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주택 계획을 위한 공간계획 컨셉 및 수법의 고찰 : 일본 민간주택회사의 주택상품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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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Hazard-Resistant Houses which are installed integrated systems against the natural disaster are focusing on the cutting edge equipments requiring power supply and now researches on the Spatial Design of Hazard-Resistant Houses are needed.
To conduct research, categorizing and analyzing process for ‘Spatial Design Concepts’ and its subordinate items and methods found in the Hazard-Resistant House in Japan was carried out.
In this study, a couple of spatial concepts and sub-items are suggested for hazard-resistant houses. First, the concept of variety ‘Design of Space’ which consist of subordinate items such as ‘Vertical Space’, ‘Multi-Direction Evacuation’ and ‘Preparedness for Submersion’ is needed for hazard-resistant house’s spatial design. Second, the concept of variety ‘Use of Space’ which has subordinate items of ‘Underground Space’, ‘Evacuation Shelter’ and ‘Microclimate’ is needed. Third, the concept of ‘Stock & Store’ which has ‘System’ and ‘Design’, and Lastly, the concept of ‘Psychology & Safety’ which has ‘Evacuation Path’, ‘Communication’ and ‘Security Area’ as its subordinate items is needed.
Keywords:
Hazard-Resistant, House, Space, Design Methods키워드:
방재, 주택, 공간, 계획수법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전국적으로 피해를 주는 태풍과 국지성 호우, 겨울철 눈에 의한 각종 피해 그리고 최근 발생빈도가 높아진 지진 등 우리나라는 다양한 재해가 발생하는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국가별 재해발생률을 볼 때 전 세계적으로 중간 정도의 순위에 있으며 이는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나라라는 것을 말해준다 [1]. 본 연구에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연구가 미미한 상황이지만, 평상시엔 재해에 대한 대비, 그리고 재해시엔 빠른 회복과 안정된 지원 등이 주된 컨셉인 방재주택의 계획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 중 특히 공간계획을 위한 컨셉을 살펴보고 각각의 컨셉을 위한 수법들을 분석함으로써 향후 방재주택의 국내 도입 및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함을 목적으로 한다.
1.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일본의 경우 방재주택에 계획된 아이템은 재해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사전 및 사후 대비 아이템으로 개념이 크게 양분된다. 사전 대비 아이템은 주로 내진 및 면진구조, 식량 및 에너지 비축시스템 등이며 사후 대비 아이템은 주로 피난 및 탈출경로의 확보와 식수 및 에너지로 대표되는 라이프라인의 확보 등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많은 수의 아이템들은 기본적으로 전기를 비롯한 각종 동력을 필요로 하는 첨단 설비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장기간 지속되는 재해 후 회복단계에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2].(실제로 한신대지진의 경우 라이프라인 복구까지 수도 90일, 가스 83일, 전기 7일, 전화 14일이 소요되었다.) 선행연구의 결과를 참고하면 이재민들은 재해 시 뿐 아니라 재해 후 회복단계에서도 다양한 캐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3], 첨단 설비 위주로 구성되는 방재 아이템만으로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요구에 지속적이고도 효율적으로 대처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므로 이제는 방재주택의 계획에 있어 재해 시 주거 공간 자체가 가지는 방재적 가능성을 탐구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공간계획 컨셉 및 수법 등에 대해 보다 체계적이고도 심도 있는 연구가 행해져야 할 때라고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일본의 방재주택에 대한 사례조사를 실시하여 방재주택에 채용된 공간계획 컨셉을 추출하고, 각각의 계획 컨셉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하위 아이템 및 수법들을 살펴본 후 향후 국내 적용 가능성에 대해 고찰한다.
2. 방재주택
2.1. 재해
재해의 경우 국내외 사전 및 해당 관청 등에서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으나 표준국어대사전,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및 자연재해대책법 등 대표적인 사전 및 관청 등에서의 정의를 참고하면 대부분 ‘태풍이나 지진, 홍수 등 국민의 생명이나 재산 등에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자연현상에 의한 피해’로 정의하고 있다.
