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중요도 분석 : 부산광역시 서구 아미‧초장 도시재생지역을 대상으로
ⓒCopyright Korea Institute of Ecological Architecture and Environment
Abstract
The Urban regeneration paradigm has shifted from a large-scale redevelopment to a small-scale community based renewal to support environmental, cultural, economic and social sustainability of existing residents. In a given context, there has been continuous effort taken by the government and much research conducted to promote urban regeneration projects in Korea. However, such research tends to focus more on policy improvements rather than practical technology and its application. Therefore, the aim of this research is to derive practical low-cost·green technologies which can be used in dilapidated areas to improve their residential environment.
To achieve a given objective, the research process consists of three steps. ①The concept of low-cost·green technologies for neighborhood regeneration has evolved from literature review and case studies. ②A total of 25 low-cost·green technologies are selected and defined based on the T-Test Analysis results derived from in-depth interviews·surveys with experts. ③Then conducted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analysis to provide solutions(prioritize applicable technologies) respecting the local conditions of Ami·Chojang.
The research findings indicated that each regeneration area is different, with its own distinct problems and potentials. In this regard, the research focused on Ami·Chojang, one of the dilapidated areas in Busan where neighborhood regeneration is taking place, to identify specific regional needs and appropriate solution.
Keywords:
Urban Regeneration, Neighborhood Regeneration, Dilapidated Residential Areas, Low-Cost·Green Technology키워드:
도시재생, 근린재생형, 노후 주거지, 저비용·친환경 기술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기존의 전면철거를 통한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하는 수익중심의 재개발 방식과 달리 기존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소규모 진행 방식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과거에는 양적인 주택공급과 민간의 개발이익 창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공익성이 크게 부족하고, 특히 주민참여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부족으로 원주민 재정착율의 저조와 커뮤니티 해체를 초래하였다. 또한, 도시의 맥락 단절과 공간구조의 분화, 저소득 주민의 주거불안정 등의 사회적 문제를 유발 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과도한 개발보다는 적당한 기술을 통한 내실 있는 소규모 계획과 거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지혜로운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으며, 물리적 정비와 함께 사회·경제적 측면을 포함하는 종합적 재생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정부는 인구 감소, 노령인구의 증가, 건축물의 노후도 등을 주요 지표로 선도사업을 공모하였고,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14년 선도지역(도시 경제 기반형 2개, 근린재생형 11개) 및 2016년 일반지역(경제기반형 5개, 중심시가지 근린재생형 9개, 일반 근린재생형 19개)을 선정하여, 쇠퇴하고 있는 도시의 재도약 기회를 만들고자 지자체별로 물리적 재생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1)
도시재생 선도지역의 경우, 고령자와 저소득층의 거주비율 및 노후 단독주택지 비율이 높기 때문에 기존의 전면철거와 같은 정비방식을 통해 재정비할 경우, 주민의 재정착이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근린재생사업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환경 개선사업은 가로환경 개선, 공공시설 건축, 공원 및 주차장 조성 등의 기반시설 조성위주의 물리적 재생사업으로 사업성이 낮은 주거공간을 개선하여 주거안정성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공공 기반시설(도로, 공원, 주차장 등) 구축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원주민이 경제적으로 부담 가능(affordable)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구현하기 위한 주택기술(가이드라인)과 제도적 뒷받침(정책, 거버넌스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 하에, 본 연구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도출 및 우선순위를 분석하여 도시재생사업 추진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제안하는데 의의가 있다.
1.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선행연구 검토 및 전문가 심층 인터뷰(FGI : Focus Group Interview)을 실시하여 주거지 도시재생사업에 적용 가능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알아보고, 현장에서 적용·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행연구, 국내·외 사례조사를 통해 물리적 재생사업의 추진 유형, 재생 방향, 적용기술 등에 대해 고찰하여 시사점을 도출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에 초점을 맞추어 문헌조사를 진행하였다.
둘째, 주거지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개념을 정립하여, 적용 가능한 기술리스트를 도출하고, 적합성 검증(일 표본 T-test)을 실시하여,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최종 도출하였다.
