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통합설계 확산을 위한 시뮬레이션 사용성 개선 방향 : 실무자 설문과 설계 프로세스 비교 및 분석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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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Despite benefits of building energy simulations, practitioners seem to be reluctant to use simulations for design decision making. By means of survey and interviews,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domestic hindrance against increasing simulation usability, and to collect user requirement to enhance technical functionality of the simulation. Also this study compares the Information Sharing Workflow by Stantec and general domestic design process in order to identify a direction of the Integrated Design Process.
Finally this study wraps up with suggestions of how simulation functionality and use protocol should be in order to satisfy user requirement and also to gather more users.
Keywords:
Building Energy Simulation, Usability, Energy Conservation Measure, Integrated Design Process키워드:
건물 에너지 시뮬레이션, 사용성, 건물 에너지 절약기술, 통합설계1. 연구의 배경
건물 에너지 절약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설계자가 각 건물 에너지 절약기술 (Energy Conservation Measure, 이하 ECM)에 대한 전문지식과 장단점을 반드시 숙지하고 있을 필요가 없이 설계자가 '매뉴얼'을 따라 ECM을 취사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대상 건물의 에너지 효율에 관한 인증 취득 시 설계 대안 탐색을 위한 시간과 비용을 줄여줄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보다 고성능, 저비용을 구현할 수 있는 설계 대안을 탐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든다. 반면 시뮬레이션은 확정된 대안의 성능 평가뿐만 아니라 설계 지원도구로써 다양한 분석결과를 제시하여 설계자에게 설계 방향을 제시하고, 설계자가 대상 건물과 기계 전기 설비의 에너지 특성에 관한 종합적인 지식을 습득하는데 도움을 주어 설계자의 전문지식을 축적하는데 요긴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뮬레이션이 설계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었지 못한 이유는 비싼 모델링 비용 때문이었다. 그러나 설계프로세스에서 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건물정보모델링)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에너지 모델로 자동적으로 변환시켜주는 BIM 저작도구들이 출시되면서 시뮬레이션은 점차 대중화되었다. 현재 많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모델링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석 및 리포팅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는 설계자가 손쉽게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에너지 절약형 설계 안을 도출하고 평가하는 통합 설계 프로세스를 완성하는데 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MEP (Mechanical Electrical and Plumbing)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설계프로세스에서 시뮬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트렌드가 분명한 미국에 비해, 경험과 사례의 부족,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지역화 (Localization) 미흡 등의 다양한 이유로 인해 국내 설계프로세스에서는 시뮬레이션의 활용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 에너지 절약형 건물 설계 프로세스에서 시뮬레이션 활용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문제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연구와 개발에 투자가 필요한 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2. 연구의 목적과 방법
실제 설계 업무에서 시뮬레이션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설계에 가장 직접적인 의사결정권자인 실무 설계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기술 및 도구적 관점에서 시뮬레이션 활용 활성화를 위한 신규 연구개발의 방향과 논의점을 제시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설계 단계에서의 건물 에너지 성능 평가에 관한 국내외 연구 현황을 조사하였다.
둘째, 건축, 기계 설비 설계자, 에너지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사용한 에너지 성능 평가가 국내 건물 설계프로세스에서 어떤 식으로 쓰이고 있으며, 개선해야 할 문제점, 건의사항 등에 관한 설문과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셋째, BIM과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통합 설계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건축설계자와 엔지니어간의 협업 효율을 증진시켰다는 Stantec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국내 건물 설계 프로세스를 비교 분석하여 국내 통합 설계 프로세스가 어떤 식으로 변화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하였다.
넷째, 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설계에 관여하는 실무자들의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의 사용성 및 기능에 대한 개선사항과 시뮬레이션 사용 프로토콜에 대한 개선사항을 정리하고, 기존의 건물 설계 프로세스의 개선방향을 제안하였다.
3. 설계프로세스 내 시뮬레이션 활용 건물 에너지 성능평가에 관한 국내외 연구 현황
3.1. 설계 보조도구로써의 건물 에너지 시뮬레이션의 활용
시뮬레이션은 연구개발 중인 제품의 성능 해석을 위한 수단으로 개발되었고 유체역학과 열공학의 관점에서 건물 에너지 시뮬레이션의 정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었으나 건물 설계 보조도구로써 시뮬레이션의 활용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는 드문 편이다. 김덕우(2012)는 시뮬레이션이 설계단계에서 잘 활용되지 않는 이유를 설계조직 외부의 문제, 설계조직 내부의 실무 설계자와 시뮬레이션 모델러 사이의 문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사용성 부족 문제라고 분석하였다 [1].
