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AE Journal
[ Article ]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The Korea Institute of Ecological Architecture and Environment - Vol. 25, No. 1, pp.75-87
ISSN: 2288-968X (Print) 2288-969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8 Feb 2025
Received 04 Feb 2025 Revised 13 Feb 2025 Accepted 19 Feb 2025
DOI: https://doi.org/10.12813/kieae.2025.25.1.075

안도 다다오의 명화의 정원 건축계획 특성 및 미술 작품과 건축공간의 관계성 연구

권경남*
The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the Garden of Fine Art Designed by Tadao Ando and Relationship between Art Works and Architectural Space
Gyoung-Nam Kwon*
*Professor, Dept. of Architecture, The Univ. of Suwon, South Korea gnkwon@suwon.ac.kr


ⓒ 2025. KIEAE all rights reserved.

Abstract

Purpose:

The Garden of Fine Art designed by Tadao Ando is located in Kyoto, Japan. It is an outdoor museum, appreciating fine arts in the nature with surrounding trees, water, wind, and sound. It provides a unique experience of enjoying masterpieces while walking through a living garden and feeling five senses. This study contains an interpretation of the correlation between the architectural space composition and arts for the exhibition.

Method:

First of all, the theoretical understanding of critical regionalism is preceded to analyze this museum from the perspective of critical regionalism. The museum is directly explored, investigated, and studied based on practical experiences of space. By researching drawings of floor plans and sections, related previous studies, and book materials, the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this building are analyzed and represented in diagrams according to categories.

Result:

The Garden of Fine Art reinterprets Japan’s unique traditional garden culture to create a space for art exhibition and resting garden in the city. First, art works are appreciated on the different floor levels along with the path of museum and it provides diverse feeling and fresh stimulation. Second, the impression of the art works is strengthened in the outdoor exhibition garden with nature. Water in this museum does not stagnate but flows downwards, guiding the movement of visitors. The openings of walls and structure without ceiling capture the surrounding trees and natural light. Third, walls has not only the structural role, but also the effect of focusing on art works like a picture frame.

Keywords:

Tadao Ando, The Garden of Fine Art, Critical Regionalism, Relationship between Art Works and Space, Harmony between Architecture and Nature

키워드:

안도 다다오, 명화의 정원, 비판적 지역주의, 미술작품과 건축공간의 관계, 건축과 자연의 조화

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안도 다다오의 미술관 중 일본 교토, 사쿄구에 위치한 명화의 정원은 유명한 명화 작품들 8점의 도판화를 야외 공간에서 감상하도록 설계되었다. 미술관의 이름 그대로, 지붕이 없는 하늘로 열린 공간에서 물과 주변의 나무 등 자연적인 요소, 바람과 소리도 그대로 느끼는 오감이 살아있는 정원을 거닐며 명화를 감상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명화의 정원은 1994년 교토의 현재 부지로 이전되기 전, 1990년 아시아 최초의 국제 원예박람회인 오사카 녹색박람회에서 계획된 전시관이었다. 이는 원예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선보이기 위한 것으로, 연면적 212.2m2의 전시관이다[1].

현상학적 건축을 추구하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이 외부공간 미술관인 명화의 정원에서는 어떻게 새로운 건축적 경험을 부여하는지 연구하고 배워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즉, 그는 명화의 정원에서 주변의 나무, 바람, 빛, 물, 소리 등의 자연적 요소를 적극 도입하여 회유식 정원을 구성하였다. 전시된 그림을 본다는 방식보다 공간과 일체된 그림들을 체험하게 하고, 정신적 안정과 명상으로 안내하는 정원인 것이다[1].

명화의 정원의 건축적 특징을 통해, 안도 다다오의 입체적 공간 설계의 특징, 자연을 건축공간으로 끌어들이는 전략, 미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특화된 건축 전시공간을 창출하는 건축 언어 등 안도 다다오의 건축의 특성을 이해하는 대표작품으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향후 참신하고 새로운 미술관 설계에 중요한 토대가 되는 연구자료가 될 것을 목적으로 한다.

1.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안도 다다오의 여러 건축 특징들 중, 비판적 지역주의의 관점으로 명화의 정원을 분석하려고 한다. 따라서 비판적 지역주의가 무엇인지 먼저 이론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선행된다. 명화의 정원을 직접 답사하여 조사하고 공간의 실질적 체험을 바탕으로 연구한다. 도면 자료, 관련 선행 연구와 전문 서적 자료를 분석하여, 각 공간 분석한 특성을 도식화하여 정리한다.

연구의 범위는 배치 계획, 평면 계획과 동선, 단면 계획, 입체적 공간 구획 및 구성, 자연적 요소의 도입 전략, 미술작품과 건축 공간의 관계성 측면에서 연구 분석하였다. 따라서 야외 공간에서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건축물로서 기존의 미술관과 어떤 차별화된 특성과 전략이 있는지 연구하고자 한다.


2. 비판적 지역주의에 대한 이해

2.1. 비판적 지역주의의 의미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과 특색 중 하나인 ‘비판적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그는 모더니즘 건축과 일본 전통건축 양식의 적절한 조화와 변형을 가져와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였다.

안도가 건축에 입문했을 당시 건축계는 모더니즘과 국제양식에 대한 실증과 회의를 드러내었고, 그 결과 포스트 모더니즘, 지역주의, 그리고 지역주의와는 비슷하면서도 방향성을 달리하는 비판적 지역주의 등이 나타나게 되었다. 특히 케네스 프램턴이 사용한 ‘비판적 지역주의’는 안도 다다오의 명화의 정원을 설명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비판적 지역주의’는 모더니즘의 순수한 초기 이상 즉, ‘이성적인 판단으로 사물의 본질을 수용하고 파악함’을 배경으로 형성된 지역주의이다. 단, 무조건적인 수용을 바탕으로 한 이성이 아닌 ‘비판적인 이성’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그 ‘비판’의 대상은 보수적인 지역주의뿐만 아니라, 자본과 결탁하며 변질되어버린 후기 모더니즘이다. 이러한 내용을 풀이해보면 토착 문화와 보편적인 문화 사이의 충돌이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외래의 문화를 적절히 받아들이며 지방 고유의 정체성을 발전시키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철학이다. 즉, 비판적 지역주의는 비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모더니즘과 지역주의를 적절히 병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2. 비판적 지역주의의 적용

케네스 프램턴에 따르면 비판적 지역주의는 지역적인 정체성으로 모더니즘의 흐름을 해체하지만, 동시에 외부의 것을 지역적인 것과 결합시키고자 한다고 보았다. 비판적 지역주의의가 외부와의 단절이 아닌, 외부의 것을 수용하는데 의의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기에 그는 비판적 지역주의를 ‘자유의 지역주의’라고 불렀고, 비판적 지역주의를 풀어나가기 위해 3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우선, ‘장소 만들기’이다. 케네스 프램턴은 지역적인 특색을 고려하지 않은 도시 계획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무분별하게 보편적인 기준으로 계획된 도시를 보고 그는 장소를 잃어버렸다고 표현한다. 장소란 단순히 물리적인 개념으로만 단정지을 수 없으며, 가치를 창조하고, 체험을 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곳이다. 그러므로 모더니즘의 무분별하고 추상적인 공간 구성에 대항하는 질적으로 우수한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자연적인 요소들과 텍토닉(tectonic)적인 요소들의 조화이다. 자연적인 요소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기후, 지형, 빛, 도시적 맥락 등을 일컫는다. 반면 텍토닉적인 요소는 자연적인 것과는 반대되는 성격으로, 기둥 등의 구조체와 같이 건물의 구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구조물 자체가 단순 구조물이 아닌, 조형적으로도 예술성을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촉각적인 것(tactile)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즉, 우리가 행하는 건축적인 활동, 체험하는 모든 활동에 더불어 재료, 소리, 촉각과 같은 감각적인 영역에도 건축의 의미가 녹아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2].

