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AE Journal
[ Research Article ]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The Korea Institute of Ecological Architecture and Environment - Vol. 21, No. 3, pp.69-81
ISSN: 2288-968X (Print) 2288-969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1
Received 26 May 2021 Revised 11 Jun 2021 Accepted 16 Jun 2021
DOI: https://doi.org/10.12813/kieae.2021.21.3.069

소안 차시쯔(草庵茶室) 타이안(待庵)의 축소 지향성

김영훈*
Tendency to Downsizing in Japanese Traditional Tea House, Tai-an
Young-Hoon Kim*
*Professor, Dept. of Architectural Engineering, Daejin Univ., South Korea kymyh@daej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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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Purpose:

One of the characteristics iof Japanese and Japanese culture, reduction-orientedness can be applied to space and time as well as to specific physical objects such as art forms or natural landscapes. The refined architectural beauty, one of the characteristics of Japanese architecture, can be seen as a result of reflecting the omission or reduction of culture or architecture introduced from abroad.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reduction-oriented spatial characteristics that appear in the Tai-an centered on Tai-an which is considered the best example of Soan Tea room among traditional tea rooms.

Method:

Based on the history of Tea room architecture and the study of Japanese aesthetic consciousness, the study analyzed the spatial characteristics of Tai-an from four reduction-oriented perspectives: Negative, Quotation, Condensing, Adjustment.

Result:

In Conclusion, Soan Tea room was a resistance to the authoritative and decorative tendency of Shoin-chasitsu that was popular during the Muromachi peroid and favored frugal appearance and natural materials. Also, Tai-an a Japanese national treasure covered in this study, is a tea room architecture that illustrated the philosophy and characteristics of Soan Tea room.

Keywords:

Japanese Tea Room Architecture, Soan Chasitsu, Tai-an, Tendency to Downsizing

키워드:

일본 차실건축, 소안 차시쯔(草庵茶室), 타이안(待庵), 축소지향성

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일본 문화의 특징을 한 마디로 규정하기는 무리가 있으나, 일본문화연구에 관한 선행연구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일본인 혹은 일본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이 어령(2002)1)의 연구에서 제시된 축소지향성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경향은 가나(仮名) 및 하이구(俳句), 일본식 정원 등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들을 자신이 소유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거나 멀리 있는 대상을 축소하여 자신의 가까이에 두는 등 대부분의 일본 문화나 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복잡한 것이나 불필요한 것을 생략하거나 축소해 버림으로써 간결화 및 간소화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특정 예술형식이나 자연 풍경 등의 특정 물리적 대상만이 아니라 공간 및 시간에 대한 축소 및 생략까지도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오늘날 일본 문화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여전히 유용하다.

일본 건축 또한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윤 장섭(2020)에 따르면 일반적인 일본 건축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2)로 독립성과 존재성(存在性) 강조보다는 자연 속에 융화된 것과 같은 겸허한 표현을 통한 세련된 건축미를 제시하고 있는데[1], 이는 곧 일본 고유의 문화와 자연환경에 대한 이해와 함께 중국 등 해외로부터 유입된 문화나 건축에 대한 생략이나 축소가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일본 전통 건축 가운데 차시쯔(茶室) 건축은 축소지향성이나 건축적 세련미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건축물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4조 반(四畳半) 이하의 규모로 지어지는 소안 차시쯔(草庵茶室)의 경우, 기존의 쇼인 차시쯔(書院風茶室)를 극단적으로 축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료의 상태나 크기 및 사용 위치에 따른 내부공간의 변화는 물론 질박하고 단순한 마감 등을 통하여 극단적인 축소지향과 함께 세련된 건축미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차시쯔 건축의 이 같은 특징은 후일 스키야(數寄屋) 건축이나 와후(和風) 건축을 거쳐 오늘날 주거 및 일반 건축에도 계속적으로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본 현대건축의 근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전통적 차시쯔(茶室) 가운데 소안 차시쯔(草庵茶室)의 원류로 평가되는 타이안(待庵)을 중심으로 그것의 역사적 배경과 선종(禅宗) 혹은 선(禅)과의 관계부터 공간적 특징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타이안에 나타나는 축소지향적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차시쯔(茶室) 건축에 내재한 미의식적 측면과 건축공간의 결합이 표현되는 특징을 파악할 수 있으며 나아가 스키야즈꾸리(數寄屋造) 등의 전형적 일본 건축과의 연관 관계 등을 밝힘으로써 일본 현대건축의 이해를 위한 기초적 자료로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1.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일본의 전통적 소안 차시쯔 가운데 타이안(待庵)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기초연구로써 우선 차시쯔 건축에 관한 역사적인 연구와 함께 차(茶)와 선(禅) 및 이와 관련된 일본 미의식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다음으로, 차시쯔(茶室)의 발전 과정 및 일본 건축에서의 위상과 영향관계 등을 살펴보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소안 차시쯔(草庵茶室)의 특징 및 계보 등을 정리하였다. 마지막으로 타이안(待庵)에 대한 공간적 특징과 함께 축소지향성을 분석하였다.

특히 타이안에서 나타나는 공간적 특징을 축소지향성 관점에서 해석하기 위하여 부정(negation), 인용(Quotation), 응축(Condensing) 및 조절(Adjusrment)이라는 축소지향성 프로세스를 설정하고 이를 이용하여 각 항목별로 각각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위하여 국내 및 일본 선행연구를 참조하였으나, 국내 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유로 일본 학회 논문을 주로 참고하였으며 사진이나 도면 등은 관련 웹사이트 등을 인용하였다. 또한 본 논문에서는 차(茶)와 관련된 전문 용어는 물론 건축양식 등을 나타내는 용어를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 규정에 따라 발음을 표기하면서 원어를 별도로 기입하였으며 그 뜻이나 의미는 미주를 통해 설명하였다.


2. 차실(茶室)건축 이해를 위한 몇 가지 논의

2.1. 차(茶)와 차도(茶道)

차(茶)는 나라(奈良)시대 불교문화의 일환으로 중국으로부터 수립되었으며 헤이안(平安)시대에서는 고가의 중국 다기를 수집하던 귀족들에 의해 다도법(茶道法)이 수입되어 사원(寺院)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카마구라(鎌倉)시기 초기 선종승(禅宗僧)인 에이사이(榮西)와 도오겐(道元)은 차의 열정적 옹호자였으며, 그 후 선(禅) 철학 내로 흡수되었다.[2] 이 같은 사실은 차나 다도가 중국 불교, 특히 선종의 유행과 함께 일본 내에 정착한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최소한 초기에는 귀족을 중심으로 차의 보급이나 문화가 유행하고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같은 차(茶)에 대한 귀족계층의 열성적인 관심은 당시 귀족 주택인 쇼인즈꾸리(書院造)에 자연스럽게 도입되었으며 후일 스키야 건축양식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차도(茶道)3)는 일본의 전통적인 차 의식(茶の儀式)으로, 물을 끓여 차를 다려 내린 후 차를 손님에게 대접하는 일련의 행위 양식이나 예도를 말하며 에도(江戶)시대 이전까지는 차노유(茶の湯)라는 용어로 사용되었다.4) ‘차도는 헤이안(平安)시대5)의 다도법의 영향을 거쳐 무로마찌(室町)시대 후기, 모모야마(桃山) 및 에도(江戶)시대에 걸쳐 상류계급을 중심으로 예술적이고 철학적이며 동시에 종교적인 체계로 발전하였다’는 니시 카즈오(西 和夫)의 언급[2]이나 위키페디아 다도(茶道) 항목을 참고하면, 차나 차도는 무로마찌(室町)나 모모야마(桃山)시대6)에 상류계급을 중심으로 유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7) 차의 음용이나 차 문화가 일반인에게까지 유행하였던 시기는 도시 상인의 경제적 발전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에도시대 중기 이후로 에도시대 초기까지는 주로 다이묘(大名)이나 호상(豪商) 등에 한정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3]

무로마찌 시대 중반에 이르러 중국 전래의 도자기나 직물 등을 감상하면서 차를 즐기는 풍습이 부케(武家)를 중심으로 유행함에 따라 쇼인노차(書院の茶)라는 형식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는 이 시기가 신덴즈꾸리(寢殿造)로부터 쇼인즈꾸리(書院造)로 변해가는 건축적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나타난 가장 큰 공간적 변화 가운데 하나는 장지나 미닫이문으로 내부공간을 구획하고 다다미(畳)8)를 깐 자시끼(座敷)에 도꼬노마(床の間)가 설치된 것이며 이곳에 중국 전래의 그림이나 향로, 화병, 촛대 및 문방구 등을 장식 및 감상하면서 차를 즐기는 쇼인노차(書院の茶)가 등장하게 된다. 당시의 차 문화는 단지 차를 마시는 행위만이 아니라 차를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나 그릇 및 그것을 마시는 장소 등 중요하게 생각하였고 그 결과 고가의 가라모노(唐物)나 장식품을 감상하면서 명차를 마시는 귀족적인 차 문화가 형성되었다.[8]

차도는 차시쯔(茶室) 건축의 공간 구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일반적으로는 회합 등을 위한 큰 방인 히로마(広間)의 경우 왼쪽은 차를 다리기 위한 풍로나 가마(釜), 켄스이(建水) 등의 도구류를 위한 공간이 형성되며 도꼬노마(床の間)에는 선종에서 사용하는 선어(禅語)를 한 폭짜리 족자와 화병 및 향합(香合)을 장식하는 등의 기법이 정형화되었다.