2017년도에 발간된 World Risk Report에서 전 세계 171개국을 대상으로 파악한 국가별 재해순위 리스트를 보면, 우리나라는 모든 부문을 종합한 순위에서 WRI 지수가 4.80으로 전체 국가 중 113위에 해당하여 재해에 대해 비교적 안전한 나라로 나타나고 있지만, 자연재해로 한정시킬 경우 WRI 지수가 14.89로 상승하며 순위도 54위로 급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자연재해의 경우 결코 방심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4].
지난 10여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는 태풍, 호우, 대설 등 풍수해가 총 70.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꾸준하고 지속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5]. 또한 지진의 경우 2010년 국내에서 총 42회 발생했으나, 이를 과거 30년('78-'09)의 연평균 27회와 비교해 보면 약 1.5배 이상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
2016년도에 국민안전처에서 발간된 재해연보를 참조하여 재해별 피해현황 및 규모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피해가 호우와 태풍 등 물에 기인한 피해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재해발생경향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공시설의 피해가 매우 높으며 다음으로 일반건물이 뒤를 잇고 있다 [7].
2.2. 방재주택
방재주택의 개념은 일본에서 가장 먼저 구체화시킨 것으로 나타난다. 일본에서는 고도성장기인 195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건설성의 주도로 주택공단 및 민간주택회사와 협력하여 특히 공공단지를 중심으로 내진, 내화 및 내구성 등을 컨셉으로 하는 차별화 된 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실적을 바탕으로 Misawa Home, Sekisui House 등과 같은 대형주택회사들은 재해를 대비하여 그동안 개별적으로 적용되던 아이템들을 방재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통합하여 적용한 주택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더불어 방재주택이라는 단어도 점차 공식적인 용어로 사용되게 되었다. 본 연구에서의 방재주택은 선행 연구에서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주로 자연재해에 대비하여 재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일상생활로의 복귀까지 지원 할 수 있도록 건축계획적, 설비적, 구조적, 환경적 아이템이 추가로 계획된 주택으로 정의하며, 또한 재해 발생 후의 일련의 대응 뿐 아니라 재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생활의 영위에도 사용되는 평범한 의미의 단독 및 집합주택’으로 정의한다 [9].
현재 일본의 방재주택은 재해 시 내진과 면진 설계를 통한 건물의 전도방지, 복구를 위한 기본적인 생활공간의 확보 등으로 구성되는 ‘생활공간의 확보’와, 우수저장 등을 활용한 식수 및 생활용수의 비축, 태양광 및 축전지 등을 이용한 에너지의 비축 등을 주요 아이템으로 하는 ‘라이프라인의 확보’가 주된 컨셉이며 더불어 재해시의 안전과 방범, 커뮤니케이션 등의 아이템이 추가로 적용되고 있다. 또한 방재주택에 대한 설계방향은 2011년의 동북지방에서 발생한 대지진 이후 기존에 중시되었던 재해 시 피해에 대한 대비에 더해 재난 이후의 피해로부터의 회복 및 지원, 그리고 일상생활로의 신속한 복귀가 중요하게 다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정부에서 발표한 ‘국토강인화 계획’과 ‘방재백서안’, 그리고 각종 방재 및 주택학회 등 연구기관, 그리고 대학 등의 많은 연구소의 활동이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3. 국내 선행 연구의 검토
국내에서 진행된 재해 대응형 주거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임시주거생활의 면면을 분석하고 임시거주를 위한 발전된 대안을 제시한 연구 [10], 재해민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임시주거 계획에 관한 연구 [3] 등 재해 후의 응급대피 및 임시주거의 계획, 보급 및 활용에 관한 연구와, 재해별 취약 건축물 및 전문가들의 인식에 대한 연구 [8], 재해민을 위한 주택의 열적 환경에 대한 연구 [11] 등 임시주거의 구조, 환경 및 설비적 계획에 관한 연구로 분류될 수 있다. 즉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응급대피공간 혹은 임시주거를 주된 주제로 삼고 있으며 재해에 대해 평범한 용도의 주택이 가지는 취약점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함으로써 일반적인 주택이 재해에 대응하여 기능할 가능성에 대한 연구, 즉 재해를 전후로 일반적인 주택과 방재를 위한 주택의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거주자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방재주택에 관한 연구는 아직까지 그 활동이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방재주택의 개념정립과 필요성, 구성요소와 계획수법 등을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조사 분석한 연구가 최근 시도되고 있으며 [9], 이러한 연구가 추후 보다 심도 있게 지속된다면 향후 국내에서도 방재주택이 체계적으로 발전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4. 방재주택의 개발현황
현재 일본의 방재주택 개발 및 판매는 주로 Misawa Home, Sekisui House, Pana Home 등 기술력과 자본력이 풍부한 대형 주택회사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며 다소 특수한 분야의 경우 Shelter Japan, FAS 등 중소규모 주택회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9].
