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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search Article ]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The Korea Institute of Ecological Architecture and Environment - Vol. 23, No. 6, pp. 55-66
Abbreviation: J. Korea Inst. Ecol. Archit. And Environ.
ISSN: 2288-968X (Print) 2288-969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3
Received 13 Oct 2023 Revised 12 Dec 2023 Accepted 18 Dec 2023
DOI: https://doi.org/10.12813/kieae.2023.23.6.055

안도 다다오의 글래스 하우스의 건축계획 특성
권경남*

The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the Glass House Designed by Tadao Ando
Gyoung-Nam Kwon*
*Professor, Dept. of Architecture, The Univ. of Suwon, South Korea (gnkwon@suwon.ac.kr)

ⓒ 2023. KIEAE all rights reserved.
Funding Information ▼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nalyzes the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the Glass House, located on the eastern coast of Seopjikoji, as a commercial facility with a gallery, cafe, and restaurant. The building faces toward the beautiful ocean and Seongsan Ilchulbong. We would like to examine how Tadao Ando's unique solution takes advantage of the local characteristics and surrounding environment of Jeju Island for the nature-friendly architecture.

Method:

This study investigates architectural books, previous studies, and internet articles related to the Glass House. We will review carefully the drawings of site plan, floor plans, sections, and elevations. We visited the Glass House to analyze the Glass House through field surveys of the building and interviews with users.

Result:

In the Glass House, the organic relationship among architecture, nature, and human beings is pursued. The strategy for the Glass House to blend with nature is to lower itself in the form of a horizontal building for the harmony with the surrounding sea. The exposed concrete box on the first floor resembles a rock stone, and the light and transparent glass box on the second floor on top of it is absorbed into the sky. The glass windows provide open view to nature. It looks like a sculpture work, by its simple form to constitute boxes in different angle and materials using only the exposed concrete and glass, We meet many dramatic moments in the Glass House by contrast of light and closed wall and opening frame inviting beautiful natural scenery, when we move to experience the building.


Keywords: Tadao Ando, Glass House, Harmony with Nature, Local Architecture in Jeju Island
키워드: 안도 다다오, 글래스 하우스, 자연과 조화, 제주도 지역적 건축

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발표 이후로, 제주도의 천해 자연 환경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으며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지는 가운데, 제주도 거주인구 및 방문 인구 모두 크게 늘어났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미술관 등의 복합 문화시설, 호텔과 리조트의 휴양 시설, 상업 시설, 종교 시설 등 다양하고 작품성 있는 건축물들도 많이 지어졌다. 즉, 국내외 많은 유명 건축가들이 제주도라는 지역색을 읽고 해석하여 제주도를 상징하거나 제주도의 자연 풍광과 잘 어울리는 훌륭한 건축 작품들을 선보여 왔고, 그 중 안도 다다오가 제주도에 설계한 작품은 본태 미술관, 유민 미술관, 글래스 하우스가 있다. 본 연구는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의 기능을 담고 있는 상업 시설 건축으로서 섭지코지 동측 해안가에 위치한 글래스 하우스의 건축계획 특징의 분석을 통해, 어떻게 안도 다다오만의 해법으로 제주도의 지역적 특색과 주변 환경을 살려서 자연 친화적인 건축을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글래스 하우스의 배치 전략과 축, 외부 정원 컨셉, 건축 형태와 재료, 건축 계획과 동선 등의 분석을 통해, 자연과 조화되는 건축 개념과 전략을 알아보고자 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연을 만끽하고 누릴 수 있는 건축은 어떤 방식으로 자연과 만나야 하는지. 글래스 하우스를 사례로 배우고자 함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이는 앞으로 바다 등 자연적 요소와 인접한 환경에서 건축물을 조화롭게 설계하고, 지역적 특색을 잘 반영하는 건축적 태도를 연구하는데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1.2. 연구의 방법

사전 연구로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 중, 바다 등 특별한 자연 환경에 인접한 건축 작품 사례들을 중심으로 조사하여 공통적인 건축계획 특징을 이해함으로써, 안도 다다오가 자연과 조화시키는 건축적 방식을 해석한다.

본 연구의 방법은 글래스 하우스와 관련된 전문 서적, 선행 연구들, 인터넷 자료들을 통해 건물의 계획에 대한 정보를 얻고 연구한다. 배치도, 평면도, 단면도, 입면도의 도면을 면밀히 검토 한다. 글래스 하우스를 직접 여러 차례 방문하여 건축물 외부 및 내부 공간에 대한 답사 및 현장 조사, 사용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글래스 하우스가 갖고 있는 건축적 특징을 분석하고, 건축가가 의도한 설계의 건축적 효과에 대해 결론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1.3. 연구의 범위 및 분석의 틀

연구 범위는 글래스 하우스의 대지 및 건축개요, 배치계획 및 외부 조경계획, 평면 및 동선계획, 입면 및 건축 재료계획, 단면계획 순서로 건축을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그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대지 및 건축개요를 위한 분석의 틀은 글래스 하우스의 지리적 특성 및 대지 주변 환경 파악을 위해 지도와 조감도 및 투시도의 사진을 통해 이웃한 주요 건축물 및 자연적 요소와의 관계를 분석한다. 건축 개요에서는 면적 및 규모, 구조 및 건물재료, 건물 구성 및 기능에 대한 기본적 정보를 중심으로 정리한다. 배치계획 및 외부 조경계획을 위한 분석의 틀은 글래스 하우스를 중심으로 대지 주변 주요 요소와 연결한 축선과 건물의 관계를 지도상에서 축의 관계를 도출하여, 건물의 향과 형태와의 깊은 관계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배치 계획과 외부 조경 계획은 건물과 외부공간의 구성, 마당에 진입하여 건물과 정원을 향해 가는 동선과 시선의 축에 따라 경험하게 되는 장면 장면을 분석한다. 이는 어떤 건축적인 장치를 통해 어떤 공간을 구현하는지에 건축가의 의도에 초점을 맞추어 배우게 된다.