3.2. BIM 기반 건물성능평가를 위한 가이드라인
건설 산업 전반으로 BIM이 확산되면서 미국, 북서유럽, 호주, 싱가포르의 관련 기관과 협회는 많은 BIM 가이드라인을 발간하였다. 대표적인 BIM 가이드라인에는 미국 GSA (General Service Administration)의 BIM Guide Series (2006), 미국 AIA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의 AIA Document E202 (2008), 싱가포르 Building and Construction Authority의 Singapore BIM Guide (2012)가 있으며 국내에서도 국토해양부가 공공발주 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 (2009), buildingSmart Korea가 BIM 표준 라이브러리 표준기술 규격 (2011), 한국토지주택공사가 BIM 설계 가이드라인 (2012)을 발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발주처에서 데이터 관리를 위한 지침에 가까우며 설계프로세스 내에서 에너지 성능 평가를 위한 BIM이나 시뮬레이션 (에너지) 모델 작성 시 참조할 수 있는 모델링 지침이나 디테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3.3. BIM 모델링과 정보 교환에 대한 LOD
BIM 작성과 관리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고자 BIM 모델링의 Level of Development 또는 Level of Detail (LOD)을 제시하는 선행연구가 수행되었다 [2,3,4]. Level of Development는 모델링 수준에 따른 단계별 업무를 지칭하고 Level of Detail은 설계 단계별 모델링 상세수준을 지칭한다. 특히 추승연 (2012)은 에너지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건물 요소를 중심으로 Green BIM LOD를 제시하였고 [2], 오민호 (2011)는 MEP 설계 관리를 위한 LOD를 제안하였지만 [4], 주로 파이프와 덕트의 BIM 작성 기준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져 건물의 에너지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계 및 전기 설비의 시뮬레이션 LOD에 대한 연구는 더 필요하다.
3.4. 설계단계에서 시뮬레이션 활용 프로세스 개발
시뮬레이션은 설계 안의 에너지 성능을 평가하여 설계 방향을 수립하고 진행 설계 안의 사업타당성과 경제성을 검증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이러한 시뮬레이션 활용으로 인한 부가가치를 상승시키고 실무 설계 업무의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신축 건물과 그린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BIM 기반 환경 및 에너지 성능 분석 통합프로세스가 개발되었다 [5].
그러나 어떤 시뮬레이션이 어떤 단계에서 무엇을 목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지는 명시한 프로세스의 개발을 통해 프로젝트의 생산성이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결국 사용자가 직접 시뮬레이션 모델링을 하고 결과를 분석하여 설계에 반영하는 작업 또한 사용자가 담당해야 하므로 시뮬레이션 활용이 쉬워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3.5. 연구 현황에 대한 정리
BIM이 건물 설계프로세스에 활발히 도입되고 에너지 성능 평가의 중요성이 고조되었지만 김덕우(2012)가 분석하였듯이 설계도구로써의 시뮬레이션은 그 가치에 비해 잘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 관련 연구도 근본적인 관점에서 시뮬레이션의 활용도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김덕우(2012)는 제도와 발주, 보상체계 등의 설계조직 외부의 문제가 사용자의 시뮬레이션 활용 동기를 저하시킨다고 분석하였는데 [1], 역사적으로 신규 도구가 출현할 때마다 이러한 조직 외적인 문제와 기존 방법과 도구에 대한 관성이 신규 도구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종이 도면이 CAD 도면으로 바뀌었던 것처럼 신규 도구가 정규 프로세스에 결국 정착하게 되는 이유는 도구의 기능이 발전하여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고 기존 방식보다 더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신규 도구에 대한 사용자층이 넓어지면 제도와 체계는 신규 도구에 의한 변화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개정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 실제 Autodesk나 Trane의 경우 각각 중국과 미국 사용자의 에너지 성능 평가에 대한 요구사항을 수용하면서 해당국가에서 점유율이 상승하였다.
따라서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시뮬레이션의 기능성을 향상시키면 자연히 사용자들은 시뮬레이션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먼저 시뮬레이션의 구체적인 기능과 사용법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사항이 우선 조사되어야 하며, 사용자 계층과 그룹에 따라 요구사항이 상충할 수 있는 부분도 분석되어야 한다. 또한 기존의 연구가 비교적 건축설계자 및 발주처의 관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건물 에너지성능에 대한 직접적인 의사결정권자인 기계 설비 설계자 및 에너지 컨설턴트의 기술적 요구사항과 관점도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뮬레이션이 실제 설계 프로세스에서 잘 도입되고 있는 “베스트 프랙티스”를 벤치마킹 하여 시뮬레이션 사용 프로토콜의 개선점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4. 국내 설계프로세스에서 건물 에너지 시뮬레이션의 활용에 관한 설문조사
4.1. 설문조사
본 설문은 국내의 대형 건축설계 사무소 3곳, 기계설비 설계 사무소 4곳, 건설사 1곳, 친환경 컨설팅 사무소 2곳에서 설계 업무를 직접 수행하고 있으며 BIM과 시뮬레이션으로 건물 에너지 성능 해석 경험이 있는 경력 4년차 이상의 20여명의 실무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다양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서술형 질문 형식을 채택하였으며, 필요에 따라 인터뷰와 테스트도 실시하였다.