2.2. 차(茶)와 선(禅)과의 관계

선종(禅宗)은 남인도 출신으로 당으로 건너간 달마(達磨)를 그 시조로 하고 있으며 좌선(坐禪)을 기본적인 수행 형태로 삼고 있다.9) 주요 종교적 원칙으로는 명상(冥想)10)을 통하여 마음 상태가 일체 동요함이 없는 일정한 상태를 말하는 선정(禅定)11)이나 속념(俗念)을 떠난 고요한 마음인 적념(寂念)을 통해 삼매경(三昧境)에 이르는 상태를 지향한다. 또한 문자나 언어에는 진실의 불법(佛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불립분자(不立文字)12)를 원칙으로 하며 일체의 불전이나 경전 대신 임기응변이나 이심전심의 방편 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선(禅)의 가르침 자체는 나라(奈良)시대부터 헤이안(平安)시대에 걸쳐 이미 전해진 것으로 보이나 공식적으로는 13세기 카마구라(鎌倉)시기 초엽이며 무로마찌(室町)시대 아시카가(足利) 막부의 비호 아래 일본 불교 가운데 하나로 발전하게 되었다.13) 이 시기의 불교종파는 교설이나 성립의 배경 등이 상이하기는 하나 일반적으로 카마구라 시기 이전까지 유행하던 구 불교가 추구하였던 엄격한 계율이나 학문 등 보다는 출가하지 않고 신앙에 의해 재가(在家) 상태로 종교적 구원을 추구하였기 때문에 카마구라 시대 이후 불교가 귀족만이 아니라 무사 및 일반 농민에까지 확산되는 데 영향을 끼쳤으며, 각지에 선종사원(禅宗寺院)이 축조되고 선승(禅僧)들에 의한 고잔분카구(五山文学)14)나 수묵화(水墨画) 등의 문화예술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일본에 도입된 선(禅)의 종교관은 일본 재래의 제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일본인의 기질이나 일본 풍토와 융합하면서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15) 이는 화려함(華美)을 즐기지 않고 지나친 장식이나 낭비를 배척하는 일종의 미니멀리즘에 기초하는 양식으로 나타났으며, 카마구라분카(鎌倉文化)부터 시작하여 무로마찌 시기의 히가시야마 문화(東山文化)16)로 발전하여 고꾸후분카(國風文化)17)에 의해 발생한 일본문화인 와요우(和樣)와 융합하면서 독자성을 확립하게 되었다.[2] 에도(江戶)시대에는 기존 무사 계층(武家)에 한정되었던 선(禅) 사상이 일반 서민에게까지 보급되었으며 쇄국정책과 맞물려 문화적인 독창성이 정립되기 시작함으로써 일반 사회에 깊게 정착하게 되었다.

이 같은 선(禅) 사상은 일본 미의식이나 다도(茶道)에 지대한 사상적 영향을 끼쳤으며 그 영향은 오늘날에도 유지되고 있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열거하면 Table 1.과 같다. 18) 특히 미의식 분야에서 선의 영향은 지대한 편으로 이 가운데 대부분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며 이는 현재 일본의 미의식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의식 개념으로는 유겐19)(幽玄), 시부미(渋み)20), 와비사비(侘び寂び)21) 등이 있다. 또한 무사도(武士道)와 외관적으로는 소박함을 추구하고 내면적으로는 본질을 추구하는 이끼(粋)22) 등의 미의식도 선(禅)에 의한 영향으로부터 정착한 일본의 전통적 미의식으로 볼 수 있다. [2] 이처럼 일본의 미의식은 건축만이 아니라 예술이나 일상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오늘날 건축물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 분야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등 그 적용 범위와 대상이 폭넓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 모든 분야를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어 차실에 관련된 내용만을 선별하여 다루기로 한다.

Japanese Culture and Arts influenced by Zen [1]

또한 다도(茶の湯)와 선(禅)의 본질은 동일하다는 다선일미(茶禅一味)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차(茶)는 선(禅)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곧 차가 선종(禅宗)을 그 근원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다도(茶事)라는 수단으로 선의 경지에 이른다는 선주다종(禅主茶従)으로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선과 차의 연관성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차시쯔에 관련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도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이치고이치에(一期一会)라는 개념과 세속적인 세계에서 은퇴하여 간소한 생활 중에 맛을 보고 안정된 심경에 이르는 와비(佗び)라는 개념 등은 속념을 떠난 적념(寂念)을 중시하는 선종의 사상과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3. 와비차(佗び茶)의 개념 및 특징

15세기 후반부터 일본의 차(茶)문화는 겉으로 보이는 호화로움 보다는 내면적‧정신적 미학에 중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당시의 세속적이고 형식적인 차 문화에 대한 반발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와비차(佗び茶)라 할 수 있다.23) ‘와비(佗び)’란 세속적인 세계에서 벗어난 간소한 생활 중에 맛을 보고 안정된 심경에 이르는 개념으로 일반적으로는 화려하거나 요란한 것을 배제하고 불필요한 것을 없애거나 간소화하여 종국적으로 세련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같은 와비의 속성은 앞서 말한 대로 속념(俗念)을 떠난 적념(寂念)을 강조한 선종의 가르침에 근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귀족적이고 형식적인 쇼인노차(書院の茶)의 대척점에서 다도와 인생의 본질을 추구하고자 한 와비차(佗び茶)의 개념이 선(禅) 사상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사실은 규정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몇몇 논의24)에도 불구하고 와비차를 처음 정착시킨 인물로 알려진 센노리큐(千利休)가 선종과 관련된 승려가 아니라 당시 사카이(界)란 지역에 거주하던 호상(豪商)이었기에 와비차와 선의 연결 관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와비차와 선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선대의 무라타 쥬코(村田珠光)에 대한 논의가 우선될 필요가 있다. 이는 와비차의 최초 개념이 그로부터 비롯되었으며 그가 선종계 정토종 승려였다는 사실 때문이다.

위키페디아 등의 기록에 의하면 무라타 쥬코(村田珠光, 1423-1502)는 11세에 나라(奈良)의 선종계 정토종 사원인 쇼묘지(称名寺)로 출가하였으며,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선종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는 당시의 쇼인노차(書院の茶)의 가라모노(唐物)에 대한 선호를 반대하면서 대신 일본 고유의 미(和美)를 새롭게 발견하였으며 차를 마시는 공간의 규모를 4조반(4畳 半)으로 제시하는 등 호화스럽고 많은 차 도구를 간소화하였다.[5] 물론 무라타 쥬코가 선승(禅僧)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선종의 영향을 받았다고 확정할 수는 없으나, 그가 출가한 몸으로 암자(庵)에 기거하였으며 뚜껑이 깨진 풍로나 대나무로 만든 찻잔 등 소박하고 질박한 다기를 사용하였다는 기록25)은 부귀나 안온(安穏) 등을 멀리하고 영혼과 육체를 동일시하는 선종의 시상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세속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간소한 생활을 즐기고 종국적으로는 안정된 심경을 이르는 개념 즉, 화미(華美)한 것, 요란한 것을 배제하고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간소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개념인 ‘와비(侘び)’에 연결되고 있으며 빈곤함이나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받아들여 그 프로세스를 오히려 즐기려는 정신적 풍요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선(禅)과의 영향관계가 유추되기도 한다.

무로마찌 시대의 주류였던 쇼인노차와 대척점에서 세속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간소한 생활을 음미하고 안정된 심경을 추구하는 와비 및 이를 바탕으로 한 와비차의 개념은 무라타 쥬코로부터 시작되어 오사카의 사카이(界)의 부유한 상인인 타케노 죠오(武野紹鴎)와 그의 제자인 센노리큐(千利休) 등에 계승되었으며 아쯔지모모야마(安土桃山)시대에 무사계급을 중심으로 확산26)되어 후일 센노리큐의 7제자(利休七哲)27)를 거쳐 오늘날까지 계승되고 있다.


3. 차실 건축의 정의 및 소안 차시쯔(草庵 茶室)의 특징

3.1. 차실(茶室)의 정의 및 건축적 발전 과정

차실은 일본식 다도(茶道)에서 해당 차실의 주인 등 주최자가 손님을 초청하여 차를 우려내 접대(茶の湯)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차세끼(茶席), 카코이(囲い) 혹은 스키야(数寄屋)라고 칭하는 경우도 있다. 무로마찌(室町) 시대 말기부터 모모야마 시기에 걸쳐 발전 및 완성되었으며 일본 건축 가운데에서도 특수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차실의 건축적 구성은 차실이라는 건물과 로지(露地)라는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로지에는 고시가케(腰掛), 셋친(雪隠;화장실), 중문 등의 시설이 부속되어 있다. 차실이라는 용어는 근대에 이르러 자주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무로마찌(室町)시대에는 차토 시키지(茶湯座敷), 스끼 시키지(数寄座敷), 차야(茶屋) 등의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간단하게 시키지(座敷)라는 용어로도 자주 사용되었다.28)

차실은 소안(草庵) 풍의 건물과 쇼인(書院) 풍의 양식으로 구분되기는 하나, 일반적으로는 소안풍의 건축물을 지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형식도 독립된 건축물로 지어지는 경우와 쇼인(書院) 등 건축물에 부속되어 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 어떠한 유형이라도 로지(露地)29)라는 부속정원을 지니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규모는 선종(禪宗)의 호우조우(方丈)30)에 따라 다다미 4조반(四畳半)을 표준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이보다 작은 규모를 고마노 차시쯔(小間の茶室), 이보다 넓은 것은 히로마노 차시쯔(広間の茶室)라고 구분하기도 한다.31)<Table 2.>

Comparison between Shouinno-cha and Wabino-cha

3.2. 카이쇼(会所)와 차실(茶室)

카이쇼(会所)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헤이안(平安) 시대 이후, 귀족 저택의 갸꾸텐(客殿)을 칭하는 것이었으며, 에도(江戶)시대에는 막부의 행정이나 지방 자치단체의 사무소, 상 거래소(ブリタニカ国際大百科事典 小項目事典), 중세 귀족이나 무가 및 사원 부속 저택에 설치된 시설 가운데 하나로써 무로마찌(室町)시대에 발달하여 우타카이(歌会)32), 토차(闘茶)33), 쯔끼미(月見)34) 등을 위한 모임에 사용된 장소(デジタル大辞泉), 무로마찌 시대의 신덴즈꾸리에서 접객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世界大百科事典)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상의 사전적 정의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카이쇼가 무로마찌 시대에 당시 유행하던 풍류를 모여서 즐기기 위한 공간이었으며 주로 신덴즈꾸리에서 접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신덴즈꾸리에서 주인이 거주하는 사적인 공간과는 달리 카이쇼는 손님이나 일반인에게 허용되는 개방적 내지는 공적 영역으로서의 성격을 띠는 특수한 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건축사적으로 살펴보면, ‘무로마찌 시대 중기 오닌의 난(応仁の乱) 전후 시기에 성행한 카이쇼 자시키(会所座敷) 장식에 오시이타(押板), 타나(棚), 쯔케쇼인(付書院) 등을 조합하여 장식물을 장식하는 풍습이 성립하였으며 이 같은 자시키 카자리(座敷飾)는 중세말까지 카이쇼의 틀을 넘어 주택의 자시키를 장식하는 방식으로 정착하였다’는 기록이나 카이쇼가 헤이안 시대의 신덴즈꾸리에서 손님과 주인이 대면하는 장소인 갸쿠테이(客亭)를 그 기원으로 하고 있다는 오타 히로타로(太田博太郎)의 연구35)에서 알 수 있듯이, 카이쇼는 신덴즈꾸리에서 쇼인즈꾸리로 전이되는 과도기에 성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초기의 카이쇼라 불리었던 공간은 신덴즈꾸리의 건축물의 일부이거나 거주 공간인 쯔네노고쇼(常御所 )나 고고쇼(小御所)보다 안쪽에 위치하였으며 장군 저택(将軍家)에서의 카이쇼는 대부분 연못에 면한 정원의 한 구석에 위치한 이즈미도노(泉殿)에 접해 위치하였다. 무로마찌 후기에 접어들면서 여러 기능을 지니고 있던 신덴즈꾸리 건축은 독립된 건축물로 구성되기 시작하였으며 이에 따라 건축물 일부였던 카이쇼도 독립적으로 구성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이즈미도노나 고고쇼(小御所)를 카이쇼로 활용한 사례가 있는 것을 보면 모든 카이쇼가 독립적이지는 않았으며 또한 카이쇼 이즈미도노(会所泉殿)라는 건물이 새롭게 등장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카이쇼가 나타나고 있었다.

