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tortion of Spatial Size Perception by the Pattern of Object Distribution
An attempt has been made to prove the so-called ‘feature accumulation theory’. It is the theory describing that people tend to feel the same space with more identifiable objects much larger than that with fewer objects. Applying this theory to our cognition of spatial size, this paper made an experiment. Students were asked that if the lecture room they are sitting becomes a module (module 1), then how large are the questioned spaces in the campus. The result was striking. Through the mental image processing, they answered that the library and the architecture building looks much smaller than they actually are, and more surprisingly the basketball field much more smaller than it really is. This experiment shows that there is a strong tendency by which people regard the space much larger when there are more occupiable or behavior-causing elements in the space. In the case of basketball field, since there is nothing that can be occupied, this open space is seen as a small space for the subjects. This line of cognitive perception can be applied to the practice of urban planning and architectural planning. With the same size of given space, we can make it feel more rich and larger.
Keywords:
Built Environment, Spatial Perception, Area Cognition, 인공환경, 공간인지, 공간감1.서론
1.1.연구의 배경 및 목적
건축가들과 도시 계획가들은 지상의 인공 환경을 구축하는 일을 수행한다. 그들이 측정 가능하며 호환 가능한 미터 단위나 피트 단위를 활용하여 계획단계에서부터 그 크기가 적절타당한지를 점검한다. 이렇게 계획된 건물과 도시에서 살아갈 사람들도 역시 자신들이 입주하거나 사용하게 될 공간을 미터나 피트 단위로 된 정보를 통해서 파악하며 이 단위를 통해서 비례적으로 가격을 산정한다. 주변 환경이 동일하였을 때, 자본주의에서의 건물과 도시의 가치는 그 기하학적 크기에 의해 결정되며 이러한 계산기에 의존한 물질의 가치산정 기준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한편 사람들은 이렇게 양적인 가치가 지배하는 인공 환경 속에 살고 있지만 때로는 질적인 가치에 주목하기도 한다. 더 아름답게 꾸며진 도시에 살고 싶다든지 더 넓게 느껴지는 집에서 살고 싶은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점차 상품성이 중요해지는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에서는 같은 바닥면적을 가진 집에서 좀 더 넓은 느낌을 가지고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넓게 보이거나 좁게 보이는 것은 인간이 가진 공간감에 의한 것이며 같은 면적 안에서 보다 나은 공간감을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공간감의 차이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관련 연구에 대한 이론적 고찰과 실험을 통해서 공간감에 대한 기존 연구의 결과를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공간인지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실생활 속의 경험으로 확장시키고자 한다.
1.2.공간인지감에 대한 이론적 가정