셋째,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적용함에 있어 우선 사업추진 가능 대상지를 선정하고, 해당 지역의 특성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물리적 현황분석 및 주민설문조사를 통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의 중요도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2. 이론적 고찰
2.1. 주거지 도시재생사업 이론적 검토
정부 지원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역은 경제기반형, 중심시가지 근린재생형, 일반 근린재생형으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다. 본 연구는 그 중 일반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인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적용되는 기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주거환경 개선에 관한 패러다임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개별적 점단위 개발에서 정비, 보전, 관리개념을 도입하여 주거지의 종합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다. 둘째, 전면 철거 위주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개발과 보전의 조화로운 양립으로 지역의 특색과 매력을 살린 노후주거지 관리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쇠퇴한 주거환경의 질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도모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2)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하여 서울시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는 행·재정여건에 따라 노후·불량주택 밀집지역 등의 정비사업과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고려한 다양한 국비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Table 2와 같다.
2.2.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이론적 검토
본 연구에서는 앞서 언급된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 추진 시 적용될 수 있는 저비용·친환경 주택 기술에 중점을 두고 이론적 검토를 하였다.
Table 3에서 볼 수 있듯이, 주거지 도시재생사업 관련 연구는 제도적 개선을 위한 내용이 대부분이며, 노후 주거지 재생사업을 위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의 필요성 및 해당 기술의 실증연구는 미흡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의 경우, 단일 건물 및 지역·지구개발 사업에 적용된 기술과 아이디어들은 다양하였으나, 도시재생사업과 연계된 연구는 드물었다. 따라서 선행연구 이외에 추가적으로 도시재생사업과 연계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이 적용된 대표적 국내·외 사례를 조사하였다.
2.3.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적용 사례
국내외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적용 사례 선정기준은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의 일환으로 추진된 주거지 재생사업 지역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이 적용된 사례 중 자료 수집이 가능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국내는 전주시 해피하우스, 부산시 물만골, 서울시 성대골, 국외는 프리뮬라 코트, 베드제드, 환경공생주택에 대한 사례조사를 통해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적용사례를 비교·분석함으로써 노후 주거지 재생사업에 적용 될 수 있는 주택기술을 검토하였다.
전주시 해피하우스는 중앙부처 시범사업이 마무리 된 후에도 적극적인 거버넌스 운영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사업 추진 시 체계적으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선정·적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해피하우스는 다양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중 단열·기밀성능을 강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함으로써 에너지성능을 향상시켰다.
부산시 물만골은 연제구 황령산 분지의 22만㎡ 규모로 조성된 마을로 소규모 무허가 건축물이 밀집한 데다 생활 기반 시설이 부족하여 정비가 시급한 지역이다. 주거지 재생을 위해 수익중심의 전면철거 재개발 방식이 아닌 기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주민 자립형 생태마을’ 조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공동체를 구성하여 주거지 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물만골 도시재생대학은 주민 대상으로 도시재생에 대한 기본 교육 및 마을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마을텃밭 가꾸기, 자원 재활용, 건설공동체 일자리 나누기 등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서울시 성대골의 경우, 관련 부처사업(에너지 자립마을 사업, 도시재생사업)과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민간차원에서 시작된 저비용·친환경 주택 기술적용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융합이 적절히 이루어진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하드웨어 기술로는 전주시 해피하우스와 마찬가지로 단열성능을 개선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함으로써 에너지성능을 향상시켰다. 소프트웨어 기술로는 지속적인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주민 대상 에너지 절약 교육, 에너지사용량 모니터링 등)을 통해 주민 스스로 소비전력을 저감함으로써 저비용을 달성하고 있다.
대부분 국내 사례의 경우, 하드웨어 측면으로는 구조 및 외피계획을 통해 단열·기밀성능을 향상시켰으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주민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었다. 이를 통해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적용함에 있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통합적 적용이 중요함을 파악하였다.
그러나 조사된 사례지역 이 외 대부분 주거지 도시재생사업지역에서는 저비용·친환경 주택 기술의 필요성을 인지 못하고 있는 주민이 대다수이며, 해당 기술 적용에 있어 체계적인 방법론이 미흡한 실정이다.
프리뮬라 코트(Primula Court)는 노후 주거지 정비에 있어 방치되어있던 브라운 필드를 적극 활용하고,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적용한 부담 가능한 주택(Affordable Housing)을 다양한 계층에 공급함으로써 주거복지를 구현하였다.