이 같은 카이쇼와 신덴즈꾸리의 관계는 카이쇼가 일상적인 용도만이 아니라 공적 행사에도 사용된 다용도 건물이었음을 시사하고 있다.[4] 또한 이 시기의 카이쇼에는 주실에 3폭이 하나를 이루는 족자(三幅対の掛軸)를 장식하고 그 앞에 불전 앞에 놓이는 향로(三具足)가 설치된 것으로 보아 선종 사원의 호죠우(方丈)와 유사하며 이 같은 면에서 보면 당시의 카이쇼는 천황의 행차(行幸) 같은 큰 행사에도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대부분 공적인 행사보다는 사적이고 유희적인 행사에 자주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3.3. 소안(草庵)과 소안풍 차시쯔(草庵風茶室)

소안(草庵)이라는 단어가 카야부끼나 와라부끼 등의 지붕을 지닌 허름하고 작은 주택을 이르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소안 차시쯔(草庵風茶室)는 소안 주택의 형식을 도입한 간소한 차실을 말한다. 원칙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나 실내의 넓이는 주로 4조반(四畳半) 이하의 소규모 건물로 쿠사부끼(草葺き) 지붕, 토벽, 시타지마도(下地窓), 니지리구찌(躙り口) 등이 특징이다. 센노리큐(千利休)가 이 형식을 완성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차시쯔(茶室)라고 하면 소안 차시쯔(草庵茶室)를 지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격식을 엄격히 따지는 다이스(台子)의 차를 원칙으로 한 쇼인(書院 ) 풍의 차실과는 반대로, 소안 차시쯔는 그 외관 등이 쇼인즈꾸리(書院造)에서 추구되던 엄격함 등을 멀리하고 경쾌하고 검소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소규모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지붕으로 마감되는 경우가 없으며 주체가 되는 지붕에 히사시(庇)가 조합되어 변화가 풍부한 지붕을 형성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난다. 기둥은 통나무(丸太)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벽은 토벽, 기둥이 보이는 신카베(真壁) 구조가 일반적이다. 벽면에는 벽의 마감을 일부 남겨 둔 시타지마도(下地窓)나 렌지(連字) 등이 주로 채택되고 있다.

앞의 2.3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안차시쯔는 정신적으로 무라타 쥬코(村田珠光)로부터 시작되는 와비차 철학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무라타쥬코의 와비차 철학과 차시쯔의 형상은 남방록(南方録)의 <東大 寺四聖坊数寄屋図> 고서를 통해 그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그가 즐겨 사용한 차시쯔 언어는 4조 반(四畳半) 크기의 차시쯔에 1칸(間) 규모의 도꼬(床), 히노끼(檜) 각주(角柱), 후스마(襖) 2매, 쇼지(障子) 3매 및 천정고 약 7척1촌의 카가마텐조(鏡天井, 반자틀이 없이 천정 평면에 유리같이 나무판을 붙여 마감한 천정), 벽은 도리노꼬가미(白い鳥子紙)라는 화지(和紙)로 도배한 쇼인(書院) 풍의 차시쯔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단, 외관은 코케라부끼(杮葺) 마감형식의 호교즈꾸리(宝形造) 형상의 소암(小庵)이었다는 사실은 기존의 쇼인(書院)과는 다른 산속의 거처(山居) 형상을 지녔을 것으로 추측된다.

무로마찌 시대 말기의 차인이었던 타케노 죠오(武野紹鷗, 1502-1555)는 통상 4조반(畳半) 차시쯔 보다 작은 3조반(3畳半)이나 2조반(2畳半) 차시쯔인 와비시키(侘敷)를 고안하였으며 이를 통해 와비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설정하였다. 그는 무라타 쥬코도 사용하고 있지 않던 와비라는 개념을 다도에 응용하였으며, 나아가 나무나 대나무의 원래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살린 마게모노(曲物)36)인 켄스이(建水)37)나 대나무의 후다오끼(蓋置)38) 등을 실용화하여 와비의 표현을 일층 심화시켰다. 타케노 조오의 차시쯔는 <山上宗二記>에 기록된 4조 반의 차시쯔 평면으로부터 그 특징을 유추할 수 있다. 이 서적의 주석에 의하면 차시쯔는 북향으로 히노끼(檜) 기둥에 벽은 흰색 도배 벽이며 천정은 노네이타(野根板) 마감으로 처리하였다. 도꼬 카마찌(床框)는 검게 칠한 밤나무(栗)를 사용하였다. 차시쯔 북측 입구에는 스노코엔(簀子縁)이 설치되었으며 도꼬는 1칸(1間)에 깊이 2척 3촌(二尺三寸)이며, 도꼬의 천정은 스기(杉) 판재 마감, 좌석 바닥으로부터의 천정고는 7척 1촌으로 도꼬의 천정은 그것보다 7촌 정도 낮은 형태를 띠고 있다. 타케노 조오의 차시쯔는 북향에 창이 없으며39) 빛은 북쪽에 있는 창호를 통해서만 실내로 들어오게끔 설계되었다. 입구의 상인방(鴨居)이 일반적인 것보다 낮게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복도로 올라가는 입구가 낮게 설치된 것과 함께 차시쯔의 사람들이 속세를 떠나 비일상적 공간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타케노 조오는 4조반 차시쯔보다도 작은 규모의 3조반(3畳半)이나 2조반(2畳半)의 차시쯔를 고안하여 이것들을 와비시끼(侘敷)라 칭하고 4조반 이상의 차시쯔를 사비시끼(寂敷)로 구분하여 칭한 바 있으나, 후일 센노리큐는 와비와 사비의 개념을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山上宗二記>에 의하면 센노리큐(千利休)의 초기의 차시쯔는 타케노조오의 차시쯔에서 사용된 복도(緣)를 대신하여 도마히사시(土間庇)가 설치되어 있다. 복도를 해체하여 입구를 몸을 구부리고 들어가도록 만들고 도마히사시(土間庇)라는 실내와 실외를 연결하는 중간영역이 형성되어 로지(露地)의 징검다리가 그 안으로 들어오고 니지리구찌를 통해 내부의 다다미와 밖의 정원이 연결되게끔 의도함으로써 로지와 차시쯔가 일체화되는 차시쯔가 완성되었다. 그는 와비차(侘び茶)의 정신을 추구하면서 당시까지는 명물을 일체 지니고 있지 않은 와비차닌(侘び茶人) 사이에서만 행해지던 2조(二畳)나 3조(三畳)의 고마(小間) 차실을 채용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4장에서 별도로 논하기로 한다.

이 같은 소안 차시쯔가 일본 건축사에 끼친 영향은 크다. 전술한 바와 같이 당시 쇼인즈꾸리에 반발하여 무라타 쥬코(村田珠光) 등으로부터 시작된 소안 차시쯔의 개념과 그것에 사용된 자유로운 조형 언어 등<Table 3.>이 역으로 쇼인즈꾸리에 영향을 주어 이른바 스키야풍 쇼인즈꾸리(数寄屋風書院造) 혹은 스키야(数寄屋) 건축으로 발전하면서 오늘날 일본건축만의 독특한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Fig. 1.>

Three Major Chasitzu connected with Wabicha [5]

Fig. 1.

Positioning of Soan Chasitzu in Japanese Traditional Architecture


4. 타이안(待庵)의 축소지향성 분석

4.1. 타이안(待庵)의 개요 및 특징

센노리큐(千利休)의 작품으로 알려진 일본 최고(最古)의 유일한 차시쯔(茶室) 건축물 타이안(待庵)40)은 교토(京都)의 오오야마자끼大山崎)에 위치한 선종 사원인 묘키안(妙喜庵) 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통상 니지리구찌가 설치된 코마(小間) 차시쯔 건축이나 스키야 건축의 원형으로 알려져 있다.

지붕은 기리즈마즈꾸리(切妻造)에 고케라부끼(杮葺き)로 마감되어 있으며 전면에 길게 뻗은 도마히사시(土間庇)가 부속되어 있다. 차세끼(茶席)는 2조(二畳), 차실 옆에 붙어 있는 쓰기노마(次の間)와 부엌(勝手の間)을 포함한 전체 넓이도 4조반(四畳半)에 이르는 협소한 공간을 보이고 있다. 남동쪽에 니지리구찌(にじり口)를 설치하고 그곳으로부터 정면 방향에 도꼬(床)를 설치하였다. 니지리구찌의 입구 상부에는 지금은 없어졌으나 카타나카케(刀掛け)가 설치되어 있어 차실 내부에서는 칼을 휴대하지 않은 채로 손님과 주인이 마주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실내의 벽은 검은 빛의 초벽 칠 마감(荒壁仕上げ)으로 내부의 짚 같은 벽토 보강제가 그대로 노출되는 소안(草庵) 풍의 건축물로 처리하였다. 이 같은 수법은 당시 민가에서는 당연한 수법이었으나 가는 부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벽 두께에 제한이 있었던 소안 차시쯔(草庵茶室)에서는 당연한 선택이기도 하였다. 도꼬(床)의 폭은 4척(내 치수는 3尺8寸)이며, 모퉁이(隅)와 천정도 기둥이나 천정과 벽이 만나는 부분에 설치된 부재(廻り縁)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게끔 흙으로 칠한 바른 무로도꼬(室床)41) 형식을 보이고 있다.차시쯔 네 귀퉁이의 기둥(入隅柱)도 무로도꼬와 마찬가지로 원래의 형상이나 색을 보이지 않게(塗り消し) 토벽으로 마감하였다. 도꼬노마(床の間)의 장식기둥인 도꼬바시라(床柱)는 가는 스기(杉) 통나무를 사용하였으며 도꼬노마 전단에 가로질러 치장한 가로대인 도꼬가마찌(床框)는 마디가 세 개 있는 키리(桐)를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수법은 기존의 쇼인즈꾸리의 도꼬(床)에 나타나는 전통적인 구성방법을 탈피한 것으로 센노리큐의 와비차의 철학을 반영한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42) 도꼬(床) 부분의 천정이 낮게 설치된 것도 같은 이유로 볼 수 있다.