이러한 3가지 방법을 통해 안도 다다오의 건축의 특성을 살펴보면, 명화의 정원을 비판적 지역주의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지역적 특색을 고려한 장소 만들기

안도 다다오는 지역적 특색을 담은 장소성을 특화하기 위해, 대지 그 자체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낸다.

첫째, 건축물과 자연을 포함한 주변 환경과의 조화로 장소성을 부각하였다. 이는 일본 전통적인 건축 문화와 자연관을 녹여 내고자 한 것으로, 그의 일본 전통에 근거하는 친자연적인 성향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도시와 건축과의 관계로서, 대지가 인접한 도시 내 길의 축, 주변의 강 등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대지와 건축 내로 적극 유입 및 연장한다. 그리고 그 지역의 사람들의 고유 문화와 환경을 고려한다[3].

2-1) 자연적인 요소들과 텍토닉적인 요소들의 조화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서는 비판적 지역주의적인 특징인 건축물과 자연적인 요소들의 조화가 명백히 보여진다. 건축물에 자연 요소 그 자체를 숨겨진 건축 재료로 적극 사용한다. 빛, 물과 같은 자연의 요소를 적극 받아들여 자신만의 건축적 언어를 통해, 기하학적인 텍토닉적인 요소들 속에 자연적인 요소들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빛과 조경 등 자연적 요소의 높은 활용도는 콘크리트 건축의 삭막함을 완화시켜준다.

일본인의 자연관은 자연을 그대로 두기보다는 자신이 조율하고 그 속에서 자연의 조화를 이루고자 한다[4]. 일본 전통 건축에는 자연을 내부 혹은 외부적으로 한정해 두는 요소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서 이러한 특색은 차경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차경이란 일본의 조원술의 하나로 자신의 공간에 정원의 배후에 있는 자연요소나 장식, 건축물 등을 배경으로 끌어들여 시야를 확장한 정원의 한 예시이다[5].

안도 다다오는 벽이나 프레임 등을 통하여 차경의 개념을 주입한다. 이를 통해 기하학적인 요소를 통해 대지 환경과 같은 추상적인 것을 한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프레임 속에 무한한 자연을 빌려내어 실내에서도 외부 추상적인 것의 깊이감을 느끼게 한다. 바로 이러한 차경의 요소가 자연적인 것과 텍토닉적인 것의 조화의 예시이다.

그의 일본식 자연관은 차경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본인은 회유식 정원을 즐겨 사용하였다. 회유식 정원은 보행자의 이동에 따라 풍경을 경험하고자 하는데, 안도는 설계 과정 속에서 회유식 정원의 원칙을 활용해 동선을 길게 늘이거나, 인위적으로 변화를 주며 긴 건축적 산책로를 형성하고, 이를 신체 이동에 맞춰 다양한 요소를 경험하게 하는 등 다양한 장면을 형성하였다. 이러한 산책로를 통해 한정된 장소 속에서 풍부한 보행자 동선을 확보한다.

빛의 활용 역시 안도 다다오의 친자연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그는 빛을 섬세하게 다듬으며 내부의 음영 조절에 신경을 썼다. 빛의 강도, 양에 따라 건물이 주는 인상은 시시각각 변하며 빛은 차가운 촉감의 콘크리트에 따스한 분위기가 깃들게 하고, 공간을 더욱 온화하게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방법을 제시했고, 빛을 통한 다양한 분위기와 음영을 연출했다. 빛과 어둠 사이의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그 둘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끌고자 노력한 것이다.

Fig. 1.

Borrowed scenery

Fig. 2.

Japanese stroll-style garden

물은 예부터 유동적이지만 안정감을 주는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이질적인 것 사이의 완화 역할을 하였고, 외부 조망을 위한 수공간에서도 단순 조경이 아닌, 굴절과 거울 작용을 해 착시 현상을 주기도 하였다. 안도 다다오에게 물은 정적이면서, 동적인 양면성이 있는 소재이다. 수직적인 물은 동적이며 청각을 통해 외부와의 차단을 이끌고 공간의 깊이감을 더하였다. 반면 수평적인 물은 정적이며, 원경을 통한 안정감을 선사했다. 그는 물을 통해 자연에 대한 겸허함을 드러내었고, 다양한 시퀀스를 선보였다.

2-2) 텍토닉(tectonic)적인 요소: 형태의 조형적 예술성

안도 다다오의 건축은 대부분 기하학적 형태를 보인다. 그의 기하학에 대한 건축적 표현은 서양 고전 건축물 답사를 통해 엄격한 기하학적 형태가 건물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험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4]. 또한, 비판적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그의 건축은 자연스레 모더니즘 건축이라는 특색을 가지게 되었다. 대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대지 본연의 순수한 형태를 보이고자 했으며, 그 결과 기하학적인 형태와 축이 명확하게 표현되는 건축의 특성을 갖게 된다. 즉, 대지의 건축선, 혹은 대지 주변의 랜드마크로 볼 수 있는 소재와의 맥락을 맞추기 위한 매스 형태, 동선의 방향은 안도의 건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건축 언어이다. 안도는 기하학적 요소를 교차하거나 덧붙이고, 그리드를 만드는 등 다양한 공간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벽과 벽의 관계, 매스와 매스의 관계, 그리고 벽과 매스의 관계 등을 새로이 조합하여 왔다. 이렇게 형성된 관계들은 인위적인 동선, 자연과의 관계, 재료와 공간감을 통한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적 특색은 비판적 지역주의 관점으로 해석하면, 엄격한 기하학적 형태를 추구함으로써, 텍토닉적인 요소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조형적으로도 예술적 가치를 부여한다.

3) 촉각적인 요소: 건축 재료와 빛, 오감을 담은 경험의 건축

안도 다다오는 미니멀리즘 건축을 선호하며 그 수단으로 노출 콘크리트를 즐겨 사용한다. 단순히 재료가 가지는 경제성 외에도 노출 콘크리트가 주는 장점은 다양하다. 노출 콘크리트의 깔끔하고, 균일한 표면은 공간 구성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공간 자체가 주는 매력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콘크리트의 무게감은 공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가져 더 풍부한 공간감을 만들어준다. 더군다나 노출 콘크리트는 색채와 벽의 질감을 적절히 활용해 빛과 같은 자연요소를 반영하여 공간에 생명을 부여한다.