- 1) 시뮬레이션 활용 현황 수집과 문제 제기
① (인증업무가 아닌) 설계업무에 사용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② 부하 계산, 용량 산정 또는 진행 설계안의 성능 평가 등 특정 설계업무에서 시뮬레이션 활용도
③ 설계업무 수행 시 시뮬레이션의 유용성 - 2) 시뮬레이션의 기능 개선에 대한 요구사항 수집
① 실무에서 시뮬레이션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요인
② 시뮬레이션에 대한 신뢰가 낮은 요인
③ 시뮬레이션 기능 개선에 대한 요구사항
④ BIM 기반 시뮬레이션의 활용도 - 3) 시뮬레이션의 주 사용자층에 대한 의견 수집
① 건축 및 기계설비 설계자의 의견
② 컨설던트의 의견 - 4) 에너지 절약형 건물 통합 설계 프로세스에 대한 의견 수집
① 통합 설계 프로세스의 정의
② 통합 설계 프로세스 구현을 위해 필요한 점과 어려운 점
③ 통합 설계 프로세스에서 각 전문가의 역할과 협업 모델
④ 통합 설계 프로세스 지원을 위한 시뮬레이션 기능 개선 - 5) 한국에너지공단의 ECO2에 관한 사용성 평가
① ECO2 용도에 관한 의견
② ECO2의 장단점에 관한 의견
③ 사용자 테스트
4.2. 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설계를 위해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국내 실무자들은 주로 Trace 700, eQUEST, DesignBuilder, Green Building Studio (GBS), OpenStudio, IES-VE를 사용한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기계 설비 설계 자 중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부하계산, 기계 설비의 용량을 산정하고 대안을 제시한 적이 있는 경험이 있는 실무자는 아주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로 친환경 및 건물 에너지 컨설턴트들이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기 위하여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였다.
4.3. 시뮬레이션의 유용성과 실무에서 활용이 떨어지는 이유
다수의 응답자는 다음과 같은 설계 단계에서의 시뮬레이션 사용에 관한 장점에 동의하였다.
- 1) 시뮬레이션은 여러 설계 대안들을 검토하고 선택된 안들을 동일한 환경과 가정 하에 상대적으로 평가를 가능하게 함으로 설계 의사 결정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 2) 패시브 요소를 통한 냉난방 부하의 절감과 액티브 요소를 이용한 에너지 소요량의 절감을 각각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시너지 효과 또한 확인 가능하다.
- 3)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설계 안을 실제 상황과 유사한 조건에서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확산되지 못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 1) 기술 제안처럼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기로 한 발주에 한하여 시뮬레이션을 실시할 뿐이지 일반 설계 시 시뮬레이션을 사용하기에는 설계비가 너무 적으며 발주처에서도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에너지 성능 분석을 단지 “서비스” 업무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 2)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기 위한 필요한 건물 에너지 정보는 보통 실시 설계 단계의 도서에서 찾을 수 있으므로 컨설턴트가 이 정보를 사용하여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후 설계 대안을 제시하더라도 이미 기전설비 설계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더 이상 반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장비와 사양 선정의 타이밍 불일치뿐만 아니라 컨설던트가 시뮬레이션으로 최적화된 설비의 용량을 제시하더라도 기전 설비 도서의 최종 책임자가 아니기 때문에 기전 설비 설계자가 대안을 채택하지 않으면 장비 용량과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 3) 건축 및 기전 설비 설계 시 작성된 BIM의 모델링 상세수준과 시뮬레이션에서 요구하는 에너지 모델링 상세수준과 일치하지 않아 BIM이 바로 에너지 모델로 변환되기는 어려우며, 에너지 모델의 상세 수준이 시뮬레이션이 수행되는 시점에 보통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정에 의존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정확한 입력 정보로 인한 리스크 때문에 기전설비 설계의 경험 많은 모델러가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데 고급 기술자를 고용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라는 경제성 문제가 있다.
특히 기계 설비 설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 신뢰가 낮은 이유에 대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피력하였다.
- 1) 경우에 따라서는 장비 용량이나 효율보다 에너지 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자동제어가 실제 건물에서는 시뮬레이션에서 설정된 값대로 운전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 2) 시뮬레이션에서 사용되는 많은 (설비 설정이나 계통에 대한) 가정들이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한국 실정에 안 맞는 경우가 많아 결국 결과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 3) 시뮬레이션이 제시한 에너지 절약 방안이 실제로 구현되어 검증된 사례가 별로 없어 시뮬레이션 결과를 설비설계에 그대로 반영하기에는 리스크가 있으며 그에 따른 책임 소재의 문제가 있다.
4.4. 시뮬레이션의 기능 중 가장 개선되어야 할 점
- 1) 국내 상황과 현실에 적합한 스케쥴, 장비 성능 곡선, 제어값 등 한국형 시뮬레이션 라이브러리가 필요하다.
- 2) 설계 단계에서 작성된 BIM이 건물 에너지 모델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정보의 간략화가 필수적인데 객관적인 간략화 기준과 정형화된 모델 변환 방법이 필요하다.
- 3) Revit에서 작성된 BIM을 에너지 모델로 변환 시 모델러가 수작업으로 변환하여야 할 부분이 많으므로 보다 스마트한 모델 변환이 필요하다.
- 4) Revit에서 작성된 건축 도서에 표현된 건물 외피의 디테일이 에너지 모델로 변환되지 않는다. 즉 변환과정 중 정보의 손실이 발생한다. 에너지 모델이 아니더라도 gbXML에는 제대로 표현되어야 한다.
- 5) 비정형 모델링 기능을 강화하여 보다 복잡한 형상정보도 정보의 손실 없이 에너지 모델로 전환되어야 한다.
4.5. BIM을 이용한 시뮬레이션과 전용 프로그램의 장단점
- 1) 대부분의 응답자가 BIM이 건물 형상정보 모델링이 용이하게 함으로 시뮬레이션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점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BIM 저작 도구에서 자동적으로 제공하는 에너지 시뮬레이션에 대해서는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 2) 전용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모델러가 원하는 방식대로 모델링을 할 수 있고 튜닝도 가능하여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지만 모델링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나 정확한 분석과 성능 평가를 위해서는 반드시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하였다.
