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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search Article ] | |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The Korea Institute of Ecological Architecture and Environment - Vol. 23, No. 1, pp. 113-120 | |
Abbreviation: J. Korea Inst. Ecol. Archit. And Environ. | |
ISSN: 2288-968X (Print) 2288-9698 (Online) | |
Print publication date 28 Feb 2023 | |
Received 07 Feb 2023 Revised 16 Feb 2023 Accepted 20 Feb 2023 | |
DOI: https://doi.org/10.12813/kieae.2023.23.1.113 | |
생활SOC 적용을 위한 저속고도화 설계의 개념 정의 및 기본 유형 : 공생이론과 변증법 관점에서 | |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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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pt Definition on to the Slow-Smart Design Method for Applying to Life SOC : In the View of Coupling Theory between Symbiosis and Dialectic | |
Young-Ho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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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and Corresponding Author, Dept. of Architectural Engineering, Daejin Univ., South Korea (kymyh@daejin.ac.kr) | |
ⓒ 2023. KIEAE all rights reserved. | |
Funding Information ▼ |
This study was started to establish a theory for establishing a new relationship between architecture and design reflecting so-called deviant new technology elements such as artificial intelligence, virtual reality, Internet of Things, and 3D printing and based on place-based elements such as culture, tradition, and climate, or conservative industrial technology.
In order to define the definition or content of the low-speed advanced design technique, a theoretical hypothesis was established, and a discussion was conducted to establish the concept of slow and smart through theoretical verification. The low-speed advanced design technique presented symbiotic theory as a theoretical basis in terms of win-win combination of slow and smart, and cited dialectical integration theory in terms of establishing a new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individuals.
By attempting to verify the hypothesis and verification of the design theory of low-speed advancement, basic research was conducted for practical research such as low-speed advancement design techniques and model settings.
Keywords: Slow-Smart Design, Life SOC, Theory of Symbiosis, Dialectic Theory, Basic Type 키워드: 저속 고도화 설계, 생활SOC, 공생이론, 변증법 이론, 기본유형 |
최근 지능과 정보가 결합된 지능정보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접어들면서, 이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변화는 기존의 근대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보다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기술, 드론,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등을 중심으로 하는 지능 정보 기술의 발전은 실제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과 이로 인한 초연결사회를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기존의 시공간적 개념을 초월하는 탈 시간적 및 탈 장소적 특성을 보이면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장소 및 시간 기반 사회 경제 질서에 대한 혁명적인 변화가 예견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거나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의 질서나 변화를 반영하는 건축도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가상공간 등에 기반한 가상현실 기법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과 한계를 초월하고 있으며 나아가 사물 인터넷 등을 통한 공간의 공유나 지능형 첨단 교통시설의 적용 등을 통한 건축 공간의 변화 및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건축이나 도시 등 이미 다양한 연구와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울러 건축과 신경학 등이 융햡된 뉴로아키텍츄어처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지능형 정보 기술은 전통적인 기술 기반의 건축과 기타 분야의 다양한 학문이나 기술과의 창조적인 결합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는 주로 기술적 발전으로 볼 수 있으며, 그 동안 건축의 토대가 되어왔던 사회 인문학적 발전까지 포함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기술의 발전이라는 시대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축은 특정 시간을 반영하고 특정 장소에 기반을 두는 속성이 강하기 때문에 향후 건축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적 측면과 건축이 그동안 지니고 있던 인간 자체에 대한 휴머니즘이나 특정 지역에 대한 고유 정서와 같은 비기술적 혹은 사회인문학적 요소를 창의적으로 결합한 공생적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생활SOC를 포함한 공공건축물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생활SOC 등 공공건축물은 다중의 지역주민이 이용하고 동시에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4차산업혁명 기술 같은 시대적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지역 주민의 편의를 도모하는 동시에 해당 지역의 역사나 기후 및 풍토 등 인문학적 특성도 만족시켜야할 필요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건호(2022)나 전영진(2022)의 기초 연구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생활SOC를 포함한 공공건축물은 IT 등 신기술 적용 정도나 해당 지역의 인문학적 특성 반영 정도가 미미한 편이며, 여전히 예산과 공사비 등 경제적 논리에 치중되어 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면에서, 저자는 생활SOC 등 공공건축물에 4차산업혁명 기술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면서도 기존의 건축이 추구하던 사회인문학적 요소도 동시에 고려하는 설계 방법론 구축 필요성을 제기하였으며, 현재 ‘생활SOC 적용 저속고도화 설계 방법 개발’이라는 주제로 해당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본 논문은 실제 생활SOC에 적용할 저속고도화 설계라는 용어가 학술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상기에서 언급한 연구를 위해 창작된 용어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저속고도화라는 개념에 대한 이론적 정의와 이론 정립 가능성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저속고도화라는 개념에 대한 이론적 정의와 기본적인 유형을 도출하기 위한 선행연구로 진행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저속고도화 설계의 개념을 정의하고 이에 대한 이론적 검토와 유형화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향후 생활SOC에 적용할 저속고도화 설계 방법론 구축이나 설계요소 추출 등을 위한 기초 이론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생활SOC를 포함한 공공건축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 가운데 일부분으로, 여기에서는 저속고도화 설계라는 개념을 이론적으로 정의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Fig. 1.] 연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Fig. 1.