공간인지에 대한 연구는 그 동안 영국과 미국에서 많이 이루어졌고 특히 건축과 관련하여 way-finding과 environment-behavior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공간인지 중에서도 일정한 구간을 걸어가는 보행자의 시각적 사물 인지를 통해 나타나는 거리감에 대한 연구는 많은 실험을 통해서 인공환경적 요소와의 관계가 다양하게 검증되었다. 이러한 실험 내용은 종합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형상집적이론 (feature accumulation theory)라고 부르는 이론으로 귀결되는데 이것은 해당 루트를 걸어갈 때 사람들이 인식하는 많은 요소들, 즉 주변의 건물, 벤치, 게시판, 가로등, 교차로 등과 같은 인공물이나 경사도, 길의 굴곡 등과 같은 자연적 요소들이 정보의 양으로 쌓이게 되면서 많은 정보가 기억될수록 그 길이 더 멀게 느껴진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주어진 길의 거리감에 대한 현상을 설명해주지만 동시에 공간의 크기에 대한 인지감에 대한 설명도 가능하게 해준다. 즉, 주어진 면적의 공간에 많은 지형지물이 놓인 경우 그 공간에 대한 면적을 더 크게 인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찰 결과는 도시와 건축물 안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도 적용 가능한 것으로 아무것도 없는 자연환경보다 주변에 사람들이 기억할만한 것들이 많은 자연환경 속에 있을 때 그 장소를 더 크게 인지한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 제시된 바 있다.(Coeterier 1994)
건축과 도시와 관련된 가상이 아닌 실제 생활환경 속에서의 공간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Crompton의 연구를 들 수 있다. 그는 우리가 사는 건축의 공간 크기에 대한 논의를 프랙탈 개념과 연결시키면서 상황에 따라 다른 크기의 스케일에 대응하는 다른 크기가 인지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예를 들어 같은 주택의 거실에서 어른들과 아이들에게 각각 한 시간씩 책을 읽고 나오라는 요구를 했을 때 두 집단이 책을 읽는데 활용한 다양한 자세와 점유공간을 추적하여 비교를 한 결과 어린이들이 훨씬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였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림 1) 즉, 어린이들은 소파 팔걸이에 올라앉기도 하고 소파 밑에 눕거나 창틀에 걸터앉는 등의 어른들이 택하지 않는 자세로 책을 읽었다. 이와 같이 어린이들이 더 많은 개수의 공간을 잠재적 점유공간으로 바라보며 이에 따라 같은 공간의 크기도 어린이들에게는 더 풍부하고 넓게 보인다는 결론이 유추되었다.(Crompton 2001)
위의 연구를 통해서 어린이들의 세상은 어른들보다 낮은 단계의 스케일을 갖고 있으며 어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더 다양하고 세밀한 종류의 공간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 Crompton은 다른 크기의 차량 8대를 이용해서 일정 구간의 같은 길에 주차를 시키는 실험을 하였다.(Crompton 2005) 길이가 가장 긴 화물용 밴으로부터 골프카까지 다양한 크기의 차량으로 주차를 해본 결과 크기가 작아질수록 그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구석구석에 주차가 가능해진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그림 2)
예를 들어 비교 대상 8종류의 차중 두 번째로 큰 롤스로이스의 경우 그림 2와 같이 44개의 장소에 주차가 가능한 반면 중간 크기의 미니는 3배가 넘는 130개의 장소를 찾을 수 있었으며 가장 작은 크기의 골프카의 경우에는 무려 400개가 넘는 장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결국 골프카를 운전하는 운전자의 눈에는 롤스로이스 운전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프랙탈의 더 세밀한 스케일의 세상이 새롭게 펼쳐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실험을 통하여 그는 공간의 크기에 대한 우리의 인지는 특정 행위를 할 수 있는 장소 혹은 공간의 개수와 함수관계를 이룬다고 하였다.
인지 심리학자인 Stamps 3세와 Krishnan은 조절된 실험환경을 컴퓨터로 설정하고 피험자를 대상으로 그림 3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이 실험은 주어진 방의 크기를 정해놓고 그 방을 감싸고 있는 벽체둘레 전체에 수납장을 설치한 후 첫 번째 화면에는 모든 수납장의 문이 닫혀있어 벽체면이 매끈하게 처리된 모습을 보여주고 두 번째 화면에서는 수납장 문이 제거되어 빈 수납공간이 드러나게 보여주고, 마지막으로는 드러나 있는 수납공간 안에 책을 꽂아 놓은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피험자의 공간에 대한 크기 인지를 조사하였다. 결론적으로 피험자들은 공간의 둘레가 매끈하게 닫혀 있을 때보다 책장의 단위 공간들이 노출되거나 책이 꽂혀 있을 때 그 공간의 크기를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위와 같은 공간인지감에 대한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어떤 행위도 유발하지 않는 텅빈 공간은 오히려 작아 보이지만 그 안에 책상, 의자, 소파 등의 행위를 유발하는, 혹은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이 인지되는 순간 그 공간은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연구의 가정으로 삼아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고자 한다.