베드제드(Bed ZED)는 중단된 오수처리 부지(1만6500㎡)를 재생한 사례로, 도시재생사업 계획수립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적용하고, 구축된 기술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활용·유지해 나가고 있다.
환경공생주택은 40년 이상 된 노후 단독주택 밀집지역을 재생한 단지이다. 건축물의 배치, 설계 등에 있어, 환경공생주택의 이념(지구환경 보전·주변 환경과 친화성·거주환경의 건강과 쾌적성) 하에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였다. 다양한 기술요소 중 기존 주민인 고령자를 위한 물리적·사회적 계획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프리뮬라 코트, 베드제드, 환경공생주택의 사례에서 보여주듯이 국외 사례의 경우, 노후화된 지역을 재생하는 과정에서 계획수립 단계에서부터 설계, 시공, 유지관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저비용·친환경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4. 연구의 착안점
도시재생사업과 연계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관련 연구는 미흡하였으며 제도적 개선을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도시재생사업 지역은 노령화 지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의 거주비율이 높아 기존 방식으로 재정비할 경우 원주민 재정착이 실패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사례분석을 통해 저비용·친환경 기술도입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도시재생사업의 일차원적인 물리적 정비단계를 넘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환경적·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주거환경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즉, 기존 주민의 주거환경을 향상하기 위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도출하여 도시재생사업 추진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본 연구의 차별성이 있다.
3.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선정
3.1.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개념 설정
본 연구의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개념은 연구의 착안점에서 도출된 내용을 기반으로 설정하였다. 즉, 노령화 및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도시재생사업 지역의 통합적 주거공동체 재생을 목표로 한다.
도시재생지역에 대다수 분포되어있는 노후주거지의 정비는 안정된 주거, 안전한 주거, 편리한 주거, 공동체와 연결된 주거, 최저 주거기준에 부합하는 주거를 구현하는데 목표가 있으며, 이는「저비용 주택공급 및 프로그램 개발」연구 성과 중 주택공급을 위한 원칙3)을 기반으로 하였다.
저비용 주택기술은 기존 거주민이 부담가능한 수준의 주택 계획· 설계, 공급, 관리, 운영에 걸친 통합적 비용 절감을 달성하는데 초점을 맞춘 기술이고, 친환경 주택기술은 최소주거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기술로 설정하였다.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은 신기술의 도입보다는 기존 기술을 적극 활용한 주택기술이며, 물리적 환경개선을 위한 하드웨어 기술(구조·외피·녹화·신재생에너지 계획 등) 뿐만 아니라, 건축물 전생애주기를 고려하여 소비 부하를 저감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유지관리, 주민역량강화 교육 등)을 말한다.
3.2.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도출 개요
선행연구 및 국내·외 사례분석을 통하여 도시재생지역에 적용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및 동향을 분석하였으며, 전문가 심층 인터뷰(FGI : 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기존 선행연구의 기술 외에 추가적용 가능한 기술을 검토하였다.
이를 대상으로 대표성, 객관성, 중복성을 고려하여 1차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요소를 도출하였으며, 1차적으로 선정된 기술은 전문가를 대상으로 각 기술의 적합성 검증 설문조사(일표본 T-test)를 통하여 최종 선정하였다.
3.3.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1차 선정 및 전문가 적합성 검증
선행연구 및 국내·외 사례, FGI를 통해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1차 리스트를 선정하였다.
평가지표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 통계적 분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설문조사에 참가한 전문가들 사이의 차이점이 관찰되고 추정될 수 있도록 응답의 정량화가 용이한 5점 리커드 척도(1=매우부적합, 2= 부적합, 3=보통, 4= 적합, 5=매우 적합)로 구성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전문가 설문조사는 2017년 5월 10일부터 19일까지 총 10일간 수행되었으며, 전문가는 건축, 도시설계, 조경, 도시공학 등 각 분야별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설문방법은 E-mail 설문, 직접 설문 수행으로 진행하였다.
척도 3이상의 등급이 보통, 적합, 매우 적합을 나타냈기 때문에 임계등급(critical rating)은 척도 3의 값을 기준으로 일 표본 T-test 분석 후 관측된 p-value가 0.05(신뢰수준 95%)보다 작으면 유의한 기술로 선정하였다.