Scope of this study showing the parts of whole study
우선, 2장에서는 저속고도화의 기본적인 구성을 고도화와 저속의 결합으로 전제하고 이에 대한 이론적 개념을 정의하였다. 이를 위하여 시간과 공간 기반의 전통적 기술이나 건축을 저속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시간이나 공간을 초월하는 기술이나 건축을 고도화라는 개념으로 설정하여 이 두가지가 결합된 속성으로서 저속고도화라는 용어의 개념을 설정하였다.
다음으로 저속고도화 설계기법의 개념 정의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살펴보았다. 저속고도화 설계기법은 저속과 고도화라는 각각 대를 이루는 개념이 상생하거나 갈등하면서 결합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공생이론과 변증법 이론을 주요 이론적 근거로 인용하였다. 또한 두 개체간의 결합이나 갈등을 통한 대표적 사례로서 하워드(E. Howard)의 전원도시 이론을 선정하여 이를 공생이론과 변증법적 관점에서 해석 가능함을 제시함으로써 저속고도화 개념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논증하였다. 이 밖에 두 개체 간의 결합이나 갈등을 통해 나타난 기존 건축 이론들을 추가적으로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상기 내용을 종합하여 저속고도화 설계 방법론의 이론적 개념 정의와 성립 근거 및 이를 향후 생활SOC에 적용하기 위한 기초적인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연구방법은 주로 문헌이나 기존 이론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관련 선행연구 등을 참고하였다. 또한 연구의 범위는 저속고도화 설계기법의 이론적 정립을 위한 개념 정의 및 이론적 검증에 한정하였으며, 생활 SOC 관련 내용이나 그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유형 분류 및 사례 적용을 통한 연구 등은 본 연구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를 통해 밝히기로 한다. 본 연구의 범위 및 연구 내용은 [Fig. 1.]과 같다.
서론 부분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지능정보기술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기술은 현 시대는 물론 미래의 기술발전 방향을 규정하고 있으며 기존의 기술을 대체하면서 새로운 사회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의 발전에도 일정 기간 아날로그와 공존하듯이, 이 같은 변화는 갑작스러운 것이라기 보다는 일정 부분 기존 기술과 공존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은 기존의 기술과 대(對) 개념을 형성하면서 나타나지만, 그렇다고해서 새로운 기술이 이전 기술 전체를 부정하고 대체하거나 기존의 기술과의 급작스러운 단절보다는 일정 기간 갈등관계나 상호 보완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 같은 면은 기술만이 아니라 경제 시스템 등의 사회경제적인 측면이나 철학이나 사상 등 인문학적 측면에도 나타나고 있으며 사회 경제적 변화를 반영하는 건축에도 이 같은 흐름이 반영되고 있다.