2.절대적 공간과 상대적 공간
2.1.기억에 의한 공간 인지감 비교 실험
공간감에 대한 상대적 차이를 규명하기 위하여 수원에 소재한 대학의 건축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하였다. 먼저 학생들을 캠퍼스 안의 하나의 강의실에 모이게 한 후 설문을 실시하였다. 실험 대상 그룹은 두 그룹으로 2학년 49명과 4/5학년 합반 33명이 참여하였다. 2학년 학생들의 나이는 19세에서 23세 사이로 평균 20.5세였다. 학교에 다닌 총 학기수는 2학기에서 4학기 사이로 평균 3.1학기였다. 이들 중 남자는 27명이었고 여자는 22명이었다. 4-5학년들의 나이는 21세에서 27세 사이로 평균 24.0세였고 학교에 다닌 학기수는 7학기에서 10학기 사이로 평균 8.8학기였다. 이들 고학년 반에서 남자는 23명, 여자는 13명이었다. 두 학년을 비교했을 때, 저학년인 2학년 학생들은 평균 1년 반 동안 학교 캠퍼스를 경험하였고 고학년인 4/5학년 학생들은 평균 4년 반 정도를 경험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림 4의 기역자 건물은 설문이 수행되었던 강의실이 있던 8강의동 건물로 학생들은 이곳에서 주로 전공관련 이론강의를 듣는 곳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매우 친숙한 공간이다. 설문지에는 8강의동 건물 평면이 그려져 있고 그 안에 현재 앉아 있는 강의실을 진한 박스모양 선으로 표시하여 알려주었다. 질문의 내용은 현재의 강의실을 모듈 1로 정의했을 때, 캠퍼스 안의 다른 세 개의 공간인 설계동, 농구장, 중앙도서관의 바닥 면적이 이 모듈의 몇 배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스스로의 경험과 기억에 의존하여 현재 앉아있는 강의실의 크기를 몇 배 곱해야 해당 공간의 전체 면적에 해당하는지를 추리해낸 후 그 숫자를 설문지에 적었다.
그림 5는 설문에서 묻는 세 개의 건물의 크기를 강의실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다. 설계동은 8강의동 건물의 기역자로 꺽여진 부분에서 바깥쪽으로 구름다리를 통해 바로 연결되어 있는 건물로 건축학과 학생들이 학기 중에 계속 머무는 가장 친숙한 공간이다. 농구장은 학생식당과 학생회실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거의 매일 지나치는 공간이며 중앙도서관도 모든 학습자료를 구비하고 있어 자주 이용하는 공간이다.
각 면적을 비교해 보여주는 박스 안쪽에 실제 크기를 비례적으로 보여주는 숫자가 기입되어 있다. 즉, 강의실을 모듈 1로 설정하였으므로 설계동은 13배, 농구장은 26배, 중앙도서관은 23배의 비례적 크기를 갖는다는 의미이다. 실제 비례 관계를 보여주는 숫자 아래에는 설문의 결과를 종합하여 평균 낸 값으로 응답한 학생들이 인지하고 있는 주관적인 크기의 배율을 보여준다. 설계동의 경우 실제 배율은 13이지만 설문의 결과는 2학년이 8.5, 4/5학년이 9.4로 대답하였다. 즉, 학생들은 실제 크기의 65%와 72%의 크기로 설계동의 공간 크기를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공간인 도서관의 경우 실제 크기가 23배의 비율을 갖는데 비해서 2학년 학생들은 14.1배, 4/5학년 학생들은 13.7배의 비율로 대답하였다. 즉 학생들은 실제 크기의 61%와 60%의 크기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크기와 인지 크기의 차이가 가장 심한 공간은 농구장이었다. 이 공간의 실제 크기는 강의실의 26배에 해당하는 세 공간 중 가장 큰 배율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학년 학생들은 강의실의 7.7배, 4/5학년 학생들은 8.9배의 크기로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었다. 이것은 본 연구 결과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으로 본 연구가 앞서 제기하였던 가설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기존 연구들의 결과를 바탕으로 본 실험에서 세운 가설은 어떤 행위도 유발하지 않는 텅빈 공간은 오히려 작아 보이는 반면, 그 안에 책상, 의자, 소파 등의 행위를 유발하는, 혹은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이 인지되는 순간 그 공간은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림 6는 강의실과 비교 대상이었던 세 공간을 모습을 보여준다. 설계동과 중앙도서관은 건물의 내부공간으로 그 안에는 수많은 벽체로 분할된 공간이 있고 그 안에 또 많은 수의 책상과 걸상이 배치되어 있는 곳이다. 