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시장 공간구성 유형 및 특성 : 청주시내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 2019 KIEAE Journal
Abstract
This study classifies the types of spatial configurations of traditional Korean markets based on urban morphology and identifies the characteristics of such markets based on the configurations. Thereby, this study presents measures to secure the sustainability of traditional markets through which the city can manifest its identity in the urban regeneration process.
This study examined all 15 traditional markets in Cheongju City and classified spatial configuration types of the markets based on typology to present each type in a simple schematic.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1) Korean traditional markets have been growing through spatial expansion with the crossing and intertwining of open streets lined with market stores. (2) In general, entries to the markets directly face or are located near large roads along which mass transportation moves, and they also contact small and medium-sized roads connected to nearby residential neighborhoods. (3) Individual stores in the market were usually of the street-facing type. Sometimes, stores were accommodated in a large building, but the number of such cases was minimal. Moreover, there were also street vendors along with customer circulation lines. Some of the vendors occupied opened streets in the market, while others occupied the sidewalk on the boundary of the market. This shows that the traditional markets have been continuously inheriting the operating method of using outdoor open spaces. (4) A typical characteristic of modernized traditional markets is the arcade structure, where streets lined with stores are covered with canopies. Furthermore, the private parking lot attached to market are required for modernized traditional markets.
Keywords:
Traditional Market, Urban Morphology, Typology, Urban Regeneration, Spatial Configuration키워드:
전통시장, 도시 형태학, 유형학, 도시재생, 공간형상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예로부터 시장은 활발한 상거래를 통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장소였다. 그러나 1990년대에 다국적 투자자들에 의해 건축된 서구식 대형할인 매장의 등장과 함께 인터넷, TV 등의 매체를 이용한, 새로운 홈쇼핑 문화의 대중화로 유통시장 환경 및 구매방식이 바뀌면서 한국의 전통시장들은 시설 및 경영의 측면에서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인식 확산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었다[1]. 이로써 유통업계의 불균형 발전과 지역상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전통시장의 경영난을 야기했다. 전통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2004년 정부는 전통시장의 정비로 시설 및 경영의 현대화를 지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였다[2]. 이 법으로 중소기업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전통시장을 체계적으로 활성화하도록 지원하여 물리적· 운영적 측면에서 시장의 정비와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전통시장의 현대화 과정 중에 훼손될 수 있는 전통시장 고유의 가치를 보전하면서 지속적으로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 하에 이 연구에서는 도시 형태학(urban morphology) 측면에서 전통시장의 공간형상을 유형화하고 유형별 특성을 파악하여 서구의 건축문화형식인 대형 할인매장과 차별화된 한국 전통시장 공간의 구성적 특징을 규명함으로써 도시재생 과정에서 전통시장의 정체성을 확립하여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1.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이 연구는 청주시에 위치한, 국세청에 등록된 15개의 전통시장들을 전수조사하여 사회 유형에 따라 공간형상이 결정된다는 사회-공간 관계의 측면1)에서 전통시장의 공간구성 유형을 분류하고 각 유형을 사례별로 간략한 도식으로 표현하였다. 도식화된 유형별 특성을 기반으로 한국 전통시장의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추론하였다.
2. 전통시장 공간구성의 유형화와 도식화
2.1. 한국 전통시장의 공간구성
한국의 전통시장2)은 시 단위로는 서울시, 도 단위로는 경남지역에서 가장 많이 운영되고 있었다.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지역에는 공통적으로 각각 60개 정도(58~60개소)의 전통시장들이 있는데 지리적 특성상 상대적으로 면적이 좁은 제주도(전통시장 25개소 운영)를 제외하면 타도(경기, 전남. 경북, 경남)에 비해 그 수가 적은 편이다(Fig. 1. 참조).
한국의 전통시장은 원래 상설시장이 아닌 5일마다 운영되는 상거래 장소로 점포와 임시로 설치된 노점들이 즐비한 개방형 공공가로를 기반으로 형성되었다(Fig. 2. 참조). 고객들이 공공가로를 순회하며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전형적인 한국 전통시장의 공간 이용 행태이다. 이러한 행위는 고객, 상인, 상품과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고객의 동선 흐름을 만들어내어 시장의 공간형상을 결정한다. 이렇듯 한국 전통시장과 같은 가로형 시장(street market)에서 나타나는 고객들의 보행 동선은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상품으로 접근할 수 있는 투과성 높은 격자형 공간형상을 만들어낸다[4]. 이러한 시장의 공간형상은 도시 형태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다.