Fig. 3.

Borrowed scenery of ‘Garden of fine art’

Fig. 4.

Walls & axis of ‘Garden of fine art’

노출 콘크리트는 현대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소재이다[4]. 안도 다다오는 이러한 현대 문명의 산물을 자연 속에 이질감 없이 녹여내어, 연적이고 전통적인 것과 인위적이고 외래적인 것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환경을 조성한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은 케네스 프램턴이 중요하게 강조한 촉각 등 감각적인 것을 잘 녹여 내어, 그의 건축공간에서 활동하고 체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시각, 청각, 촉각 등 감각적인 영역이 공간과 일체된 경험을 얻게 된다.


3. 명화의 정원의 건축계획 특성 분석

3.1. 주변 대지 및 입지 분석

명화의 정원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본 교토 사쿄구에 위치한 직방형의 건축물로, 1990년 아시아 최초의 국제 원예박람회였던 오사카 녹색박람회의 전시장에서 선보였다가, 1994년 현재 교토 부지로 이전되었다[1].

명화의 정원이 오사카에서 교토로 이전하게 된 점을 알기 위해서는 교토가 일본에서 지닌 상징성에 주목해야 한다. 교토는 약 천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일본의 수도 역할을 해왔으며, 전통문화가 보존되어 있는 도시이다. 이러한 이유로 교토는 정신적 수도로 여겨지고, 관광과 문화가 발달하였다. 또한 인근에 교토 부립대학, 교토 노틀담 대학 등 수많은 대학교가 교토에 자리를 잡고 있어 학생의 비율 역시 높다. 이렇듯 교토는 문화, 교육, 전통의 집합체라는 상징을 지니고 있어 명화 전시장이라는 예술 공간의 정당성이 확고했다.

명화의 정원 북쪽으로는 4차선 도로인 기타야마 거리와 마주하고 있고, 기타야마 역으로부터 1분 거리에 있다. 맞은편으로 의류매장, 회사 사무실이 위치하는 등 도시의 일상에서 굉장히 밀접하게 녹아든 형태이다. 동쪽으로는 교토 부립 종합자료관이 위치하였고, 서쪽으로는 교토 부립 식물원이 위치하여 명화의 정원과 자연 요소를 연계하고 있다. 남측으로는 교토 콘서트홀이 있어 부지의 문화의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1].

3.2. 배치 계획의 특징

명화의 정원은 북쪽 기타야마 거리를 향해 진입로가 형성되어 있다. 도시와의 접근성을 높이고, 정원이라는 휴식공간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진입로 배치로 볼 수 있다. 명화의 정원은 기존 건축물과 다르게 지붕이 없는 건축물이다. 하늘과 직접 맞닿아 빛과 바람을 온전히 느끼며, 휴식공간의 기능을 수행한다. 동측과 서측으로 시야가 분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콘크리트 벽을 세워 온전히 공간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프레임은 자연적인 것과 텍토닉적인 것의 조화의 예시로 볼 수 있다. 다만 서측 식물원은 명화가 전시되지 않은 곳을 향하여 개구부를 열어두어 휴식공간이라는 연계성을 가지도록 했다. 남측 벽 역시 프레임에 가까울 만큼 개구부를 크게 두어 남측의 식물원 풍경과 연계되도록 하였다. 이 역시 차경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원이지만 실제 풀과 나무가 없는 명화의 정원의 한계점을 남측의 차경을 두어 수평적인 위치에서의 자연의 받아들이고 자연의 깊이감을 느끼게 하며 극복하고자 하였다. 정원은 램프와 계단을 통해서 공간에 수직적 단차를 통해 실제보다 더 넓은 공간감을 제시해 준다.

3.3. 명화의 정원의 외부 조경 계획

명화의 정원의 조경계획은 크게는 물의 공간, 경사를 통한 레벨의 변화, 그리고 오픈 스페이스를 통한 커뮤니티로 볼 수 있다.

1) 물의 공간

명화의 정원은 의도적으로 물이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지역성과 함께, 공간의 세분화, 체험의 공간이라는 특징을 만들어냈다.

첫 진입로의 연못은 명화의 정원과 도심지의 경계에 해당되며, 단순히 경관 요소를 벗어나 정적의 공간으로의 입장에 몰입시켜주는 체험적 요소이다.

Fig. 5.

Site condition & environment of ‘Garden of fine art’

또한, 명화의 정원 속 물의 공간은 레벨에 따라 삼단 구성을 취하고 있다. 단면을 따라 계획된 물의 공간은 경계가 되어 하부로 향하는 동선에 시각적인 연출을 더해 준다. 이는 마지막 지하 2층에서 접하는 남측의 인공 폭포를 통해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평면적으로 봤을 때, 물의 활용은 공간의 경계성, 경관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지역주의적 특성을 반영한 효과를 보이게 된다. 명화의 정원으로부터 서측으로 약 660m 떨어진 지점에서 가모 강이 흐르고 있다. 가모 강의 형태를 보면 흐르는 강 사이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작은 섬들이 길게 형성되어 있다. 조감도를 통해 바라본 명화의 정원은 이러한 가모 강의 형태와 닮아있다. 안도는 인근 대지를 분석하고 그 고유한 잠재성을 이끌어 내 지역주의적인 특성을 명화의 정원에 담아내었다.

2) 경사를 통한 레벨의 변화

명화의 정원은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동선을 택하고 있다. 대지가 경사가 없는 평지이다보니, 의도적으로 경사로를 택하여 공간의 다양한 시퀀스를 연출하였다. 또한 긴 경사로를 통해 깊이감을 한층 더하였고, 물의 공간으로 단절된 공간 속에 연속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사를 통한 연계는 지상 1층-지하 1층까지일 뿐이다. 지하 2층은 계단을 통한 이동이지만, 이러한 변화는 공간의 분위기를 반전시켜주는 강력한 역할을 하여 다음 공간으로의 기대감을 상승시켜준다.

Fig. 6.

Architectural experience by space sequence

3) 체험의 공간

명화의 정원은 단순히 예술공간으로의 기능만을 하지 않는다. 진입로의 오픈 스페이스, 지하 1층, 지하 2층의 정방형 광장은 오픈 마켓이나, 예술 공연 등 커뮤니티적인 성격의 공간으로 탈바꿈되기도 한다. ‘비판적 지역주의’의 개념을 설명할 때 나왔듯이, 장소란 단순히 물리적인 개념일 뿐만 아니라 가치를 창조하고, 체험을 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곳으로도 정의할 수 있다. 특정 공간 속에서 ‘공간과 사람’, ‘자연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으로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체험의 장소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Fig. 7.

The floor plan of ‘Matcha’

Fig. 8.

