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다다오의 박물관 건축에 나타난 공간구성과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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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ndo Tadao has his own unique architectural conception to reproduce natural view on site , and he continues to create new architecture without regarding to any principles. Ando Tadao experiments his imagination through the museum architecture, starts organization of space with light, and completes organization of space with light at once.
The research works as follows: 1) Analyzes the meaningful characteristics showed in his architectural works. 2) Analyze organization of space and use of light in museums designed by Ando Tadao. 3) Selecte his representative museums in Korea and Japan, and then analyze space composition and light use through literature study and field survey.
The organization of museum space by Ando Tadao has a close relationship with the light. Light designed by Ando Tadao represents unique architectural varieties such as cushioning space, moving line, spatial characterization, and natural influx.
Keywords:
Ando Tadao, Museum, Organization of Space, Light키워드:
안도 다다오, 박물관 , 공간구성, 빛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안도 다다오는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하여 원풍경 재생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건축관을 갖고 다른 원칙에 구애 받지 않으며 계속하여 새로운 건축을 창조해 간다. 박물관 건축은 건축가들의 건축적 표현을 발휘 할 수 있어 안도 다다오 또한 박물관 건축을 통해서 자신의 상상력의 한계를 실험하였으며, 이를 인정받아 국내·외로 많은 작품에 참여하였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박물관은 그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빛으로 공간을 마무리하고 때로는 빛으로 건축을 시작하기도 한다. 빛은 같은 형태의 공간이라도 시시각각 변화하여 어떠한 빛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건축적 분위기가 결정되고 다른 공간과는 구별된 장소를 만들어 낸다.1) 건축가들은 공간 구성을 통해 빛을 가공하여 본인만의 건축 언어로써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안도 다다오는 빛을 건축의 일부로서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빛을 다스리고 재단함으로써 공간과 형태를 표현 하였다. 본 논문은 안도 다다오의 작품 중에서 빛을 이용한 건축적 표현이 가장 잘 나타나있는 박물관 건축을 선택하여 다다오가 어떠한 방식으로 빛을 이용해 공간을 구성했는지 분석하는데 목적이 있다.
1.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안도 다다오의 대표적인 박물관 작품을 선택하여 박물관 공간구성과 빛의 관계를 문헌 자료와 현장 답사를 통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현장 답사는 일본 지역은 2017. 01.18~01.23에, 국내는 2017. 02.08.~02.11 기간에 진행되었다. 연구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헌 조사를 통하여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건축적 특성을 분석한다.
둘째, 안도 다다오 건축에서 나타난 공통적인 특성 중 박물관 건축에 두드러지는 특성을 선정하여 분석한다.
셋째, 국내 2개 박물관과 일본에 있는 10개의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박물관 답사와 문헌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그 중 대표적인 6개의 박물관을 선정하여 기술하였다.