2.2. 유형화
도시공간은 매우 복잡해서 단일 표준으로 유형화하기 어렵지만 공간 범위를 시장에 국한하여 시장의 규모, 기능, 통제 형식으로 유형을 분류한 연구 사례들이 있다. Berry(1967)는 시장을 고객을 유인하는 인구와 영역의 규모에 따라 타운형, 지구형, 동네(neighbourhood)형으로 구분하였다[6]. Fernie(1998)는 시장의 기능을 따라 '일반(general)'형과 특정 분야의 제품만 판매하는 ‘특수목적’(special-purpose)형으로 구분하였다 [7]. Lowe(2005)는 시장 유형을 통제 형식에 따라 ‘비계획형’ 시장과 ‘계획형’ 시장으로 구분하였다[8]. 이와 유사하게 Teller (2008)는 ‘진화형’과 ‘창조형’으로 시장을 구분하였다[9]. 전술한 ‘비계획형’과 ‘진화형’은 자연발생적으로 출현한 유형으로 개별 소유 점포 형식이지만 ‘계획형’과 ‘창조형’은 단일 사유권에 의해 통제되기도 한다. 위 유형에 따르면 한국의 전통시장은 초기에는 개별 소유 점포들이 군집을 이룬 ‘비계획형’ 시장에서 출발하여 진화하다가 정부 지원정책으로 ‘계획형’으로 바뀌면서 상인회 등과 같은 단일 주체에 의한 자발적 통제 체제로 운영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전통시장의 공간 유형은 시장에서 장보기를 통해 상품을 접하는 고객의 동선 흐름을 유도하는 공간 관계를 개괄적으로 도식화하여 구축된다.
2.3. 도식화
이 연구는 건축 및 도시 공간의 관계를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다루면서 관련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이론으로 활용되는 ‘유형학(typology)’과 ‘모폴로지(morphology)3)’를 적용하여 도식적 공간 관계로 이해될 수 있는 한국 전통시장의 공간구성 유형을 제안하였다.
고객들이 시장에서 상품을 보고 만지면서 구매욕과 행위를 표출하는 것은 매매를 위한 공간성의 핵심이다(Dovey, 2016)[10]. 따라서 한국의 전통시장에서도 시장에서 판매하는 상품들과 고객들의 동선은 공간적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이 관계는 전술한 유형학과 모폴로지에 기초하여 특정 공간구조 유형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 연구는 도식적 공간관계로 이해될 수 있는 전통시장의 공간구성 유형을 제안하기 위해 시장 내의 사회-공간 관계를 개괄적으로 도식화하였다.
3. 연구방법
3.1. 조사대상지 선정
이 연구에서는 청주시에 소재하고 국세청에 등록된 전통시장 15개소(Table 1. 참조)를 전수 조사하여 전통시장의 공간구성 유형을 분류하고 각 유형을 간략한 도식으로 표현하였다.
3.2. 유형별 도식화
이 연구에서는 도시적인 사회 - 공간 관계의 관점에서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구성하는 공간구성 요소들을 소비자 동선, 출입구 접도, 점포 위치, 부속시설에 따라 유형을 구분하고 이들을 단순한 이미지로 표현하고 조합하여 공간형상 이미지를 도식화하였다. 이 도식을 기반으로 사회-공간적 관계의 측면에서 전통시장의 공간구성 유형별 특성을 도출하였다.
3.3. 공간구성 및 특성 분석
유형화 및 도식화 과정을 통해 얻어진 도식들을 분류하여 유형별 공간구성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는 공간형상이 도시사회와 상호작용한다는 스페이스 신택스 이론[13]에 기반하여 도출하였다. 이러한 특성을 기반으로 현대도시의 재생 과정에서 전통시장의 역할과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추론하였다.
4. 공간구성 특징
4.1. 시장 규모
이 연구에서는 시장 내 점포수 100개 미만인 시장을 소형, 100개 이상 500개 미만의 시장을 중형, 500개 이상의 시장을 대형으로 구분하여 전통시장의 규모 유형을 분류하였다. 청주시내 대부분(11개)의 시장들이 점포수 100개 미만의 소형시장이었고 3개의 시장들이 중형에 해당되었으나 모두 150개소 미만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적은 규모의 시장들이었다. 반면에 육거리 시장 시장만이 조사대상 시장들 중에서 가장 넓은 토지면적(45,433㎡)에 1,000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한 대형시장으로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Table 1. 참조).