평면계획 분석은 실의 기능에 따른 조닝 계획, 실의 동선을 기본적으로 파악하고, 공간의 성격인 공적 및 사적 공간, 빛의 밝기에 따른 대조, 하늘로 완전히 열린 공간 및 닫힌 공간 구성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분석한다.

입면계획 분석 틀은 입면 도면을 바탕으로 치수 및 비례감을 파악하고, 입면을 위한 형태적 전략 및 특성, 건축재료가 가진 의의를 분석한다.

단면계획 분석 틀은 단면 도면을 바탕으로 실의 길이와 층고와의 비례적 관계, 공간이 가지는 수평 수직의 구성을 통해 실의 관계 및 특성을 파악한다.


2. 글래스 하우스의 대지 및 건축개요
2.1. 글래스 하우스 대지 및 주변 환경적 특성과 배경

글래스 하우스는 제주도 섭지코지의 휘닉스 아일랜드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소는 제주도 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46이다. 섭지코지는 제주 동쪽 해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글래스 하우스에서 아름다운 성산일출봉이 가까이 보인다.


Fig. 1. 
Site Condition & Environment of the Glass House in Seopjikoji[2]

안도 다다오는 ‘돌’과 ‘바람’, 이 둘을 소재로 제주도의 문화와 풍토를 어떻게 건축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였다. 따라서 바다가 보이는 제주의 특성을 살려 ‘제주의 햇살을 그대로 담고 제주의 바다를 그대로 품는다’ 라는 철학이 글래스 하우스에 잘 녹아 들어가 있다. 따라서 글래스 하우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바다 풍경과 하늘을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운 순간을 마주하고, 삶에서 쉼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여유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는 안도 다다오가 글래스 하우스에서 자연과 동화되는 열린 공간을 중점적으로 구현하려고 함으로써, 햇살을 담고, 앞에 보이는 바다를 품고, 바람을 시각화할 수 있었다고 사료된다.


Fig. 2. 
Bird’s Eye-view of the Glass House [3]

안도 다다오는 ‘인간, 자연, 공간의 합일점을 찾는 것, 그런 건축이 훌륭한 건축’이라고 정의 내리며, 이러한 건축 철학을 바탕으로 글래스 하우스에 물, 바람, 빛, 소리, 자연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했다.


Fig. 3. 
Perspective View of the Glass House [4]

그 결과, 글래스 하우스는 제주의 풍광, 일출과 일몰의 장관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식당과 테라스 가든으로 구성되어, 오감을 만족시키는 자연을 음미할 수 있는 건축을 실현하였다[1].

2.2. 글래스 하우스의 건축 개요

2008년에 건축된 글래스 하우스는 해양관광단지 지구에 속해 있으며, 대지면적 9,057m2, 건축면적 1,697.21(513.41평), 연면적 2,100.93m2 (635.53평)으로, 지상 2층과 지하 1층의 규모이다. 구조는 철근콘크리트조이고, 외장재는 노출 콘크리트 및 THK32 복층 강화유리가 주 건축재료로 사용되었다[5].

글래스 하우스는 크게 원형 로터리, 진입 마당, 본 건물, 사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글래스 하우스 초입에는 3개의 입구가 있는데 하나는 진입 마당으로 연결되고, 나머지 두 개는 레스토랑의 서비스 구역으로 이어진다.

본 건물은 1층은 가운데 필로티를 중심으로 양쪽에 카페, 갤러리 및 스튜디오의 2개의 동으로 나누어져 있고, 2층에서는 레스토랑이 다시 1개 동으로 만나는 형태이다.


3. 글래스 하우스에 대한 건축계획 분석
3.1. 글래스 하우스의 배치계획
1) 배치계획의 건축 철학

노출 콘크리트, 유리 및 강철을 사용한 글래스 하우스는 북측으로 근처의 작은 섬인 성산일출봉을 바라보고 있다. 1층의 북측 동은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고, 남측 동은 갤러리와 스튜디오로 구성되어 있다. 1층 두 동의 건물 사이로 비워진 공간은 뒤편으로 사계원이라는 정원으로 향하고 있다. 1층 진입부에 들어서서 사람들이 건물 입구에 가까이 이동할수록 두 동로 나누어진 건물의 빈 공간 너머로 하늘과 시각적으로 접촉하게 된다. 입구에 도달하면 반 외부 공간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에 둘러싸여 자연의 느낌을 온몸으로 맞이한다.