실내의 동쪽 벽에는 시타지마도를 2개소에 설치하였으며 남측에는 렌지마도(連字窓)을 설치하였다. 시타지마도는 타이안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수법으로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의 갈대 등 벽의 속 바탕(下地)을 도장하거나 마감하지 않은 상태에서 평고대(小舞)로 처리하여 그것을 창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내의 밝기를 고려하여 창의 크기를 각각 다르게 설치한 렌지마도(連子窓)와 시타지마도(地窓)의 배열을 통하여 미묘한 명암의 분포를 추구하고 결과적으로는 긴장감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43)

차를 다리기 위한 화로는 니지리구찌로부터 보았을 때 차실 좌측 구석에 위치한다.44) 이 화로에 접한 북서측 구석의 기둥도 벽을 칠을 하여 감추고 있는데 이는 무로도꼬(室床)와 함께 2조(畳) 규모의 실내를 조금이라도 넓게 보이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단지 스미로(隅炉)45)에 열을 막아 주는 고이타가 없기 때문에 화로로부터 발생하는 열로부터 구석에 위치한 기둥(隅柱)을 보호할 목적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천정은 2조(畳)의 면적임에도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도꼬노마 앞부분은 히라텐조(平天井)를 채택하고 있으며 화로가 위치하는 부분은 이와 직교하는 히라텐조로 처리하고 나머지 부분인 니지리구찌 부분은 동쪽으로부터 서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가케꼬미(掛け込み)의 케쇼야네우라(化粧屋根裏)로 처리하고 있다. 가케꼬미 천정은 니지리구찌로 들어온 손님에게 2조라는 좁은 공간이 주는 압박감을 완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두 개의 히라텐조를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도리목(桁材)의 한 쪽은 도꼬노마 한쪽 편의 장식 기둥인 도꼬바시라(床柱)가 지지하고 있으며 이 도리목이 주인 자리(手前座)와 손님 자리(客座)를 가로지르는 천정의 경계를 구분하고 있다. 일견 복잡해 보이는 타이안의 천정 중심에는 도꼬바시라가 있으며 이로 인해 2조 크기의 천정을 세 부분으로 구분하여도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게 된다. 천정고는 5척2촌(5尺2寸) 정도이며 일반적인 족자를 걸기에도 낮은 높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니지리구찌와 차세끼(茶席) 쪽의 지붕의 경사가 다른 편보다 가파르게 형성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히라텐조의 반자틀(竿縁)이나 케쇼야네우라(化粧屋根裏)의 서까래(垂木) 등에는 대나무가 사용되고 있으며 방문 살에도 대나무가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대나무의 사용이 자주 눈에 띄는데, 이는 우선 당시 타이안이 위치하던 야마자끼(山崎) 지역에 양질의 대나무가 존재했기 때문46)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시타지마도나 아라카베(荒壁) 등과 함께 당시 민가의 영향을 느끼게 해준다. 천장판에는 노네이타(野根板)47)가 사용되었다.

2조(畳) 규모의 차실 서측에는 후스마(襖)를 사이에 두고 1조 크기에 폭 8촌(寸) 정도의 마루가 있는 쓰기노마(次の間)가 설계되고 있으며 이 곁방 북측에 1조(畳) 규모의 부엌(勝手の間)이 위치한다. 홑 선반(一重棚)이 설치된 쓰기노마와 3중 선반이 설치되어 있으며 한쪽 구석을 누리마와시(塗り回し)48)로 처리하고 있는 부엌 공간의 용도에 대해서는 에도 시대 이래 차 연구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7] 이상의 사실을 사진이나 도면으로 간략하게 나타내면 Fig. 2.와 같다.

Fig. 2.

Outline of exterior/interiors and floor plan in Tai-an

4.2. 타이안(待庵)의 축소지향성 프로세스

앞서 열거한 역사적 사료나 다수의 연구자가 밝히고 있듯이, 타이안의 소안 차시쯔(草庵茶室)적 특징은 당시 기존의 쇼인노차(書院の茶)에 대한 센노리큐의 반발과 부정으로부터 시작된다. 특히 고토 치나쯔(後藤 千夏, 2010)는 타이안에 나타나는 특성을 명물(名物)에 대한 부정, 작은 공간 추구, 채광의 조절, 소박한 재질의 재료 선호 및 가는 사이즈의 부재 사용 등으로 요약하면서 제시[4]하면서 센노리큐의 정신세계와 연결하여 분석한 바 있는데, 이는 곧 작은 공간 조성이나 자연 재료 선호 등 일련의 공간적 및 건축적 장치들은 당시 명물을 선호하고 그것들을 도꼬노마(床の間)에 장식하기를 즐기던 당시 차 문화와 격식과 권위에 얽매인 차 문화를 탈피하기 위한 그의 철학적 사고로부터 비롯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는 센노리큐가 의도했던 것은 차를 매개로 한 종교적 자유에 대한 도약이었으며 차노유 형식을 빌려 세속적인 것이나 부질없는 것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한 그의 사상이나 철학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49)

이처럼 타이안을 센노리큐의 당시 차 문화에 대한 반발이나 차 문화요소에 대한 배제가 표현된 것이라고 보면, 앞서 말한 2조(畳)의 차세끼(茶席)를 중심으로 하는 작은 공간이나 짚이나 대나무 등 비 가공 재연 재료 선호 등은 건축적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주로 자연이나 전통적 민가 등 기존의 차시쯔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상으로부터 아이디어나 표현을 인용하고 있다. 즉 타이안에서는 기존 차 문화나 차 도구 등에 대한 배제나 생략 및 자연이나 민가 등으로부터의 건축 및 공간 요소 인용을 통하여 극소공간이라고 할 정도의 공간적 응축이나 축소를 실현하고 있으며, 좁은 공간의 확장성이나 채광의 조절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해 내부공간의 구성이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도식으로 정리하면 Fig. 3.과 같다.

Fig. 3.

Downsizing Process Diagram in Tai-an

4.3. 타이안의 축소지향성 프로세스 별 특징 분석

1) 부정(Negation)

타이안에서의 와비차 실현의 시작은 기존 차시쯔에 대한 인식의 부정 등 정신적인 측면과 고급스럽고 사치한 가라모노(唐物)나 차모노(茶物)의 부정(否定) 등 시각적인 측면에서 시작되고 있다.

우선 센노리큐는 기존의 쇼인노차(書院の茶)가 무사 계급이나 귀족 등이 향유하는 고급문화로서의 차 문화를 부정하고 차를 마시는 공간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고 오직 차를 준비하고 마시는 행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였으며 그 결과 허술하고 소박한 의장에 더해 기존의 표준 크기인 4조반보다 작은 2조 규모의 소안 차시쯔(草庵茶室)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생활이 빈곤할수록 물욕이나 아집으로부터 멀어지고 성성(聖性)이나 음덕(陰德)이 높아진다는 종교적 내지 철학적 발상으로 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당시의 쇼인노차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중요한 근거로 볼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사상은 불교나 선종으로부터의 연관성이 엿보이는데, 불교수행자들의 초암이 작고 비루하며 조악하게 지어진 것은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린 이른바 무소유의 청빈함을 나타내는 동시에 그것이 은덕(隱德)으로 인식되었으며 소암 같은 누추한 곳에서 생활하는 그 이면에는 명예나 이익에 대한 욕망을 버리고 깨끗한 정신세계와 높은 덕망을 나타내는 시각적 표상으로 인식되었다는 오노 쿄헤이(1992)의 연구[8] 는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이 같은 소암(草庵)은 고결한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의 탈세속적 거주지로서 일반적으로 나뭇가지나 나뭇잎, 대나무 등 간단한 재료를 이용하여 주위를 둘러치는 수준의 간단한 건물이었다는 사실50)은 무로마찌 시대의 가라모노(唐物)을 중심으로 하는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자시끼차(座敷茶)나 그 생활상을 부정하면서 와비의 사상을 바탕으로 극도로 간소화된 협소한 평면에 민가의 구조를 도입하고 자연 재료가 지니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리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다.

타이안에서 나타나는 시각적 부정은 도꼬(床)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도꼬(床)의 천정고는 5척2촌(5尺2寸, 약 1.61m)으로 일반적인 족자도 걸기 힘들 정도로 낮게 설계되어 있으며, 폭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1칸(間) 크기의 반(半間)에 해당하는 4척(약 1.2m)으로 축소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의 도꼬노마처럼 화려하고 호사스러운 다기나 가라모노 등을 장식할 만한 여유가 없다. 실제로 타이안의 도꼬에는 작은 꽃병(一輪挿し)만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는 단순한 공간 규모의 축소만이 아니라 기존의 호화로운 쇼인(書院)풍 차시쯔에 대한 부정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도꼬의 벽 마감도 소박한 토벽으로 마감되었으며 도꼬바시라(床柱)와 도꼬가마찌(床框)를 마디가 있는 채로 가공하지 않은 키리(桐) 등의 천연 목재를 그대로 사용하였다는 사실은 천이나 벽지로 벽을 마감하거나 인공적으로 가공된 목재 등을 사용했던 기존의 차시쯔에 대한 부정으로 볼 수 있다.