The floor plan of ‘Garden of fine art’

3.4. 명화의 정원의 평면 계획

명화의 정원이 위치하는 교토는 전통적인 요소가 많이 남아있는 만큼 일본의 옛 가옥인 마치야가 유명하다. 명화의 정원은 교토의 전통 가옥인 마치야와도 닮은 점을 찾아볼 수 있다. 마치야는 좁고 깊은 평면이 인상적인 건축이다. 명화의 정원 역시 가로, 세로가 1:3이라는 좁고 깊은 평면을 보여준다. 특히 마치야의 깊고 좁은 복도를 의미하는 ‘도오리니와(거리 정원)’를 통해 마치야는 내부와 외부 사이 경계의 모호함으로 공간마다 다양한 깊이감을 느낄 수 있다. 명화의 정원 역시 좁고 긴 동선에 다양한 벽들의 상충, 벽과 공간의 상충을 선보이며 공간마다 다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도쿄의 전통 가옥인 마치야의 특징은 물과 자연을 가까이 둔다는 점인데 명화의 정원 역시 물과 인근 자연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명화의 정원의 평면은 안도의 비례미가 돋보이는 건축이며, 일본 전통 건축의 특징이 녹아든 건축물이다. 전체 길이 가로 27m, 세로 84m의 명화의 정원은 1:3의 비례의 장방형 건축물이다. 또한 이 장방형의 틀 안에서 또한 3개의 정방형으로 분할할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명화의 정원은 삼단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북쪽의 정방형 A는 27×25m이며 출구와 입구의 역할을 담당한다. 동선을 담당하는 정방형 B는 27×30m이며, 마지막으로 외부와 내부의 간접적인 연결을 담당하며, 절정공간인 정방형 C는 27×29m이다.

명화의 정원은 크게 동선에 따른 평면 구성과 축에 따른 평면 구성으로 분석할 수 있다. 명화의 정원 평면의 중앙에는 길이 35m의 가벽이 세워져 있다. 이 벽은 평면상 동과 서를 나눠주는 역할을 하며 또한 구조적인 역할을 하는 벽이다. 또한 벽을 중심으로 수직 공간인 경사로와 계단이 나타나며 수평 동선인 복도와 대조를 이룬다. 명화의 정원은 전체적으로 일본 고유의 회유식 정원의 형태를 평면에 녹아내었다[5]. 한정된 공간 내에서 형성된 건축적 산책로를 따라 다양한 작품과 공간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대체로 전시공간은 복도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이사이에 관람객의 발걸음을 늦추거나 쉬어갈 수 있는 사각 중정이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 배치되어 있다.

1) 동선에 따른 평면 구성

지상 1층의 평면은 14m 가량의 진입로로부터 시작한다. 이 진입로는 물의 공간 위에 위치하는 브릿지이며 이를 통해 외부와는 다른 내부 공간의 연출을 암시한다. 중앙의 긴 벽을 따라 형성된 복도는 남측의 차경에 집중하며 동선이 형성된다. 이 동선의 끝에 약 11.8×5m의 장방형 광장이 형성되어 개방된 공간감을 형성한다. 그 이후 다시 지하 1층으로 향하는 35m의 경사로가 형성되어 수직적 동선을 형성하게 된다. 이 경사로를 지나는 동안 보행자는 이전의 복도보다 더 폐쇄적인 공간감을 느끼게 된다.

Fig. 9.

The floor plan of ‘Garden of fine art’ - F1 level

Fig. 10.

The floor plan of ‘Garden of fine art’ - B1 level

Fig. 11.

The floor plan of ‘Garden of fine art’ - B2 level

Fig. 12.

The relationship between axis & plan – F1 level

지하 1층에서는 중앙 가벽을 따라 진행되는 어두운 동선으로 시작한다. 약 9.5m의 작은 경사로를 내려오게 되면 보행자는 다시 한번 광장을 마주하게 된다. 이 삼각형의 광장은 남측으로는 지하 2층으로 향하는 동선이 형성되어 있으며, 북동측으로는 다시 지상 1층으로 향하는 경사로가 형성되어 있다. 중앙 가벽의 서측은 지하 2층으로 향하는 계단과 최후의 만찬이 전시된 수공간이 형성되어 있다. 주변의 콘크리트 벽과 수공간으로 한정되어 고요하고 사색적인 공간감을 형성한다.

지하 2층은 전시공간 중 절정 공간에 해당하는 공간이다. 지하 1층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마주치는 지하 2층은 기존의 복도형 전시 공간이 아닌 정사각형의 전시실이다. 명화의 정원 중 가장 정적인 성격에 해당하는 공간이다.

Fig. 13.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axis and walls

Fig. 14.

The relationship between axis & plan – B1 level

Fig. 15.

The relationship between axis & plan – B2 level

Fig. 16.

Southwest – northeast section

2) 축에 따른 평면 구성

명화의 정원에는 크게 3개의 벽이 명화의 정원 내부의 공간감과 분위기를 체험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 3개의 벽은 서로 상충하여 각 층마다 다양한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지상 1층 중앙의 35m 길이, 13m 높이의 벽은 지상 1층의 수평적 공간과 수직적 공간을 구분해주는 경계가 된다. 벽을 통해 보행자에게 다음 공간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반전을 선사한다.

또한, 지상 1층에서 보이는 축의 특징으로는 서로 직교하고 있는 두 장식벽이 있다. 중앙벽을 기준으로 70゚, 20゚ 기울여진 장식벽은 시각적으로 공간을 분절해주는 역할을 하며, 보행자에게 긴장감을 조성해주는 효과가 있다.

지하 1층에 진입하면 중앙 벽으로부터 20゚ 기울어진 장식벽(이하 축 A)은 지상 1층으로 향하는 출입구 혹은, 지하 2층으로 향하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축의 벽으로 기능을 하게 된다[1].

또한 서로 직교하고 있는 또 다른 장식벽(이하 축 B)으로 인해 평면상으로 4분할이 난 듯한 형태가 되며, 삼각형의 광장이 아닌, 사각형의 광장으로 제한해주는 시각적인 효과를 준다. 이를 통해 각 층마다 사각형의 광장이 형성되는 듯한 기하학적 규칙을 지키는 듯한 효과가 생긴다. 이렇듯 안도 다다오는 단조로운 평면에 이러한 벽의 축을 이용하여 역동성을 부여한다.

지하 2층에서 이러한 축의 충돌은 더욱 극적인 시각적 효과를 제공한다. 지하 2층으로 내려오면 계단 축을 따라 극단적인 형태의 삼각 공간이 형성되며, 이 공간은 수공간과 바로 접하게 된다. 이러한 형태로 인해 보행자는 곧이어 마주하게 될 정방형의 공간과 비교하여 더욱 극적인 공간감을 받게 된다.