2. 안도 다다오의 건축적 특성
2.1. 장소성
안도 다다오가 밝히는 ‘장소성’이란 경제성만으로 평가 할 수 없는 고유한 기억으로 새겨져 있으며, 장소성을 담은 건축은 이념만으로 완성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과 역사, 사회, 다양한 활동들을 포괄하고 있는 논리의 ‘대화’가 있어야 완성된다. 2) 안도 다다오는 대지에 본래 있던 자연을 유지할 뿐 아니라 그 대지의 기억을 이어 가려고 하였다.(Fig. 1) 이와 같이 원래의 요소들을 단순히 보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건축과 환경이 하나의 대립과 갈등으로 시작하여 주변과 고유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닫혀 진 영역의 새로운 고유의 장을 만들었다.3)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은 본래의 자연을 재단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일본의 자연관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 대지가 가지고 있는 원래의 풍경을 재생하려고 하였다. 가파르게 경사진 대지라도 그대로 살려 원풍경을 재생하려 하였으며 본래의 대지가 아니면 안 되는 건축을 실현시키려하였다.(Fig. 2)
2.2. 기하학적 구성
안도 다다오는 공간을 구성함에 있어 초기 단계인 스케치(Fig. 3)에서 볼 수 있듯이 기하학을 통한 공간구성을 고수하여 단순한 틀을 정해 놓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할 건축을 만들려하였다.4) 안도 다다오는‘기하학이란 인간이 자연 속에 무언가를 추구할 때 적용하던 가장 기본적인 사고의 수단’이라 밝혔으며, 자연 속에 건물을 짓는 의식이 내재되어있어 기하학을 사용함으로 자연과 건물을 연결하고 합리적인 공간을 돌출해 내려 하였다. 또한 단순한 외부의 형태로 내부의 구성을 상상하지 못하게 하여 극적인 체험성을 불러일으키는 기초적인 장치로 사용되어 진다. 안도 다다오는 기하학적 형태 구성방식의 예로 Josef Albers의 ‘정방형 예찬’(Fig. 4)과 이와 대조되는 G.B Piranesi의‘환상의 감옥’(Fig. 5)을 예로 든다. ‘정방형 예찬’은 단순한 기하학적 질서의 통제 하에 미묘한 비대칭과 색채를 사용해 깊이감과 역동성을 부여하였고, 이는 안도가 기하학을 통해 건축공간을 구성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이와 같이 건축공간을 조작하고 극도로 추상적인 기하학을 병치, 분할, 결합하여 공간을 만들어 내고 미로공간을 통해 추상성과 구상성을 모두 표현하였다.5)
2.3. 미로 공간(동선)
안도 다다오는 기하학의 단순한 형태의 건물에 미로 같은 동선을 만들어 생명이 있는 듯한 공간을 풀어 나갔다. 일본의 정원(Fig. 6)은 작은 공간 안에서도 스토리를 만들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동선을 분절하여 회유 동선을 만들어 자연이나 공백을 삽입하여 소우주를 만들어 내도록 하였다.6) 이러한 미로 동선은 일본의 전통 건축 양식에서도 찾아 볼 수 있으며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동선을 의도적으로 틀어 앞의 광경을 예상할 수 없도록 하는 특성이 있다.7) 미로 공간은 외부에서 시작하여 내부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작은 규모의 주택에서도 적용되며 특히 박물관 건축(Fig. 7)에서 많이 활용되었다. 결국, 안도 다다오의 의도는 단순한 기하학 구성을 통해 눈을 속이고 실질적인 공간은 단순화의 결과로써 복잡함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8)
2.4. 정념의 공간(Void)
긴 미로 공간은 지루함을 낳을 수 있어 안도 다다오는 공간 사이사이에 동선을 연속시키고 단절시켜주는 공백의 공간을 만들어 이를 ‘정념의 공간’이라고 하였다. 정념의 공간은 건물과 자연을 연결하는 통로로서 중정, 광장, 테라스, 계단 등으로 표현되어지며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함으로 빛, 물, 바람, 하늘, 나무, 풍경 등의 다양한 자연 요소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좁은 대지에 1/3이 중정인 스미요시 나가야 주택(Fig. 8)에서 안도 다다오는 좁을수록 더더욱 공간을 비어내어 중정을 만듦으로써 이 자연적 공백이야 말로 좁은 집안에 무한한 소우주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었다.9) 이 정념의 공간에 깃들은 자연은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변화를 제공하며 수공간(Fig. 9)과 함께 계획하면 더욱 개개인의 체험에서 나오는 감정을 자극하여 새로운 체험을 만들어 낸다.