4.2. 공간 유형별 도식화
유형화는 도시 역사 전반에 걸쳐 반복된 형식을 정의하는 작업으로 이는 알렉산더(Alexander)의‘패턴언어(patternlanguage )’ 로 조합된 ‘패턴’의 개념에서 기원한다[12]. 이 패턴은 일반적인 상황을 공유하는 단순한 도식을 통해 도시에 내재된 사회성과 공간성을 표현한다.
전통시장에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상품들을 거쳐가는 고객들의 보행 흐름이 나타나는 공간이 형성되고 그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관계를 맺고 있다. 이 관계는 도시공간에서 오랫동안 적응하고 변형하면서 발전해온 시장의 특성을 결정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전통시장의 공간구성 요소들의 관계를 명확하게 이해시키기 위해 이러한 관계를 공간 도식으로 변환하였다. 이 도식들은 세부 표현을 생략하고 전통시장 공간구성요소들의 관계를 간명하고 함축적으로 나타낸 추상물로 고객 동선, 시장 출입구 접도(接道)형식, 점포 배치형식, 부속시설을 표현한다.
4.3. 공간구성 유형
전통시장의 고객 동선은 점포들이 즐비한 가로 형태에 따라 형성되는데 Fig. 3.에서와 같이 일렬형(aligned type), 대린(對隣)형(adjacnet type), 교차형(crossed type), 얼개형(interwoven type)으로 구분되었다. 유형별 분포 현황(Table 2. 참조)을 살펴보면 고객 동선이 일직선으로 된 하나의 보행축을 갖는 일렬형은 청주시의 변두리 지역에 위치하거나 도심 대형건물 외부공간에 부속된, 점포수 100개 미만의 소형시장 4개소(26.7%)에서 나타났다. 대린형은 직각으로 만나는 두 개의 보행축들이 서로 교차되지 않고 하나의 가로 접점에서 끝나는 유형으로 대린형이 반복 나열되거나 교차형과 연결되어 시장 공간을 형성하는 사례들이 6개소(40%)에서 조사되었다. 대린형은 두 보행축의 접점에서 둘 중 하나의 보행축 경로가 막혀 시장으로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이는 시장 경계에서 건물 간 인동간격의 여유가 없이 길게 나열된 건물군들이 보행축을 단절시키는 공간구조로 인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폐쇄된 공간구조로 노점들이 시장 내부에만 형성되어 도시 가로경관 개선에 유리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교차형(6개소, 40%)은 직각으로 만나는 두 개의 보행축들이 서로 교차된 유형으로 교차형이 반복적으로 나열되거나 대린형과 연결되어 시장 공간을 형성하는 사례들이 조사되었다. 기본적으로 4개소의 진출입구를 확보할 수 있어서 대린형에 비해 접근성이 좋다. 얼개형은 시장 규모가 대형시장 2개소(13.3%)에서 나타났다는데 교차형과 대린형이 서로 연결되어 공간이 확장된 유형으로 가로망을 따라 점포들이 연결되면서 대규모의 시장 공간을 형성해온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얼개형은 그 공간형상의 특성상 다수의 진출입구를 확보할 수 있어 접근성은 좋으나 통로가 망형의 미로로 구성되어 고객의 길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전술한 유형들은 시장 내 고객 동선에 의해 특성화된 공간형상에 따라 분류하였는데 시장 점포들이 늘어나면서 그 형상이 복잡해지고 규모가 확장되어온 변천과정을 추론할 수 있다.
시장 출입구에 접하고 있는 도로 폭에 따라 유형을 분류하였다.「도시ㆍ군계획시설의 결정ㆍ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제2장 제1절 제9조에 따르면 도로 규모는 소로, 중로, 대로, 광로로 구분되고 다시 도로폭에 따라 1류~3류로 세분된다.