Fig. 4. 
Site plan of the Glass House

2층은 건물의 질량을 양쪽으로 늘리고 기둥을 끌어 올린다. 입면의 사방을 유리로 감싸고 있는 전창과 함께 바다 풍경을 향한 열린 시야를 최대화하도록 배치하였다. 직각 방향으로 각각 뻗은 건물의 모습은 제주의 바다를 품어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6].

건물의 뒤쪽의 정원, 사계원은 마름모꼴 형태에, 산책 동선은 지그재그 패턴으로 계획되어 있다. 글래스 하우스에서 나와, 다양한 방향으로 산책로를 걸어 내려가며 정원을 감상하고, 휴식을 취하며, 바다와 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조성하였다. 계절마다 바뀌는 꽃과 제주의 자연을 떠서 담아 놓은 듯한 느낌을 주며 시각적으로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건물이 뻗어 있는 쪽은 정동향으로, 태양이 뜰 때 동쪽을 바라보며 공기를 마시면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배치하였다. 글래스 하우스의 정원과 바다로 뻗어 있는 모양은 방문하는 사람들 모두가 성산일출봉을 보고 가도록, 건물의 축을 의도적으로 계획하여 시선을 유도한다. 이는 안도 다다오가 장소성, 즉 그 장소가 갖고 있는 자연적 자원을 건축으로 끌어들여, 자연, 장소, 건축이 어울어지도록 하는 건축적 태도를 잘 담고 있다.

2) 배치계획의 축과 기하학적 구성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서 축은 항상 중요하게 작용한다. 배치계획에서 건축물의 형태나 향, 가벽, 개구부 위치, 길의 방향이 모두 ‘의미 있는 축’에 의해 철저히 계획되고 의도되어 진다[7].

글래스 하우스에서는 크게 4개의 축이 존재하는데, Fig. 5.Fig. 6.의 다이아그램에 잘 표현 되어져 있다. 대지 내 광역적으로 형성되는 축을 살펴보면, 글래스 하우스를 중심으로 북측의 성산일출봉과 연결한 남북축이 수직으로 형성된다. 이는 유민 미술관의 건물 배치의 축과 일치한다. 수평적으로는 서측의 유민 미술관과 글래스 하우스를 연결하는 동서축이 형성되어 전체적인 배치의 두 중심축이 직각으로 만난다. 이 중심축과 45°만큼 틀어져 있는 2개의 축이 글래스 하우스의 본 건물의 향을 결정지으며, 이 축을 따라 형성된 건물의 형태가 마치 동쪽 바다를 향해 두 팔 벌리고 있는 듯한 모습을 만들어주고 있다.


Fig. 5. 
Axis relationship between site & building with wide scope


Fig. 6. 
Axis relationship between site & building with narrow scope

Fig. 6.을 보면, 건물에서 뻗어 나온 2개의 축은 각각 주변 해안선의 축과 평행을 이루어, 주변 대지와 건물의 형태 및 축이 서로 순응함으로써 조화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사계원 정원도 이 축을 따라 마름모꼴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런 형태와 축의 전략으로 인해, 사계원의 산책로나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건물을 바라볼 때, 글래스 하우스의 각 동의 긴 파사드를 정면으로 마주 향하게 되면서 건물 전체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글래스 하우스 안에서 바깥을 바라볼 때는 바다의 정경이 해안선을 따라 시야가 펼쳐지기 때문에 제주도의 바다와 섭지코지의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이렇게 해안선과 평행한 대지 경계를 이루는 주변 자연 환경적 요소의 축, 또 인접한 위치에 있는 성산일출봉과 유민 미술관과 같은 주요 지점와 연결하는 축을 고려하는 배치 계획은 건축물의 향 및 전망의 축과 맞물려 있다. 즉, 이웃한 주요 요소와는 긴밀한 관계를 갖게 해주고, 시야가 열리는 방향으로 전망은 중요한 건축적 경험을 극대화시켜 준다.

3.2. 글래스 하우스의 외부 조경계획

글래스 하우스의 외부 조경계획은 원형 로터리, 진입 마당, 사계원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서 서술하고자 한다. 접근 이동의 경로에 따라 공간의 연출되는 장면과 특징을 Fig. 7.의 다이아그램에 잘 정리하였다.


Fig. 7. 
Architectural experience by space sequence[8-13]

1) 원형 로터리

글래스 하우스는 대지의 남쪽에 있는 길을 따라 접근하게 되는데, 길의 양옆을 돌담으로 쌓아 제주도의 느낌을 준다. 가장 처음만나게 되는 곳은 원형 로터리인데, 이 주변에는 글래스 하우스 쪽으로 약 높이 3m의 콘크리트 벽이 둥글게 둘러져 있다. 이는 원형 로터리에서 글래스 하우스의 모습을 볼 수 없도록 시선을 차단하고 있어서 궁금증으로 자아내고 긴장감을 고조시켜준다. 둥근 가벽을 따라 2개의 개구부가 나 있는데, 북측으로 난 개구부는 글래스 하우스로 진입하기 위한 진입 마당으로 연결되는 방문자들을 위한 진입부이고, 동측으로 난 개구부는 주방 등 서비스 시설과 연계되는 서비스 차량들의 동선을 위한 진입부이다. 진입 개구부는 자연스럽게 동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진입 마당으로 이어지는 개구부는 성산일출봉을 향해 열려 있어서 방문자들은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면서 진입 마당으로 들어가게 된다. Fig. 7.의 다이아그램에서 보듯이 개구부 주변의 콘크리트 가벽은 액자의 틀이 되고, 그 열린 개구부 사이로 담고 있는 성산일출봉은 하나의 살아있는 그림이 된다. 둥근 가벽으로 가려져 닫혀진 원형 로타리 공간에서, 개구부를 지나자마자 성산일출봉과 함께 주변의 광활한 자연이 펼쳐지는 열린 진입 마당 공간으로의 전환은 제주도 자연의 감동을 극대화시키는 반전효과를 준다.