이러한 공간은 다양한 점유하거나 행위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그러한 행위 가능공간 혹은 점유 가능공간의 개수가 크기를 가늠하는데 있어서 고려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농구장의 경우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농구대만이 시각적으로 강조되고 있고 바닥에 선으로 농구장의 경계가 그려져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람이 어느 구역에 정확히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각적 실마리를 전혀 제공해주고 있지 않다. 구체적이기 보다는 단지 막연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열려진 공간으로 인식되는 공간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두 학년 응답 결과를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 비교하였으나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2.결과 분석
이상의 실험을 통해서 공간의 면적에 대한 절대적인 크기와 상대적인 크기가 존재한다는 가정을 검증할 수 있었다. 공간이 크거나 작다는 기준은 인간이 해당 공간을 인지하는 과정에 있어서 그 곳에 놓여있는 인공 혹은 자연환경의 분포방식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상의 실험 결과를 도표로 정리해보면 그림 7과 같다. 위쪽 도표는 2학년 학생들의 설문 결과이고 아래 도표는 4/5학년 학생들의 설문 결과이다. 가로 방향의 막대 차트는 설문의 대상이 되었던 4개의 공간의 객관적 주관적 크기를 상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로 막대의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객관적인 크기를 나타내주고 있으며 회색으로 칠해진 부분은 주관적인 인지 크기를 보여준다. 맨 위의 농구장의 경우는 실험 결과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검은 색으로 강조하였다. 이 도표는 그림 5에서 2차원 평면으로 보여주었던 각 공간의 면적 관계를 보다 명쾌하게 1차원적인 관계로 단순화시켜서 보여주고 있다. 도표의 가로방향 x축은 피험자에게 인지된 주관적 크기(subjective size)를 보여주는 축이고 y축은 해당 공간의 절대적인 실제 크기(objective size)를 보여주는 축이다. 이렇게 두 개의 축에 다른 성격을 부여함으로써 실험 결과로 도출된 실제 크기에 대한 인지크기와의 상관 관계를 수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먼저 2학년 실험결과를 살펴보면, 실제 비례크기가 13인 설계동을 평균 8.5로 대답했으므로 주관적 크기의 가로축과 객관적 크기의 세로축의 지점을 연결한 점선의 경사도는 1.53이 나온다. 주관적 크기와 객관적 크기가 같았을 경우 경사도는 1.0이 나오게 되므로 1보다 큰 이러한 결과는 실제보다 크기를 작게 인지한다는 것이고 만약 1보다 작은 기울기나 나올 경우에는 실제보다 크기를 더 크게 인지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두 번째로 중앙도서관의 경우 실제크기 23에 대하여 인지크기의 평균은 14.1로 나타났기 때문에 경사도는 1.63으로 나타나 설계동보다 작게 느껴지는 비율이 약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농구장의 경우 실제 크기가 비교 대상 중 가장 큰 26인데 반하여 인지 크기는 7.7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기울기는 무려 3.38이라는 가파른 값을 나타내면서 그 왜곡 정도가 가장 심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 세 개의 공간을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으로 분류를 하여 살펴보면, 설계동과 중앙도서관의 기울기의 평균은 1.58로 나타난 반면 농구장은 3.38이므로 열려진 외부공간이 2.14배 더 작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도표의 4/5학년 실험 결과를 살펴보면, 13의 비례크기를 가진 설계동을 9.4라고 대답함으로서 2학년보다 약간 더 크게 답을 하였지만 중앙도서관의 경우에는 23의 크기를 13.7로 답함으로서 2학년보다 약간 더 작게 답을 하였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농구장은 26의 실제 크기에 대하여 8.9로 답하였기 때문에 5학년 역시 열려진 외부공간에 대하여 더 큰 폭의 왜곡정도를 보여주었고 2학년 보다 약간 크게 답을 하였다. 4/5학년의 도표상의 기울기를 비교해보면 내부공간에 대해서 평균 1.53의 기울기를 보여 실제 크기가 인지 크기에 비해 1.53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외부공간인 농구장의 경우 2.92로 나타나 실제 크기가 인지크기보다 무려 3배 가까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비교해보면 외부공간이 1.9배 더 작게 인지되고 있는 것이다.