전문가 설문조사 분석 결과, 1차적으로 도출된 총 31개의 기술 중 6개가 적합하지 않다고 분석되어, 최종적으로 총 25개의 주택기술이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인 것으로 도출되었다.
4. 지역특성을 고려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중요도 분석 및 적용
4.1. 연구 대상지 개요
최종 선정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대상으로 실제 대상지에 적용하기 위해 사업추진 가능 대상지를 선정하였다. 해당 지역의 특성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물리적 현황분석 및 주민설문조사를 통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의 중요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대상지는 국토교통부에서 지원하는 일반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 지역 중 한 곳인 부산광역시 서구 아미·초장으로 선정하였다. 도시재생사업 가운데 근린재생형은 구도심의 상권 활성화나 노후 주거지역 주거환경 개선 등이 목적인 사업이다.
서구 아미·초장(116만6000㎡)은 총 1,326억 원을 지원받아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물리적 재생 등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인 도시재생사업 지역임에 따라 기술적용에 적합한 대상지로 판단하였다.5)
대상지역의 물리적 현황을 분석함에 있어 주요 요인이 되는 역사적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성된 공동묘지가 있던 곳에 6.25전쟁 발발 이후 부산의 피난민 임시수용지구가 과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자 가파른 대지임에도 불구하고 터를 잡고 공동묘지 비석을 건축자재로 사용하여 집을 지어 조성된 급경사 고밀도 마을로써 ‘비석문화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지역이다.
세부적인 물리적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아미·초장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관계자 인터뷰를 실시하였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지역은 사하구 천마산과 서구 아미산 사이 고갯길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택 대부분은 해발 고도 50m~150m 사이에 형성되어있다. 둘째, 향은 주로 북향 또는 북동향을 향하고 있다. 셋째, 경사도 10도 이상이 전체면적의 79.6%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경사주거지이며, 개발이 어려운 20도 이상 급경사지가 36.3%로 천마산 및 아미산 일대에 집중되어 있다. 넷째, 이런 경사 대지의 형태는 정방형과 세장형으로 구분될 수 있고, 그 형태가 반복됨에 따라 수직적 테라스 형태의 지형들이 많다. 다섯째, 가로의 주요 폭은 1m내외로 아주 협소한 폭으로 통과목적 이외에는 적극적인 이용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여섯째, 대부분의 대지는 건축물 이외에 외부공간이 조성되어 있지 않아 건축물과 가로의 연접부분을 통해 빨래 건조, 가스통, 장독대 등의 치장물들이 위치하고 있다. 일곱째, 건축물 4,987개 중 단독주택의 비율(38.4%)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미기입 건축물 2,789개(55.9%)도 대부분 단독주택인 것으로 판단된다. 여덟째, 아미·초장에는 20년이 초과된 노후건축물의 비율이 34.9%를 차지하며, 주택의 폭과 너비가 3m x 4m 이하로 최소주거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소규모 주택들이 산재하고 있다. 아홉째, 노후화된 소규모 주택들이 급경사를 타고 고밀도로 형성되어 있음에 따라 통풍·채광·환기·단열·냉난방 설비·옥외 공간 등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위생설비가 구비되어 있지 않은 세대도 다수 존재하여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
4.2. 주민 설문조사 개요
도출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리스트 중 대상지에 적합한 기술적용을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물리적 특성을 심층 분석하고, 거주민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주택기술에 대한 중요도 분석을 위해 대상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2017년 6월 23부터 2017년 8월 4일까지 약 한달 반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주민들의 경우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용어 및 개념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각 기술요소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워크숍(2017년 5월 17일~31일, 주민대상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관련 기초 및 심화 교육)을 실시하고, 원활한 설문응답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주민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쉬운 용어·그림·사례 등을 활용하여 설문조사 기간 동안 일대일 심층 조사를 수행하였다.
주민들이 생각하는 현 환경에 적용 가능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의 중요도를 파악하기 위해 통계적 분석이 가능한 5점 리커드 척도(1=매우 중요하지 않음, 2= 중요하지 않음, 3=보통, 4= 중요, 5=매우 중요)로 구성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응답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남자의 인구가 총 응답자의 53.3%로 가장 많았으며, 50대 이상의 인구가 총 52.7%, 대상지에 거주기간이 20년 이상인 주민이 60%이상 인 것으로 나타났다.