특히, 현재 시점이 4차산업혁명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지금까지의 재래 기술이 혼재되어 있는 시기임을 고려할 경우, 서로 대립하거나 이질적인 두 개체 간의 갈등 관계나 상호보완 관계에 따른 새로운 결합 방정식이 필요하게 된다. 저속고도화 설계 이론은 이 같은 새로운 관계의 필요성을 위해 본 연구에서 제시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저속고도화 설계 이론을 시간과 장소에 기반을 두고 시간 경과에 따라 특정 결과를 만들어 내는 개체와 고도화 기술이나 산업 등 발전 속도가 빠르고 파급효과가 강한 개체 간의 공생적인 결합을 시도하는 설계 이론으로 정의하고 있다.1) 여기서 설계라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행위를 제외하고 주요 키워드인 저속 고도화라는 개념만을 중심으로 각각의 내용을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저속 고도화라는 개념 가운데 고도화는 스마트(smart)라는 용어로 대표되는 개념으로서, 인공지능이나 사물 인터넷처럼 기능과 편의라는 측면에서는 지능적이며 공간적 효율은 고효율적(compact)이고 상대적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시간이나 속도면에서 빠른(fast) 속성을 지니면서 이러한 기술들이 추구하거나 초래하는 결과는 특정 기술이나 기능의 고도화로 귀결되는 현재 혹은 향후의 고도화 관련 기술을 말한다. 또한 저속이라는 개념은 농업이나 산업 등의 1차, 2차 산업이나 문화, 전통, 기후 등의 사회인문학적 요소 등과 같이 생장 혹은 생산과 수확에 일정한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고 시간 변화에 따른 방향과 성과가 존재하는 기술이나 비 기술을 통칭한다.
전자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개념으로서 고효율, 탈 장소, 탈 시간적 특징을 지니는 속성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후자는 기존의 가치에 기반을 두면서 지속성, 순환성 및 장소성을 지니고 있는 속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개념은 향후 본 연구에서처럼, 4차산업혁명 기술과 같은 스마트 요소와 지역성이나 전통 및 지역 문화 등의 슬로루 요소 간의 결합으로 한정하여 사용할 수도 있으며 나아가 공학적 혹은 기술적인 것과 인문 사회학적인 것, 디지털과 아나로그,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 전통이나 미래가치 등처럼 서로 대립하거나 갈등관계에 있는 서로 다른 개체 간의 결합으로도 확대하여 적용할 수 있다. [Table 1.]
Exaples of Comparison between ‘Smart’ and ‘Slow’
Smart | Slow | |
---|---|---|
Speed | Speed Orientation | Speed Adaption |
Place | beyond Place | Place-based |
Hierarchy | Nonhierarchical | Hierarchical |
Connection | Hyper-connection | Natural connection |
Value | Revolutionary | Identity |
Knowledge Character |
Engineering/techinical | Humanities/Sociology |
Keyword | Efficiency | Sustainability |
Factors | 3,4 Industrial Revolution Techninology | 1,2 Industrial Revolution Culture,Vernacular |
Value | New value creation | Existing Value creation |
전술한 바대로, 저속고도화라는 개념이 기본적으로 저속과 고속 기반의 고도화라는 상반되거나 이질적인 두 가지 이상의 개념이 결합된 이론으로 정의하였기 때문에 이 개념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것들의 결합 가능성에 대한 이론적 논의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여기에서는 주로 쿠로카와 키쇼(黑川紀章)가 주장한 공생(共生)이론과 헤겔의 변증법 이론을 인용하여 저속고도화 개념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모색하고자 한다. 각 이론에 대한 설명보다는 저속고도화 이론 정립을 위해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공생 이론은 서로 다른 두 개체 간의 공생이나 결합을 전제로하고 있기 때문에 저속고도화라는 개념을 정의하기에 적합한 이론으로 볼 수 있다. 공생은 원래 둘 이상의 생물이나 개체가 서로간에 상생을 위해 협력하는 것을 의미하며 생물학이나 불교 등에서 자주 인용되는 개념이나, 기계의 시대와 생명의 시대라는 두 개의 이질적인 관계 간의 결합 혹은 공생을 주장한 쿠로카와 키쇼의 공생이론2)에 따르면, 그 두 가지 속성 간의 공생 관계는 대립이나 모순을 포함하면서 경쟁이나 긴장 속으로부터 생겨나는 새로운 창조적인 관계, 서로 대립하면서도 서로를 필요로 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긍정적인 관계, 한 쪽 만으로는 불가능한 새로운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관계, 서로 지니고 있는 개성이나 성역을 존중하면서 서로의 공통항을 넓혀 가고자하는 관계 및 부여하고 부여받는 거대한 생명계 내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위치설정하는 관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1].3)
이는 이질적인 두 개체 간의 공생이나 이에 따른 결합을 전제할 경우에 나타나는 상호관계식으로 볼 수 있으며, 그 결합 정도나 속성에 따라 중간영역 등을 통해 각각의 모순과 대립이 새로운 창조를 창출하는 적극적 공생, 다른 한 쪽에 대한 영향 관계 정도 등에 따라 긍정적 공생과 절충적 공생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3]. 그리고 이 같은 공생적 결합에는 이질적인 문화, 대립하는 이항(二項), 이질적인 요소, 이원적 대극 속에 존재하는 상대의 개성이나 지역의 전통 및 문화 등 각각의 성역(聖域)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것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상호존중의 개념이 내재하고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또한 그 방법으로는 각자의 자생적인 노력이 아니라 각 개체 간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공통항이나 중간영역4) 등을 매개로 이루어져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2][4].