2학년과 4/5학년 간의 응답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내부공간에 비해 외부공간의 크기를 더 작게 느끼는 지표도 2학년은 2.14이고 4/5학년은 1.9로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으며 내부공간의 평균 기울기도 2학년이 1.58이고 4/5학년이 1.53으로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여 살펴보면 학생들은 강의실을 비교 대상 공간 중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 다음으로는 설계동과 중앙도서관을 두 번째로 크게 느끼고 있으며 농구장은 실제보다 가장 작게 느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실제크기에 대한 인지크기 사이의 관계를 정리해보면 그림 8과 같다.
그림과 같이 실제 공간의 객관적 크기는 작은 것부터 큰 것으로 나열해보면 강의실, 설계동, 중앙도서관, 농구장의 순서가 되지만 학생들이 머릿속으로 그리는 인지크기는 다른 순서를 보여준다. 2학년과 4/5학년 모두 실질적으로 순서가 바뀌는 공간은 농구장이다. 두 경우 모두 가장 크기가 커서 맨 오른쪽에 위치해있던 농구장이 왼쪽에서 두 번째로 위치를 옮긴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농구장은 가장 시각적 인지에 있어서 피험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는 문제의 공간인 것이다. 먼저 강의실은 가장 작은 모듈의 일체화된 책걸상이 근접하여 붙어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은 아주 작은 교실에 많은 수의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책걸상의 스케일을 아주 최소화한 곳이다. 따라서 이 곳에서는 공간의 크기에 비해서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의 개수가 많이 보이게 되기 때문에 공간은 실제보다 커 보이게 된다. 이와 비교해서 도서관이나 설계실은 그림 5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책상이 놓여있는 공간이다. 큰 책상의 크기는 하나의 점유 가능한 공간의 모듈로 인식되면서 해당 공간을 실제 크기보다 작게 느껴지게 한다. 마치 같은 방안에 치수가 조금씩 작은 가구를 들여다 놓으면 방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과 반대되는 원리인 것이다. 농구장의 경우에는 아무런 점유 가능한 공간을 제공해 주지 않음으로서 그냥 텅 빈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이에 따라 실제보다 현저히 작은 면적으로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3.결론
지금까지 인공환경 분포방식에 의한 인간의 공간에 대한 면적인지감에 대하여 실험을 통하여 살펴보았다. 기존 연구에서 논의되어 온 형상축적이론 (feature accumulation theory)에 의하면 사물이 많을수록 또한 기억이 많이 연결되어 있을수록 그 공간에 대해서 실제보다 더 크고 길게 느낀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여기에 인간의 환경과 행위(environment and behavior)에 대한 차원을 추가하여 그 형상들이 행위를 유발하거나 점유할 수 있는 성질을 내포할 경우 사람들은 해당공간을 더 크게 인식한다는 가설을 설정하였다. 대학 캠퍼스 내의 다른 인공환경적 속성을 갖는 공간을 택하여 피험자가 기억 속에 인지하고 있는 크기를 실제 크기와 비교하는 실험을 통하여 이러한 가설이 실제 공간적 경험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특히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의 차이에 의해 이러한 인지적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본 연구의 가설인 행위유발 혹은 점유가능 공간의 개수가 많을수록 사람들은 그 공간의 크기를 더 크게 느끼게 된다는 이론이 검증되었다.