4.6. 시뮬레이션 수행자: 컨설던트 vs. 설계자
- 1) 컨설턴트는 다양한 경험과 상황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합리적인 입력변수를 결정하고 모델링 시간을 절감할 수 있으며 전문적인 성능분석을 제공할 수 있다. 설계자와 의사소통이 원활하면 각자 영역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업무 효율을 증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설계 의사 결정을 내리는 설계자의 에너지 성능에 관한 관심과 경험을 분산시킬 수 있어 에너지 성능 구현이 설계에 직관적으로 반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특히 기계 설비 설계자의 경우 컨설던트가 수행한 시뮬레이션에 검수 차원의 별도 검증이 필요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중복투자 될 수 있고 설계 안에 반영되는 피드백이 느려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피력되었다.
- 2) 설계자는 신뢰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가정과 입력변수를 도출할 수 있으므로 시뮬레이션 수행에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설계 단계의 의사 결정권자이므로 검토 및 피드백이 빠르고 대안 결정도 용이하므로 최적화된 장비 선정으로 초기 투자를 줄 일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크다. 설계자가 시뮬레이션에 대한 충분한 지식만 갖추고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 절약형 건물 통합 설계 프로세스가 실현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설계자가 에너지 성능 분석에 관한 다양한 경험과 충분한 지식을 가지기가 쉽지 않으며 시뮬레이션까지 담당해야 하는 업무 과중의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냉난방 부하를 절감시키는 패시브 요소는 건축 설계자가 제안할 수 있는 있지만 시뮬레이션을 직접 수행하여 검증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 3) 이러한 장단점에도 불구하고 모든 실무자가 동의한 점은 시뮬레이션을 누가 실시하던지 간에 프로젝트 기간, 자원, 예산의 특성에 따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 실무자가 담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4.7. 에너지 절약형 건물 통합 설계 프로세스의 구현방법
- 1) 다수의 응답자가 에너지 절약 전략을 프로젝트 초기에 수립하고 관련 의사 결정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수록 건물의 에너지 성능이 향상된다는 것에 동의하였다. IDP (Integrated Design Process)는 모든 분야의 통합관리를 전제로 하는데 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구현 역시 같은 수준의 통합을 요구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IDP를 도입하면 건축, 기계/전기, 토목, 조경, 친환경 컨설팅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이 현행보다 더 이른 설계단계에서부터 이루어 질 것이므로,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고 각 분야 설계자의 업무 범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 2) 현행 설계 프로세스에서는 단위 면적당 장비의 용량을 선정하는 관행이 있어 초기 설계 단계에서 패시브 요소나 하이브리드 설비를 도입하여 에너지 요구량을 절감하여도 이 절감분이 장비 용량 산정에 반영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과 설계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 상승 문제가 있고 TAB나 자동제어에서 부분부하를 고려한 설정을 유지하는데 실패할 경우 운영단계에서 에너지 비용이 크게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결국 최적 설계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며, 최적 설계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친환경 건축물 구현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여 단계별 에너지 절약 방안과 기술을 설계에 반영하는 통합 설계 프로세스를 운영함으로써 달성 가능하다는데 다수의 응답자가 동의하였다. 특히 시뮬레이션은 각 단계에서 적용 가능한 에너지 절약 기술의 에너지 절감 량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여 적용된 기술의 성능과 경제성이 설계 대상 건물에 적합한지, 에너지 성능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근거를 전문가들에게 제공하는 “의사 결정 지원 도구”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주로 실시설계도서의 에너지 정보가 시뮬레이션의 입력변수로 사용되므로 시뮬레이션이 “거의 확정된 설계 안에 대한 에너지 성능 평가 및 인증 도구”로 주로 이용되고 있어 시뮬레이션의 이점을 100% 활용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으로 초기 설계단계에서부터 시뮬레이션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구현하는데 일조를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 3) 그러나 국내 상황에서는 통합 설계 프로세스의 도입이 다소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이유는 건축에서 전체 설계를 총괄하고 기계/전기 설비 설계는 하청을 주는 발주 구조이기 때문에 동등한 관계에서 협업이 쉽지 않아 기계 전기 분야가 요청하는 에너지 절약 요구사항이 관철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4.8. 에너지 절약형 건물 통합 설계 프로세스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 간의 협업
- 1) 현행과 비교하여 초기 설계단계에서 더 빈번히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므로 보다 많은 정보가 공유되어야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는 타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지식이 더 습득해야 할 것이다. 특히 건축설계자는 보다 심도 있는 기계 및 전기 설비에 관한 지식이 필요할 것이며, 엔지니어는 에너지 요구량을 절감할 수 있는 패시브 요소의 영향을 장비 용량 산정 시 더 적극적으로 감안해야 하며, TAB와 자동제어가 적용되어 설계 조건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장비의 실제 운영 조건에 대한 더 심도 있는 지식도 갖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건물 에너지 핵심 분야인 건축, 기계, 전기, 자동제어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코디네이터가 초기 설계 단계부터 투입되어 전문가간의 의견을 조율하여 협업의 효율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 2) 설계 단계별로 제시된 목표에 따라 분야별로 무리한 결과물을 요구하지 않고, 적정한 업무 범위 및 항목, 상세 수준, 항목별 인과 관계를 사전에 지정하여 상호 공유하고 그에 따른 교차 항목에 대한 집중 관리하여 단계별 수준에 맞는 산출물을 생산해야 한다는 프로젝트 관리 측면에서의 의견도 있었다.