니지리구찌(躙口)에 대해서도 동일한 해석이 가능하다. 니지리구찌는 약 40cm 높이이기 때문에 손님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몸을 구부리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는 기존의 무사계층이 주로 사용하던 차시쯔가 규모의 축소로 인하여 누구에게나 평등한 대상으로 전환됨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니지리구찌 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카타나가케(刀掛け)의 존재는 칼을 소지한 무사계급조차도 타이안에서는 무장해제와 더불어 평등하게 취급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이 같은 사실은 공간의 축소가 기존 질서에 대한 부정이나 반항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51)

벽체를 종이나 직물로 마감한 하리쯔게 카베(張付壁)가 아니라 짚(わら)을 사이에 넣은 토벽(土壁) 등으로 마감하는 것도 명물(名物)을 부정하고 물욕을 극단적으로 배제한 와비(侘び)의 정신으로 볼 수 있으며 차시쯔에 사용되는 부재 또한 기존의 격식 있고 견고하며 인공적인 건축 재료를 부정하고 간소한 건물의 인상을 형성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기리즈마즈꾸리의 지붕 형식을 채용한 사실이나 민가에서 자주 보이는 도마(土間)와 히사시 지붕을 도입한 것도 기존의 귀족이나 무사계층의 주거인 쇼인즈꾸리(書院造)에 대한 반발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부정의 극단적인 형태는 특정 물건이나 대상에 대한 배제로 나타난다. 타이안에서는 쇼인노차의 계급적 차별 요소인 귀인 출입구(貴人口) 등이 배제되고 있으며 호화로운 장식용 다기(茶器)나 장식품을 위한 타나(棚) 혹은 쯔게쇼인(付書院) 등을 원천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장식적 요소가 일체 배제된 간소한 극소 공간이 만들어지게 된다.

2) 인용(Quotation)

인용은 상기 부정의 실천적 방편으로써, 기존의 화려하고 권위적인 쇼인노차를 대신할 대안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주로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선종의 소안(草庵)이나 일본의 전통적 민가의 건축 언어를 인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기존의 불교 수행자들의 소안(草庵)이 외관적 이미지로서는 조악한 작은 가건물에 지나지 않으나 그 내면은 그 장소나 자연 및 건축 모두가 잡념을 쫒고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거주지로서 평가되었기 때문에 기존의 소안 대부분의 요소를 인용하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한 소안(草庵)의 초(草)는 갈대나 억새, 볏 잎 등으로 지붕이나 벽체를 마감하는 카야부끼(草葺)나 쿠사카베(草壁)로 마감된 허술하고 작은 집을 의미하고 있는데 이는 쇼인즈꾸리(書院造) 등과 같은 저택보다는 민가(民家)에 가까운 개념이기 때문에 소안(草庵)을 표방한 타이안에서 전통적인 민가의 건축 재료나 공법 등 건축적 아이디어나 영감을 인용하는 프로세스를 보이는 것은 타당하다 할 수 있다.

타이안에서의 인용은 민가의 전통 구법이나 재료의 선호 및 일본 전통건축에 내재하고 있는 비대칭성 선호 등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타이안에 사용되는 건축 재료는 스기(杉)나 키리(桐) 및 대나무 등의 목재와 토벽용 흙 등 당시 민가나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던 자연 재료를 인용하고 있다. <Table 4.> 스기(杉)는 키타야마(北山)산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붕과 창에 사용된 대나무는 야마자끼(山崎) 지역, 천정판에 사용된 노네이타(野根板)는 고치(高知)현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벽체나 시타지마도(下地窓)에는 오사카의 요도가와(淀川 )산 갈대를 사용하는 등 타이안 건축에 사용된 재료는 거의 근거리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로 구성되어 있다.52)

Type and Producer of natural materials used in Tai-an

이는 타이안에서는 기존의 쇼인노차 등에서 사용되던 가공목이나 타지로부터의 수입목 등에 대한 사용은 일체 나타나고 있지 않으며 주로 가까운 근처의 지역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일종의 버내큘러적 재료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재료들은 멘도리(面取)나 도장 등 일체의 가공을 하지 않은 채 통나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시타지마도(下地窓)를 통해 벽체 내부의 갈대를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자연 그대로의 질감과 형상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시타지마도는 농가의 도마(土間 ) 등에 설치되는 것으로 토벽의 일부를 도장하지 않고 벽 내부 마감재인 코마이(小舞)를 그대로 노출시키는 형식의 창문으로 타이안의 의장이 민가로부터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히라텐조의 반자틀(竿縁)이나 케쇼야네우라의 서까래 및 쇼지(障子)의 살(桟)에 사용되는 대나무가 자연 그대로의 상대로 마감되고 있는 것도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앞서 언급한 도마(土間)와 히사시 지붕의 채용이나 자유로운 창문 구성 등도 민가에서 사용되는 건축 언어를 타이안에 인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타이안에 나타나는 비대칭성 선호도 일본 전통적 민가의 특징을 인용하는 방법의 하나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건축은 고대의 고상 주가나 진쟈(神社) 건축인 다이샤즈꾸리(大社造)처럼 출입구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거나 나가레즈꾸리(流造)처럼 한쪽 지붕이 길어지는 등 기본적으로는 비대칭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편이었으며 좌우 대칭을 강조하는 불교문화 전래 이후에도 후기 신덴즈꾸리나 쇼인즈꾸리 등에서는 공간배치나 실내의장 등에서 여전히 비대칭적 요소가 선호되었다.[1] 이 같은 경향은 민가 또한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민가는 도마(土間)에 접하여 방이 위치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평면이 비대칭을 이루고 있으며53)(장 보웅, 1994) 특히 고온다습한 기후에 대해 쾌적성과 건물 자체의 내구성 관점에서 기본적으로 여름을 기본으로 하는 구법원리에 따라 축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지역이나 풍토에 따라 채광이나 바람을 각기 다른 방법으로 고려하게 된다. 따라서 개구부나 출입문을 대칭이나 비례 등 건축 기준에 따르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적재적소에 설치하는 경향이 강한 특징이 있다.

타이안의 건축적 구성은 평면부터 입면 및 단면에 이르기까지 비대칭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타이안의 차시쯔(茶室) 공간은 다다미(약 0.91 x 1.82m)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2조이므로 거의 정방형에 가까운 평면이 되며 그것의 대각선(a)은 캇테(勝手)의 모서리로 연장되어 Fig. 4.의 파란색 부분처럼 전체 평면도 거의 정방형에 가까운 모양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도꼬(床)의 상부 부분을 내부로 축소하면서 전체 평면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는데 쓰기노마(次の間)의 일부분을 다다미와 구분되는 이타다다미(板畳)로 처리하면 Fig. 4.의 빨간색 부분처럼 원래의 벽선의 연장 부분과 다다미의 끝선을 연장한 또 하나의 정방형이 형성된다. 이는 전체 평면 구성은 정방형에 가까운 대칭적 평면 구조였으나 도꼬의 부분과 쓰기노마(次の間) 부분을 변형시킴으로써 의도적으로 대칭을 피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비대칭적 경향은 캇테(勝手)의 다다미 설치 방법이나 차시쯔 내부의 로(爐), 쓰기노마(次の間)의 타나(棚) 등의 위치설정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으며 전면에 설치된 도마로 인하여 종국적으로 타이안의 전체 평면을 일본 민가처럼 비대칭을이루는 장방형으로 구성되게 한다. <Fig. 4.>

Fig. 4.

Partition in Plan of Tai-an

창호 부분에서도 비대칭성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타이안에는 도꼬 부분에 시타지마도와 렌지마도(蓮子窓) 등 두 종류의 창문 3개와 쓰기노마(次の間)에 2개의 시타지마도가 채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도꼬 부분의 창에 한정하면 살펴보면, 우선 시타지마도의 크기가 각각 0.42m x 0.47m와 0.56m x 0.54m로 그 크기나 비례가 서로 다르며 비대칭을 이루고 있다. 또한 외벽 기준 이격 정도나 외벽 중심선과도 일치하지 않으며 창문을 지지하는 기둥 및 벽체와도 상대적으로 긴결 정도가 약하게 설치되어 있다. 렌지마도의 경우도 1.33m x 0.59m로 앞의 시타지마도와도 그 크기가 다를뿐더러 벽체 중심선보다 한 쪽으로 치우쳐 비대칭적으로 설치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서측의 시타지마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Fig. 5.>

Fig. 5.

Unsymmetrical arrangement of windows in Tai-an [5],[7]

이처럼 창의 배열이 일정하지 않은 것은 지역이나 풍토에 따라 채광이나 바람이 각기 다른 것을 고려한 것으로 민가에서 필요에 따라 창을 내거나 배열을 바꾸는 것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원칙이나 규범 같은 사회적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운 디자인적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면에서 보면 너무나 인공적인 것이나 완전한 것은 부정되며 자연에 없는 대칭구도는 채용하지 않고 오히려 불완전하고 균형 잡히지 않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선(禪) 사상까지 인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6]

이 밖에도 기울기를 달리한 지붕의 경사와 그에 따른 비정형적 박공면 혹은 정면 최 우측에 니지리구찌를 설치하는 것 등도 대칭이나 중심선 등 형태 원리를 의도적으로 변형시키는 비대칭성을 보여주고 있다.

3) 응축(Condensing)

센노리큐는 차도를 통해 세속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소박한 생활을 연상시키는 차 공간을 추구하면서 차실을 최대한 작게 응축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였으며 그 결과 당시의 차시쯔의 일반적인 기준이었던 4조반의 반도 안 되는 2조 규모의 차실을 제시하고 있다. 센노리큐가 1조반 정도 되는 극소 공간까지도 추구했다는 고토 치나쯔(後藤 千夏, 2010)연구 결과에도 나타나듯이, 센노리큐는 공간을 최대한 작게 함으로써 오히려 세속으로부터의 탈피는 물론 불필요한 물건이나 행위를 자연스럽게 억제하는 기법을 타이안에서 구현하고자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타이안은 불필요한 장식이 일체 없는 이른바 와비(侘び)의 개념을 구현한 소안 차시쯔(草庵茶室)로 기존의 쇼인(書院)풍 차시쯔와는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 가운데 공간의 응축이 가장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은 타이안에 적용된 공간이나 부재의 축소화로 예를 들 수 있다. 우선 타이안의 차세끼(茶席)는 2조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차시쯔의 형식 가운데 코마(小間)에 속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4조반이나 그 이상의 히로마(広間)와 비교해 보면 면적이나 내부 동선 및 손님의 자리 등이 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Fig. 6.> 즉 손님과 주인의 진출입 동선이 분리되어 있는 것은 동일하나, 히로마의 경우 다수의 손님을 접대할 수 있고 손님 좌석 또한 신분 고하에 따른 지정석이 정해져 있는 등 배타적이고 계급적인 공간 구성을 보이는 것에 반해 코마 형식에서는 면적의 협소함으로 인해 손님과 독대하거나 1-2인의 한정된 손님과 대면하게 되는 근 거리적 친밀감이 형성되는 공간이 구성된다. 물론 복수의 손님을 대접할 경우 신분이 높은 사람이 도꼬(床) 쪽에 위치하는 규율은 있으나, 히로마와 비교해 보면 격식이나 신분 등에 따른 차이가 면적의 협소함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약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Fig. 6.

