고 약간 우측으로 기울어진 모양으로 이는 열기의 흐름이 ㄱ자의 평면형태에 맞추어서 자연스럽게 흘러나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ㄱ자형 되돈고래의 문제점은 끝까지 골고루 바닥이 따듯한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4호주택은 아랫목과 윗목의 온도차가 많이 나는데 굴뚝의 연기는 전혀 온기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ㄱ자형 고래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열기가 윗목까지 가는 도중에 열기가 식은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되었다. 따라서 긴 방일 경우에는 중간개자리를 두어서 뜨거운 열기가 중간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결국 적절한 시간에 걸쳐서 열기가 방바닥 중간에 머문 후 식은 연기가 천천히 빠져나가는 것이 온도차를 줄일 수 있는 관건이라 하겠다.
5.4. 5호 주택 : 乙자형 고래
5호 주택은 황토찜질방 전용으로 계획한 집으로 주칸을 2.7m(9尺)와 3m(10尺) 간살이로 하였다. Fig. 1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평면형태는 T자를 뒤집은 형태로서 면적은 모두 4칸 반의 소박한 맞배지붕의 형태로서 찜질방 한칸, 휴식방 한칸, 대청마루칸 한칸, 탈의실 반칸, 샤워 및 화장실 반칸, 그리고 아궁이 반칸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전체 12평(40m2) 정도이다.
찜질방 한 칸은 바닥과 내부를 황토로 마감하고 열손실을 막기 위해 창도 내지 않았다. 찜질방 앞의 휴식방은 찜질 후 열기를 식히는 방으로 차를 마시는 방으로도 기능한다. 그 옆의 대청마루는 바닥을 우물마루로 구성했는데 그 마루 아래로 구들을 놓아 뜨거운 열기가 마루와 마루 틈새로 올라 와 한겨울에도 한기를 느끼지 아니하고 마루바닥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창밖의 경치를 볼 수 있게 의도하였다. 고래는 찜질방에서 휴식방으로 또 대청 마루방으로 두 번 꺾이게 되는 乙자형 평면을 하고 있다. 이 건물은 의도 한대로 찜질방을 하루 전에 불을 넣으면 약 3~4일간 열기가 식지를 않는다. 이는 고래가 두 번 꺾이어 열기가 쉽게 배출되지 않은 까닭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문제는 대청마루의 나무가 계속 아래 구들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줄어들어 틈새가 많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한 칸 규모의 대청마루에서는 따뜻한 계절에는 주변의 자연경관을 조망하도록 남측의 이분합 창 아래에 머름을 두고 들어열개 창으로 삼면을 열어 개방성을 확대하였다.
특히 한옥으로 지은 전용 황토찜질방은 벽면과 바닥을 황토로 두껍게 시공함으로서 보온과 냄새제거 뿐 만 아니라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나온다는 장점이 있어 과학적인 검증을 통하여 활용도가 기대된다.
5.5. 7호 주택 : 두골 회오리형 되돈고래
Fig. 12.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7호 주택은 2층집이다. 1층의 면적이 100㎡(약33평) 가량이나 되는 큰 주택이다. 따라서 1, 2층을 모두 전통 목구조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문제와 중층 목구조 건축에 경험 있는 목수의 기술력 문제, 그리고 중층한옥으로 지었을 때의 건축 및 소방법에 관련하여 허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어 결국 1층은 철근콘크리트 조적조로 2층 바닥 슬라브까지 건축하고 그 위에 2층을 순수 전통목구조로 짓기로 하였다.
또한 한 아궁이에서 한 층의 면적, 33평 정도를 모두 감당할 수 없어서 ㄱ자형으로 돌출된 부분에 자리한 방만 전통구들을 놓기로 하였다. 이 방은 지하층이 있어 3m 깊이까지 파 내려가서 지하층 바닥 판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채우고 고래와 구들을 놓을 수 있기 때문에 4.2m x 4.8m 규모의 한칸방은 독특한 두 골 회오리형 되돈고래로 만들게 되었다. 고래평면과 단면의 형태는 Fig. 13.과 같다. 지하층은 원래 용도가 혹한기 수장용 공간인데 한 부분을 구들설비용으로 사용하여 아궁이에서 방바닥 까지 구들을 설치하는 높이가 3m정도라서 고래가 두 골 회오리 형태로 구성할 수 있었다.
이 고래는 함실아궁이에서 두 줄 고래로 열기가 나가며 이 두 줄 고래가 회오리처럼 돌면서 구들돌을 데우고 한 줄의 공기는 아래층으로, 또 한 줄은 윗 층으로 돌면서 올라가서 식어진 연기가 복층형으로 두 층의 연도를 지나서 결국 아래쪽 연도로 나오게 되는 방식이다. 이렇듯 두 골 회오리형으로 고래를 만들면 일반 일자고래보다 열기가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서 방의 온도가 오랜 시간 식지 않게 된다. 또한 각각의 모서리와 중간에 항아리를 묻어두어서 열을 저장하여 오래 머물게 하며 그 속에 소금을 넣어서 공기정화의 기능도 가지도록 하였다.
