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Vol. 20, No. 1


[ Research Article ]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The Korea Institute of Ecological Architecture and Environment - Vol. 20, No. 1, pp. 79-86
Abbreviation: J. Korea Inst. Ecol. Archit. And Environ.
ISSN: 2288-968X (Print) 2288-969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8 Feb 2020
Received 20 Jan 2020 Revised 11 Feb 2020 Accepted 14 Feb 2020
DOI: https://doi.org/10.12813/kieae.2020.20.1.079

칠레 Elemental 그룹의 점진적 완성 주택 건축특성 연구
박진욱* ; 전병권**

An Analysis of the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Elemental Group’s Incremental Housing in Chile
Jin-Wook Park* ; Byung-Kweon Jun**
*Graduate Student, Dept. of Architectural Engineering, Graduate School in Daejin Univ., South Korea (jinwook-park@naver.com)
**Corresponding author, Professor, Major of Architectural Design for Human, Daejin Univ., South Korea (archistudio@daejin.ac.kr)

ⓒ 2020 KIEAE Journal

Abstract
Purpose:

Since modernization, Chile faced a serious shortage of housing as a result of the development of slums. The government suggested incremental housing by considering the life cycle of residents, but private company provided houses in a poor environment. This study is conducted to analyze the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housing constructed by the Elemental Group in Chile.

Method:

Among housing designed by the Elemental Group, Quinta Monroy, Lo espejo, Pudahuel, and Lo Barnechea were selected for the analysis of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Result:

According to the result of the analysis, the Elemental Group provided incremental housing by using the concepts of ‘parallel building’ and ‘half of a good house.’ Housing sites were selected near the center of a town and the residential characteristics of residents were reflected based on the background of various regions. The size of external space within a complex was adjusted to ensure safety for residents and to promote interactions between residents. Such incremental housing is a case specific to Chile and it is a sustainable housing type that can accommodate residents' need and convenience depending on the stages of life cycle. This type of housing can be a new alternative to uniform housing of Korea.


Keywords: Elemental, Alejandro Aravena, Incremental Housing
키워드: Elemental, 알레한드로 아라베나, 점진적 완성 주택

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칠레는 20세기 중반을 거치면서 근대화 과정을 이루어내고, 인구의 도시집중도 심화되었다. 1973년 피노체트가 집권하면서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어냈으며, 큰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 이런 가운데 칠레에서도 거대 규모의 도시가 탄생하고, 인구의 도시 집적 효과는 사회, 정치, 문화적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야기하였지만, 물리적으로 교통과 환경의 문제, 그리고 주택에 대한 양적 공급 측면에서의 문제도 크게 대두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칠레 정부는 심각한 주택부족의 현상을 우려하면서도, 이로써 일어나는 도시의 주거환경이 슬럼화 되어가는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정책을 펼치며 빈곤층의 주거공간 제공을 위해 노력하였다. 그 중 하나로 거주자의 생애주기를 고려하여 ‘점진적 완성주택 Incremental Housing’의 개념을 수립하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칠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건축가인 Alejandro Aravena를 대표로 하는 Elemental그룹은 이러한 ‘점진적 완성주택’의 실체적 구현을 위하여 여러 사회주택계획에 참여하게 되고, 칠레 사회에 적응하는 규모와 형태의 공동주택을 그들만의 언어로 드러내었다. 현실적으로는 심각한 사회 문제였던 저소득층의 주거환경에 대한 건축적 해결책으로서 단순히 주택을 양산하는 것만이 아니라 가난과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공간을 제공하고 가정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건축적 아이디어를 고민하였다.

본 연구는 급격한 도시화를 이루면서 칠레 정부가 시도한 점진적 완성주택을 Elemental 그룹의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목적을 지닌다. 우리의 관점에서 생소한 점진적 완성주택을 구현하는 Elemental 그룹의 작품에 대한 분석은 아파트와 다세대가구 등 획일적인 공동주택 형식의 다변화를 이루는데 선험적 사례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Elemental 그룹의 건축 중 점진적 완성 주택의 개념이 적용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그들이 계획한 13개의 공동주택 중 비슷한 시기에 같은 주택정책으로 계획된 Quinta Monroy, Lo sepejo, Pudahuel, Lo Barnechea에 대한 건축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우선 칠레의 근대화 및 주택 공급 정책, 그리고 점진적 완성주택에 대해 고찰한다. 칠레 주택여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점진적 완성 주택의 개념이 적용된 Elemental 그룹의 공동주택에 대한 고찰을 진행하고, 배치, 단위평면, 입단면의 측면에서 이 주택들이 처음 제안되었을 때와 거주민들에 의한 확장이 완성되었을 때의 현황을 함께 분석하도록 한다.