3.5. 명화의 정원의 단면 계획

명화의 정원의 단면을 살펴보면 지하 2층까지 3개의 층을 거치며 상승과 하강을 통해 동적인 공간과 정적인 공간이 연속되어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내부 중앙의 벽을 중심으로 동측은 정적인 공간이, 서측은 동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영역 사이의 차이를 명확히 한다. 지하 1층은 경사로를 따라 지상으로부터 3.6m 지하에 있다. 지하 2층은 8.4m 지하에 있으며 층고가 더 깊다. 각 층의 층고를 다르게 하여 가장 깊은 곳에서는 그 공간에서의 분위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내부와 외부의 긴장감을 강렬하게 한다. 또한 각 층별을 이루는 바닥과 벽체의 기하학 형태의 그림자는 충돌을 하고, 그로 인한 빛의 실루엣은 공간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3.6. 명화의 정원의 입체적 공간 구획 및 구성 계획

1) 벽과 벽의 관계

명화의 정원에 장소성을 불어 넣어주는 요소는 바로 벽의 구성이다. 내부 공간을 이루는 벽들은 단순히 구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공간의 구성, 분위기, 형태 등에 영향을 미치며 관람객으로부터 건축물의 다양한 체험을 이끌어 낸다. 앞서 ‘2.2. 비판적 지역주의의 적용’에서 언급한 비판적 지역주의의 방법이 적용된 오브제인 것이다. 명화의 정원은 총 3개의 벽을 지니고 있다. 평면 중앙의 벽은 구조체 역할을 하고, 이 벽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두 개의 장식벽이 존재한다. 안도는 이 3개의 벽을 통해 직선형 벽 체계와 교차형 벽 체계를 구현했다.

명화의 정원 속에서 벽의 상충은 정원 내부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Fig. 17.을 보면 중앙벽(Central Wall)과 사선벽(Axis A&B Wall)이 서로 상충하고 있는 형태를 볼 수 있다. 중앙벽(Central Wall)과 사선벽(Axis A Wall)은 70゚, 두 사선벽들(Axis A&B Wall)은 90゚, 중앙벽(Central Wall)과 사선벽(Axis B Wall)은 20゚ 벌어져 있다. 중앙벽(Central Wall)과 사선벽(Axis A Wall)은 관람객의 입출구 동선을 향하고 있고, 사선벽(Axis B Wall)은 그 두 벽 사이를 교차하며 각각의 공간의 성격을 보여준다.

Fig. 17.

The relationship among walls

Fig. 18.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wall and floor level

이러한 형식을 취하며 벽은 각 공간의 위계질서를 확립하거나 동선의 흐름과 분절을 행한다. 입체적인 공간 체계를 가지는 벽 구성은 그 영역을 하늘로까지 향한다. 벽에 의한 분절로 각 공간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구획이 정해지며 각자 다른 지붕을 가지는 시각 효과를 가지게 된다. 서로 다른 높이의 벽들을 중첩시키며 벽, 그리고 공간마다 위계를 형성하는 효과를 가진다. 관람객의 흐름과 동선을 유도하는 체계 벽(중심벽)과 장식 벽(사선벽)은 이러한 공간들을 교차하고 분절하며 그 틈새 사이로 체험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틈새는 동선상에서도 표현되어 외부의 풍경과 연계하여 차경과도 연계된다.

2) 벽과 층의 관계

명화의 정원 속에서 벽은 각 층마다의 공간감을 구성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 벽은 각 층마다 기하학적 프레임에 맞춰 구성되며 단순히 벽이 작품을 전시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벽이 하나의 건축적 오브제로서 작용한다. 외곽의 벽은 공간을 한정하며 관람객에게 공간 내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 벽은 외부와의 단절을 보여주는 동시에 개방된 창을 통해 외부 요소와의 연결점을 보여주며 자연요소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하나의 차경을 연출한다.

내부의 벽은 앞서 말한 구조 벽과 장식벽이 다양한 시퀀스를 연출하며 체험의 공간을 이루어낸다. 물, 빛, 바람, 하늘 같은 자연적인 요소를 미술관 내부로 끌어들여 전시관 감상의 주요 요소에 포함된다. 3개의 주요 벽들 사이의 역동적 관계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와 같은 경사로, 브릿지 등을 통해 이동하는 동안, 관람자는 3개의 층의 다른 높이와 다른 시선 축의 방향에 의해 매번 색다른 공간감을 체험하게 된다[6].

평면적으로 봤을 때 내부의 3개의 벽은 서로 충돌하며 각 층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지상 1층에서 구조 벽은 공간을 이등분하며 공간의 중심을 잡아준다. 또한, 충돌하는 장식 벽과 함께 볼륨의 빈 공간을 보여준다. 장식벽은 개방된 지상 1층에서 분산될 수 있는 시야를 막아주며 관람객은 공간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자연스럽게 건축적 여정에 따르게 된다.

지하 1층에서 벽은 굉장히 폐쇄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개방된 지상 1층에서 느껴보지 못한 긴장감으로 인해 공간의 무게감은 더욱 커진다. 그때 장식벽은 지상 1층과는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지상 1층에서 장식벽은 시야의 분산을 방지하는 목적이었다면, 지하 1층에서 장식벽은 폐쇄된 공간 사이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고, 개방된 공간을 맞이하게 하며 긴장감을 완화 시켜준다. 장식벽은 사선으로 배치되며 장식벽 사이의 충돌로 생긴 공간의 4등분으로 인해 역동적이고 강렬한 공간이 형성된다. 지하 1층은 긴장과 완화, 벽 사이의 충돌과 사선 축을 통해 전시공간은 정적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자 한다.

지하 2층은 외부 벽으로 인해 지하 공간에서의 수직성이 강조된다. 8.4m에 이르는 지하 깊이에서 나타나는 수중공간 위의 벽은 절정 공간에서의 엄숙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상층부에서 장식벽의 역할은 이곳에서 볼륨과의 충돌을 일으키며 관람객이 자리잡고 있는 중정 자체의 강조 효과를 가져온다. 지하 1층과 통하는 계단은 장식벽에 의해 가려지게 되고, 관람객들은 중정이라는 여백에 공간 속에서 사색을 즐길 수 있다. 정적인 공간에서 자연과 빛과 그림자를 통한 공간감, 벽으로 인해 한정되는 공간, 또 침묵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주는 공간을 탄생시켰다.

3.7. 명화의 정원의 자연적 요소 도입 계획

안도는 다양한 자연요소를 공간에 배치하며 공간의 폐쇄성을 환기하고자 했다. 명화의 정원 역시 이러한 안도의 계획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 지붕이 없어 개방된 천장으로 인해 공간 전체에 빛과 바람이 스며들게 된다. 이러한 자연요소의 도입은 노출 콘크리트의 사용을 통해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노출 콘크리트는 특유의 색감과 질감으로 자연요소의 특징을 반영하여 개방된 천장의 이점들을 반영한다. 바람으로 인해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의 환기가 이루어진다. 지붕 없는 천장은 흘러가는 시간과 구름까지 건축물의 하나의 요소로 만들었다. 지붕이 없어 빛은 지하까지 자연채광이 가능해진다.

또한 빛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는 콘크리트의 차가움을 부드럽고 투명한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빛으로 인한 그림자는 빛이 가지는 밝은 면과 대조되어 공간의 극적인 연출을 이룬다.