4.3. 중요도 분석 결과
부산 서구 아미·초장 주민 설문조사 결과, 대상지의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에 대한 중요도는 다음과 같이 분석되었다.
대상지의 경우, 자연 채광, 자연 환기, 외피계획의 중요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그 원인은 노후화된 협소주택(약 3m x 4m 주택)들이 급경사지형에 고밀도로 조성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중요도 분석결과를 심층적으로 검토해보기 위해 대상지 내 거주하고 있는 설문조사 응답자의 주택에 대한 현장조사 및 실측을 진행하였다(2017년 5월 24일~6월 23일).
자연채광의 경우, 주택 공간 별 조도 값을 분석해본 결과, 관리되지 않은 유리창, 높은 담, 나무식재 등 실내로 유입되는 빛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많아 한국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도기준(KS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공간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따라 자연채광을 통한 실내 조도 개선의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다.
대상지의 지형, 건물의 밀집도, 형태 등 물리적 여건을 다각적으로 분석해본 결과, 급경사지에 4m 이내의 좁은 골목 사이로 협소한 주택이 밀집되어 있어, 신선한 공기를 유입하고 배출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는데 상대적으로 취약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이로 인해 자연환기에 대한 중요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대상지에 위치한 주택은 노후도가 높고 임시주거시설로 지어졌거나 무분별한 증개축을 한 주택 수도 적지 않았다. 그로 인해 적절한 단열 및 기밀시공이 이루어지지 않아 겨울철 열 손실이 높고, 결로현상으로 인한 곰팡이 발생으로 불편함을 겪는 주민이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외피계획에 대한 우선순위가 높게 나타난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판단된다.
반면, 자동제어와 녹색 IT기술은 타 기술요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설문 대상지 특성상 최소주거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주택이 산재함에 따라 기초적인 환경개선이 우선적으로 시급한 상황이며, IT기술에 취약한 노인 인구 비율이 높아 녹색 IT기술 및 자동제어 기술방식에 대한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유지 관리 분야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이 일차원적인 적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구축된 기술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활용·유지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해준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장애물 없는 환경 분야도 예상보다 중요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실증대상지의 물리적 여건(급경사지형) 및 거주자 특성(높은 노인 인구 비율)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5. 연구의 결론 및 시사점
도시재생사업의 패러다임은 기존 전면철거를 통한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하는 수익중심의 재개발 방식에서 기존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소규모 개선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한 지속적인 정부차원의 노력 및 다각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주거지 도시재생사업 관련 연구는 제도적 개선을 위한 내용이 대부분이며, 노후 주거지 재생사업을 위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의 필요성 및 해당 기술의 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도출하고,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 별 중요도를 분석하여 우선 적용할 기술을 검토함으로써, 도시재생사업 추진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데 의의가 있다.
이를 위해 ① 이론적 검토(선행연구, 국내·외 사례조사)를 통해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개념을 정립하고, ② 전문가 적합성 설문조사를 통해 총 25개의 적용 가능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최종 도출하였으며, ③ 사업추진 대상지(부산 서구 아미·초장)를 선정하여 해당 지역의 물리적 특성 및 거주민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각 기술에 대한 중요도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대상지는 대부분의 도시재생지역과 같이 고령자 및 저소득층의 거주비율이 높고 노후화된 협소주택이 고밀도로 급경사지에 산재해 있었다. 이로 인해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중 자연 채광, 자연 환기, 단열의 중요도가 높게 나타났고, 자동제어와 녹색 IT기술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한 유지관리와 장애물 없는 환경 분야도 중요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실증대상지의 물리적 여건(급경사지형) 및 거주자 특성(높은 노인 인구 비율)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주거지 도시재생사업의 저비용·친환경 기술적용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주민이 해당 기술적용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주민주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다수 경우, 주민 자체적으로 기술적용에 대한 계획수립부터 시행 에 옮기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공공차원에서 주민 스스로 공동체를 조직할 수 있도록 주민역량강화교육과 함께 주택기술 적용을 위한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향후 주거지 도시재생사업의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적용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또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위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적용을 위해서는 각 지역별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우선순위을 도출하고자, 체계적인 거버넌스 기반 하에 주거지 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을 선정하여, 해당 지역의 상황을 심층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중요도를 분석하여, 도시재생 현장 관련자들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주택기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
이와 같이 우선 적용 할 수 있는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선정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물리·경제·사회 등 지역적 특성이 다양하므로 본 연구에서 도출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 우선순위 결과를 표준화하여 일괄적용하기에는 어렵다는 점이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 볼 수 있다.