Misawa Home은 방재주택의 개발 및 판매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Preparedness’, ‘Safety’, ‘Support’ 등을 컨셉으로 한 매우 다양한 주택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Preparedness’의 경우 물품비축창고, 분산, 순환 및 시큐리티수납 등 수납계획, 커뮤니케이션 공간, 다방향 피난설계와 같은 피난계획, 그리고 스마트폰과 연계된 인터폰, 내진시뮬레이션 등 지능형 IoT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Safety’의 경우 모노코크 스트럭쳐, 제진장치, 지반개량, 최고등급 골조구조, 전도방지 가구시스템, 감진브레이커+분전반 등과 같은 지진대비시스템과 개구부의 풍해 및 방수, 침수대책, 전지식 연동감지기 등 지진 외의 재해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Support’의 경우 태양광발전+비상회로+축전지, 음료수저류시스템+음료수비축, 에코큐트, 우수탱크+우수이용시스템, 정전 대응 탱크리스 토일렛 등 주로 재해시의 생존에 필수적인 각종 자원과 에너지에 대한 보존 및 생산시스템, 고단열+기밀, 미기후 디자인과 같은 환경 계획, 그리고 GAINET, 재해시의 지원체제 등 이재민을 위한 심리적 지원 시스템 등을 계획하고 있다.
Sekisui House는 ‘Security of Living Space’, ‘Security of Water and Energy’ 그리고 ‘Hazard-Resistant Level’ 등을 방재주택의 메인 컨셉으로 설정하고 있다. ‘Security of Living Space’는 유니버셜프레임, 제진/면진시스템, 키친용 내진시스템 등 지진 대비 구조시스템과 가구전도방지시스템, 화재경보기, 자동소화장치, 다양한 수납계획 등 지진 외 재해대비시스템을 제안하고 있으며, ‘Security of Water and Energy’의 경우 저탕식 온수기, 우수탱크, 태양발전+축전시스템 등으로 이루어지는 에너지 관련 아이템과 주호 내 팬트리, 스톡 쉘터 등 다양한 비축 및 저장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Hazard-Resistant Level’의 경우 가구전도방지시스템, 우수탱크, 스톡쉘터, 내진시스템, 전기온수기 등으로 구성되는 ‘기본레벨’과 면진시스템, 태양광발전 및 축전시스템, 스톡쉘터, IT네트워크 및 우수탱크 등을 채용하는 높은 수준의 ‘자립레벨’로 구성된다.