2. 칠레의 주택공급정책과 점진적 완성주택
2.1. 칠레의 근대화

칠레는 오랜 역사를 통해 다양한 이데올로기와 정책이 적용되고 실험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을 통해 칠레는 우익, 중도, 좌익의 뚜렷한 3개의 다른 정치적 성향을 가진 정치적 구도가 형성되었다. 이로 인하여 1932년-1973년의 기간은 칠레의 민주주의가 번성한 시기로서 서로 다른 정파 간의 선거를 통한 집권 경쟁기였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각 정파 간의 정치적 철학에 따라 혼란이 가중된 시기이기도 하다.

카를로스 이바녜스(Carlos Ibáñez, 1952-1958) 대통령에 의해 공산당이 합법화되었고, 사회당과 공산당 간의 연합이 가능해져 새로운 3파전 시대를 맞게 되었다. 이후 당선된 호르헤 알렉산드리(Jorge Alessandri, 1958-1964) 대통령은 정통 자본주의 개발모델의 적용으로 민간기업과 외국인투자를 장려하며, 통화 공급을 통제하여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내세웠다. 에두아르도 프레이 몬탈바(Eduardo Frei Montalva, 1964-1970) 대통령은 자본주의 체제 유지와 함께 구리산업의 많은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내세웠다. 또한, “자유 속의 혁명(Revolution in Liberty)”을 슬로건으로 우익과 미국의 지지를 얻으며 당선되었다. 살바도르 아옌데(Salvador Allende, 1970-1973)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설립된 공산주의 정부로, 급진적인 사회주의 개혁을 시도하게 되었으나, 팽창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 불안을 초래하고 정치적 충돌을 야기하였다[1].1)

결국 아옌데 정부가 취임 3년만인 1973년 육군 총사령관이었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Augusto Pinochet, 1973-1989) 장군이 이끄는 군사 쿠데타에 의해 붕괴되었다. 이로 인해 칠레는 역사상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정치적, 경제적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 약 17년간 지속된 피노체트 정권은 정치적으로는 좌익에 대한 인권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2].2)

칠레경제는 피노체트의 수출확대 정책으로 1977~1981년까지 평균 8% 이상 성장하며 경제적 호황기를 맞았으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도입한 고정환율제와 고금리가 수출농산물 업계와 산업부문의 파멸을 초래했다. 1982년 칠레는 -14.1%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IMF 체제를 맞게 되며 수입억제와 수출증진을 위한 조치들을 단행하였다. 피노체트의 수출중심 경제 전략이 경제부문에서는 안정적으로 성장을 가져오면서 긍정적 성과를 기록하였으나 시민들의 삶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정반대였다. 결국 1989년 민주화 운동의 압박을 받아 치루어진 선거에서 패배한 피노체트 정권은 물러나게 된다[3].3) 1989년부터 2009년까지 총 20년 동안 민주주의를 위한 정당 협력체인 콘세르타시온(Concertación de Partidos por la Democracia)의 소속 기독교민주당과 사회당이 연립정권 형식으로 집권하였다. 1990년초에는 경제·사회부문에서는 피노체트 정권의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되 피노체트 정권이 야기한 사회적 문제들을 치유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민주 정권으로서 시민들의 기본권 회복하고자 하였다. 1994년 이후 거시경제 균형유지, 빈민층의 기본권 보장, 개방경제 가속화를 통하여 칠레 경제의 국제화를 시도하였다. 2009년까지 20년간의 콘세르타시온 정부의 복지정책으로 인해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과도한 민영화로 인한 빈부격차와 공공서비스 저하라는 평가를 남기고 이를 해결하지 못한 채 물러났다[4].4)

2.2. 칠레의 주택공급정책

1953년 칠레에서는 주택공사(Corporación de la Vivienda : Corvi)를 설립하여 사회주택 건설을 독려하였다. 주택공사의 정책은 보조금 지급을 통하여 실행되었는 바 1959년에는 국민 저축·대출 협회(The National Savings and Loan Association)를 설립하였다[5].5) 이는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하며, 효과적으로 주택 공급 활동을 활성화시켰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초에 정부는 좀 더 광범위한 보조금 정책을 도입했다. 1960년에서 1969년 사이에는 6만 8천여 가구가 주택구입을 위한 보조금을 받았고, 그 수는 1970년에서 1979년 사이에 거의 15만 가구로 늘어났다. 특히 1970년부터 1972년 까지 3년 동안에는 72,500명 이상의 가정이 보조금을 받았다[6].6)