- 3) 현재 BIM을 이용하는 설계는 일부 발주에 그치지만 결국 BIM과 시뮬레이션의 사용 확대가 전문가들 간의 협업을 증대시킬 것이며 에너지 절약형 건물 통합 설계를 지원하는 주요 도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피력되었다. 현행 의사소통과 정보 교환의 매체가 2D 도면과 텍스트인데 반해 BIM과 시뮬레이션은 교환 매체가 데이터 모델이기 때문에, 정보 수령자는 정보 제공자가 명시적으로 표기한 1차 정보뿐만 아니라 분석과 추론을 통한 2차 정보도 획득 가능하다. 따라서 정보 제공인의 설계 의도나 오류 등이 명확히 파악되어 의사소통의 효율이 향상된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시뮬레이션도 BIM의 정보공유 형식처럼 동일한 기저 모델을 사용한다 할지라도 건축, 기계설비, 조명 등 전문영역에 따라 다른 View를 제공해야 하고 설계 단계에 따라서도 다른 View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4.9. 통합 설계 프로세스를 지원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의 기능에 대한 요구사항
- 1) BIM 저작도구에서 형상정보가 작성되면 적어도 형상정보와 관련된 에너지 속성 (공조 존, 외피 구성, 기밀성 등)은 정보의 손실 없이 에너지 모델로 변환되어야 하며, 동일한 기저 모델을 이용할지라도 eQuest의 Wizard Mode와 Detailed Mode처럼 설계단계에 따라 모델링의 해상도가 달라져야 한다
- 2) 스케치 형식의 모델링과 실시간 에너지 성능 평가를 지원하여 회의 중에도 바로 사용가능 하면 초기 설계 단계에서의 협업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 3) 분석결과를 표와 그래프로 제공하여 보고서 작성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하고 시뮬레이션 비전문가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통계와 결부시키거나 인덱스를 활용하여 시뮬레이션 결과의 에너지 성능 관점에서의 의미(Significance)를 제공해야 한다.
- 4) 효과적인 에너지 성능 분석을 위해서는 초기 설계단계에서부터 건축, 기계, 전기, 구조, 토목, 조경 별 에너지 관련 정보를 공유하여야 하나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정보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경험 많은 컨설턴트의 경우 자신의 경험에 근거하여 입력변수를 설정하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설계단계별 각 분야에서 공유하여야 하는 에너지 속성과 상세 기준을 정하고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이 에너지 성능 평가에 큰 도움이 된다.
4.10. ECO2에 대한 설계 전문가들의 평가
국내에서는 ‘시뮬레이션=ECO2’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어 ECO2에 대한 설계 전문가들의 의견도 조사하였다.
- 1) ECO2를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 평가용으로 사용하지만 설계 의사 결정에는 적절하지 않다는데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동의하였다. 그 이유로는 향이나 배치, 세장비 등 건축물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패시브 ECM을 적용할 수 없고 적용하지 못 하는 신규 설비 시스템이 많으며, 에너지 요구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연동 없이 계산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결과값을 검토할 수 있는 보조자료가 없는 등 투명성과 신뢰도가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 2) 저자의 하우스테스트에 의하면 4-5년 경력의 기계 설비 설계자들이라 하더라도 건축 및 기계 도면을 해석하는 방법과 입력 방식의 차이에 따라 ECO2 결과값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 ECO2도 “주관적인 모델링”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
5. 에너지 절약형 건물 통합 설계 프로세스의 벤치마킹
Stantec1)은 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설계에서 BIM과 시뮬레이션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 단계에 따라 확정되는 건물 에너지 성능 변수의 종류, 불확실성의 정도, 정보 제공자와 공유자 등을 명시한 건물 에너지 정보 공유 워크플로우(Work flow)[7]를 개발하여 여러 사례를 통해 건축설계자와 엔지니어 사이의 의사소통을 향상시키고 협업의 효율을 증진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Stantec의 워크 플로우가 업계의 표준 설계 프로세스는 아니며 각 프로젝트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워크 플로우가 변형될 수 도 있지만, 실제 프로젝트에서 검증되었다는 측면에서 벤치마킹의 가치가 있으므로 국내의 일반적인 설계 프로세스와 비교하여 에너지 성능 관련 설계 정보 흐름의 차이점을 분석하였다.
5.1. Information Sharing Workflow by Stantec
그림 1은 Stantec이 개발한 Information Sharing Workflow (ISW)의 개념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ISW는 설계단계와 하위 세부 설계업무에서 결정되어야 할 에너지 성능 설계 변수의 종류와 불확실성의 정도, 건축설계자와 엔지니어 중 정보 제공자를 명시하고, 각 설계단계에서 수집된 설계 변수의 값을 사용하여 진행되는 설계안의 에너지 성능을 시뮬레이션으로 평가한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프로젝트가 기획될 당시의 성능 목표를 만족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 역할을 한다.