명화의 정원은 물을 공간 사이사이에 도입하여 인위적인 것 사이에서 자연적인 것을 발견하도록 했다. 도심이라는 외부공간과 명화의 정원이라는 내부공간 사이의 단절을 의미한다. 모네의 수련이 전시된 도입부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전시된 공간에 정적인 상태의 물을 배치하여 관람객들의 관람 속도를 늦추고 감상을 할 수 있게 조절한다. 정적인 물의 하강은 물의 가변성을 보여준다. 지하 2층의 절정 공간의 폭포가 그 예시이다. 폭포 소리는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며 공간 내부에 집중 효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자연적인 요소 외에 안도는 주변의 자연환경을 이용하였다. 서쪽에 교토부립 식물원이 위치한 것을 이용하여 개구부를 통해 식물원의 풍경을 가져왔다. 이를 차경의 기법을 통해 그 풍경을 명화의 정원에 접목시켰다. 콘크리트라는 삭막한 공간 너머로 보이는 자연의 모습은 인위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고정되어 있는 건축물과 변화하는 자연의 요소의 대비와 조화를 통해 공간 속의 이야기는 풍부해진다. 이러한 연출로 인해 명화의 정원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닌 도심 속의 고요한 산책로가 된다.


4. 미술작품과 건축공간의 관계성 분석

명화의 정원 속의 작품들은 공간의 성격, 분위기에 따라 배치 방법이 각기 다르다. 총 8점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 작품들은 선적인 요소, 혹은 면적인 요소로 전시되어 공간과의 맥락을 같게 한다. 선적인 요소의 작품들은 ‘모네의 수련, 조수인물희화, 청명상하도’이며 이들은 주로 관람객이 이동하는 동선에 배치되어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반면 면적인 요소의 작품들은 ‘최후의 심판, 최후의 만찬, 그랑쟈뜨 섬의 일요일 오후, 테라스에서, 삼나무와 별이 있는 길’이 있다. 이작품들은 관람객의 동선을 멈추고 휴식을 주는 공간이나 사색에 잠기는 공간에 배치되어 있으며, 그 효과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물의 공간 위에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2]. 안도 다다오는 작품이 주는 작품과 공간과의 시너지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시도하였다. 동선뿐만 아니라 벽, 자연 요소 등의 활용으로 작품과 공간을 돋보이게 한다. 본 장에서는 작품과 공간 사이의 관계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Fig. 19.

A Garden of fine art with natural elements

Fig. 20.

Arrangement of works in the Garden of fine art

Fig. 21.

The Morning’ of Monet’s art works at the entrance(The water-lily pond)

Fig. 22.

Art works & the movement along the Chojujinbutsugiga

4.1. 모네의 수련 (연작 中 아침)

도입부에서 접하는 작품은 모네의 수련, 아침이다. 수련은 인상파 화가인 모네의 작품으로 연작이다. 인상파 화가인 모네는 일본의 ‘우키요에’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모네는 일본을 동경했고, 일본인들 역시 그러한 모네와 그의 작품들을 매우 아꼈다. 이 작품은 동선에 맞춰 길게 늘어트려 전시를 하며 진입부를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진입로에 수련을 전시한 것은 수련의 특성과 아침이라는 시간적인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우선 수련은 밤에 자는 꽃이라는 별명이 붙은 만큼 밤에는 오므렸다가 낮에 개화하는 꽃이다. 개화했다는 것은 타인에게 개방, 수용할 용의가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으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환영 인사인 셈이다. 또 아침이라는 시간대는 일반적으로 시작을 의미하며 이 정원의 여정 과정을 시간의 순서로 바라보았을 때 진입로는 시간상 아침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작품은 벽에 전시되어 있는 것과 달리, 수련은 브릿지 밑의 물의 공간을 통해 전시되어 있다. 작품에 생동감을 부여한 전시이기도 하며, 작가인 모네의 일화를 반영한 전시이기도 하다. 모네는 자신의 정원에서 수련을 심었으며, 그 위에 일본식 다리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진입로가 명화의 정원의 물의 공간에 설치되어 있으며, 브릿지를 통해 수련을 지나가는 구성임을 생각해 보면, 작가인 모네의 감정에 공감해보자는 의미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진입로 부분 이 물을 지나는 브릿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앞으로 펼쳐질 건축 여정이 도심지에서 느끼는 분위기와 다를 것임을 암시하는 역할을 해준다. 안도는 이러한 연출을 통해 단순히 공간적인 분리가 아니라 심리적인 분리까지 겸하고 있다.

4.2. 타바소조의 조수인물희화

복도를 지나면 구조 벽에 일본의 조수인물희화가 전시되어있다. 작품은 가로로 긴 형태로 앞서보았던 모네의 수련과 같이 긴 동선을 지루하지 않게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학자들은 이 작품을 일본의 헤이안 시대에서 가마쿠라 막부에 해당하는 12세기 말에서 13세기 초에 완성된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기간은 교토가 일본의 수도로 자리 잡고 있던 시기였으니, 이 작품이 전시되는 역사적인 상징성은 충분하다. 작품은 당시의 시대상을 풍자하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해학적으로 담아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즉, 종교적인 의미나 영웅적인 인물, 역사적인 사건을 묘사한 것이 아닌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의 삶을 그려내며 공감을 받고 사랑받는 작품으로 이를 복도에 전시해 둠으로써 우리의 일상을 비춰보고, 공감하라는 의도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도를 반영하듯 이 작품이 전시된 복도는 잡화상들이 자리를 잡아 상품을 팔거나 소규모 공연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상인들과 관람객들의 참여로 인해 작품의 배경이 공간 전체로 확대되며 마치 하나의 품속 요소가 되는 듯한 연출을 이루어낸다. 조수인물희화는 전시장이라는 장소를 무겁고 진지한 장소가 아닌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있다는 참여 유도형 장소로 기능을 확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4.3.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최후의 심판은 지상 1층부터 지하 2층에 이르기까지 3단 구성으로 전시하며 각 층마다 느끼는 작품의 분위기가 다르다. 최후의 심판은 평면상에서 절정의 공간에 위치해 있으며, 앞서 말한 케네스 프램턴의 ‘장소 만들기’에 해당하는 공간이다. 최후의 심판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은 작품의 크기나 전시 방법 외에도 다른 작품들과의 연계성이나 공간적인 연계를 통틀어 가장 중심적인 위치이다. 우선, 제일 먼저 살펴볼 것은 최후의 심판과 각 층의 공간적 연계이다.

지상 1층의 개방된 천장의 연장으로 최후의 심판의 최상단부가 연결되어 있다. 최후의 심판의 상단부는 예수의 구원과 천국을 묘사하며 종교적으로 신성한 영역이다. 지상 1층의 발코니에서 관객은 신적인 영역과 가장 대등한 위치에서 관람을 하며 사색에 잠길 수 있다. 천국은 생전 선한 영향을 미친 사람만이 갈 수 있는 영역이다. 이러한 영역을 발코니에서 대등한 위치로서 바라보게 하여 관객으로 하여 외부의 선이란 것에 대한 사고를 이끌어오는 체험적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이 발코니는 정면의 대형 창을 통해 외부의 자연 요소와 마주하여 일본 전통 정원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안도 다다오는 1층의 이 공간에 작품과 전통적인 요소를 통해 외부의 것을 내부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하였다. 지하 1층에서 최후의 심판의 중간부를 대면하게 된다. 지하 1층은 지상 1층의 바닥판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최후의 심판의 중간부는 천사를 경계로 천국과 지옥으로 가는 영혼들의 대조가 주 내용이다.