Pana Home은 ‘Safety’, ‘Stock’, ‘Security’를 주된 컨셉으로 하고 있다. ‘Safety’은 가구전도방지시스템, 비상안전조명시스템, 감진브레이커+분전반 등 지진에 대비한 내용으로 이루어지며 ‘Stock’은 각종 물품에 대한 순환비축 및 분산수납시스템, 물과 전기의 비축, 절약, 생산을 위한 우수저장 및 축전기설비, 가스나 태양광을 이용한 전기생산시설인 에코큐트 및 태양광발전시스템, 탱크리스 토일렛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Security’은 도어폰, 방범등, 화재경보 등을 스마트폰, 시큐리티 전문업체 등과 연계시킨 무선시큐리티시스템 및 무인택배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Shelter Japan의 경우 특히 재해시 신체와 재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 및 보전하기 위한 아이템으로 주택 내 특정 공간에 설치되는 ‘Indoor Shelter’를 제안하고 있다. Indoor Shelter는 예고 없이 단시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진과 태풍 혹은 이와 유사한 재해 발생시 시간과 거리의 제약이나 노약자나 장애인 등과 같이 신체적인 핸디캡 등으로 인해 외부의 피난장소로의 이동이 힘든 경우 주택 내부에 구조적으로 안전하며 채광, 환기, 통신, 시큐리티, 접근성 등을 고려하고 재난극복을 위한 물품을 구비한 피난장소를 확보하고 거주자에게 육체적, 심리적인 안정을 제공함과 동시에 재해가 발생한 초기에 단기간 생활 가능하도록 계획한 시설이며, Shelter Japan은 자사가 판매하는 방재주택의 계단실에 이러한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FAS(Future & System)는 지하공간이 가지는 구조적, 환경적 장점에 대한 유효이용을 컨셉으로 하는 ‘Georoom’을 제안하고 있다. ‘Georoom’은 일본 건축법에서 거실로 인정하는 ‘지하거실’로 계획함으로써 재해 시 뿐 아니라 평시에도 매우 유용한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단열, 방수 등을 위해 지하층을 일체화하는 특수용접공법, 충분한 채광과 환기를 위한 계획적 배려, 공기를 단축시키기 위한 유니트 매설공법 등 특화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의 방재주택의 전반적인 특징과 경향을 살펴보면 첫째로 내진성능을 위주로 한 방재성능의 확보, 둘째로 식수와 전기 등 라이프라인의 확보, 그리고 셋째로는 재해 극복 과정에서의 이재민의 신체적, 정신적 케어로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수의 아이템들이 평소에는 주로 전기를 이용하고 재해 시에는 축전기 등의 보조동력을 이용해야 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장시간에 걸친 복구의 과정에서 특히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 핸디캡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향후 방재주택의 계획에 있어서는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설비나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방재계획과 더불어 주택 내·외부를 구성하는 거주 공간 자체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이를 통한 공간 디자인이 더욱 더 필요해 질 것으로 판단된다.
3. 방재주택의 계획을 위한 공간계획 컨셉 및 수법
본 장에서는 방재를 컨셉으로 일본의 주택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사례를 위주로 방재주택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아이템 중 특히 주택의 내·외부를 구성하는 거주공간 자체에 대한 계획 컨셉 및 세부 수법들에 대해 살펴보고 향후 국내 방재주택 계획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모색한다. 구체적으로는 주택회사에서 발행된 홍보용 자료 및 홈페이지를 위주로 주택의 평면, 입면, 단면, 구조 및 설비적 구성을 명확히 파악 가능한 샘플을 선택하여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며, 미사와 홈 11건, 세키스이 하우스 21건, 파나 홈 15건, Shelter House 1건, 그리고 FAS 3건 등 5개사 총 51개 주택 샘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3.1. 