Comparison with Hiroma and Koma in Chasitzu

이 같은 특성은 타이안에 적용된 치수 계획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앞의 고토 치나쯔(後藤 千夏, 2010)의 연구[5]에 따르면, 타이안의 주요 차시쯔 공간의 치수는 다음 <Table 5.>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우선 주목할 사항은 도꼬(床)의 크기이다. 도꼬의 크기는 전면 폭 1.16m로 일반적인 차시쯔 도꼬의 1/2 정도로 축소되고 있다. 또한 너비는 기존 벽선으로부터 내측으로 인입하여 더욱 축소되어 약 0.7m로 계획되어있다. 이는 당시 일반적인 4조반의 크기에 소요되는 공간이나 물품 및 사람 등 모든 공간적 요소를 응축함으로써 반드시 필요한 것만을 수용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며 나아가 무소유의 개념을 실현시키기 위한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도꼬의 천정고도 약 1.61m로 작아진 공간만큼 함께 응축되고 있으며 차를 다리기 위한 로(爐) 부분도 0.4m 정도로 최소화되고 있다. 차시쯔나 도꼬에 대한 이 같은 응축은 오로지 차를 마시는 행위만을 중요시하는 센노리큐의 사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간의 응축 및 축소에 따라 차를 즐기는 사람 간의 거리나 시간적 응축도 동시에 발생한다. 좁은 공간에서 주인과 손님이 대면하는 거리가 짧아짐에 따라 표정이나 언어 등에 의한 감정 교류가 분명해지기 때문에 양자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그 시간을 즐기거나 향유하게 되는 이른바 이치고이치에(一機一會)의 개념에 수렴하게 된다. 따라서 타이안에서의 공간 응축은 단지 공간만의 축소가 아니라 그 내부에서 발생하는 거리나 시간 등 모든 순간이 종합적으로 응축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Dimension of Major Space Elements in Tai-an[8]

이 밖에도 타이안에서는 굵은 소재보다 가는 억새나 대나무 등의 얇은 소재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공간의 응축은 축소된 공간에 상응하게끔 얇거나 가는 치수의 부재 응축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조정(Adjustment)

타이안에서의 조정은 크게 공간의 축소로 인한 개방감의 확대 및 다도를 위한 적합한 채광 조절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공간 확대를 위한 조절장치로서 무로도꼬(室床)을 들 수 있다. 타이안에서는 도꼬의 기둥이나 벽체 및 도꼬카마치(床框)를 모두 칠해버려 그 모습을 외부서 보이지 않게 처리하고 있는데 이는 실내공간의 협소함을 완화시키는 기법으로 볼 수 있다. 일례로 차를 끓이는 로(炉)에 접한 서 북측 구석의 기둥은 벽을 칠함으로써 그 모습을 감추고 있는데 이는 무로도꼬(室床)와 함께 2조 뿐이 안 되는 실내를 최대한 넓게 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천정 부분에 대해서도 동일한 논의가 가능하다. 타이안의 차세끼(茶席) 부분은 3부분에 걸쳐 히라텐조(平天井)와 카케코미텐조(掛け込み天井) 등 두 가지 천정 형태가 채택되고 있다. 하라텐조는 도꼬노마(床の間) 앞부분과 로(炉)가 위치한 타테마에자(点前座)에 서로 직교하여 설치되어 있으며 니지리구찌(躙り口) 부분은 히사시 부분을 내부로 끌어들여 동쪽으로부터 서쪽으로 경사지게 올라가는 카케코미텐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두 개의 히라텐조를 나누면서 남북으로 걸쳐진 도리목(桁材)의 한쪽은 도꼬바시라(床柱)가 지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손님 좌석과 주인 좌석 간 카케코미 텐조의 경계를 이루게 된다. <Fig. 7.>

Fig. 7.

Two Types of Ceiling in Tai-an

여기서 공간의 확장을 위해 사용된 두 가지 기법을 알 수 있는데 하나는 카케코미 텐조에 천정 마감을 하지 않고 내부의 마감을 그대로 노출하는 케쇼야네우라(化粧屋根裏)를 채택함으로써 천장의 높이를 일층 높게 보이는 효과를 의도하고 있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카케코미 텐조와 히라텐조 사이 한 단 정도 차이를 두어 상대적으로 차세끼(茶席) 쪽의 천장이 높게 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타이안의 천정 높이를 살펴보면 화로 부분과 도꼬 앞부분의 히라텐조의 높이는 1.8m이며 카케코미 텐조는 약 1.83m에서 시작하여 2.18m에 이르고 있어 두 지붕이 만나는 부분에서는 약 0.35m 정도의 차이를 보이게 된다. 또한 도꼬 부분의 천정고는 1.61m 정도로 히라텐조 보다 약 0.2m 정도 낮게 설치하여 결과적으로 차세끼(茶席) 쪽의 천장은 높게 보이고 도꼬 측 천장은 깊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이루게 된다. 이처럼 타이안의 카케코미 텐조(掛け込み天井)와 사오부치 텐조(棹縁天井)의 조합은 앞서 논한 도꼬노마(床の間)의 모퉁이와 천정을 토벽으로 마감한 무로도꼬(室床) 등의 구조와 함께 2조(畳)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공간이 시각적으로 확장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 타이안이 그동안의 소안(草庵)이나 쇼인 차시쯔 등이 북향이나 북창(北窓)을 선호했던 것과는 반대로 남향으로 배치되었다는 사실은 타이안에서의 빛의 역할이나 중요성 및 빛과 공간과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타이안은 남측 도꼬 부분에 렌지마도 1개와 쓰기노마(次の間)에 시타지마도 1개 등 총 2개의 창이 설치되어 있으며 동측에 시타지마도 2개, 서측에 렌지마도 2개 등 총 6개의 창이 설치되어 있는 반면 북측에는 창문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이는 동, 남, 서에 이르는 태양광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 궁극적인 목적은 자연에 대한 순응과 함께 응축되고 축소된 내부공간의 확장이나 조정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차시쯔를 중심으로 전면부의 니지리구찌와 더불어 가장 규모가 큰 1.33m x 0.59m의 렌지마도는 쇼지(明り障子)를 통해 유입되는 빛을 통해 천장의 높이감과 도꼬의 깊이감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동측에 위치한 상대적으로 작은 2개의 니지리구찌(각 0.42m x 0.47m, 0.56m x 0.54m)는 필요한 최소한의 빛 유입을 위한 보조적 조정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


5. 결론

이상에서 일본 전통 건축 가운데 소안 차시쯔에 주목하여 그것의 일반적인 특징과 타이안(待庵)에 나타나는 축소지향적 특징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소안(草庵) 차시쯔는 무로마찌 시대에 당시 무사계급 등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던 쇼인 차시쯔(書院茶室)의 권위적이면서 장식적인 측면에 대한 반발로 나타나고 있다. 주로 와비(わび) 및 와비차(わび茶)의 철학을 수용하였으며 그 건축적 결과는 일반적으로 경쾌하고 검소한 비대칭적 외관, 4조반 이하 작은 규모의 차시쯔(茶室), 히사시나 도마(土間) 등의 전통 민가 요소의 채용 및 나무나 흙 등 자연 재료의 선호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타이안(待庵)은 소안 차시쯔의 철학과 특징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사례로서, 당시의 쇼인노차(書院の茶) 문화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의 결과, 2조의 극소평면 채택 및 기존의 소안(草庵)이나 민가(民家) 건축 양식의 적극적인 수용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특히 타이안에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축소지향성으로, 이는 각각 기존 차 문화에 대한 일체의 부정과 도꼬(床)의 축소로 인한 카라모노(唐物) 등 고가의 차모노(茶物)의 배제, 히사시(庇)나 도마(土間), 시타지마도(下地窓) 등 민가의 건축 공법이나 자연 재료의 적극적 인용을 거쳐 타이안을 2조 크기의 간소한 공간으로 응축함으로써 소안 차시쯔(草庵茶室)의 이상적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물리적 공간의 축소만이 아니라 공간감 확대와 차를 마시기 위한 내부 공간의 질적 향상을 위해 무로도꼬(室床) 기법을 사용하고 히라텐조(平天井)나 카케코미텐조(掛け込み天井) 등의 마감 및 높이의 조절 및 채광을 고려한 남향배치 그리고 이에 따른 빛의 조절 등의 장치를 통해서 작고 좁지만 넓고 쾌적하게 느껴지는 창의적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종국적으로 세속과는 거리를 둔 상태에서 오로지 차만을 마시기 위한 이치고이치에(一機一會)의 전형적인 축소 공간을 지향한 소안 차시쯔(草庵茶室)의 완성을 의미한다.