이처럼 공생이론은 각 개체의 독립성이나 정체성을 유지한 채로 이질적인 두 개체 간의 결합이나 공생의 가능성과 그 유형 및 특징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으나, 두 개체 간의 갈등이나 부정 및 파괴나 변질 등의 수단을 통한 변화나 발전에까지는 그 내용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두 개체 간의 결합은 공생처럼 두 개체의 속성이 유지된 상태에서의 이상적인 결합도 가능하지만 반대로 두 개체 간의 갈등을 통한 발전이나 결합도 상정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이론이 필요하게 된다.
특정 개념과 대(對)를 이루는 개념을 연관시켜 새로운 개념이나 발상을 도출하는 이론적 방법 가운데 하나인 헤겔(G.W.F. Hegel, 1770~1831)의 3단계 변증법은 모순 또는 대립이라는 개념으로 개체 간의 결합 운동이나 발전을 설명하는데 유용하다. 이 이론은 인식이나 사물은 정(正/These)·반(反/Antithese)·합(合/Synthese)5)의 3단계를 거쳐 전개 및 발전된다는 이론으로, 기본적으로 두 가지 사물이나 개체의 발전적 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변증법적 측면에서 보면, 종래의 것보다 새로운 것이 더 높은 발전 단계에 위치하게 되며 이 같은 발전이나 이행은 모순, 즉 대립하는 속성 간의 통일을 통해 이루어진다.6) 이 경우, 두 사물 간의 발전 관계는 종래의 것에 대한 완전한 파괴를 통한 두 가지 사물 사에에 완전한 단절(형이상학적 부정)이나 각각의 모순 대립하는 개체 간의 투쟁에 의해 그 모순이나 대립이 해결되고 종래의 질적 상태가 새로운 질적 상태로 이전하는 경우7) 및 특정 단계가 부정에 의해 새로운 단계에 이르고 그것이 재차 부정이나 지양(止揚)8)에 의해 제3의 단계로 이행하는 경우 등으로 나타나는데, 모든 경우가 새로운 것이 전의 것보다 더 높은 발전 단계로 진행 및 발전한다는 전제를 공유하고 있다[5].9)
따라서 변증법적 개념에서 보면, 새롭게 나타난 질적 상태는 종래의 것에서 적극적인 것을 계승하면서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나타내기때문에 새로운 것과 옛 것 사이에는 갑작스런 단절이 아니라 일정 기간 계속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질적 상태는 종래의 것보다 높은 단계에 있는 것이 되며 낮은 단계로부터 높은 단계로의 전이 및 상승이 전제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서로 대를 이루는 두 개체 간의 발전적 전개를 지향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하고 있는 저속고도화라는 개념처럼 서로 대를 이루는 것들의 이상적인 결합을 시도한 사례 가운데 하나는 전원도시 이론이다. 공업화 등 근대 초기 산업구조의 변화와 도시인구집중에 따른 도시 과밀화 및 주거환경의 질적 저하 등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E. 하워드(Ebenezer Howard)의 전원도시 이론(1898)은 도시와 전원의 장점을 적절히 조화시킴으로써 생산 활동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도시의 생활 환경을 전원적인 분위기로 조성하여 인간답고 쾌적한 도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이상적 자족도시를 의도하고 있다. 여기서는 전원도시의 역사적 중요성이나 내용 등에 대한 논의는 생략하고 전원도시 이론의 주요 구성 대상이 본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속 고도화라는 개념과 마찬가지로 도시와 전원이라는 서로 대(對)를 이루는 두 개체 간의 결합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이를 앞 서 논한 공생이론과 변증법적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대를 이루는 개념들의 결합이 이론적으로 성립할 수 있음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공생이론 측면에서 살펴보면, 전원도시는 전원의 장점과 도시의 장점을 서로 어우러지게 결합하는 개념으로, 애초에는 상반되는 성격으로 인해 ’대립이나 모순을 포함하면서 경쟁이나 긴장 속으로부터 생겨나는 새로운 창조적인 관계‘의 결과물로 볼 수 있으며 전원과 도시가 상반되면서도 각자의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서로 대립하면서도 서로의 장점을 필요로 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긍정적인 관계’의 결과 양쪽의 장점이 결합된 새로운 개념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곧 전원이나 도시 한 쪽 만으로는 실현 불가능한 새로운 창조를 가능하게 한 것이며 각자의 장점을 유지 및 결합한다는 측면에서는 ‘서로 지니고 있는 개성이나 성역을 존중하면서 서로의 공통항을 넓혀 가고자하는 관계’로서의 공생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전원도시는 전원과 도시의 장점을 공유하면서 유기적인 결합이 완성되며 도시만으로 이루어지는 기계시대의 획일성과는 다른 다양성을 지닌 새로운 도시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이 