2.5. 노출콘크리트
안도 다다오는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장식을 배재하고 재료의 종류와 그 속성에 있어서 미니멀리즘적인 경향을 보인다. 그는 건축의 형태뿐만 아니라 철, 콘크리트, 유리 등의 최소한의 재료를 사용하며 이를 구현하는데 최상의 재료인 노출콘크리트를 통해 내부와 외부의 재질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같은 감각을 사용하여 일체화 시킨다.10) 안도 다다오는 미학적인 측면이 아니라 제한된 비용과 시간을 벽 안팎을 단번에 마감할 수 있고 구하기 쉬운 재료이기 때문에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하였다.(Fig. 10) 노출콘크리트는 그가 만들고 싶어 하는 공간을 내부와 외부를 일체로 만듦으로써 더욱 원초적인 형태(Fig. 11)로 표현 할 수 있게 해준다. 안도 다다오에게 노출콘크리트란 창조적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으로, 가장 단순한 재료와 구성으로 상상치 못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2.6. 자연요소의 도입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는 일본의 자연관이 내재되어 있으며 건축의 목적은 원풍경 재생을 통한 체험으로, 물과 빛은 강력한 건물의 개념으로 자리한다. 물의 도시라고 불리는 오사카에서 태어난 안도 다다오는 물이라는 자연요소에 의해 그가 추구하는 건축공간을 구체화하여 정신과 감성을 담아낸다. 안도의 건축 속에 나타난 물은 변화하는 자연의 속성을 담고 있으며, 자연-건축-인간의 관계 속에서 만나서 융합되고 조화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11)(Fig. 12) 또한 물은 장소성을 나타내고, 외부공간에서 조망을 만들며 공간의 흐름, 동선의 흐름을 나타내는데 표현이 된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 공간은 빛에 의해 그가 창조한 모든 건축 요소의 의미가 새롭게 창조 되며 안도 다다오의 빛의 표현은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한 공간의 체험에 있고 스며드는 빛의 원초적 특성 표현에 있다. 미로 같은 복잡한 구성에 절제된 빛을 곳곳에 투영시켜 시시각각 표정을 변화시키는 빛과 어둠으로 공간에 풍요로움과 쾌적함을 제공한다.(Fig. 13) 콘크리트가 만들어내는 차갑고 조용한 공간의 벽에 빛이 비치면서 재료 자체를 초월한 부드러우면서도 투명한 상황을 연출하고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의 어둠과 빛의 대비를 통해 공간을 디자인 하였다.12)
3. 안도 다다오 박물관 건축의 공간구성
위에서 분석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적 특성 중 안도 다다오 박물관에서 핵심이 되는 기하학, 보이드, 동선, 빛의 4가지의 특성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3.1. 기하학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박물관은 그 지역의 지역적 특색이 강한 전시 주제가 주류를 이룬다. 안도 다다오는 기하학적 공간을 구성함에 있어 일본의 자연관을 기반으로 대지에 철저히 순응하여 지형, 수공간, 역사, 문화재 등을 연계 배치하여 원풍경을 재생하려 하였다. 기하학적인 단순한 형태의 큰 매스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지역의 상징적 역할을 하였으며(Fig. 14) 단순한 외관으로 인한 내부 공간의 예측을 어긋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기하학을 통한 공간구성의 방식에는 매스를 감하는 방식, 더하는 방식, 상충의 방식으로 구성되며, 큰 규모를 필요를 하는 박물관의 공간구성을 위하여 상충의 방식을 이용한 기하학적 구성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13) 박물관의 규모가 커질수록 하나의 방식으로 대규모의 대지를 활용하기 보다는 상충의 방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방식이 변형되어 발전하였다.(Fig. 15)
3.2. 보이드
보이드는 건축에서 비어진 공간을 의미하며 안도가 설계한 박물관에서는 정념의 공간으로서 형태구성과 공간구성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 한다. 박물관으로의 복잡한 어프로치와 박물관 내부의 미로동선, 전시관과 전시관, 각기 공간들을 연결하고 끊어주어 조율하여 건물 전체를 통합하며 박물관의 중심공간이라 할 수 있다. 안도 다다오의 기하학 매스의 구성 방식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기하학 구성의 보이드가 형성되어 외부(Fig. 16)와 내부(Fig. 17)로 구성되어 진다. 외부로 구성될 시 하나의 매스에 중앙이 삭제되거나 상충하는 부분에 중정으로 나타나며 내부로 구성될 시 하나의 강력한 방향성을 갖고 건물 전체를 포괄하는 성격을 지녔으며 자연을 끌어들여오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러한 안도 다다오의 보이드 특징은 다른 박물관처럼 내부로 빛을 끌어들이기 위함이 아니라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내부와 단절된 공간인 “무(無)”의 공간을 만들어 그 곳의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며 건물 내부에서는 창을 통해 계획된 풍경을 보여주는 절제된 공간으로 구성된다.