표1은 주개발자와의 인터뷰를 기초로 ISW의 설계 단계별 결정되는 에너지 성능 설계 변수를 정리한 것으로 ISW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1) 에너지 성능 설계변수가 처음 언급되는 설계단계와 해당 변수의 값이 확정되는 설계단계를 규명하고, 각 설계단계에서 결정되는 변수의 정보량을 백분율을 사용하여 Confidence level로 표기하였다. 예를 들어 Pre-Design 단계에서는 설계변수의 하나인 연간기후(표 1의 8760 days)의 Confidence level은 90% 정도이고 계속 동일한 정보량이 유지되다가 설계 대상 건물의 시공이 완료된 시점에서야 100%로 결정된다. 그러나 각 설계변수의 모든 속성을 (예를 들어 연간기후의 온도, 습도, 일사량 등) 제시하여 속성 값의 완성도에 따라 Confidence level의 조건을 정량적으로 정의한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팀 자체적으로 정성적으로 Confidence level의 조건을 정의하였다.
- 2) 에너지 성능 설계 변수의 값을 건축설계자와 엔지니어 중 누가 먼저 제시를 해야 하는지, 두 전문가가 협의를 통해 속성을 고정시켜야 하는지, 각자 발전을 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각 설계단계의 마지막 과정에서 수행되는 에너지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고정되어야 하는지를 명시하였다.
- 3) 건물 에너지 성능 변수와 정보량의 변화가 ISW에서 명시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모호했던 설계 변수의 경계조건과 정보 제공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확해 졌으며, 그 결과 각 설계 단계의 결과물의 성능 검증을 수행하는 시뮬레이션의 입력값을 획득하고 합리적인 가정을 설정하기가 매우 용이해졌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매니저는 실시 설계가 끝난 후에 설계 대상 건물이 에너지 성능 목표를 만족했는지에 대한 "사후검증" 대신, 설계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성능 목표의 달성 가능성에 관한 정량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어 문제 상황 발생 시보다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5.2. 일반적인 국내 설계 프로세스에서 단계별로 결정되는 건물 에너지 성능 변수
표 2는 설문조사에 응했던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Stantec의 ISW와의 비교 분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유사한 포맷으로 작성되었다.
- 1) 건축설계자는 기획설계 단계에서 주변 환경을 분석하고 건물의 매스, 구조체, 외피 등의 형상정보를 발전시켜 기본설계 단계에서 대부분의 형상정보 관련 설계변수를 고정한다. 건물 구조체와 외피의 단열 등 에너지 민감도가 큰 성능관련 설계변수는 계획설계와 기본설계 단계에서는 결정되지만, 실시설계 단계에서는 마감재나 디테일 등 비교적 민감도가 작은 설계변수들이 결정된다.
- 2) 기계, 전기, 통신 설비의 엔지니어는 기본설계 단계에서 주요설비의 위치 및 종류, 덕트/배관/케이블/가대 위치 등의 형상 및 위치정보와 단위 면적당 주요설비의 대략 용량을 결정하기 시작하여 주요 설비의 용량과 효율 등 대부분의 에너지 민감도가 큰 성능관련 설계변수의 속성을 실시설계 단계에서 발전시킨다. 시공 및 준공 단계에서도 배관, 덕트를 중심으로 설비 및 제어 변수의 일부 속성들이 고정이 되지 않고 계속 발전되다가 TAB와 더불어 속성이 고정되는 경우도 많다.
6. 시뮬레이션 사용성 개선에 대한 논의
6.1. 시뮬레이션의 기능적 요구사항
국내 에너지 절약형 건물 설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의 활용에 관한 실태와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종합한 대표적인 진입장벽은 다음과 같다.
- 1) 낮은 경제성: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설계를 진행한 사례나 프로세스가 일반적이지 않아 설계 사무소에서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모되지만 이에 대한 고려나 보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활용 동기가 부족하다.
- 2) 시뮬레이션 분석과 실제 설계 의사 결정과의 타이밍 불일치: 시뮬레이션이 건물 에너지 성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연중 변화하는 에너지 요구량에 최적화된 설비 용량과 계통에 대한 설계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이 설비의 용량 선정보다 일반적으로 늦게 수행되는 등 타이밍이 불일치한 경우가 많고, 특히 기계 설비 의사 결정권자가 시뮬레이션 분석결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용량산정 방법에 따라 관행적으로 장비 용량을 선정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건축과 기계/전기 설비의 설계자가 동등하게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설계 발주체계로 인해 사실상 협업이 쉽지 않아 건물과 설비간의 시스템 통합을 통해 건물 전체의 에너지 효율 향상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하는 것이 아직은 어렵다.
- 3) 사용성 부족: 사용자층이 일반 설계자 레벨로 확대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기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는 시뮬레이션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 설계자가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복잡하고, 모델링의 필수 기능이 여러 프로그램들에 걸쳐 산재해 있어 호환성의 부담과 정보 손실의 문제점이 있다.
- 4) 신뢰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입력 변수의 부재: 설계 전문가들이 신뢰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들은 있지만 국내 실정에 맞는 시뮬레이션 입력 변수 수집과 가공이 힘들다. 입력변수 수집이 어려우면 시뮬레이션의 기본 설정 값(Default)을 사용해야 하는데 기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기본 설정 값이 국내 상황에 적합한지 검증이 필요하다.