경우, 전원도시를 전원과 도시의 중간 부분에 위치시킴으로써 전원과 도시 본래의 성역(聖域) 이외에 각각의 장점이나 선(善)을 결합하는 공통항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변증법적 이론의 측면에서 보면, 산업발전에 따른 당시의 도시(These, 正)와 이에 대한 대개념으로서의 전원(Antithese, 反)의 변증법적 결합이 서로 양호한 것들은 살리고 부족하거나 문제의 여지가 있는 것들은 버리는 일종의 지양(Aufheben)이나 부정(否定)을 통해 전원도시라는 새로운 모델(Synthese, 合)이 생성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경우 전원도시라는 새로운 합(合)은 기존의 도시와 전원의 규정 존립이 부정되면서도 그 내용은 보다 고차원적인 차원으로 나타나거나 보존되어 기존의 도시나 전원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도시상으로서 발전하게 된다. 이처럼 변증법적 측면에서 볼 때, 서로 대(對)를 이루는 개념을 활용하여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상호 간의 영향관계나 부정관계에 따라 기존의 양질 요소는 포함하고 불필요한 요소는 정리하는 이른바 지양(止揚)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는 기존의 대상으로부터 새로운 가치와 존재가 나타나게 된다. 이 같은 면에서 보면 변증법적 개념에서의 전원도시는 기존 도시와 전원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한 단계 발전한 새로운 정(正)으로 나타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원도시 이론을 공생이론과 변중법을 통해 재해석하면 [Fig. 2.]과 같다. 이는 서로 대(對)를 이루는 두 가지 개체 간의 관계 및 변화나 발전 양태는 대부분의 경우 공생이론이나 변증법 이론으로 설명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시로서 실제 전원도시에 대한 기존 해석과는 상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이론적 시도를 통해 이질적인 개체 간의 관계나 결합은 서로 대를 이루는 개체들 간의 관계에서 특정 개체가 일방적으로 전체 발전을 지배한다기보다는 각각의 각각의 개체가 서로의 관계를 통하여 전체를 이루면서 발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원도시에 대한 위와 같은 해석에서 도시라는 항목은 고도화로, 전원이라는 항목을 저속으로 치환가능하다고 보면, 본 연구에서 설정한 저속 고도화라는 개념도 이와 유사한 얼개를 지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 결합방법이나 유형 등은 공생이나 변증법 이론으로 설명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Fig. 2.
Reinterpretation on to the Garden City Thoery in the view of Symbiosis and Dialectics, drawn by Author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생이론이나 변증법 이론은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개체들 간의 관계 및 상호작용을 통해 기존 개체가 변화하거나 발전하는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그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관계가 서로 대립적인지 우호적인지에 따라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고 상호작용이 갈등이나 부정을 통하는지 혹은 수용이나 융합을 통하는지에 따라 파생되는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이 같은 면에서 보면 공생이론은 두 개체 간의 관계와 그것의 결합으로 인한 특정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변중법적 이론에서는 두 개체 간의 부정(否定) 등을 통한 한 단계 높은 레벨로의 발전(양질 전환의 법칙)을 지향하고 있다. 이 같은 점은 동양적 순회 이론과 서양적 발전 이론의 차이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개체 간의 관계에 따른 방정식이자 시간적 개념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나 발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앞의 전원도시의 경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를 이루는 두 가지 개체 간의 관계 및 변화나 발전 양태는 대부분의 경우 공생이론이나 변증법 이론으로 논증 가능하다. 이는 곧 일방적인 기술이나 문화가 전체를 지배한다기보다는 각각의 다양한 기술이나 문화들이 서로의 관계를 통하여 전체를 이루면서 발전한다는 논리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따라서 앞에서 논한 이 같은 이론들은 이질적인 개체 간의 특정 관계는 공생 이론이나 변증법적 이론으로 해석 가능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 같은 내용을 도식으로 정리하면 앞의 [Fig. 3.]와 같다.