3.3. 동선
안도의 박물관 동선 구성은 공간 체험에 목적이 있다. 안도 다다오가 의도한 동선 대로 이동을 하면서 스토리를 가진 공간, 공간의 상승과 하강, 빛과 어둠, 넓고 좁음에 따라 이동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여 극적인 체험의 효과를 낳는다. 안도 다다오의 박물관 동선은 박물관 내부와 외부로 구분된다. 모두 미로의 동선을 갖고 있으며, 외부동선은 단순한 건물의 외관과 반대로 복잡하고 긴 우회로(Fig. 18)를 갖게 하며, 몇 차례 꺽고 상승하는 선형의 동선은 박물관의 형태와 주변 풍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인지하게 하고, 건물을 산책하는 듯한 외부 공간 연출을 시도한다. 내부 동선은 홀이나 중정에서 시작하여 한 방향으로 순회하여 다시 돌아오는 구조를 지니며, 동선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여 빛의 연출(Fig. 19)을 통해 시간에 의한 공간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14)
3.4. 빛
안도의 박물관에서 빛은 하나의 작품으로 나타난다. 기하학적 매스로 구성된 공간은 빛의 조작으로 그 형태를 두드러지게 하여 전시 공간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고 공간의 구조를 각인시킨다. 기하학의 볼륨은 태양의 고도에 따라 빛과 그림자의 뚜렷한 음영을 만들며 공간에 표정을 입혀 완성한다. 이는 중정(Fig. 20)에서 가장 두드러지며 비어있는 공간에 온전히 자연을 감상하라는 의도를 보인다.
안도의 건물에서 빛은 작은 창을 통해 어두운 공간에 깊이를 더해주며 내부로 유입되고, 작은 창은 슬릿 형태로 발전하여 벽을 비추고 음영을 만들어 낸다. 전시실과 전시실 사이의 미로공간에 다양한 형태와 다양한 성질의 빛을 만들어 동선을 유도하고 주위를 환기시킨다.(Fig. 21) 측면에서의 창은 상, 중, 하, 모서리 등 다양한 위치와 크기를 사용하며 박물관이 있는 대지의 원풍경을 계속하여 인식하게 하려 하였다. 또한, 안도는 외부는 전면 커튼월로 구성하고, 내부는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하여 2중 외피구조를 자주 사용하였다.(Fig. 22) 이로 인해 콘크리트가 주는 폐쇄성을 최소화하여 내부 공간으로 빛과 자연을 유입시키고자 하는 다양한 건축적 실험을 시도하였다.15)
4. 안도 다다오의 박물관 사례분석
3장에서 분석한 안도 다다오 박물관 특성을 공간구성(기하학, Void, 동선)과 빛의 활용에 대하여 사례분석을 진행하였다.
4.1. 사야마이케 역사박물관
오사카부에 위치한 사야마이케 역사박물관은 지하에 두 개의 볼륨이 서로 맞물려 있으며 원형의 중정을 중심으로 두 매스를 연걸 하며 장방형 매스를 직각으로 배치하였다. 지하의 두 개의 매스는 일부분이 삭제되어 하나는 중정(Fig. 23)으로, 하나는 낙수공간으로 긴 진입로를 만들어 중정으로 이어지고, 중정의 램프를 통해 박물관 입구에 도달하도록 긴 어프로치를 형성하였다. 박물관 입구부터 나선의 벽을 따라 하강하여 전시실에 도달하고, 복도를 돌아 지층단면이 전시된 장방형 매스의 양측으로 둘러싼 램프를 따라 상승 동선을 만들어 로비로 순회하도록 하였다.(Fig. 24)
사야마이케 박물관의 채광방식에는 선형창(Fig. 25)과 측창 커튼월(Fig. 26)이 사용되었으며 선형창은 중정과 두 개의 장방형 볼륨이 충돌하는 부분 양쪽에 설치되어 좁은 틈새로 빛이 들어와 내벽을 따라 산란되어 시선을 유도하고 공간의 기하학적 형태를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지층 단면을 전시한 장방형 볼륨은 천창 양쪽으로 선형창이 길게 나있어 좁고 깊은 천장 구조물로 인해 빛이 산란되어 높은 층고를 통해 빛이 상쇄 될 수 있는 완충공간을 만들었다.
한 눈에 인식 할 수 없는 전시물의 크기를 창의 연속된 규모로 인지할 수 있으며 전시물 양쪽으로 나 있는 복도와 진행방향을 같이 하여 방향성을 인식하게 한다. 3층 규모의 커튼월로 유입되는 자연광과 인공광을 사용하는 전시실 내부 조명계획으로 일본의 음예공간16)을 연상시키며 하나의 공간에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연출한다.