Notes
1) 이어령(문학사상, 2002)은 일본은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이전 시대부터 축소지향을 추구해왔으며 이레코(入れ子), 접이식 쥘 부채(扇子), 아네사마 인형(姉様人形), 도시락, 노멘(能面) 및 가문의 문장(紋章) 등을 통해 일본 문화의 축소지향 및 안(內)과 밖(外)의 인식 등을 분석하였다.(원 출처)이어령, 축소지향의 일본인, 문학사상사, 2002.축소지향의 일본, 무엇이 일본스럽게 만드는가? Naver에서 재인용 https:// blog.naver.com/blueday282/222140599464
2) 이 밖에도 일본건축문화의 특징으로 외래문화의 수용과 일본 고유 전통의 유지, 자연 재료의 선호와 일본 풍토 대응 구조 방법, 비대칭성 선호와 같은 건축의장의 독창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 윤장섭, 일본의 건축(2000. 11)/Naver에서 재인용.
3) 같은 한자를 사용하여, 차의 계보 상 오모테센케(表千家)에서는 사도(さどう), 우라센케(裏千家)에서는 차도(ちゃどう)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4) 센노리큐(千利休)의 스키도(数寄道), 후루타오리베(古田織部)의 챠유(茶湯), 고보리엔슈(小堀遠州)의 차노도(茶の道) 등의 용어를 거쳐 에도시대 이후 차도(茶道)라는 용어로 정착되었다. 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茶道, 202105.09.
5) 일본에서 차를 마시는 습관이나 제조 방법은 헤이안(平安) 시대 당견사(遣唐使)로부터 시작되었으나 차를 기호품보다는 약재로 인식하였기 때문에 초기의 그 사용량이나 빈도는 미미하였다.
6) 모모야마 시대의 문화를 지칭하는 모모야마분카(桃山文化)는 그동안의 일본 문화와는 달리 불교 영향이 적은 편이며 신선미가 넘치는 호쾌하고 화려한 문화로 신흥 다이묘(大名)나 호상(豪商)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차노유(茶の湯)가 유행하였으며 가라모노(唐物)나 명품 다도구(茶道具)에 대한 기호 및 그것에 대한 반항으로서의 와비챠(わび茶) 문화가 동시에 발전하였다.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桃山文化, 2021.03.01.
7) 니시 카즈오(西 和夫)에 따르면 이 당시는 차에 대한 수집이나 감정기술도 동시에 발전하였다. 부유한 상인들과 귀족들 및 도요토미 히데요시 자신이나 쇼군들은 가장 훌륭한 다기를 수집하기 위해 상당한 재산을 투자하였으며 자신의 집에 인상적인 차실(茶室)을 건축하기도 하였다.西 和夫, 이무희, 진경돈 공역, 일본건축사, 도서출판 세진사, 1997, p.195.
8) 일본 고유의 건축문화 가운데 하나로, 오늘날 다다미와 유사한 형태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헤이안(平安)시대이나 무로마찌 시대에 쇼인즈꾸리가 등장함에 따라 방 전체에 다다미를 까는 양식이 나타났으며 다도(茶道) 확대에 따라 정좌(正坐)와 함께 보급 및 확산되었다.
9) 좌선이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불교의 기본적 실천 덕목이었으며 좌선을 중심으로 수행하는 불교 집단을 선종이라고 칭하기 시작한 것은 중국 당(唐) 말기부터였다. 중국에서의 선(禅)은 당나라부터 송나라에 걸쳐 발전하였으며 명(明)시기에 그 세력이 쇠퇴하였다.
10) 좌선(坐禅)이나 참선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또는 젠나(禅那;불심으로 인하여 마음 상태가 동요됨이 없는 일정한 상태)의 현대적 해석을 명상(冥想)으로 부르기도 한다.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禅, 2021. 04.17.에서 재인용함.
11) 불심으로 인하여 마음 상태가 동요됨이 없는 일정한 상태를 의미한다. 당나라 시기의 화엄종 5대 종주인 정혜선사(定慧禅師)의 저서 ‘禅源諸詮集都序’에는 선(禅)의 근원은 불성(仏性)에 있음을 천명하고 있으며, 불성을 깨닫는 것이 지혜이고, 지혜를 수행하는 것이 조(定)이며 젠나(禅那)는 이를 겸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앞 책, 禅(2021.04.17.)에서 재인용함.
12) 불립분자(不立文字)란 문자나 언어에는 진실의 불법(佛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불조(仏祖)의 언어는 해석에 의해 다양하게 변한다는 의미이며 언어가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결함에 대한 주의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이유로 선종에서는 중심적 경전을 세우지 않고 있으며 교외별전(教外別伝)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스승으로부터 제자에게 사상을 전수하는 사자상승(師資相承)을 중시하며 그것을 위한 임기응변이나 이심전심 방편 (方便)등의 특징을 지니는 종파이다. 앞 책, 禅 항목에서 재인용함.
13) 카마구라 시기에는 정토사상(淨土思想)의 보급이나 선종의 전파에 따른 영향 및 국가적 사업으로서 도다이지(東大寺)를 비롯하여 남도인 나라(奈良)의 여러 사원에 대한 재건이 일어난 한편 12세기경부터 13세기에 걸쳐 신흥 무사나 농민들의 요청에 따라 불교의 새로운 종파인 정토종(浄土宗), 정토진종(浄土真宗), 시종(時宗), 일련종(日蓮宗), 임제종(臨済宗), 조동종(曹洞宗) 등의 종파가 활약하는 등 헤이안(平安) 시대부터 카마쿠라(鎌倉) 시기에 걸쳐 부흥한 일본 불교의 변혁적인 움직임이 활발하였다 앞 책, 鎌倉佛敎,(2021.03.28.)에서 재인용함.
14) 카마구라(鎌倉) 시대 말기부터 무로마찌(室町) 시대에 걸쳐 선종사원에서 행해진 한문학(漢文學)을 말한다. 선(禅)의 법어(法語)를 비롯하여 시문, 일기, 논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성행하였으며, 이에 따라 목판 출판기술도 발생하게 되었다.
15) 선(禅) 사상의 발상지인 중국이 명(明)이후의 선종의 쇠락과 그 이후 다민족 국가인 원(元)이나 근대 초기 열강에 의한 지배 및 문화혁명 등으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뿌리 깊게 정착할 수 없었던 것에 비하여 일본은 앞 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본 자체의 문화나 사상과 결부된 사상적 결합이 모든 계층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선(禅) 사상을 문화적으로 흡수한 나라가 일본 이외에는 드물다는 것을 의미하여 이 같은 면에서 선(禅)을 일본의 종교나 정신을 이루는 중요한 정신적 요소 가운데 하나로 이해하는 것도 큰 무리는 없다.
16) 무로마찌(室町) 중기의 문화를 칭하는 것으로, 8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足利義政)가 오닌의 난(応仁の乱) 이후 교토(京都)의 히가시야마(東山)에 축조한 히가시야마 산장(東山山荘)을 중심으로, 무가(武家), 공가(公家) 및 선승(禅僧) 등의 문화가 융합되어 나타난 시기이다. 선(禅) 정신에 기초한 간결함과 전통문화에서의 풍류(風雅), 유겐(幽玄), 와비(侘) 등을 정신적 기조로 하고 있다.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東山文化, 2021.03.01.
17) 고꾸후문카(国風文化)란 일본 역사적 문화 가운데 하나로 10세기 초부터 11세기 섭간정치(摂関政治) 시기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로 12세기의 원정기 문화(院政期文化)에도 영향을 끼쳤다.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国風文化, 2021.02.01.
18) 위키페디아의 내용에 따르면 우선 미술이나 예술 분야에서는 선승에 의한 수묵화의 발전, 카레산스이(枯山水)로 대표되는 일본 정원, 분재 및 다루마(だるま), 조각이나 도자기 및 일본도 등에서 선(禅)의 영향이 보이고 있으며, 건축적으로는 불교사원 가운데 젠슈요(禅宗様)와 주택의 쇼인즈꾸리(書院造), 차시쯔(茶室)이나 스키야즈꾸리(數寄屋造) 및 오늘날의 와후(和風) 주택이나 와시쯔(和室)에 선 사상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도 쇼진 요리(精進料理)나 카이세키 요리(懐石料理) 등의 전통적 일본 음식이나 니혼차(日本茶)나 와카시(和菓子) 등의 기호품 및 이로무지(色無地)나 에도코몬(江戸小紋) 등의 복식이나 차도(茶道)를 비롯한 서도(書道)나 노가꾸(能楽) 등의 전통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의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
19) 일본 중세 예술의 중심적 개념 가운데 하나이다. 중국 후한시대의 기록에서 사용된 용어로, 원래 의미는 노장사상이나 불교의 교의 등이 심원하여 그 뜻을 알 수 없는 경지, 즉 심원 미묘한 신비성을 의미하고 있다.
20) 감의 떫음을 의미하는 단어로 화려하지 않고 차분한 맛이나 분위기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는 일본차가 있다.
21) 빈곤이나 부족 가운데서도 마음의 충족을 얻고자 하는 의식 혹은 한적함 속에 심오함이나 풍부함이 저절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말한다. 인간 세상의 덧없음이나 무상함을 아름답게 느끼는 미의식이며 깨달음(悟り)의 개념과 가깝고 일본문화의 중심사상으로 위치하고 있다.
22) 이끼는 에도시대 이후 발생한 일본 미의식 가운데 하나로 움직임이 세련되거나 여성스러움을 표현하는데 사용된 의미이나 일반적으로는 단순미의 지향이며 서민의 생활로부터 생겨난 미의식으로 볼 수 있다.
23) 이 같은 면은 특히 센노리큐(千利休)의 다도에서 나타나는데, 그는 명품 다기를 존중하는 기성의 가치관을 부정하고 일종의 금욕주의를 주장하였으며 그 스스로가 장식성을 부정한 리큐도구(利休道具) 등 당시의 가라모노(唐物) 같은 명품 다기보다 저렴한 도구를 제작하였다.
24) 일본의 다도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열거되는 이름이 센노리큐(千利休, 1522-1591))이고 다실(茶室) 또한 그가 완성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신 혜원(2006)에 따르면, 다도는 그의 사후에도 계속 변화 및 발전하였으며 특히 16세기 후반인 모모야마시대로부터 에도 시대로 이행되면서 다실은 물론 성곽이나 주택 등의 건축방식이 크게 변화하였고, 다실의 경우도 에도시기 초기에 후루타 오리베(古田織部)와 오다 유라쿠사이(織田有樂齊) 및 고보리 엔슈(小堀遠州) 등이 기존의 센노리큐의 다실을 경쾌하고 밝으며 약간 여유 있게 설계하였으며 실내를 구성하는 면(面)의 패턴을 흥미롭게 꾸미기 시작하여 후일 다실의 기본적인 패턴을 정립하였다고 밝히고 있다.신혜원, 고보리엔슈(小堀遠州)에 관한 고찰-건축가로서의 측면을 중심으로 ,일본문화연구, 동아시아일본학회, 2006, No.19, p.209.
25) 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村田珠光, 2021.05.13. 항목에서 재인용함.
26) 무사계급의 차도(武家茶道)인 다이묘챠(大名茶)가 파생되었다. 에도시대 쇼군(將軍) 앞에서 행해진 다도인 류에이사도(柳営茶道)도 마찬가지로 부케사도(武家茶道))라 할 수 있다. 주요인물로는 古田織部,織田有楽,小堀遠州,片桐石州 등에 있다.
27) 蒲生氏郷, 細川三斎, 牧村兵部, 瀬田掃部, 古田織部, 芝山監物, 高山右近 등을 말한다.
28) 世界大百科事典 第2版>, 株式会社平凡社 참조.
29) 차실(茶室)에 부속된 정원을 말한다. 로지(露地)는 원래 ‘路地’로 표기되었으나 에도 시대의 차서(茶書)인 『南方録』 등에서 로지(露地)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법화경(法華経)의「譬喩品」에 등장하는 용어로, 당시의 차도가 불교의 영향 및 그것의 이론화를 추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露地, 2021. 03.27.
30) 장사방(丈四方)의 면적을 지니는 크기의 방. 사방 1장(丈)의 면적 혹은 그 정도 넓이의 방이나 건물을 나타내는 용어이며 방(方)은 사각형 형태를 의미한다. 1장(丈)이 약 10척(尺)이며 1방장(方丈)은 사방 약 3.030m이므로 그 면적은 약 100 평방척(平方尺) 즉9.1827m2 정도이다.
31) 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茶室, 2021.03.27.
32)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지은 와가(和歌)를 발표하고 비평하는 모임을 말한다
33) 카마쿠라 시대에 송나라로부터 도입된 것으로 남북조시대부터 무로마찌시대에 걸쳐 무가나 귀족 및 승려 사이에서 유행하였으며 차의 산지나 품종을 구분하거나 맞추는 음차(飮茶) 경기를 말한다.
34) 음력 8월15일 보름달과 9월 13일의 보름달을 즐기는 행사로 중국 풍습으로부터 헤이안 시대에 시작되었다.
35) 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会所, 2021.03.25. 내용 중 일부 인용함.
36) 히노끼(檜)나 스기(杉) 등의 얇게 잘라낸 재료를 원형으로 접어 벚꽃나무 껍질 등으로 연결하여 사용한 용기를 말한다.
37) 차 도구(茶道具) 가운데 하나로, 차완(茶碗)을 덥히거나 차갑게 할 때 사용한 물을 버리기 위해 사용하는 물건으로 고보시(こぼし)라고도 부른다.
38) 차 도구 가운데 하나로 차가마(茶釜)의 뚜껑을 얹어두는 용도로 쓰인다.
39) 그의 제자인 이께나가(池永宗作)에 의한 문헌에는 다께노 조오가 ‘차시쯔의 내부가 너무 밝으면 차도구가 빈상(貧相)하게 보여 좋지 않다. 따라서 시간대에 따라 빛이 강해지는 동, 서, 남향은 피해야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武野紹鷗, 2021. 05.13. 항목에서 재인용함.
40) 조안(如庵)과 밋탄(密庵)과 더불어 일본 차실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41) 차시쯔의 도꼬(床) 가운데, 세 방향의 벽 및 천정의 접합부분을 모두 벽토로 칠한 것을 말한다.
42) 日本大百科全書(ニッポニカ)「待庵」の解説에서 재인용.
43) 앞 책에서 재인용.
44) 이로리(炉)에는 일본의 수혈주거부터 사용되어 온 전통적인 일상성이 내재하고 있다.
45) 코마(小間) 차실에서 주인이 차를 준비하는 장소의 다다미 반대편 좌측에 설치한 화로를 말한다.
47) 고치현(高知県) 동부의 노네야마(野根山)산 목재를 얇게 썰어서 긴 판재로 만든 것으로 차실 등의 천정 판으로 사용된다.
48) 도장한 벽의 벽이나 판재 등 두 개의 평면이 만나는 부분의 내 외측 각진 부분을 둥그렇게 면을 쳐서 기둥이 보이지 않게 칠을 하는 방법.
49) <南方錄> 등 사료연구를 통한 센 겐시쯔(千 玄室)의 분석 내용으로, 後藤 千夏 (2010) 논문에서 재인용하였다.
50) 이러한 장소는 주로 산중이나 해변 등 사람이나 마을로부터 격리된 공간이 선호되었으며 주변의 자연환경 또한 마음을 맑게 하고 고된 불교 수행의 의지가 되는 존재로서 의미가 있다. 따라서 불교수행에 있어서의 소안은 외관적 이미지로서는 조악한 작은 가건물에 지나지 않으나 그 내면은 그 장소나 자연 및 건축 모두가 잡념을 쫒고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거주지로서 평가된다.小野恭平,中世初期の仏教説話にみる仏道修行者の庵-そのイメージと評価について,日本建築学会 計画系論文報告集 第436 号,1992年6月, pp.120-125.
52) 타이안의 니지리구찌의 형상도 요도가와(淀川)의 뱃놀이 배인 야카타부네(屋形船)의 입구를 형상화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http://www.eonet.ne.jp/~myoukian-no2/newpage3%20taian.htm
53) 장 보웅, 한일 민가의 평면구조 비교 분석, 대한지리학회지 제29권, 제1호, 1994. p.5.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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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S. Yoon, Japanese Architecture, Seoul National University Press, 2000.11.20.
  • 西 和夫, 이무희, 진경돈 공역, 일본건축사, 도서출판 세진사, 1997.
    Nishi Kazuo, M.H. Lee, G.D. Jin, History of Hapanese Architecture, Sejin Publishing House, 1997.
  • 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禅, , 2021.04.17.
    Free Encyclopedia 『Wikipedia』 “Japan Architecture”, https://ja.wikipedia.org/wiki/禅, , 2021.04.17.
  • 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茶道, , 2021.05.09
    Free Encyclopedia 『Wikipedia』 “Japan Architecture”, https://ja.wikipedia.org/wiki/茶道, , 202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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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치바나 미치코, 와비챠의 미의식; 일상 중의 비일상성, 미술사학, 한국미술사교육학회, 제25권, pp.359-399, 2011.
    Tachibana Michiko, Wabicha’s Aesthetics; The inhospitable nature of everyday life, Korean society of Art History Education, 25, pp.359-399, 2001.
  • 大木 貴博, 国宝≪待庵≫の原寸再現模型に関する竣工図の加筆修正及び壁施工仕様書・藤蔓の結び方仕様書の制作, ものつくり大学 建設学科卒業研究・制作・設計梗概集, 2019 年 1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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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小野恭平,中世初期の仏教説話にみる仏道修行者の庵-そのイメージと評価について,日本建築学会 計画系論文報告集 第436 号, 1992年6月, pp.115-125.
    Kyohei Ono, Buddhist Huts in Buddhist Tales in the early Middle Ages of Japan-On the image and valuation of the hut, Journal of Architecture and Planning/Environ/Engng, AIJ, 436, June, 1992, pp.115-125. [ https://doi.org/10.3130/aijax.436.0_115 ]