공간 계획의 다변화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일반 주택에서 가족 구성원을 위한 주된 공간은 거실이나 키친, 욕실과 화장실 등 ‘식’과 ‘주’에 관련된 기초적이며 생리적인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 재해 시에 이러한 생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간을 재해로부터 안전한 위치에 계획하거나 혹은 복수로 계획하여 피해를 입더라도 기능을 완전히 잃어 무력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인 방법으로서는 주택을 물리적인 2층 이상의 멀티 혹은 스킵플로어 형식으로 계획하고 1층과 2층 혹은 1층과 1.5층을 메인 및 서브플로어로 계획하여 거실이나 키친, 욕실 및 화장실 등을 규모 혹은 기능을 차별화하여 적절히 분산 혹은 중복 배치함으로써 재해 시의 피해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재해 시에는 안전한 피난루트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또한 피난루트를 복수, 그리고 다방향으로 계획하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재해에 대비한 가장 최선의 대비책이라 평가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1층에 복수의 출입구의 설치, 스킵플로어 형식인 경우 1.5층에 외부피난계단의 설치, 그리고 2층 이상의 층에는 발코니 및 비상사다리 등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이 있으며, 특히 앞서 설명한 수직 공간의 상호보완의 개념과 결합시킨다면 주택에서 피난을 위한 실질적인 아이템으로 충실히 기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홍수 등 수해가 발생했을 경우 주택에서는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피해는 저지대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빗물 처리에 대한 대응의 미비 등으로 인해 도시지역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수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차수벽을 설치하거나 혹은 벽에 방수시트 등을 부착하는 등의 장치가 있을 수 있으나, 계획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주택의 1층 바닥 레벨을 지면으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 물리적으로 상승시키거나 혹은 앞서 살펴본 메인 및 서브플로어의 개념을 도입하여 저층을 서브플로어로 계획함으로써 저층부가 침수되더라도 상층부의 메인플로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계획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3.2. 공간 이용의 다양화
지하공간의 경우 온도 및 습도 등에 있어서 지상공간과 비교하여 외부의 급작스런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며, 제대로 시공된다면 지상의 구조물과 비교하여 구조적으로도 매우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특히 태풍이나 지진 등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재해의 경우 지하공간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다만 지하라는 공간적 특성상 채광, 환기 등으로부터의 문제로 인해 장기간에 걸친 거주에는 세심한 계획적 배려가 필요한데, 천창 및 각종 자연환기장치의 계획, 욕실 및 화장실 등을 위한 특수배관공사 등의 계획적 수법을 활용할 수 있다.
쉘터 재팬은 주택 내 피난을 위한 특수한 기능을 가진 공간 즉 ‘피난 쉘터’를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주택 내에 나선계단을 두께 30㎝의 철근콘크리트조로 설계하여 상하층을 연결하고 있으며 방화문으로 구획하여 평상시에는 평범한 계단으로 사용하되 재해 시 외부와 격리 가능한 구조로 계획하고 있다. 이 쉘터에는 채광, 환기, 통신 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단기간을 견딜 수 있는 물품과 식수 등을 구비하고 있다. 주로 자연재해로부터 파생되는 방범이나 시큐리티 등에 특화되어 있는 시설이며 무엇보다 거주자의 육체적, 심리적 안정을 주목적으로 특화된 시설이다.
재해 시에는 정전 혹은 연료공급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가 많으므로 재해 발생 시부터 이를 극복하기까지 소요되는 긴 기간 동안 대부분의 주택에서는 주택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사용되던 기존의 각종 설비와 시설들의 사용에 제약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각종 재해는 여름과 겨울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며 이 시기는 더불어 기후나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생존에 매우 가혹한 시기이다. 결국 주택 계획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원리라고 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계획수법과 함께 일사, 통풍 등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등 미기후 조절에 의한 환경 계획적 수법은 재해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매우 유효하고 필수적인 요소라고 평가할 수 있다.