2) 진입 마당

진입 마당은 진입 경사로, 1층 데크, 1층 필로티 하부의 3부분으로 나누어 특징을 살펴 본다.

가) 진입 경사로

개구부를 통해 원형 로터리에서 진입 마당으로 진입하게 되면 비로소 글래스 하우스의 완전한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진입 경사로의 초입부와 1층 데크의 높이 차이가 약 3.6m 나게 되는데, 이는 글래스 하우스를 위를 향해 바라보게 되고, 이런 시선은 글래스 하우스가 더 크고 웅장하게 느껴지게 된다. 또한 이러한 높이차가 진입 경사로의 시작점에서는 더욱 시야를 차단해 주고, 진입 경사로를 오르는 동안 데크의 개구부를 통해 조금씩 보여지는 자연의 모습은 서서히 막이 열리는 듯한 긴장감과 기대감을 준다.

진입 경사로 양 옆으로는 제주도의 현무암과 여러 야생화로 꾸며진 조경이 있고 그 너머 넓게 트인 시야로 왼쪽으로는 성산일출봉, 오른쪽으로는 섭지코지의 붉은 오름을 보면서 제주도의 풍경을 온전히 느끼면서 글래스 하우스에 접근할 수 있다.

나) 1층 데크

진입 마당에서 완만한 경사를 따라 천천히 글래스 하우스에 접근하다 보면 그 끝에서 글래스 하우스의 1층 데크에 도착하게 된다. 이 데크는 오른쪽에는 동서축을 따라 수평으로 뻗은 벽이 있고, 왼쪽에는 45도 기울어진 건물의 북측동의 축을 따라 대각선으로 뻗어 있는 벽이 있어서 앞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삼각형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이런 삼각형의 데크와 양쪽의 벽의 각도로 인해 이 곳에서 사용자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좁아지는 앞으로 향해 쏠리게 되고, 더욱 열려져 있는 공간에 집중하며 1층 필로티를 향해 들어가게 된다.

다) 1층 필로티 하부

1층 데크를 지나 글래스 하우스의 1층 필로티 하부공간으로 진입하게 되면, 양 옆으로 왼편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는 건물동, 오른편에는 갤러리와 스튜디오가 있는 건물동으로 이어지는 출입문이 각각 위치해 있다. 정면에는 숨겨왔던 사계원이라는 글래스 하우스의 정원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 사계원 너머로는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해안선과 드넓게 펼쳐진 제주도의 앞바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1층 건물과 2층 건물 사이 형성되는 2개의 작은 삼각형의 열린 틈 공간으로만 빛을 받아 들이고, 데크, 처마와 양쪽 동 건물로 둘러싸여 있는 필로티 하부는 빛이 차단된다. 이러한 다소 어둡고 무거운 노출 콘크리트의 틀 속에 정면으로 환하고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 그림은 극적인 대조를 이루어 자연의 감동을 더 깊게 전해 준다. 정면은 동쪽으로 열린 풍경으로, 이는 예로부터 태양이 뜰 때 동쪽을 바라보며 공기를 마시면 최고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고 하여, 태양의 정기를 정면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정동향으로 열리도록 건물의 향을 배치한 것이다.

3) 사계원

사계원은 마름모 모양의 정원 속에 지그재그 모양의 산책로가 배치되어 있고 주변으로 화단의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지그재그 의 산책길로 동선을 길게 늘어뜨려 오래도록 정원에 머물며 자연을 천천히 느낄 수 있게 유도한다. 그뿐만 아니라, 산책로를 따라 걷게 되면, 다양한 시선의 축에 의해 자연스럽게 북쪽의 성산일출봉과 남쪽의 섭지코지 붉은 오름의 등대를 번갈아 보면서 산책하게 되고 제주도 동쪽 바다의 풍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다.건물 쪽에는 벽을 높게 쌓고 자연이 보이는 방향은 벽을 낮게 쌓아 자연 쪽으로 열려있는 느낌을 주었다.

이렇듯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서는 벽, 단차, 단순 기하학적 형태, 축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시선, 동선을 유도하면서 건축물과 주변 풍경을 더욱 돋보이도록 만들고 있다.