Fig. 3.
Diagram between Symbiosis and Dialectic used in this study, drawn by Author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對)를 이루는 신·구의 관계 내지는 두 개체 간의 대립적이고 이질적인 관계에 따라 파생되는 일반적인 결합 패턴은 [Fig. 4.]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이는 서로 대(對)를 이루는 개체 간의 결합의 경우, 기존의 대상에서 더 이상 쓸모없는(obsolete) 부분이나 새로운 대상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들처럼 결합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존재들보다는 특정 시점에서 보존 가치가 있거나(preserved) 향상의 여지가 있는(enhanced) 속성들이 결합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결합된 새로운 개체 내에도 기존의 속성을 지향하는 경우와 서로 간의 공통항을 통해 융합을 시도하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저속과 고도화라는 개념으로 치환해 보면, 일차적으로 원래의 것을 지향하는 저속 지향이나 고도화 지향 등의 유형 및 두 개체간의 온전하고 이상적인 결합이 이루어지는 저속 고도화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Fig. 4.] 이 유형들은 모두 기존의 속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기존 개체와 완전히 다른 새로은 개체는 아니며 그 결합방식이나 추구하는 바에 따라 결합 패턴이나 유형이 결정된다.
Fig. 4.
Conceptual Diagram and Type of Slow and Smart Development, drawn by Author
두 가지 개체 사이의 결합 방식은 앞서 공생이론이나 변증법 이론에서도 살펴보았듯이, 두 개체 간의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라기보다는 사회적 니즈나 문화적 요인 등의 공통항이나 중간 영역 혹은 부정(否定) 등의 매개 작용10)을 통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례로, 대를 이루는 두 개체의 전형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인 전통과 현대 건축의 결합 방식을 역사적 형태를 사용하면서 그곳에 새로운 기술, 새로운 소재를 도입하여 조금씩 변혁해 가는 수법, 역사적 전통 형태를 단편적으로 분해하고 그것들을 현대건축 속에 자유롭게 배열하거나 재편성하는 기법 및 역사적 상징이나 역사적 형태의 배경에 존재하고 있는 비시각적인 사상, 미의식, 라이프스타일 등을 현대건축에 표현하는 수법11) 등으로 분류한 쿠로카와 키쇼의 이론이나 전통요소의 현대적 적용에 대한 프로세스를 채용, 대체, 변형 및 융합 등의 프로세스로 구분한 김영훈(2021)의 연구 결과는 대를 이루는 두 가지 요소 간의 결합이 단계적 프로세스를 거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대를 이루는 두 개체 간의 결합 프로세스는 서로 간의 영향관계나 우위성에 의해, 단순 채용이나 적용, 각 개체 간의 대체 및 변형 그리고 두 개체 간의 공통항이나 공통요소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융합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지게 된다. 이 같은 결합 방식은 다른 한 쪽에 대한 영향 관계 정도나 공통항의 존재 여부 등에 따라 긍정적 결합과 절충적 결합 및 각각의 모순과 대립이 새로운 창조를 창출하는 적극적 결합으로 구분하고 있는 공생이론이나 변증법적 개념과도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서로 대를 이루는 두 가지가 결합된 저속고도화 설계의 기본적인 유형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생활SOC에 적용할 경우에도 저속고도화는 전술한 사회적 니즈나 문화적 요인 이외에도 김영훈의 연구(2020)에서 밝힌 접근성, 안전성, 환경성, 편의성, 심미성 및 경제성 등 공공건축물의 고유 속성이나 가치 등 두 개체 간의 공통항 설정이나 단순 채용이나 적용, 각 개체 간의 대체 및 변형 그리고 두 개체 간의 공통항이나 공통요소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융합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결합되며, 그 기본적인 유형은 긍정적 저속고도화, 절충적 저속고도화 및 창조적 저속고도화로 유형화된다.