3.3. 비축 및 수납계획
수납을 위한 시스템으로서 분산수납과 순환수납을 제안하고 있다. ‘분산수납’의 경우 재해 시 필요로 하는 여러 물품을 필요시간 및 수량 등을 고려한 중요도 순으로 정리하고 이를 주택 내 공간에 적절히 분산하여 배치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또한 ‘순환수납’은 비축한 물품을 적절한 시기를 기준으로 소비하고 새로운 물품으로 교체하여 비축하는 시스템을 말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납 물품의 원활한 사용 및 교체를 위해 다소 특별히 고안된 시스템 및 저장방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벽체수납’의 경우,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재해에 대비하기 위하여 주택 내 수납공간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벽체나 계단, 바닥 및 천정 등을 활용하여 수납공간을 소규모로 여러 군데 계획하는 방식이다. ‘주호 내 팬트리’의 경우 수납공간을 대규모로 따로 계획하는 방식이며 주로 지붕 밑 다락 공간이나 혹은 스킵플로어 형식의 주택의 경우 최저 혹은 최상층 1개층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스톡 쉘터’는 재해 시에 발생할 수 있는 도난 등에 대비한 다소 특수한 형태의 공간이며 지진, 화재, 태풍 등의 매우 치명적인 재해에도 내용물을 안전하게 보관해야만 하는 귀중품이나 의약품 등 접근성 보다는 시큐리티의 측면에서 고려한 수납공간이라 할 수 있다.
3.4. 심리 및 안전계획
재해 시 거주자가 외부 혹은 주택 내 피난 쉘터 등으로 피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막다른 동선이 생기지 않도록 주택 내부의 모든 동선을 ‘순환동선’으로 계획해야 하며 또한 최단거리로 탈출구와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지진 발생 시 가구 등이 전도되어 거주자가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피난 경로를 가로막아 피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택 내 가구들은 건물과 일체화 혹은 전도방지를 위한 체결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침실의 경우 되도록 높이가 낮은 가구 위주로 계획하며 혹 전도되더라도 피난 경로를 방해하지 않는 배치계획이 필요하다.
평소에 지역 주민들이나 이웃들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개방적인 교류 공간을 주택 내·외부 공간에 계획함으로써 재해가 발생했을 때 고립감을 해소하고 주변 주민들로부터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 주로 1층의 정원 등 외부 공간 혹은 2층 이상의 층에서의 발코니 등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벤치, 난로, 수도 등을 설치함으로써 재해시의 외부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
방재주택에 도입된 방범계획의 대부분이 방범등, 방범도어폰, 무인택배박스, 원격방범 혹은 방범 IoT 등 첨단설비적인 측면에서의 사례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실제로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전기 및 통신과의 연계가 필요한 이러한 아이템들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택 외부공간을 개방성이 강한 접근영역, 거주자 전용의 사적영역, 그리고 방범 면에서 취약한 취약영역으로 외부공간을 구분하여 설정하고 이에 맞춰 방문자의 접근을 단계별로 컨트롤하는 등 공간계획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4. 결론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주택은 물론 방재주택으로 출시된 많은 사례에 있어서도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대부분의 노력이 주로 설비적인 측면에 집중되어 있다는 현실을 우선 인식하고, 향후 방재주택의 설계에 있어 설비적인 측면에서의 개선 노력과 더불어 거주 공간 자체가 가지는 방재적인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에 적용 가능한 방재적 컨셉 및 수법의 개발이 시급히 필요함을 일본의 방재주택의 사례를 통한 조사 및 분석을 통해 제안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방재 주택을 위한 공간계획 컨셉은 크게 ‘공간 계획의 다변화’, ‘공간 이용의 다양화’, ‘비축 및 수납계획’ 그리고 ‘심리 및 안전계획’의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방재주택의 경우 2층 이상의 멀티 혹은 스킵플로어 형식을 주택 계획에 도입하고 메인 및 서브 플로어로 설정함으로써 재해 발생 시 주택 내 주요 거주공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거주자의 위치에서 여러 방향으로 피난이 가능하며 더불어 침수에 대비하는 등 ‘공간 계획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방재주택의 경우 지하공간이나 피난 쉘터 등 기존의 주택에서는 다소 활용도가 낮은 공간이지만 특히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주택에서 향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는 공간의 경우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하고 계획하는 등 ‘공간 이용의 다양화’를 꾀함으로써 주택이 방재에 대해 가지는 가능성을 보다 더 높일 수 있다. 