또한 굴뚝은 길게 연도를 내고 경복궁의 아미산 굴뚝과 같은 6각형 굴뚝의 형태를 하여 전통건축의 굴뚝이 단지 연기를 배출하는 용도뿐만 아니라 건물 외부의 조경공간으로서 차경을 통한 경관적 가치를 높이는 조형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주택의 특징은 아주 시험적인 경우로 두 골 회오리형 되돈고래의 형식과 복층형의 개념을 적용한 것이고 중간 중간에 항아리를 두어 열저장과 정화기능을 갖추려 한 것이다. 결국 지하실 한층 전체가 온돌 고래둑 공간인 셈이다.
5.6. 소결
5장에서는 본 연구에서 시험적으로 시도한 5가지 유형의 다양한 온돌 평면형식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큰 방의 구들을 비롯하여 중층구들, 一자형, ㄱ자형, T자형, 회호리형 구들을 시험적으로 시도해 보았다. 위와 같은 여러 종류의 구들 평면유형 중에서 중국 강녕마을에 적용된 구들의 종류는 줄고래, 되돈고래, 두방내고래16) 등이다.
이처럼 평면형태가 다른 구들을 시도하여 다양성을 검증하고자 한 것은 신한옥 그 자체를 다양하게 하고자 하는 건축주의 의도가 있어서 가능하였다.
한반도에서 널리 사용되는 한옥의 부뚜막형 구들과 중국 동북부지방의 캉이라는 구들형식을 적절히 혼용한 것이다 하겠다. 그래서 실내로 아궁이를 끌어 드리고 함실형 아궁이로 변환하여 이 지역의 특성에 맞게 새로운 방식의 온돌을 시도해본 것이다. 따라서 아궁이를 내부에 두되 취사는 별도의 주방시설이 있으므로 취사용 가마솥은 없애고 난방용으로만 사용하도록 하였다.
이들을 사용한 이유는 방의 크기가 6m 이상으로 클 경우 열을 골고루 넓게 퍼지면서 지속할 수 있게 하는데 유리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고래 둑을 이루는 재료가 벽돌이라는 점과 함실 아궁이가 깊다는 점이 한반도에서 시공된 전통 구들과 다른 점이라고 하겠으나 이 정도는 현대 한옥의 넓은 방에 적용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6. 결론
구들은 한민족의 정체성과 주거난방의 고유성을 지니는 한민족 고유의 문화이다. 연변지역에서 건립된 한옥과 구들은 한반도에 비하여 기후조건이 다르지만 바닥을 따뜻하게 하여야 하는 한민족 공통의 주거특성을 지닌다. 또한 한옥생활이라는 의미를 지닐 뿐 만 아니라 한민족의 전통적인 구들방 한옥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됨과 아울러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제고하고 주거난방을 경험한다는 자긍심 제고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이는 현재 중국에서는 유일하게 전통한옥과 전통구들을 실증적으로 재현한 곳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하겠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실험적 시도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5가지 유형의 신한옥의 평면형태에 따른 구들의 형태와 특징의 고찰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한반도의 전통온돌방식을 혹한 지방인 중국 동북부지역에 적용가능하다는 점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즉, 쪽구들인 캉이 아닌 온 통구들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한옥 역시 우리의 전통건축으로서 오늘날 중국에서 한민족의 정체성을 살린 친환경 건강주택으로서 손색이 없는 건축임을 알 수 있다. 결국 한옥과 구들은 상보적 관계로 서로 보호하며 그 효과를 극대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둘째, 평면의 형태와 용도에 따라서 고래의 형태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으며 고래둑, 고래바닥, 아궁이, 굴뚝, 개자리의 높이와 폭을 조절하며 공기의 흐름과 양을 조절하여 가장 최적의 효율을 내는 온돌방을 선택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겠다.
셋째, 복층형 고래는 뜨거운 공기는 위로 가고 찬 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는 원리를 이용하여 만드는 고래로서 하층 고래바닥에서 상층 방바닥까지 1m 이상의 깊이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넷째. 방의 면적이 큰 장방형 실의 주택에서 아랫목과 윗목의 온도차가 많이 나는데 굴뚝의 연기가 온기가 없는 경우는 고래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도중에 열기가 식은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따라서 긴 방일 경우에는 중간개자리를 두어서 뜨거운 열기가 중간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결국 적절한 시간에 걸쳐서 열기가 방바닥 중간에 머문 후 식은 연기가 천천히 빠져나가는 것이 온도차를 줄일 수 있는 관건이라 하겠다.
다섯째, 두골 회오리형 고래는 방의 가운데에서 회오리처럼 열기가 돌면서 나가기 때문에 열의 체류시간이 길어지는 장점이 있다. 또한 두 골로 되어서 방열면적을 극대화시키며 고래의 열기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방지한다. 또한 중간에 항아리를 묻어두면 열을 흡입하고 분배하고 저장하여 오래 머물게 하는 장점이 있다.
여섯째, 한반도에서 사용되어 온 전통구들방식은 큰 실에 적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시도한 경우는 더 넓은 실들에서 적용하여 나름 난방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따라서 현대적인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부 전통온돌이냐는 정체성 문제가 있지만 시공의 정밀도를 높이고 실물대의 실험을 통하여 과학적 규명이 이루어지면 향후 대형건물의 주거난방방식으로 이러한 형식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된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아직 시험적 단계에서 시도된 것으로 장차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결과치의 도출은 좀 더 실증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까지 온돌에 대한 연구는 민속학분야나 기계공학분야에서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라서 건축사학적인 입장에서 현대한옥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 연구가 꼭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국토교통부 도시건축연구사업의 연구비지원(20AUDP-B128638-04)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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