4.2.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
오사카부에 위치한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Fig. 27)은 하나의 볼륨으로 지하에 매설되어 지형을 따라 삼각형 모양으로 건물 전체가 옥외 계단으로 구성되었다. 박물관은 두 개의 보이드를 중심으로 공간구성을 이루고 있으며 외부로 돌출되어 탑을 형성한다. 보이드를 중심으로 우측의 서비스 공간과 좌측의 전시공간으로 기능을 나누고 각각의 공간을 통합한다. 또한, 건물을 가로 지르는 사선의 통로를 통해 자연을 체험하며, 박물관 입구에 도달하고, 넓은 로비-작은 전시실- U자형 대형전시실(Fig. 28)-작은 전시실-로비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여, 공간의 규모와 형태의 수축과 팽창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의 대비를 체험하게 한다.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은 전물 전체가 지하에 매설되어 천창을 통해 빛을 들여오고 있다. 천창이 없는 전시 공간의 보이드(Fig. 29)는 아래서 위를 올려다보게 하여 무덤 같은 어두운 보이드를 만들고, 서비스 공간의 보이드(Fig. 30)는 정방형의 천창을 통해 광정을 형성하여 박물관 전체의 중심을 잡는다. 두 개의 보이드를 통해 제공되는 어둠과 빛의 극단적인 대비는 공간의 체험을 극대화 시킨다. 총 3층 규모로 형성된 광정의 보이드는 빛을 통해 건물 전체를 통합하며, 지하까지 연장되는 가벽과 확산된 빛은 어둠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분리되고, 피로에 대한 보상과 마지막까지 예상치 못한 빛의 공간을 제공하며 주위를 환기를 시킨다. 정방형의 평면형 천창의 굵직한 프레임은 그림자를 만들어 계속 변화하며 돌탑의 형상과 질감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볼륨의 공간감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4.3. 히메지 문학관
효고현에 위치한 히메지 문학관은 두 개의 정방형 매스가 30°로 중첩되어 있으며 이를 큰 원통형 매스로 전체 매스를 포괄하고 있다.(Fig. 31) 이 세 개의 매스 각각의 층고를 달리하여 높은 층고의 보이드를 형성하였다. 원통형 중앙에 위치한 정방형 매스의 중심축과 다른 정방형 매스의 틈새를 삭제하여 박물관의 입구를 만들고 상승하는 수공간을 통해 동선을 유도한다. 히메지 성을 향하는 원통형 매스의 나선형 보이드(Fig. 32)에 설치된 램프는 최하층부터 최상층까지 연결되어 건물 전체의 공간 체험을 유도하며 히메지 성을 반복적으로 조망 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히메지 문학관의 천창과 고측창은 상부에 설치되어 전반적인 조도를 제공하며, 측창은 동선을 유도하고 자연을 조방할 수 있도록 보이드를 감싸고 있다. 자연광은 보이드를 구성하는 벽과 바닥에 떨어져 전시물에 직접적인 영향 없이 공간을 형성한다. 원통형 매스를 감싸고 선형 천창이 이어지며 원통형 매스와 정방형 매스의 높이 차로 인한 틈새에 선형의 고측창을 삽입하여 (Fig. 33) 박물관 상층부에 빛을 집중시킨다. 이렇게 유입된 빛은 기하학적 형태를 부각하고 부유감을 형성하며 동선을 따라 빛이 진행하여 풍부한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4.4. 고조 문화 박물관
나라현에 위치한 고조 문화 박물관은 3층 규모로 원통형 매스의 2층과 3층 중앙을 삭제하여 도넛 모양의 중정을 형성하고, 다시 매스의 1/4을 삭제하여 전체의 형태를 구성하였다.(Fig. 34) 박물관의 공간 구성은 남북 축을 기준으로 동측은 전시 공간, 서측은 서비스 공간으로 나누어진다. 서비스 공간이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확장되어 전시 공간 영역은 계단식으로 구성되어 보이드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통합한다. 지그재그 형태의 옥외계단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자연과 건물을 체험하며 3층으로 진입하여 각 층에서는 하부층의 절반의 면적을 보여주며 아래의 전시물을 인지하게 하고 기대감을 만든다. 원통형 매스 외곽을 따라 설치된 나선형 계단을 통해 수직이동 하도록 하며 선형의 동선을 만들어 한 공간을 다방면에서 체험하도록 하였다.