Fig. 1.

Fig. 1.
Positioning of Soan Chasitzu in Japanese Traditional Architecture

Fig. 2.

Fig. 2.
Outline of exterior/interiors and floor plan in Tai-an

Fig. 3.

Fig. 3.
Downsizing Process Diagram in Tai-an

Fig. 4.

Fig. 4.
Partition in Plan of Tai-an

Fig. 5.

Fig. 5.
Unsymmetrical arrangement of windows in Tai-an [5],[7]

Fig. 6.

Fig. 6.
Comparison with Hiroma and Koma in Chasitzu

Fig. 7.

Fig. 7.
Two Types of Ceiling in Tai-an

Table 1.

Japanese Culture and Arts influenced by Zen [1]

Genre Japanese Culture and Arts influenced by Zen
Arts Ink was painting, Japan style yard, Bonsai, Daruma.
Artcraft Sculpture, Pottery, Bamboo craft, Japanese sword
Architecture Zenshuyowu, Shoinzukuri, Sukiyazukuri, Chasitsu
Foods Shoujinryowuri, Kaiseki, Japan's tea, Wakasi
Cloth Iromuji, Edokomon
artistry Chado, Calligraphy, Nogaku, Marrial arts
Aesthetic Sense Yugen(幽玄), Shibumi(渋み), Wabi∙Sabi(侘び∙寂び) Busido(武士道), Iki(粋), Tsuwu(通)

Table 2.

Comparison between Shouinno-cha and Wabino-cha

Items Shouinno-cha Wabino-cha
Method to carry a tea In the next room make tea and carry it Make tea in front of the customer
Dokonoma Dokonama Quotation(Downsizing)
Philosophy Buddhism(Zen) Mountain abode in the City
Size Zasiki(above 6 tatami) below 4, 2 and a half tatami
Tea wares Kara-mono Wa-mono
Materials Bronze, Celadon Bamboo, Black wall, Hand made Rake Chawan
Interior luxurious, refined Simple
Aesthetics Aesthetics of imperfection
Images

Table 3.

Three Major Chasitzu connected with Wabicha [5]

Items Murata Jyuko Takeno Zouo Senno Rikyu
Size Four and a half tatami mats Four and a half tatami mats Two tatami mats
Toko One room One room(Two feet three cun) Four feet
Dokokamachi - Chestnut tree Kiri
Pillar Hinoki(squre) Hinoki Sugi log
Wall finish Dorinokogami White plastered Arakabe
Husuma 2Sheets 4Sheets 2Sheets
Shoji 3Sheets 3Sheets 3Sheets
Window - None Shitajimado Renjomado
Celling heght Seven feet one cun Seven feet one cun About Five feet two cun
Celling finish Kagamitenzo Noneitatenzo Hiratenjo/Keshoyaneura tenjo
Roof's style Howugyo-zukuri Kirizuma-zukuri Kirizuma-zukuri
Roof finish Kokerabuki Kokerabuki
Etc. - Sunokoen Domahisashi
Image
Dokuro-an Imitate Zhowo Tai-an

Table 4.

Type and Producer of natural materials used in Tai-an

Parts Shape Material Producer
Toko Tokobasira Maruta Sugi
Tokokamachi Maruta Kiri
Toko Tenjo Tsuzi Tenjo Wara/soil
Toko Finish Doheki Soil
Irisumi Finish Nurimawashi Soil
Tenjo Composition 3 Noneita Kochi
Column Maruta Sugi Kitayama
Wall Reed/soil Yodobashi
Roof Inner Bamboo Yamazaki
Outer Kokerabuki Kokera

Table 5.

Dimension of Major Space Elements in Tai-an[8]

Parts Size(尺) Size(m)
Chasitzu Toko 3.82(L) 1.16
2.32(W) 0.70
5.31(H) 1.61
Chaseki 2 Jo(Tatami) -
Tatami 6.33(L) 1.92
3.22(W) 0.98
0.80(T) 0.24
Ro 1.35 0.41
Entrance Ijiriguchi 2.37(W) 0.72
2.59(H) 0.78
Roof Tenjo Tenjo Toko 5.31(H) 1.61
Ro 5.94(H) 1.80
Tokomae 5.94(H) 1.80
Kakekomi 6.05-7.20(H) 1.83-2.18
Openings Shitajimado East Left 1.39(W) 0.42
1.55(H) 0.47
East Right 1.85(W) 0.56
1.78(H) 0.54
Renjimado South 4.39(W) 1.33
1.95(H) 0.59
Elements Tokobashira 0.22(R) 0.06
Tokokamachi 0.25(R) 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