Fig. 8. 
Access & circulation of the Glass House with Four Season Garden

3.3. 글래스 하우스의 평면계획 및 동선계획
1) 글래스 하우스의 평면계획

글래스 하우스는 지하 1층, 지상 1층, 지상 2층의 규모로 구성되어 있고, 기능별로 크게 전시 공간, 상업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전시 공간은 1층 남측동에 위치한 갤러리 공간인데 주로 전시회가 열리고 전시를 관람, 체험할 뿐 아니라 작가의 작품을 기념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 또한 1층의 두 동 사이의 열린 데크 및 필로티 하부 공간과 갤러리 공간의 시각적 연결은 자연을 관람할 수 있는 또 다른 전시 공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상업 공간은 1층에는 카페, 2층에는 레스토랑이 있으며, 모두 전창을 통해 섭지코지의 자연과 바다를 즐길 수 있으며, 특히 2층 레스토랑에서는 테라스를 통해 외부로 나가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층별로 평면계획을 세부적 분석해 보면, Fig. 9.의 평면 조닝 다이아그램을 참고하여, 지하 1층은 기계실과 전기실, 지하 중층에는 정화조와 실외기실이 위치해 있다. 지상 1층은 두 개의 동으로 분리되어 있고 북측동은 카페와 직원 공간, 남측동은 갤러리 전시실과 사무실 공간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동할 때는 필로티하부의 외부 데크를 통해야 한다. 북측동의 로비 홀의 코어에서 2층으로 올라와 긴 복도를 지나면 레스토랑이 나온다. 이는 바다로의 전망이 멋진 레스토랑의 열린 공간을 보여 주기 전, 좁은 브릿지 복도를 지나서 도달하게 하는 것은 하나의 전이 공간으로서 대조와 반전을 통해 공간의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한 것이다. 지상 2층은 레스토랑, 주방 등 직원 공간, 테라스로 구성되어 있고, 내부가 한 동으로 연결되어 있어 자유롭게 이동 가능하다. 양쪽 날개의 레스토랑 공간에서 가운데 테라스로 바로 접근하게 하여, 외부와도 소통할 수 있다.


Fig. 9. 
Zoning diagram based on space program & relationship among floor levels

공간의 성격별로 분석해 보면,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은 공적인 공간으로 누구나 방문하여 천천히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각 층의 직원만 사용하는 사무실 및 주방 등의 사적인 공간과 구별된다. 공용공간으로는 코어와 복도, 서비스 부수 공간이 해당된다. 코어는 로비 홀, 엘리베이터 홀, 계단실, 화장실을 포함하고, 복도와 함께 주공간들을 연결하며, 빠르게 이동하는 공간이다. 서비스 부수 공간은 기계실, 전기실, 실외기실, 정화조실 등으로 방문자들이 접근하지 않는 지하 1층과 지하 중층에 배치되어 있다.

2) 동선계획

글래스 하우스는 동선이 획일적으로 유도되어져 있지 않고,자유롭다. 즉 사용자가 원하는 순서,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동선을 계획할 수 있다. 각각의 공간은 분리되어 있기때문에 자신이 체험하려는 목적에 따라 방문 순서가 달라진다.

또한 글래스 하우스는 직원과 이용자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완전히 분리하였다. 건물로 들어서는 진입로를 따로 만들어 주고 건물 안에서 동선이 겹치지 않게 이동 공간을 따로 분리하여 설계하였다. 지상 1층과 2층에 주방을 배치하고 서로 통행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만들었다. 지하층의 기계실, 전기실 등 부속실도 전시관 서비스 공간을 통해 통행할 수 있다.

지상 1층과 2층의 각 층별로 평면을 분리해서 살펴보고, 각 층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진입할 때는 1층의 바다가 보이는 개구부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분리된 건물로 각각 진입한다. 카페와 레스토랑은 북측동의 출입구, 전시실은 남측동외 출입구를 이용한다. 1층의 전시공간을 방문한 후 2층의 레스토랑으로 가려면, 다시 외부 필로티 하부 공간을 거쳐 1층의 카페와 작은 소품 상점이 있는 북측동 건물 안의 계단과 엘리베이터 홀을 통하여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2층의 레스토랑에서는 식사 도중 외부와 연결되어 있는 테라스로 나가 자연스럽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혹은 다시 1층으로 내려와 글라스 하우스 뒤편에 있는 정원인 ‘사계원’을 걸어내려가며 바다를 보며 섭지코지로의 산책이 가능하다.


Fig. 10. 
Floor plan & space program


Fig. 11. 
Public for visitor vs private for staff

3) 공간 내 빛의 유입에 따른 밝기에 따른 공간분석

공간마다 빛의 밝고 어두운 공간의 대비를 통해 극적인 효과를 추구하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어휘가 글래스 하우스에서도 각 실의 기능과 맞물려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분석해 보고, 공간에 따른 밝기 정도를 Fig. 14.의 다이아그램으로 표현하였다.


Fig. 12. 
Floor level relationship & circulation


Fig. 13. 
Floor plan & exhibition circulation for visitors


Fig. 14. 
Diagram of bright & dark spaces

외부에서는 1층의 건물 형태와 2층의 건물 형태를 다른 축으로 엇갈려 쌓으면서 생기는 2개의 사이 공간이 하늘로 뚫려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북측동에 작은 삼각형 건물 모서리 공간, 필로티 하부와 테라스 하부공간을 경계로 이뤄진 다소 큰 삼각형 공간 사이로 들어오는 자연 채광은 1층 데크에 빛과 그림자가 하나의 오브제로 작용하고, 건물의 외관 또한 음영의 차이로 묘한 입체감을 부각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내부적으로 공간과 빛의 관계를 분석해 보았다. 1층의 남측동 전시 공간은 두 성격의 공간이 존재한다. 작품의 변형 방지를 위해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은 서측에, 자연채광의 유입으로 밝고 바다로 전망이 가능한 전창의 열린 전시 공간은 동측에 배치되어 있다. 카페 공간 역시 전창 유리로 차연채광이 가득하고, 자연과 바다와의 교감이 가능하게 설계되었다. 2층의 레스토랑은 전면이 유리로 되어있고 야외 테라스까지 있기때문에 자연채광을 더 많이 받아 가장 밝은 공간에 해당된다. 지상 1, 2층 서비스 공간은 건물 안쪽에 있거나 창문이 별로 없어 채광이 적게 들어와 어둡고 지하층은 창이 아예 없어 빛이 차단된 가장 어두운 공간이다.