원형의 중정을 통해 선형 측창이 마주보고 있어 좁은 틈으로 태양의 이동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빛이 들어오고, 창밖으로 보이는 광정은 어두운 박물관과 대비되어 중정으로의 동선을 유도하며 음영의 반복을 만들어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볼륨의 1/4이 삭제된 면에 설치된 측창(Fig. 35)은 2, 3층 보이드에 위치하여 중정 바닥석재에 반사된 빛을 전시공간에 유입한다.
빛은 원형 벽을 타고 확산되어 깊이 있는 공간을 만들며 공간을 하나로 통합하고 공간의 규모와 형태를 인식하도록 한다. 전시의 시작부터 빛을 향해 나아가도록 동선이 진행되며 더욱 깊어지는 공간의 체험을 선사한다. 볼록한 천장에 만들어지는 천장 구조물의 그림자는 측창에 다가갈수록 음영이 뚜렷해져 빛과 그림자의 패턴을 통해 비로소 건물의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4.5. 뮤지엄 산
강원도에 위치한 뮤지엄 산(Fig. 36)은 산지지형을 따라 선형의 배치를 이루며 총 4개의 장방형의 매스로 이루어져있다. 3개의 매스는 같은 방향으로 간격을 두고 배치되었으며 다른 하나의 매스가 사선으로 맞물려 구성된다. 박물관은 사각형 보이드와 원형 보이드로 2개의 매스를 각각 연결하여 2개의 유닛으로 나누며 이 유닛을 삼각형 보이드를 통해 공간을 유연하게 연결시켜 순회하도록 하였다.(Fig. 37)
뮤지엄 산의 전시실은 노출 콘크리트의 장방형 매스로 구성되며, 외곽을 복도와 커튼월로 둘러쌓은 복잡하게 얽힌 이중구조의 미로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이동 공간을 통해 인내의 공간을 만들어 기하학 형태와 보이드 공간의 체험성을 높여준다.
채광을 위해 이동공간에 선형창과 보이드 공간에 기하학 형태의 천창을 사용하였으며, 장방형 매스를 둘러싼 복도 안에 다시 콘크리트의 장방형 전시관을 만들어 전시관 안으로의 자연광 유입을 최소화 하고 전시관과 전시관을 잇는 공간에 다양한 빛을 사용하였다.(Fig. 38)
선형창은 장방형 볼륨의 외곽을 따라 구성되며 측창으로 들어온 빛은 마주보는 벽면에 선형의 빛을 만들며, 측창을 따라 인공광을 설치하여 다른 분위기의 빛이 천장에 반사되어 두 종류의 선형의 빛을 만들어 내어 공간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선형의 절제된 빛은 빛이 집중된 중정으로의 동선을 유도하여 결국 중정(Fig. 39)과 대공간으로 인도한다. 중정과 대공간은 커튼월과 광정으로 계획하여 절제된 빛의 공간을 형성한다. 대공간에서 확산된 빛과 측창으로 들어오는 빛은 좁은 이동 공간에 반복되는 음영을 만들어 공간의 변화를 주고 체험을 유도하고 있다.
4.6. 본태박물관
제주도에 위치한 본태박물관(Fig. 40) 은 삼각형 매스와 ‘ㄱ’자 매스 두 개 동으로 구성되며 동과 동 사이를 가로지르는 선형의 수공간을 두어 산 중턱에 위치한 대지에 맞게 한 층의 차이를 두고 배치되었다. 긴 수공간을 지나 진입하는 제 1 전시관은 2층 규모의 삼각형 매스로 구성되며, 중앙에 중정을 두어 공간을 선형으로 구성하고, 세 영역으로 분할하여 순회동선을 만들었다. 전시관을 하강하며 관람하고, 다시 수공간을 램프를 타고 되돌아가 제 2 전시관에 도달하며, 2층 규모의 장방형 매스에 사각형 중정을 형성하여 ‘ㄱ’자 형태의 선형 공간으로 전시실을 구성하였다.