Fig. 4.에서와 같이 시장과 접한 도로 형식에 따른 유형은 전통시장의 입구에 접한 도로의 폭과 기능에 따라 대로형과 중소로형으로 크게 분류되었다. 대로형은 차도와 인도로 구성되며 중소로형은 보차공용도로로 이용되고 있었다. 유형별 분포 상황(Table 3. 참조)을 살펴보면 조사대상 시장들 중 5개소(33.3%)는 시장 출입구가 대로와 직접 접하고 있었다. 특히, 청주에서 가장 큰 시장인 육거리시장과 두 번째로 큰 북부시장은 입구가 2개의 대로와 접하고 있다. 출입구가 모두 소로에 접한 사례는 2개소(13.3%)에 불과했다. 청주시의 전통시장들이 주간선도로를 따라 분포하고 있고 대로변과 접한 시장들이 더욱 많은 점포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접근성과 인지도 측면에서 대로와 접하거나 인접한 전통시장들이 지속적인 존립이 가능한 여건을 갖출 수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전통시장 출입구 접도 형식은 도로 폭을 기준으로 대로 인접형과 중소로 인접형으로 구분되었다. 도로폭 25m 이상의 대로에 입구를 접하고 있는 시장 5개소(33.3%)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컸으며, 특히 대로변 인도를 따라 점포의 상품을 내놓거나 노점상들이 인도를 점유하는 사례가 조사되었다. 모든 사례들이 중소로에 접하고 있는 시장 유형으로 주변에 주택단지들이 집중되고 시장과 인접하여 인근 주민들의 방문이 용이한 공간구조를 갖고 있다. 이들은 대로변에 직접 접하고 있지 않더라도 대로변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입지하고 있으므로 인근 주민 이외에 원거리 이용자들이 대중교통을 통해 접근이 용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대로에 시장 입구가 인접했더라도 자가차량 이용자들은 대로에서 직접 시장으로 들어가는 사례가 거의 없이 중소로에 접한 전용 주차장이나 인접한 유료주차장 또는 노견주차장을 이용하여 중소로에 접한 입구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조사되었다.
전통시장의 점포 배치 유형은 가로대면형, 대형건물 수용형, 노점형으로 분류되었다(Fig. 5.와 Fig. 6. 참조).
가로대면형은 점포 정면이 시장의 통로가 되는 가로와 면한 유형으로 모든 시장에서 나타났다. 이러한 유형은 점포들이 가로망을 따라 나열된 배치특성을 갖는다. 대형건물 수용형은 여러 점포들이 대형 건물에 수용된 형식으로 이 연구에서는 2개(13.3%)의 사례에서 나타났는데 건물이 노후한 상태였다(Table 4. 참조). 이 유형은 건물 내부에서 통로를 따라 가로 대면형과 같은 점포 배치 특성이 조사되었다. 노점형은 점포를 갖고 있지 않은 상인들이 운영하거나 가로 대면형 점포 상인들이나 등록 노점상들이 소비자 동선이 형성되는 통로 공간의 일부를 점유하고 노상에서 먹거리나 상품을 판매하는 유형으로 나타났다 (Fig. 6. 참조). 이러한 노점형은 통로를 점유하는 유형(9개소, 60%)과 대로변의 인도를 점유하는 유형(1개소, 6.6%)으로 세분류되었다(Table 4. 참조).
조사대상 시장에는 다양한 부대시설들이 설치되어있으나 이 연구에서는 전통시장 전용 주차장과 아케이드 설치 여부에 따라 유형을 분류하였다(Fig. 7. 참조). 시장 내 가로망 상부에 캐노피, 천막 또는 어닝(awning)을 설치한 유형이 거의 모든 사례들(14개소 93.3%)에서 조사되었다(Table 6. 참조). ‘비가림 시설’로도 불리는 캐노피를 설치한 아케이드는 2000년대 재래시장의 현대화 정책의 결과로 나타난 구조물로 노후된 전통시장, 즉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탈피4)하는데 크게 기여한 시설로 볼 수 있다. 또한 전통시장의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해 전용 주차장을 보유한 사례들이 조사되었다. 자가용 차량이 없었던 시절에는 시장의 주요 고객은 시장 인근의 거주자나 대중교통을 이용자였을 것이나 자가차량 대중화에 따른 주차공간의 부족은 넓은 주차공간이 확보된 서구식 대형할인매장으로 소비자들을 이끌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통시장에서도 시장전용 주차장을 확보한 유형이 출현하였다. 전통시장 내 주차공간 확보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요건으로 청주시내 6개 전통시장(40%)에서 전용주차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전용 주차장은 전통시장과 직접 접한 사례와 별도의 부지에 격리 배치하여 운영하는 사례로 구분되었다. 전용 주차장을 운영하지 않는 전통시장의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인근 유료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노견에 임시 주차를 해야 해서 소비자의 시장 이용이 불편하다. 이에 전통시장의 고객편의 제고 및 방문 증가를 위해 여유있는 전용 주차공간 확보가 지속적인 시장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
5. 논의
Fig. 8.은 전술한 유형들을 토대로 구성한 현재 한국전통시장의 전형을 보여주는 도식이다.