지상 1층이 선에 대한 탐구의 공간이었다면 지하 1층은 자신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공간이다. 층고 3.6m라는 폐쇄적인 영역에서 관객은 정면의 비스듬히 나있는 테라스를 통해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지하 1층은 마주 보고 있는 그림 속의 배치와 굉장히 닮은 구석이 많은 공간이다. 그림 속에서 천국으로 상승하는 영혼은 좌측, 지옥으로 하강하는 영혼은 우측에 배치되어 있다. 한편 지하 1층의 평면에서 그림을 중심으로 좌측은 지상으로 올라가는 출구가 배치되어 있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우측에 배치되어 있다. 지상 1층을 천국과 대등한 위치라고 해석하였을 때, 천지창조의 중반부와 마주 보고 있는 지하 1층의 공간적 배치는 재밌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지하 2층은 명화의 정원 전체에 걸쳐 가장 핵심적인 공간이다. 지하 2층은 지상으로부터 8.4m 지하에 위치하며 상층부 바닥판으로 인해 그림자가 겹치며 다채로운 형상이 나타난다. 지하 2층은 절정 공간의 역할을 수행하며 지상 1층에서 시작된 건축적 여정이 마무리 되며, 작품이 주는 사고의 여정도 마무리 되는 공간이다. 지하 2층의 공간은 지상에서 떨어지는 폭포와 함께 콘크리트 벽으로 사방이 막혀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며 ‘고요함’의 공간이다. 안도는 복잡한 외부의 세계와 단절된 이 공간 속에서 내면의 자신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한 점에서 최후의 심판은 관객의 사고에 깊이 관여를 하지만, 두 가지로 그 역할을 수행한다.

첫 번째는 관객이 마주 보는 그림의 내용이다. 상층부에서 천국과 영혼들의 심판을 보았다면, 이번에는 가장 낮은 곳에서의 모습이 그려진다. 바로 지상과 지옥의 모습이 펼쳐진다. 일차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최후의 심판을 따라 그려온 여정은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공간을 통해 그 분위기를 다루며 절정 공간에서의 인상을 강렬하게 한다.

하지만 최후의 심판과 공간은 단순히 이러한 인상에서 끝나지 않는다. 가장 저층부에서 올려다보았을 때 관객은 그림 속의 인물들과 위치를 같게 하여 신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절정 공간은 폐쇄된 공간 내에서 빛과 그림자로 입체적인 공간성을 형성한다. 또한, 종교적인 의미가 담긴 작품을 통해 본연의 자신과 마주하며 성찰을 하게 되는 체험적인 공간이다.

Fig. 23.

The relationship between art works & space(The Last judgment from the upper level view)

Fig. 24.

The relationship between art works & spaces(The Last judgment from the mid level view)

최후의 심판은 공간과의 연계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과의 연계가 이루어지는 작품이다. 후에 서술하게 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과는 종교적인 의미를 같이하며, 출구에 배치된 조르주 쇠라, 르누아르, 고흐의 작품들과 체험의 내용에서 대조되는 특징을 가진다.

4.4.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최후의 만찬은 지상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경사로 와 지하 1층에서 관람할 수 있다. 최후의 만찬은 물 위에 전시되어 있다. 처음 최후의 만찬을 마주하는 과정은 회유식 정원의 동선으로 시작한다. 지하 1층으로 가는 전이 공간으로 중심 벽이 동선의 안내를 한다. 안도는 물에 대해 ‘물은 무취무색의 단색의 물질이다. 그러나 실은 단색의 세계는 무한히 다채롭다. 게다가 물은 무엇인가를 비추어주는 거울이며 인간의 정신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언급을 한다. 안도는 건축적 요소에 사람의 정서적인 요인을 포함하는 수단으로 물을 사용하였다. 물은 공간의 고유한 영역을 확보해주는 역할을 하고, 조망을 위한 수공간의 역할을 한다.

최후의 만찬은 이전 전시 작품인 최후의 심판과도 내용상 연계되는 배치에 있다. 상단부(지상 1층)에서 예수와 천국을 묘사하고 중간부(지하 1층)에서 심판을 받는 영혼들을 묘사하는 내용 사이에 최후의 만찬이라는 프리퀄격인 작품을 배치하며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 준다.

Fig. 25.

The relationship between art works & space(The Last judgment from the bottom view)

Fig. 26.

The view points of the Last supper & the Last judgment

Fig. 27.

The Last supper on the water

Fig. 28.

Along the river during the Qingming festival

4.5. 청명상하도

청명상하도는 원본 자체가 25.2cm×528cm이지만 명화의 정원에서는 가로가 약 2배에 가까운 35cm×1,200cm로 전시되어 지하 1층의 동선을 가득 채운다. 가로로 긴 작품으로 선적인 요소로서 동선에 배치되기 적합한 작품이다. 청명상하도는 중국 송나라의 수도 개봉의 일상을 생생하게 표현하였다. 앞서 전시된 동양화 조수인물희화와 전시 방법도 같고, 가지고 있는 성격도 같으나 더욱 세부적이고 직관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관객들의 이해가 더 쉽다. 지하 1층의 폐쇄적인 분위기가 동양화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준다.

4.6. 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테라스에서, 사이프러스 나무와 별이 있는 길

지하 2층의 절정 공간을 관람한 이후, 명화의 정원의 출구는 다시 지하 1층을 통해 형성된다. 지하 1층에서 광장을 통해 출구로 향하는 경사로가 형성되며 이곳에 명화의 정원의 마지막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다. 조르주 쇠라의 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테라스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와 별이 있는 길, 이 세 작품은 모두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최후의 심판과의 연계가 이루어지는 배치이다. 절정 공간에서 관객은 전시를 관람하는 여정과 함께 내면의 사고를 확장하는 여정까지 마무리하게 된다. 출구에 전시된 일상적인 모습이 담긴 작품은 관객으로 하여금 다시 현실로 복귀시키는 오브제로 작용하게 되고, 정원에서 경험한 체험에 대해 여운을 남기는 효과를 지닌다. 출구의 세 작품들은 모두 물 위에 전시되어 있고, 작품에 대한 액자 프레임과 같이 벽에 난 구멍을 통해 관람을 할 수 있다. 이 구멍을 통해 관객은 작품에 집중하며 빠르게 현실로의 복귀를 하게 된다.

Fig. 29.

Viewing art work through the wall

4.7. 작품의 성격에 따른 공간 배치

명화의 정원 속에서 작품의 배치는 크게 두 가지 성격을 띄고 있다. 정신적인 교감이 이루어지는 장소와 물의 공간에서의 작품의 배치이다.