전통 공예를 전시하는 제 1 전시관(Fig. 41)의 채광은 선형 창을 사용하여 빛을 절제 하여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표현 하였다. 빛은 삼각형 중정의 측창을 통해 2층 전시실과 1층 전시실로 유입된다. 깊은 외벽으로 과도한 직사광선을 차단하였으며 1층의 측창은 하부에 위치하여 중정의 자갈에 반사되고 산란된 빛을 유입하여 공예품의 형태를 부각시키고 빛과 조화로 더욱 효과적인 전시를 만들어 냈다. 현대 미술을 전시하는 제 2전시관(Fig. 42)의 채광은 남측을 향하 고 있는 두 보이드 공간에 전면 측창을 통해 깊은 처마와 가벽으로 직사광을 차단하며 태양의 고도에 따라 중정에 반사되어 산란된 빛을 유입하거나 직사광선을 유입하여 현대 미술에 맞게 개방적이며 활기찬 공간을 만들어 내었다.
4.7. 사례 분석 요약
앞 절에서 기술한 박물관의 특징을 요약하여 Table 1에 기술 하였다. 6개의 박물관 사례 모두 기하학적 형태를 이용하여 공간구성을 하였으며, 박물관 M2, M4, M6은 하나의 매스를 변형하였고 박물관 M1, M3, M5는 두 개 이상의 매스를 병렬, 조합하여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를 구성하였다.
M1, M3, M5, M6은 인공적인 수공간을 만들어 상승 또는 하강하여 박물관으로 유도하고, 박물관 M2에서는 자연적 수공간을 조망하며, 박물관 M4에서는 수공간 없이 지그재그 계단을 통해 긴 어프로치를 형성하였다. 또한, 모든 박물관은 보이드를 중점으로 반복적으로 동선을 겹쳐 미로동선을 만들었다.
사례의 모든 박물관은 다양한 빛 유입을 통해 동선을 유도하였으며 박물관 M1, M3, M4, M5는 빛을 상쇄하는 완충공간을 만들어 빛의 다양한 시도와 체험을 유도하였으며, 박물관 M1, M2, M5는 인공조명과 자연광, 빛의 조도차로 인한 공간의 성격을 부여하였다.
5. 결론
본 논문은 안도 다다오의 작품 중에서 빛을 이용한 건축적 표현이 가장 잘 나타나있는 박물관 건축을 선택하여 다다오의 건축적 특성과 빛을 이용한 공간구성 수법을 분석하였다. 이상의 연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안도 다다오는 빛을 상쇄 시키거나 전시물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게 하는 완충공간을 만들어 빛을 유입한다. 완충공간은 매스와 매스가 충돌하는 부분, 높은 층고, 더 나아가 매스 안에 매스를 넣어 복도공간을 만들어 실험적인 빛의 유입을 시도하였으며 완충공간의 빛과 그림자를 통해 체험을 유도하였다.
(2) 안도 다다오는 매우 단순한 기하학 매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기하학 매스의 외곽을 따라 동선이 진행되고, 매스 상부에 선형의 고측창이나 선형의 천창을 이용하여 동선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 시킨다. 빛은 벽을 타고 내려오고, 완충공간을 통해 빛을 상쇄 하여 간접적인 빛으로 인도하기도하며 측창과 일반형 천창을 통해 빛을 집중시켜 시선을 끌어 동선을 유도한다.
(3) 안도 다다오는 보이드를 중심으로 전시 공간을 구성하고, 이를 복잡한 미로 동선으로 연결하여 상승과 하강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서의 체험을 유도하고 있다. 미로 동선의 빛은 어두운 공간에서 방향을 잡아주며, 빛으로 가득찬 보이드와의 대비를 통해 체험을 극대화 시킨다.
(4) 안도 다다오는 인공조명과 자연광의 빛 온도 차이와 조도 차이에 의해 공간의 성격을 분리하며, 매스가 상충하는 공간, 보이드와 접하는 공간에 창을 통한 빛을 유입하여 공간의 성격, 용도, 규모, 형태에 따라 다른 분위기의 빛을 조합한다. 두 빛은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하여 관람객에게 점진적으로 나아가게 하거나 벽체와 같은 구조물을 이용하여 둘의 대비를 통해 강렬한 빛의 체험을 선사한다.
(5) 안도 다다오는 기하학적 중정을 통해 다양한 공간을 체험 하도록 하며, 실내의 보이드 중앙에 천창을 만들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을 제공한다. 또한 매스와 매스가 충돌하거나 축이 관통하는 틈새에 창을 만들어 외부의 자연환경을 끌어들인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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