긍정적 저속고도화 설계는 서로 대를 이루는 두 개체 간의 일차적이고 가장 소극적인 결합 유형으로 공생이론적으로는 서로 대립하면서도 서로를 필요로 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긍정적인 관계나 서로 지니고 있는 개성이나 성역을 존중하면서 서로의 공통항을 넓혀 가고자하는 관계에 따른 결합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유형은 두 개제 간의 갈등이나 대립보다도 기존의 각 개체의 가치나 본질의 변화 없이 결합되기 때문에 두 개체 간의 영향관계나 우위성 및 각각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 두 개체 가운데 한 쪽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되며 결합방식은 주로 단순 채용이나 인용 및 대체 등 소극적인 결합 방식으로 보이고 있다.
긍정적 저속고도화 설계는 그 속성에 따라 저속지향 유형과 고속지향 유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저속지향 유형은 고도화보다는 상대적으로 저속적 속성을 중시하는 유형으로 볼 수 있으며, 수용이나 인용 정도도 필요한 최소한에 머물게 된다. 풍토주의 건축이나 지역적 풍토나 역사성 등을 강조한 지역주의나 급진적 지역주의 건축 및 기후풍토대응 건축 같은 네오 버내큘러 건축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고속지향 유형은 저속 지향보다는 상대적으로 고도화 지향이 강한 유형으로 근대건축기의 미래주의나 기계주의 혹은 미래건축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Fig. 4., A,B] 특정 가치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극단적 경우는 그 자체가 결합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유형에서는 제외된다.
절충적 저속고도화는 각각의 고유 속성은 유지한 채 저속 요소와 고도화 요소가 절충되거나 변형되어 결합되는 유형으로, 공생이론에서 말하는 서로를 필요로 하거나 한 쪽만으로는 불가능한 새로운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관계나 결합을 의미한다. 현대 건축을 수용하면서도 그것이 놓치고 있던 지역이나 풍토 등의 장소 기반적 및 사회인문학적 요소를 고려하고 있는 본토주의 건축이나 현대건축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목재나 돌 등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재료 등을 중시하는 쿠마 켄고의 작은 건축 혹은 약한 건축의 개념12)[6]도 거대화 및 반 영구적 속성의 근대건축에 대한 대(對) 개념이면서 근대건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인용 및 절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쪽 만으로는 불가능한 새로운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관계‘로서의 절충적 결합을 지향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합 방식은 주로 두 개체의 속성 간의 변형을 거치게 되며 그 결과 새롭게 결합된 개체는 기존 개체보다 가치가 강화되고 향상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파생되는 유형은 저속 강화 유형이나 고속 강화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기존 농장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스마트 팜 등과 같이 주로 기존의 저속 요소에 기술 등이 첨가되어 강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유형은 두 개제 간의 우위관계나 영향관계에 종속되기보다는 특정 니즈 등의 해결을 위해 결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적극적 저속고도화 설계 유형은 서로 대를 이루는 두 개체 간의 융합을 통해 기존의 속성 가운데 최소한만 유지된 채 새로운 결합이 나타나는 경우로, 주로 두 개체간의 융합 등 화학적 결합을 동반하게 된다. 공생이론적으로는 대립이나 모순을 포함하면서 경쟁이나 긴장 속으로부터 생겨나는 새로운 창조적인 관계로 볼 수 있다. 또한 변증법적 개념에서 부정이나 지향을 통한 발전을 전제하기 때문에 가장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결합형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결합은 두 개체 간의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라기보다는 공통항이나 중간 영역 혹은 부정(否定) 등의 매개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단순한 공생적 결합보다도 갈등과 모순의 긴장관계를 동반한다는 면에서 변증법적 합(合)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각 개체의 고유 속성이나 성역이 유지는 기본적으로 되지만 화학적 결합 등으로 인하여 새로운 결합에서는 그 모습이 비가시적으로 통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의 결합을 화학적 촉매에 의한 비가시적 결합으로 규정하는 일본건축의 흐름이나 서양의 기술과 일본의 정신을 결합한 일본의 와콘요사이(和魂洋才) 이론 등과 같은 정신적 창조행위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상의 저속고도화 설계방법의 기본 유형을 분류한 내용은 [Fig. 5.]와 같다.
Fig. 5.