셋째, 방재주택에서는 재해 시 필요한 다양한 물품의 수납과 비축을 위한 체계화 된 시스템과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비축 공간의 계획 등 다양한 ‘비축 및 수납계획’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방재주택은 거주자의 ‘심리 및 안전계획’을 위한 수단으로써 피난경로 확보와 더불어 지역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구체적인 건축적 계획, 그리고 재해 시 발생 가능한 각종 범죄로부터의 안전을 위한 방범영역의 설정 등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주택이라는 범주 안에서 현재 일본에서 방재를 위해 행해지고 있는 사례에 대한 내용을 위주로 한 분석이지만 대부분의 수법들은 국내에서도 그 적용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우리나라는 기본적인 주택 형식 및 구조가 일본과 다르며, 재해의 종류와 성격, 빈도 등도 또한 일본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비교, 검토를 통해 공간계획 수법 역시 적절한 변용 및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한국의 재해에 특화된 방재주택의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호원대학교 교내학술연구비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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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in, Sung-Won, Kwon, Keun-Hee, Nah, Keon, A Study on Necessary Elements for Refugees’ Stability in Temporary Housing, Journal of Digital Design, 15, Mar), (2015, Jul), p501-510. [https://doi.org/10.17280/jdd.2015.15.3.047 ] - World Risk Report 2017, United Nations Universit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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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 종합상황 분석 및 전망, 국민안전처, (2017, Mar).
Analysis & Forecast of Disaster & Security, Ministry of Public Safety and Security, (2017, Mar). -
재해특성을 고려한 임시주거 계획에 관한 연구, 황우철 외, 대한건축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논문집, 33(2), (2013, Oct), p39-40.
Research about plans for temporary residence considering characteristics of disaster, Wang, Woo-Chul, Lee, Yei-Ji, Lim, Seok-Ho, J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 Autumn Annual Conferenc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33(2), (2013, Oct), p39-40. -
2016 재해연보, 국민안전처, (2017).
2016 Statistical Yearbook of Natural Disaster, Ministry of Public Safety and Security, (2017). -
자연재해에 따른 건축물 피해현황과 전문가 인식 분석 연구, 김지윤 외, 대한건축학회논문집, 31(12), (2015, Dec), p223-230.
A Study on the Analysis of Damage Situation of Building and Awareness of Experts according to the Natural Disaster, Kim, Ji-Yoon, Yoon, Seong-Hwan, J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Planing&Design, 31(12), (2015, Dec), p223-230. [https://doi.org/10.5659/jaik_pd.2015.31.12.223] -
방재 및 감재주택을 위한 건축적 계획요소의 설정, 김형언,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논문집, 16(6), (2016, Dec), p77-82.
Architectural Design Elements for Hazard-Resistant and Reduction House, Kim, Hyeong-Eon, The Journal of The Korea Institute of Ecological Architecture and Environment, 16(6), (2016, Dec), p77-82. [https://doi.org/10.12813/kieae.2016.16.6.077] -
재해지역 주민의 임시 주거실태에 관한 연구, 박연직 외, 주거환경, 2(1), (2004, Jun), p13-24.
A research of actual conditions of temporal residence in stricken districts, Park, Yeon-Jik, Moon, Young-Ki, Journal of the Residential Environment Institute of Korea, 2(1), (2004, Jun), p13-24. -
재난·재해시 이재민을 위한 이동형 에너지 셜터하우스(MeSH) 계획, 신화연 외,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지, 14(6), (2014, Dec), p75-80.
Mobile Energy Shelter House(MeSH) for victims when a disaster occurs-Focused on Indoor Thermal Environmental Performance-, Shin, Hwa-Yeon, Kim, Jeong-Gook, Kim, Jong-Hun, Jeong, Hak-Geun, Jang, Cheol-Yong, Hong, Won-Hwa, The Journal of the Korea Institute of Ecological Architecture and Environment, 14(6), (2014, Dec), p75-80. [https://doi.org/10.12813/kieae.2014.14.6.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