진입장벽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1]의 설문조사와 유사하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뮬레이션 사용성에 대한 불만족을 논하는 이유는 사용자의 요구사항과 시뮬레이션에 구현된 기능의 차이(Gap)가 지금까지 해소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행 시뮬레이션 플랫폼(Platform)으로는 이러한 Gap의 해소가 어려울 것이라 본다. 현행 시뮬레이션 플랫폼은 연구용 수치해석 커널(Kernel)에서 출발하였으며 아직까지도 주사용자 계층이 연구자이기 때문에 쉘(Shell)과 플랫폼 또한 커널의 기능을 1차적으로 투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비유하자면 시뮬레이션 플랫폼은 DOS 수준이지만 사용자는 App 수준의 사용성을 갈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플랫폼의 혁신을 누가 주도해야 하냐에 대한 논의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사용자를 확산시켜야 하는 BIM 저작도구 개발업체에서 플랫폼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나 연구개발 비용이 막대하고 그러한 투자를 상쇠 시킬 수 있을 만큼 현재 사용자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BIM 저작도구 개발업체에서도 시뮬레이션 사용자가 늘어나길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논의를 차치하고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수렴하여 시뮬레이션의 도구적 기능강화를 통해 일단 사용자층을 더 확대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저자가 미국에서 수행했던 유사 설문과 인터뷰의 결과를 반영하여 신규 시뮬레이션 플랫폼의 기능에 대한 기술적인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1) BIM 기반의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확대의 첫 번째 분기점은 형상정보 모델링 기능이다. 기존의 BIM 저작도구들이 비교적 형상정보 모델링 기능을 잘 지원하고 있어, 자체 형상 모델링 GUI를 구현한 Third party 툴보다는 기존의 BIM 저작도구에 Plug-in이나 부가서비스 형식의 시뮬레이션이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더 부합한다.
- 2) 컨텍스트 기반의 ECM 모델링과 평가: 사용자들이 시뮬레이션이 어렵다고 느끼는 근본적인 이유는 프로그램의 모든 기능을 나열식으로 표현한 인터페이스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뮬레이션은 창호 열관류율을 입력해야 할 것을 요구하지만 사용자는 창호의 종류나 제조업체 정도의 지식 정도밖에 갖추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 단순히 시뮬레이션의 제품 라인업 라이브러리의 보강보다는, 사용자가 왜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ECM에 대한 성능 검증과 타당성 분석이 용이해야 한다. 즉 ECM의 성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모델의 파라미터를 변화시켜서 성능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ECM이 적용되는 컨텍스트를 시뮬레이션에서 구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고성능 창호 ECM을 분석하고자 한다면 향에 따라 다른 종류의 창호 라인업이 사용자에게 패키지형 옵션으로 주어져야 할 것이다.
- 3) 사용자층 (Persona)에 따른 자유도: 조직에 신기술이 유입되면 먼저 Gate keeper에 해당하는 숙련도가 높은 엔지니어가 신기술의 유용성을 검증한다. 기술이 확산된 다음에도 Use case나 가이드라인의 개발은 Gate keeper 사용자가 담당하고 Follower 사용자는 거의 정해진 방식에 따라 기술을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Gate keeper 사용자층은 어렵고 복잡하더라도 투명성을 원하고 Follower 사용자층은 간편한 사용을 원하므로, 동일조직 내 다소 상충할 수 있는 두 사용자층의 요구사항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 4) 휴리스틱 (Heuristic) 분석 기능을 강화하여 설계 의사결정 지원: 먼저 사용자가 ECM을 지정하면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현재 시뮬레이션의 기능이라면, 시뮬레이션이 먼저 사용자의 시추에이션에 맞는 ECM을 제시하거나 적어도 사용자가 어떤 방향으로 ECM을 선택해야 할지를 제안하는 분석 기능이 필요하다. 이런 기능은 일종의 전문가 시스템이지만 최적화 알고리즘같이 최종 솔루션만 제시하는 완전 자동화 방식보다는, 설계자가 상황에 맞게 부분적인 분석을 의뢰하고 설계 방향에 대한 지원을 얻을 수 있는 휴리스틱 방식이 문제 영역(Problem space)이 유동적이고 주로 시행착오와 피드백으로 솔루션을 구하는 건물 설계프로세스에 더 적합하다.
- 5) 지식 저장소 역할을 하는 건물 에너지 정보 모델: 현재 에너지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데이터 모델은 gbXML과 IFC이지만 두 모델 다 데이터 교환의 매개체로의 비중이 크다. 따라서 프로그램 간의 호환 시 정보의 손실이나 변형 문제가 발생하면 사용자가 일일이 정제작업을 해야 한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실제 데이터는 데이터 모델에 저장하고 모델 변환이나 추론을 담당하는 모델링 지식은 메타 모델에 저장하는 방식의 다차원의 건물 에너지 정보 모델이 개발이 필요하다.
6.2. 통합 설계 프로세스와 시뮬레이션 사용 프로토콜에 대한 개선방향
Stantec의 ISW는 설계단계 별 시뮬레이션 모델링 기준 (LOD)을 정의하고, Workflow의 실제 운용을 위해 Actor와 Actor의 Role을 정의한 Use case를 제시하였다. 특히 이 Use case는 시뮬레이션 LOD에서 정의된 설계변수를 누가, 언제,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대해서 실무적인 관점에서 통합 설계 프로세스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설계자간의 협업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잘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ISW를 벤치마킹 하여 국내 설계 프로세스를 비교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개선방향을 제안하였다.