Diagram for combination pattern and model between Slow and Smart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로 대를 이루는 두 개체 간의 공생적 혹은 변증법적 결합은 각각의 고유 속성의 보존 정도나 서로에 대한 영향관계 및 우위성 등에 따라 긍정적, 절충적 및 창조적 결합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를 저속고도화 설계에 적용하면 긍정적 저속고도화, 절충적 저속고도화 및 창조적 저속고도화 등의 기본 유형으로 구분가능하다. 그러나 이 같은 기본유형은 절대적인 분류 유형이라기보다는 저속과 고도화라는 각각의 속성이 결합될 때 나타나는 일차적인 결합형태를 의미하며, 매개 요소의 속성이나 반영 정도 혹은 저속이나 고도화 가운데 어느 쪽에 비중을 두는 가에 따라 구체적이고 다양한 결합 방식이 추가적으로 제시될 수 있다. 이는 저속고도화라는 개념이 단순하게 저속과 고도화의 결합일 수도 있지만, 저속이라는 속성이 강조되는 경와와 고속이라는 속성이 강조되는 경우 등으로 재분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앞의 2장에서 언급한 바대로, 저속고도화 설계 이론을 시간과 장소에 기반을 두고 시간 경과에 따라 특정 결과를 만들어 내는 개체와 고도화 기술이나 산업 등 발전 속도가 빠르고 파급효과가 강한 개체 간의 공생적인 결합을 시도하는 설계 이론으로 정의란 것은 첨단 기술 일변도의 흐름보다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쉬운 저속 요소의 고유 속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설계이론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기본 유형 가운데 고도화 지향이나 강화 유형보다는 지속 지향이나 저속 강화 유형 등을 주로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를 통해 밝히기로 한다.
이상에서 생활SOC 적용을 위한 저속고도화라는 개념의 정의를 위하여 이를 저속과 고도화라는 서로 대를 이루는 개체 간의 결합으로 파악하고, 이것들 간의 관계 설정 및 이로 인해 파생되는 제3의 개체나 속성을 규정하기 위해 공생이론과 변증법 이론 관점에서 그 내용을 살펴보았으며 이에 따른 저속고도화 설계의 기본 유형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저속 고도화라는 개념은 고도화라는 개념과 저속이라는 개념 간의 공생적인 결합을 시도하는 설계 이론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그 결합 방식은 서로의 고유성을 인정하면서 공존하는 공생적 결합이나 갈등을 통한 발전을 지향하는 변증법적 결합 등으로 해석 할 수 있다. 따라서 저속고도화 설계의 기본적인 개념이 서로 대립하거나 갈등관계에 있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각각이 지니고 있는 속성 가운데 유지 가능하고 강화 가능한 요소가 공생적 혹은 변증법적으로 결합된 상태를 저속 고도화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서로 대를 이루는 두 개체 간의 공생적 혹은 변증법적 결합에 따른 저속고도화 설계의 기본적인 유형은 두 개체의 속성과 각 개체 간의 결합 방식 및 수용이나 인용 정도 등을 기준으로 분류한 결과 긍정적 저속고도화 유형, 절충적 저속고도화 유형 및 적극적 저속고도화 유형 등으로 분류 가능하다. 각각의 유형은 저속 요소와 고도화 요소의 결합에 있어 상정 가능한 유형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생활SOC 설계에 있어서 지역 정서나 문화 등의 저속 요소와 고도화된 기술을 적절하게 결합하는 설계방법론을 구축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이론적 틀을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는 생활SOC 적용을 위한 저속고도화 설계의 개념 정의 및 이에 따른 기본 유형 도출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저속고도화 설계 방법론 구축 모델 설정이나 추진 전략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연구에는 이르지 못한 한계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본 유형도 서로 대를 이루는 두 개체 간의 결합을 전제로 한 기본 유형이기 때문에 추후 구체적인 건축적 사례에 대한 검토를 통한 세부적인 유형 구분이 별도로 필요하며 두 개체 간의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중간영역이나 매개요소에 대한 논의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생활SOC에 적용 가능한 저속고도화 설계의 이론적 정의와 기본 유형 분류에 그치고 있으나. 생활SOC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른 공공건축물이나 일반 건축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론적 확장성에 대한 논의도 추가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후속 연구를 통하여 밝히기로 한다.
본 연구는 2022년도 한국연구재단 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 과제번호:2021R1F1A1052536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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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김영훈, 쿠마 켄고의 제주 볼(Jeju Ball)에 나타난 지역성 표현과 해석, KIEAE Journal, 2022.06. Y.H. Kim, Representation and interpretation of regionality in Jeju-Ball designed by Kengo Kuma, KIEAE Journal, 202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