따라서 1층 동측에 위치한 카페 공간과 2층 레스토랑 공간이 전면이 유리로 열려있어 자연채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뿐 아니라 주변 제주도의 자연인 섭지코지의 바다, 성산일출봉, 한라산을 다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유도한 공간이다. 밝은 채광과 외부로 전망이 연장되면서 이 실내 공간은 실제보다 더 넓은 공간으로 느끼게 해준다.


Fig. 15. 
Open spaces to sky

3.4. 글래스 하우스의 입면계획
1) 입면계획의 형태적 특징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를 강조한 안도 다다오는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 속에 동적인 자연 요소들을 삽입하여 입면을 풍부하게 표현하려 하였다. 글래스 하우스는 전체적으로 수평적인 흐름이 느껴지도록 계획이 되어 바다의 수평선과 조화로운 인상을 준다. 그리고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기 위해 인공적으로 세워진 건물은 최대한 몸은 낮추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1층의 ‘Z’가 반전된 형태의 매쓰, 2층의 양팔을 벌린 듯한 ‘ㄱ’ 자 형태의 매쓰를 45°각도의 축을 갖고 엇갈리게 쌓음으로써, 건물의 입면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입체감이 돋보인다.

진입할 때 보여지는 첫인상의 서측 입면은 원형 로터리 담의 둥근 곡면과, 박스 블럭들을 여러 각도로 쌓아서 구성한 건물의 직선적인 면들이 대조적이면서 은근히 어울린다. 반면에 동측 입면은 양쪽 끝을 향해 가로로 더욱 길게 뻗어 가는 박스의 형태가 강한 직선적 성향과 차가운 느낌을 주며 수평적 요소가 더욱 강조된다.

2) 입면계획의 건축재료적 특징

안도 다다오는 절제된 느낌의 노출 콘크리트를 외관에 자주 활용하는데, 이처럼 자연과 상반된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의 대비를 통해 긴장감을 형성한다.

글래스 하우스 원형 로터리를 아우르는 담, 1층의 카페와 갤러리, 2층의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각각 어떤 건축재료를 입면에 사용하였는지 분석해 보고자 한다.

글래스 하우스의 담은 아주 중요한 디자인 요소로 작용한다. 외부 공간계획에서 언급했듯이, 글래스 하우스의 원형 로터리의 동측 일부를 둘러싸고 있는 담, 가벽은 약 3m 높이의 노출 콘크리트로 되어있고, 담 아래로 현무암으로 조경을 하여 제주도의 정서를 물씬 느낄 수 있도록 현지의 지역적 재료를 사용하였다.


Fig. 16. 
East elevation

시선을 차단하고 있는 막혀있는 담에서 성산일출봉으로 열린 개구부는 그 프레임을 통해 바다 위 성산일출봉과 하늘을 담아내어, 자연이 바로 입면적 요소가 된다.

글래스 하우스를 향해 가면서 보이는 서측 입면은 1층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로 무게감 있고 차분하게 2층의 가벼운 유리 건물의 받치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1층 상부에 나 있는 가늘고 긴 수평 창 외에는 창문이 없는 1층의 노출 콘크리트의 묵직한 덩어리 감의 벽은 또 하나의 담이 되어, 사계원과 바다 등 아름다운 자연을 마치 보물처럼 아끼고 숨겨 놓은 듯이 미리 보여주지 않기 위해, 시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진입 경사로의 초입부와 1층 데크 사이의 약 3.6m의 높이 차이는 처음에는 시선을 차단하다가 올라가면서 점점 열리는 효과를 극적으로 연출하는데 기여한다. 1층의 카페와 갤러리는 서측 입구 쪽으로는 노출 콘크리트 벽으로 닫혀있는 느낌을 주고, 오직 동측으로 열려있게 하여 밝은 자연을 볼 때 대조적으로 극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2층의 레스토랑은 정동향 쪽으로 팔을 벌린 기학학적 형태를 띄고 있으며, 모든 면이 유리여서 성산일출봉과 한라산 등 그 일대 풍경을 품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 2층 사이에 전망대와 같은 테라스를 두어 직접 나가 바람을 접하고 전망을 즐길 수 있다.


Fig. 17. 
West elevation

따라서 입면 및 재료계획을 정리하면, 1층은 카페와 열린 전시 공간이 위치한 동측 입면만 동쪽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전창 유리로 계획되어 개방감을 준다. 서측, 북측, 남측은 코어,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는 전시 공간, 주방 공간, 직원 사무실, 화장실, 코어 등 전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적인 시설들을 배치함으로써 노출 콘크리트로 닫힌 공간을 계획하였다.