- 1) 엔니지어의 조기참여: 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통합설계를 위해 국내 설계 프로세스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점은 기전설비 엔지니어가 초기 설계단계부터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ISW에 따르면 기획설계(Pre-design) 단계에서는 환기와 태양열 시스템 관련 설계 변수가 50%이상 결정되고, 계획설계(Schematic Design) 단계에서는 조명과 기계 설비의 설계 변수도 50% 이상 결정된다. 이 부분은 대부분의 기계 전기 설비 설계 변수가 실시설계 단계에서 논의가 시작되고 결정이 되는 국내 설계 프로세스와 상당한 대조를 보인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과 패시브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우 도입 및 운영 전략, 용량, 효율 등의 주요 성능 설계변수와 형상정보 설계변수들이 늦어도 계획설계 단계에서는 결정되는 것이 시스템 통합에 더 용이할 것으로 사료된다.
- 2) 진행 설계 안의 중간 성능 평가 프로세스의 정규화: 설문조사에서도 에너지 성능을 보장하는 최적 설계는 기획단계에서부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여 단계별 에너지 절약 방안과 기술을 설계에 반영하는 통합 설계 프로세스를 운영함으로써 달성이 가능하다는 의견으로 피력되었듯이 단계별 시뮬레이션으로 성능 목표를 중간점검하고 피드백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더불어 건축설계자와 엔지니어의 협업을 컨트롤하고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Actor로써 에너지 컨설턴트 같은 코디네이터 업무를 국내 설계 프로세스에 제도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옵션이다.
- 3) 신뢰도와 확률적 분석을 고려한 시뮬레이션 사용 프로토콜 개발: 설계 진행 안의 중간평가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초기 설계단계에서부터 각 설계단계마다 합리적인 시뮬레이션 입력 값을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엔지니어가 설계에 일찍 참여하더라도 (정해지면 분명히 알 수 있지만 의사결정 과정상 미처 정해지지 않아) 불확실한 설계변수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중요한 성능 설계변수 값이 사실상 확정되는 실시설계 단계 이전 단계에서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과연 신뢰할만한 가에는 질문에 대해서는 ISW도 명쾌한 답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설계 불확실성(Design Uncertainty)의 문제로 변동성 불확실성 (Aleatory Uncertainty)과 인식론적 불확실성 (Epistemic Uncertainty) 같은 시뮬레이션 모델의 불확실성(Model Uncertainty)과는 구분해야 하며, 실제 설계 불확실성은 굉장히 빈번히 발생하며 데미지도 상당하므로 리스크가 큰 편에 속한다.
설계 불확실성은 기존의 시뮬레이션 Use case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로 “시뮬레이션의 입력 정보는 확정적이지 않다”라는 명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즉 정보가 확정적이지 않아 예측도 정확하지 않으므로 시뮬레이션은 무용하다는 접근 대신, 정보량의 정도에 따라 시뮬레이션 결과의 신뢰도가(Confidence Level) 달라지며 신뢰도가 어느 정도 이상이면 시뮬레이션 결과값을 신뢰할만한 하다라고 받아들이는 확률적 분석 방법(Stochastic Analysis)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7. 결론
시뮬레이션은 설계자가 설계방향을 설정하고 다양한 ECM을 통한 창의적인 에너지 절약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주는 설계 지원도구이다. 또한 설계자가 대상 건물과 기계 전기 설비의 에너지 특성에 관한 종합적인 지식을 습득하는데 도움을 주어 설계자의 전문지식을 축적하는 데에도 요긴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시뮬레이션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설계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이유와 개선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설문과 인터뷰를 통하여 실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BIM과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통합 설계 프로세스를 개발하여 설계자간의 협업 효율을 증진시켰다는 Stantec의 프로세스와 국내 일반 설계 프로세스를 비교 및 분석하였다. 그 결과 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설계에 관여하는 실무자들의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의 기능 개선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시뮬레이션사용 프로토콜과 통합설계 프로세스의 개선방향을 제시하였다.
시뮬레이션 같은 신규기술이 기존 프로세스에 잘 도입되지 못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오랜 기간 동안 동일 업무를 반복 작업 해 온 설계조직의 고착화와 업무의 관성 때문이다. 특히 신규기술의 경제성이 현저하게 뛰어나지 않고 조직이 영세할 때 신규기술의 도입은 더욱 어려운데 다수의 국내 건축 및 기계전기 설비 설계 조직의 경우가 그러한 편이다. 그러나 수직적 설계 발주 체계와 저가의 설계비 때문에 시뮬레이션 도입이 불가능하다고 간주하고 조직 체계의 변화를 기다리기에는 시뮬레이션의 사용성과 사용 프로토콜의 개선으로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시뮬레이션의 기능에 대한 요구사항의 핵심 키워드는 사용성의 향상, 모델링 지식의 정량화, 분석의 다각화이며 이에 관련한 연구 개발 방안은 기존 시뮬레이션 틀을 벗어난 신규 플랫폼과 전문지식을 정량화 및 정규화 하는 신규 알고리즘의 개발로 귀결된다.
8. 알림
이 연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내연구비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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