앞서 다양한 기존 연구를 통하여 살펴본 바와 같이 아무런 행위의 실마리가 시각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공간보다는 다양한 물건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공간의 마디들이 펼쳐지는 곳에서 우리는 더 적극적인 체험을 하게되며 이에 따라 공간의 풍부함을 더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체험하는‘어릴적 넓게만 보이던 작은 골목길’이 어른이 되어 찾아갔을 때 너무나 협소해 보인다던지, 고등학교 학창시절에 5, 60명이 들어가서 수업도 받고 놀기도 하면서도 좁을 줄 몰랐던 교실이 어른이 되어 찾아가보면 너무나 좁은 곳으로 보이는 것과 같은 현상들은 위와 같은 연구의 실험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이다. 옛 기억 속의 공간들을 이용하던 그 시절에는 그 안에서 무수히 많은 행위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당시의 시각에서는 매우 풍부한 세계로 여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공간과 직접적인 체험이 분리된 제 3자의 존재로서 바라볼 때에는 단지 통과해서 지나가는 한가지의 행위만이 존재하는 골목길로 보이게 되고, 또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한 가지 행위만이 존재하는 단순한 기능적 공간으로서의 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실제로 도시계획이나 건축계획에 적용될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일정한 도시공간에 수용되는 건물이나 일정한 건축공간에 수용되는 가구의 크기를 적절히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주어진 공간의 크기에 대한 인간의 느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도시계획가들이나 건축가들은 정확한 치수에만 의존을 하여 모든 계획을 수행하고 도면을 그린다. 그러나 공간에 대한 인지는 정확한 치수보다는 주관적 느낌에 의해 달라진 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따라서 지금까지 살펴 본 이론적 경험적 자료를 바탕으로 도시계획가나 건축가들이 섬세하게 작업을 함으로써 보다 발전적인 삶의 공간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실험실 안에서 통제된 인지실험과는 다른 실제 삶의 공간 속에서의 경험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방식의 실험은 실험실 환경과는 달리 그 결과치를 계량화하는 데 있어서 일정한 한계를 지니게 된다. 예를 들어 측정에 이용된 각 건물내 공간과 야외 공간의 크기는 피험자들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창고와 같은 공간들까지 머릿속에서 포함시켜야 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각 공간의 평면 면적을 생각하는데 있어서 그 공간의 높이, 밝기, 창문의 유무와 크기 등이 일정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를 갖는다. 이러한 비교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지심리 관련 연구자들은 대부분 실험실 환경에서 변수가 통제된 실험을 실시하게 된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면서도 실제 환경에서의 경험을 통하여 실생활에 적용가능한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하였다. 향후 연구의 방향은 측정공간에 대한 보다 객관적 정량화가 필요할 것이며, 또한 실험자의 다양한 연령과 경험 등에 대한 보다 확장된 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이번 연구의 기초적 실험 결과가 보다 심도 있게 검증될 수 있기를 바란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Kyonggi University Research Grant 2013.
References
- J. F Coeterier, Cues for the perception of size of space in landscape, Journal of Environmental Management, (1994), 42, p333-347. [https://doi.org/10.1006/jema.1994.1076]
- A Crompton, The fractal nature of the everyday environment, Environment and Planning B: Planning and Design, (2001), 28, p243-254. [https://doi.org/10.1068/b2729]
- A Crompton, Scaling in a suburban street, Environment and Planning B: Planning and Design, (2005), 32, p191-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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