Fig. 18. 
South elevation

2층은 동서남북의 4면 모두 전창 유리로 계획하여, 외관적으로는 1층 노출 콘크리트의 바위 위에 가볍게 올려져 있다[14]. 이는 대지에서 높아지는 2층 부분을 투명한 유리로 하여, 제주도의 아름다운 주변 환경에 방해 되지 않고, 하늘과 동화되게 하여 건물의 존재감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내부적으로는 자연 채광과 열린 전망이 가능해, 내부 공간이 외부 자연으로 확장된다.


Fig. 19. 
North elevation

3.5. 글래스 하우스의 단면계획

Fig. 20., Fig. 21., Fig. 22.를 참고하면, 단면 구성은 남측 갤러리 동 아래 지하 1층에 기계실 및 전기실이 있고, 지하 중층에 정화조 관리실과 실외기실이 위치한다. 그 외 부분은 지상 1층에 갤러리 및 카페, 주방, 화장실, 선라이즈 파크의 데크로 구성되어 있고, 지상 2층에 레스토랑과 테라스, 주방, 화장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다소 간단한 단면 계획을 보여준다.


Fig. 20. 
Southwest – northeast section


Fig. 21. 
North - south section


Fig. 22. 
Southwest – northeast 3D section

기계실 및 전기실이 위치한 지하 1층의 층고는 7,300mm 이고, 정화조 관리실과 실외기실이 위치한 지하 중층의 층고는 4,200mm이다. 지상 1층의 층고는 5,850mm, 천장고는 3,200mm로 양쪽 동이 동일하다. 데크의 바닥에서 처마 아래까지 벽의 높이는 4,100mm이며, 단면적인 특징은 1층과 2층 사이 2개의 삼각형 개구부가 뚫려있어 데크로 빛을 유입하게 계획했다는 것이다. 지상 2층의 레스토랑 층고는 6,000mm이고, 천장고는 4,000mm로 높은 공간이다. 2층에서 화장실이 있는 공간은 층고가 4,000mm, 천장고 2500mm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계획하였다. 2층의 층고의 차이가 서측 입면에서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고 단조로움을 해소하는 면이 있다.

3.6. 글래스 하우스의 공간적 경험
1) 외부 공간적 경험

글래스 하우스는 1층은 노출 콘크리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레스토랑을 수용한 ‘ㄱ’ 자 형태의 유리 상자를 2층으로 올린 구성을 취한다. 따라서 전제적인 구조는 ‘바다를 향해 태양을 품은 형상’으로 2층은 바다를 향해 두 쪽으로 날개를 뻗은 모양을 보여준다. 왼쪽 날개에선 성산일출봉이 오른쪽 날개에서는 한라산이 보여 제주의 절경을 품에 안은 멋진 조망대 건물이라 볼 수 있다. 1층의 노출 콘크리트의 재료 그대로 무거운 느낌을 주며, 2층은 모든 면을 유리로 가벼우면서 내부의 레스토랑에서 외부를 향한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계획되었다.


Fig. 23. 
View to the Seongsan Ilchulbong though the frame


Fig. 24. 
West view of Glass House


Fig. 25. 
East view of Glass House


Fig. 26. 
Triangular opening for natural light on the deck


Fig. 27. 
Sunrise park


Fig. 28. 
Corridor of gallery, elevator hall, & restaurant

1층 데크의 주출입구는 커다란 규모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양쪽의 매쓰가 중앙에 있는 출입구를 향하고 있어 입구성을 주고 있다. 사람의 통행이 많고 시야가 트여있어야 하는 지상 1층은 비워져 있는 모습이다. 전체적인 입면을 보면, 주출입구가 있는 서측 입면은 다소 닫혀있는 모습을 보이며, 반대로 전망이 좋은 정원 쪽의 동측 입면은 대조적으로 완전히 열려있는 모습이다.

2) 내부 공간적 경험

내부는 장식이 거의 없고 직선적이며 날카로우며 선적인 요소가 강하다. 실내 갤러리의 복도와 계단과 엘리베이터 홀 또한 노출 콘크리트로 되어있어 재료의 통일성과 색감의 일치성을 느낄 수 있으며 밖에서 들어오는 빛이 주는 느낌이 높이와 폭 등 공간에 따라 변한다.

2층의 레스토랑은 전체적으로 둘러싸인 유리 창 덕분에 내부에 빛이 잘 들어오고, 바닥은 나무 재료이며, 층고가 높고 바다를 보며 자리 잡았기에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보인다. 내부에서 외부로 이어지는 테라스는 방문자가 바다를 바라보며 배를 타고 나가는 느낌을 준다.


4. 결론

글래스 하우스에 보여지는 건축적 특징을 바탕으로 안도 다다오의 건축 어휘를 결론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이 연구를 통해 건축이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생태 환경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사례로서 배울 수 있는 연구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안도 다다오의 유사한 건축물들을 추가적으로 연구함으로써 공통점과 차별화된 건축어휘 및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사료된다.

1) 건축, 자연, 인간의 유기적 관계

안도 다다오는 자연, 인간, 건축 사이 관계의 균형을 추구한다. 자연은 건축 공간을 만나 재발견되고 매력적인 자연적 요소를 집중시켜 더 강한 존재감을 갖게 된다. 동시에 건축도 자연을 배경으로 더 빛나며, 나아가 자연을 건축공간으로 적극 끌어들여 특별한 경험을 부여한다.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통해, 인간에게는 큰 감동의 공간적 체험과 고차원의 삶의 환경을 제공한다.