향후 연구과제에서는 본 연구에서 제시된 기술 적용방법을 토대로, 지역 현황이 충분히 고려된 저비용·친환경 주택기술을 도출하고, 이를 다양한 정비방식 및 지역에 실증하여 적용기술에 대한 추가적인 적정성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도시건축연구사업의 연구비지원(17AUDP-B077107-04)에 의해 수행되었다.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a grant(17AUDP-B077107-04) from Architecture & Urban Development Research Program funded by 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and Transport(MOLIT) of Korea government and Korea Agency for Infrastructure Technology Advancement(KAIA).
Notes
References
-
문수영, “에너지 제로형 수원 생태마을 구축을 위한 외부공간계획 수립”, 대한건축학회 논문집, 제35권(제2호), (2015).
Soo-Young Moon, “Masterplan of a sustainable resource recycling system for building energy zero eco-villages”, J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Vol. 35(No.2), (2015). -
이병호 외, “제로에너지 건물의 신재생에너지원 적용에 관한 사례연구”, 대한건축학회 논문집, 제35권(제2호), (2015).
Byeong-ho Lee, “Case Study for the Renewable Energy Planning of Zero Energy Building”, J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Vol. 35(No.2), (2015). -
이진우 외, “사용자중심 디자인 관점에서의 국내 코하우징 공동생활시설 활용에 대한 연구”, 한국실내디자인학회 논문집, 제24권(제4호), (2015).
Jin Woo Lee, “A Study on the Utilization of Co-Housing Community Facilities in the User-Oriented Design Perspective”, Korean Institute of Interior Design Journal, Vol. 24(issue 4), (2015). -
백지숙 외, “공공임대주택 계획수법으로서의 쇼셜믹스 적용에 관한 연구”, 대한건축학회 논문집, 제31권(제7호), (2015).
Ji-Sook Baek, “Study for Social Mix as Architectural Planning Method of Public Rental Housing -Focused on Regeneration Case of Hirara Complex, in Okinawa, Japan-”, Journal of the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Vol. 31(No.7), (2015). -
이창호 외, “현지개량사업 활성화를 위한 일본 노후주거지 정비수법 분석 연구”,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지, 제42권(제7호), (2007).
Chang-Ho Lee, “A Study on Local Improvement Projects in Korea : Review of Japanese Improvement Methods for Deteriorated Residential Areas”, The Journal of Korea Planners Association, Vol. 42(issue 7), (2007). -
맹다미 외, 주거지정비사업의 합리적인 공공성 확보방안 연구, 서울연구원, (2014).
Dami Maeng, A Study of Enhancing Publicness in the Residential Redevelopment Projects, The Seoul Institute, (2014). -
서수정, 단독주택지 재생을 위한 주택관리 및 정비지원방안, 건축도시공간연구소, (2013).
Soo Jeong Seo, Support Policy of Housing Management and Renewal for Neighbourhood Regeneration, Architecture & Urban Research Institute, (2013). -
서수정, 가로주택정비사업 적용을 위한 제도연구, 건축도시공간연구소, (2012).
Seo, Soo Jeong, An Enhanced Institutional Operating System for Street Housing-led Housing Renewal, Architecture & Urban Research Institute, (2012). -
서수정, 필지단위 주택정비 활성화 방안 연구, 건축도시공간연구소, (2011).
Seo, Soo Jeong, Strategy for revitalization of housing renewal through adjustment of the existing urban fabric, Architecture & Urban Research Institute, (2011). -
민현석 외, 지역특성을 살린 소규모 도심 밀집시가지 정비방안, 서울시정개발연구원, (2010).
Hyeon, seok Min, Small scale urban rehabilitation condidering locality, The Seoul Institute, (2010). -
이주일, 주민자율형 소규모 시가지 정비수법 연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2009).
Juil Lee, Introduction to Community Improvement Methods Using Land Readjustment Technique, The Seoul Institute,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