정신적인 교감을 위해 안도는 동적인 공간과 정적인 공간에서의 배치를 사용했다. 우선, 동적인 공간과 정적인 공간에서의 작품 배치의 차이는 신학적인 성격과 세속적인 성격의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명화의 정원 속에서 정적인 공간은 관람을 하며 내면의 사고를 증폭시키는 영역으로 볼 수 있다. 바로 최후의 심판이 전시된 영역과 최후의 만찬이 전시된 영역이다. 정적인 장소에서 이러한 신학적인 작품의 관람을 통해 사색의 공간으로의 집증을 강화하고, 정원 내에서의 장소성을 만들어준다.

이 밖의 작품들은 모두 동적인 장소에 배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입부, 내부의 복도, 그리고 출구에 이르기까지 명화의 정원은 동선의 연결을 지니고 있는데, 그러한 장소에서 보이는 작품들은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네의 수련은 우리가 일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자연요소이며, 조수인물회화의 경우 사람이 아닌 동물들이 우회적으로 등장한다는 비현실적인 내용이지만, 그 본질은 인간의 삶에 대한 비유이다. 청명상하도 역시 일반적인 도시에서의 삶을 묘사하고 있으며, 출구에 배치된 세 작품 역시 일상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세속적인 작품들을 동적인 영역에 배치한 이유는 시간성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동선은 시간의 흐름이며, 작품은 시간과 함께 행해지는 우리의 모습의 단면을 비추는 것이다. 그러한 동선을 지나며 안도 다다오는 공간과 작품과 공감을 하는 행위가 이루어지기를 의도한 것이다. 그는 ‘건축은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논리적이고 명확한 공간, 논리적 혹은 지성적 질서를 가진 공간을 창조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성적 요소가 있다. 동시에 그 공간에 생명을 주기 위해서는 감성을 이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감성을 활용하여 장소성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안도 다다오는 물의 공간에서의 작품을 배치하여 촉각적인 요소를 확장했다. 물 위에 전시된 작품은 모네의 수련, 최후의 심판 하단부, 최후의 만찬, 그리고 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테라스에서, 사이프러스 나무와 별이 있는 길 이 6점이다. 물은 단순히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힘뿐만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하고, 안정감을 주는 효과를 가진다. 안도의 건축 속에서 물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소재이다. 수련은 물 위에 전시를 하며 사실감을 부여한다. 최후의 심판 하단부와 최후의 만찬은 물 위에 전시되며 상상력을 자극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출구에 전시된 세 작품은 물 위에 전시되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5. 결론

명화의 정원은 안도 다다오의 건축적 특징이 가미된 상태에서 전시된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녹아든 건축물로 볼 수 있다.

첫째, 지역적 요소를 재해석하여 교토 사쿄구만의 고유한 장소성을 부여하고, 일본 전통의 회유식 정원과 차경 기법을 도입하여, 정원을 거닐며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야외 미술관을 만들었다. 동시에 도심 속에 휴식의 공간을 창조하였다.

둘째, 자연요소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작품의 느낌을 강화한다. 안도 다다오는 특히 물을 통해 작품에 사실성을 부여하거나, 초월적인 느낌을 담아내었다. 물은 작품뿐만 아니라 관객의 동선에도 영향을 준다. 물은 고여있지 않고 계속 흐르며 관객과 같이 하강하며 동선을 안내하는 이정표와 같다. 콘크리트 벽 사이에 개구부를 통해 주변의 식물을 담아내며 삭막함을 환기시키며, 천장이 없는 구조로 인해 온전히 자연의 빛과 그림자의 효과를 느낀다.

셋째, 그 미술관 안에 전시된 작품들을 다양한 높이와 방향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입체적 공간을 제시하였다. 시계방향으로 하강하는 동선을 따라, 이동하는 방향과 관람하는 층이 변화됨에 따라 작품을 느끼는 감상 또한 달라진다. 단순히 미술작품을 바라만 보는 일방적이고 한정적이며 단조로울 수 있는 전시공간이 아닌, 다채롭고 신선한 체험과 사고의 재미를 담은 참여형 전시 공간으로 기능을 확대한다.

넷째, 공간 속의 벽과 작품의 상관관계 역시 시너지를 발휘한다. 벽은 단순히 구조적인 역할, 공간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매개체일 뿐 아니라 작품에 집중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벽은 개구부를 통해 작품을 전시하는 액자와 같은 기능을 하고, 무채색의 벽을 통해 온전히 작품에 집중을 할 수 있게 한다.

다섯째, 명화의 정원 속 작품들과 건축 공간은 최적의 전시와 감상의 차원에서 작품의 의미를 해석하여, 깊고 필연적인 상관관계에서 설계되었다고 결론 지어진다. 즉, 공간 속 작품의 각각의 위치와 형태와 비례, 스케일, 물, 빛, 나무 등 자연적 요소와의 조화 및 의도적 연출, 동선에 따른 작품들의 관람 순서는 명화의 정원이 특별하고 작품과 건축공간이 일체화되는 완결성을 주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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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Borrowed scenery

Fig. 2.

Fig. 2.
Japanese stroll-style garden

Fig. 3.

Fig. 3.
Borrowed scenery of ‘Garden of fine art’

Fig. 4.

Fig. 4.
Walls & axis of ‘Garden of fine art’

Fig. 5.

Fig. 5.
Site condition & environment of ‘Garden of fine art’

Fig. 6.

Fig. 6.
Architectural experience by space sequence

Fig. 7.

Fig. 7.
The floor plan of ‘Matcha’

Fig. 8.

Fig. 8.
The floor plan of ‘Garden of fine art’

Fig. 9.

Fig. 9.
The floor plan of ‘Garden of fine art’ - F1 level

Fig. 10.

Fig. 10.
The floor plan of ‘Garden of fine art’ - B1 level

Fig. 11.

Fig. 11.
The floor plan of ‘Garden of fine art’ - B2 level

Fig. 12.

Fig. 12.
The relationship between axis & plan – F1 level

Fig. 13.

Fig. 13.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axis and walls

Fig. 14.

Fig. 14.
The relationship between axis & plan – B1 level

Fig. 15.

Fig. 15.
The relationship between axis & plan – B2 level

Fig. 16.

Fig. 16.
Southwest – northeast section

Fig. 17.

Fig. 17.
The relationship among walls

Fig. 18.

Fig. 18.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wall and floor level

Fig. 19.

Fig. 19.
A Garden of fine art with natural elements

Fig. 20.

Fig. 20.
Arrangement of works in the Garden of fine art

Fig. 21.

Fig. 21.
The Morning’ of Monet’s art works at the entrance(The water-lily pond)

Fig. 22.

Fig. 22.
Art works & the movement along the Chojujinbutsugiga

Fig. 23.

Fig. 23.
The relationship between art works & space(The Last judgment from the upper level view)

Fig. 24.

Fig. 24.
The relationship between art works & spaces(The Last judgment from the mid level view)

Fig. 25.

Fig. 25.
The relationship between art works & space(The Last judgment from the bottom view)

Fig. 26.

Fig. 26.
The view points of the Last supper & the Last judgment

Fig. 27.

Fig. 27.
The Last supper on the water

Fig. 28.

Fig. 28.
Along the river during the Qingming festival

Fig. 29.

Fig. 29.
Viewing art work through the w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