제주도 섭지코지에 위치한 글래스 하우스는 유민 미술관과 더불어 자연과 적극적으로 유기적 관계를 맺는 건축을 설계하여, 안도 다다오의 ‘자연과 장소에 대한 경외’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글래스 하우스에서 자연과 조화되기 위한 건축 전략으로는 수평적인 건물의 형태로 몸을 낮추어 주변 바다의 수평선과 어울리게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또한 1층의 노출 콘크리트 박스는 바위 돌을 닮았고, 그 위에 얹혀진 2층의 가볍고 투명한 유리 박스는 하늘로 그 존재감이 흡수되어,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고 할 수 있다. 2층의 사면을 유리창으로 하여 동측으로 섭지코지의 바다, 북측으로 성산일출봉, 남측으로 한라산을 바라보며 자연으로 열리게 한 것도 자연, 인간, 건축 사이의 유기적 관계를 실현한 방법이라 하겠다.

또한 자연을 음미하고 아름다움을 감상을 극대화 하는 방식으로 안도 다다오는 닫힌 벽 속에 작은 개구부를 두어 그 프레임 속에 자연을 동적으로 담아 내는 기법을 글래스 하우스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원형 로터리의 둥근 가벽에서 북측으로 나 있는 개구부는 진입문 역할을 하면서도 그 프레임 속에 아름다운 성산일출봉의 풍광을 정확히 액자처럼 담아내도록 공간감을 구현하였다. 또 1층 진입 경사로를 지나 작은 열린 데크로 가까이 다가감에 따라 건물 사이로 뚫린 개구부 사이로 점차 하늘이 열린다. 이는 글래스 하우스 건물로 진입하는 문 역할을 하며, 데크 위로 올라서면 마침내 바다의 수평선이 나타나고 일출을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제주 바다가 펼쳐진다. 그 동안 숨겨둔 섭지코지의 정동향 바다를 사계원 정원과 함께 확 트인 자연을 극적으로 감상하게 해 주는 것이다.

글래스 하우스의 이러한 개구부의 열린 문은 시점에 따라 마치 바람에 흔들리듯 표정을 바꾸는 ‘바람의 문’, ‘동적인 문 ’이라 할 수 있다. ‘바람의 문’을 통과하는 순간 드넓게 펼쳐진 바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온몸으로 ‘바람’의 기억을 하게 될 것이다. 이로써 섭지코지에서 풍경의 다채로운 경험과 새로운 창조의 힘을 부여해 준다.

2) 단순하고 절제된 형태와 재료의 조형미

글래스 하우스는 건물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모던하고 절제된 조각 작품을 보는 듯한 조형미가 있다.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와 노출 콘크리트와 유리만으로 건축재료를 추구하면서, 각 층의 다른 형태의 매쓰가 다른 축과의 만남으로 인해, 다양한 입체적 시각 효과를 불러들인다. 외부와 내부는 모두 건축적으로 심플하고 선적이다. 곡선이 없이 직선적인 부분으로 구성되었기에 정적인 느낌으로 차분하면서도 무게감을 준다.

3) 공간의 극적인 대비

건물의 입구가 노출 콘크리트 벽에 의해 보이지 않는다. 입구는 1층의 두 개로 분리 되어있는 매쓰 사이에 자리하고 있으며 글라스 하우스에 가까이 갈수록 그 모습을 보여준다.

1층 바닥은 언덕 아래보다 3.6 미터나 높은 위치에 있어 앞으로 전개될 내용은 상상할 수 없다. 좌우 건물과 2층으로 둘러싸인 1층 데크에 올라서야 눈앞에 보이지 않던 넓고 푸른 바다가 갑자기 펼쳐지며 시각적인 자극을 받는다.

건물의 정면은 뒷면의 폐쇄성과는 정반대로 전체가 유리로만 마감된 개방형이다. 정동향을 향해 양팔을 벌린 기하학적인 평면으로 일출 때 태양의 정기를 품는 형상을 보여준다.

실내에서도 2층 레스토랑의 바다로 열린 전망을 보기 전에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올라 온 후, 긴 브릿지 복도를 전이공간으로 거쳐서 확 트이고 밝은 레스토랑 공간에 도달하게 하는 극적인 대비를 추구하였다.

4) 연속적인 건축적 경험과 장면의 시퀀스

원형 로터리 입구에서부터 진입 마당, 진입 경사로, 데크, 필로티 하부, 사계원의 산책로 등의 순으로 글래스 하우스에 접근해오는 경로에 따라 자연과 교감하며, 장면 장면을 연출하듯 다양한 건축적 경험을 하게 하는 건축적 특징이 있다.

건물 내부에 들어 와서도 전시 공간, 바다로 열린 카페, 2층으로 와서 긴 복도를 지나 레스토랑, 테라스 등의 자연의 풍경이 펼쳐져 감동을 선사하는 하이라이트 공간을 경험하도록 한다. 마치 극본이 있는 드라마와 같이 건축의 시퀀스를 따라 장면을 연출하는 건축 계획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21년 수원대학교 교내 학술연구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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