개방형 가로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상품과의 대면 및 지역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여러 점포들 사이에 나타나는 개방형 가로 공간이 만들어내는 고객 동선은 점포들이 나열된 가로 축을 따라서 일렬형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축들이 서로 만나거나 교차하면서 시장의 공간이 확장되고 발전되어왔음을 공간구성 유형 분석을 통해 추론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전술한 개방형 가로 공간 상부에 아케이드가 설치되어 있었고 아케이드가 설치되지 않은 공간에도 어닝이나 파라솔 등을 설치한 사례들이 조사되었는데 이는 우천 등의 기후적 영향을 피하기 위한 비가림 시설을 통해 개방형 가로의 공간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현대화된 한국 전통시장의 대표적인 공간구성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전통시장이 지속적으로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들 중 하나는 높은 접근성을 유도할 수 있는 공간적 특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전통시장들이 대중교통 수단 등이 운행되는 대로에 출입구가 직접 접하거나 대로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공간구성 특징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중소로에 접하고 있는 시장의 경우에도 이러한 중소로가 인근의 주택들과 연계되어 있어 고객의 접근 편의를 제공하는 공간적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도 전통시장의 존속과 활성화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판단된다. 또한 한국의 전통시장은 전통적으로 노점상들이 개방형 가로를 점유하고 상행위를 하는 형식이었는데 이러한 행태는 가로대면형 공간구조를 갖는 점포들이 개방형 가로의 고객 동선을 따라 상품이나 먹거리를 배치하며 상행위를 하거나 시장 경계부의 인도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형식으로 계승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노점상들이 쇠락한 도시공간을 재활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나 한국에서 노점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소수의 합법적 노점상을 제외하면 대부분 미등록된 불법 사업체이고 상행위는 건물 안에서만 이루어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차량이나 보행자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공간 점유 비용을 납부하고 노점을 운영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여 도시 공간의 재활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주거지에 근접한 보행권 내에서 전통시장을 찾았으나 고객들이 자가 차량을 통해 시장을 찾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차량 고객 유치를 위한 주차공간을 확보한 전통시장들은 시장으로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보행자, 자가용 차량, 대중교통 수단의 접근이 용이한 공간계획이 필요하다.
6. 결론
이 논문은 한국의 전통시장의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공간구성유형과 특성을 규명한 연구로 청주시내 전통시장 15개소의 공간구성유형을 형태학을 기반으로 분류하고 도식화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와 시사점을 얻어냈다. 첫째, 전통시장의 공간구성 특성별 유형화 작업을 통해 전통시장의 고객동선은 일렬형, 대린형, 교차형, 얼개형의 공간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이러한 유형화로 한국의 전통시장은 점포들이 늘어선 개방형 가로의 교차와 결합을 통한 공간 확장으로 시장이 성장되어온 것을 공간구성 특징을 통해 추론할 수 있었다. 둘째, 전통시장의 입구는 대개 대중교통수단이 운행중인 대로에 직접 접하거나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었고 인근의 주택들과 연결된 중소로에 입구를 접하고 있었다. 이는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객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공간계획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셋째, 전통시장의 개별점포는 대부분 가로대면형으로 배치되어있었고 대형건물 내에 점포들을 수용한 특수유형도 존재하나 그 사례가 적어 대중화된 유형은 아닌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시장 내 개방형 가로와 경계부의 인도의 고객 동선을 따라 노점을 운영하는 유형이 나타났다. 이는 한국 전통시장에서 외부의 개방공간을 활용하는 운영방식이 지속적으로 계승되어 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따라서 도시재생 과정에서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보행자와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규제를 완화하여 외부공간에서 노점 활동이 성행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점포들이 늘어선 가로 상부에 캐노피가 덮여진 아케이드는 현대화된 전통시장의 전형적인 특징임을 알 수 있었다. 이 구조는 전술한 외부공간 활용과 노점 운영을 위한, 유용한 건축수단이 될 것이다. 또한 자가 차량 이용자의 시장 방문 촉진을 위한 주차공간 확보도 필요하나 대중교통 시스템의 선진화, 개인용 이동수단과 자율주행기술의 출현은 전통시장 내 주차수요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한국 전통시장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시장으로의 접근성 향상 계획이 필요하고 전통적으로 계승된 외부 개방공간에서 행해지는 상행위를 활성화하고 노점상 규제를 완화하되 상인회 등을 통해 적절히 통제될 수 있는 노점 활동이 장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조사대상이 청주시의 전통시장에 국한되어 수행되었고 공간형상과 도시사회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을 수행하지 못한 점에서 더욱 정밀한 공간분석 연구가 향후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통시장은 한국 문화의 전통성을 계승함과 동시에 지속적인 고객과 관광객 유치를 통해 도시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R1A2C1008612 & NRF-2016R1A6A3A1193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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