1973년 피노체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에 의한 신규주택의 공급이 급속도로 줄어들며 당시의 극심한 경제파탄과 저축의 감소로 주택구매력의 상실이 심화되었다. 1976년 경제 안정화 조치를취하면서 경제 자유화를 위한 구조 개혁을 시도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여 자본 시장의 광범위한 재편성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주택 정책을 위한 예산은 극히 부족하여 주택부족은 심화되었다. 1989년 피노체트가 물러난 뒤 주택정책의 변화로 주택건설에 대한 예산을 50%수준으로 확대시켜 저소득층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주택 사업에 대한 자격요건을 완하하고 빈민층 거주지에 대한 공공요금의 지원 등을 시행한다. 1990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주택 정책은 다른 가족과 동거하거나 집이 없는 가정을 배려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 중 소득분위가 가장 낮은 가구가 스스로 주택을 완성한 이후 정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주택 정책에 지원을 받기 위해서 최소한의 저축을 요구했고, 나머지 자금에 대해서는 국가보조금과 주택 담보대출을 통해 제공되었다[6].7)

2002년에 MINVU(Ministro de Vivienda y Urbanismo :The Ministry of Housing and Urban Planning) 는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고 주택의 직접 건설을 포기하였다. 대신 빈곤층을 위해 ‘Fondo Solidario de Vivienda’라는 보조금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가구당 7,200달러의 선불 보조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으로 신청자는 300달러의 저축이 필요하고 구체적인 주택 제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보조금은 토지, 기반시설 및 화장실, 주방, 침실을 포함한 36㎡ 단위 유닛에 대한 비용을 의미한다. 이는 점진적으로 지어질 집의 첫 번째 단계로 여겨진다. 건축허가는 단위 유닛이 최소 55㎡ 이상으로 확장되는 것을 전제로 미리 승인된다. 각 가구는 최소 10가구 이상으로 이루어진 그룹에 신청하여 그룹이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MINVU가 사회, 디자인, 도시개발의 관점에서 가장 좋은 곳을 선정한다. 새 프로젝트는 주택밀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주택을 매입하거나 기존 오픈 스페이스 공사를 추가 하는 사업도 수용된다[7].8)

2.3. 칠레의 점진적 완성 주택

점진적 완성 주택이 칠레에 나타나게 된 배경으로는 칠레의 Allegados와 정부의 주택 정책이 큰 기여를 하였다. 칠레에서는 다른 가족과 동거하거나 집이 없는 가정, 가난한 가정을 뜻하는 ‘Allegados’ 라는 단어가 존재한다. 이들은 보통 친척들의 집이나 이웃 집의 Patio 등에 거주하게 된다. 이러한 Allegados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1990년부터 칠레 정부는 점진적 완성 주택을 도입하게 되었다.

점진적 완성 주택(Incremental Housing)이란, 일차원적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주택을 확장, 개선, 서비스 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말한다. 점진적 완성 주택은 한 번의 시공으로 건축물이 완성되는 개념이 아니라 2차, 3차의 시공과정이 더해져 건축물이 완성되는 개념의 주택이다. 즉, 점진적 완성 주택은 하나의 완전한 주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목표는 주거하기에 적합한 대지의 구입과 주택 건설 중 가장 복잡한 작업에 대한 기술 지원처럼 거주인이 스스로 얻을 수 없는 물리적 환경을 제공하는데 의의가 있다.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점진적 완성 주택은 부엌과 욕실이 포함된 기본 서비스 유닛과 함께 다용도로 확장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러한 확장될 수 있는 공간은 완전한 기능을 갖춘 주택을 얻기 위해 거주인들의 적응 과정을 필요로 한다.

Goran Ivo Marinovic(2016)에 따르면, 모든 점진적 완성 주택은 기본 주택, 공간 확장 및 취향에 맞춰 공간을 계획하는 주택의 맞춤화로 총 세 가지의 단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단계는 제공되는 초기의 주택으로, 저소득 가정에게 고의적으로 미완성된 주택을 제공한다. 이 단계는 주택에 적응하고 한 가정의 거주공간으로 익숙해지도록 거주자들에게 전달되는 미완성 주택의 건축적 아이디어를 의미한다. 두 번째 단계는 거주자들이 집을 확장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기본 주택의 기능적, 형식적, 공간적, 장식적 특성 형태의 조정을 의미한다. 마지막 단계는 확장된 주택에 대한 맞춤화로 완성된 주택의 유지 및 주택의 구조적 세부사항과 관련이 있다. 이와 같이 주택을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은 집을 소유하는 저소득 가정에게 가능성을 제공한다. 일반 가족들의 건축 지식 부족과 증축에 대한 지침 부족은 주택 확장에 어려움을 초래한다[8].9) 따라서 주택을 확장하는 데 있어, 주체는 거주자들뿐만 아니라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민간 기업을 통해서도 확장이 가능하다.

점진적 완성 주택이 성공적으로 건설되기 위해서는 토지에 대한 투자 역시 필수적이다. 적절한 지역을 찾지 못하면 대규모로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좋은 토지의 선택으로 인해 주택의 가치를 증가시켜야만 한다. 처음 주택을 제공 받는 저소득 가정의 입장에서 주택 인근에 교육 및 의료시설, 편의시설, 서비스 시설 등이 있어야 지역에 적응하기가 용이할 것이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위치하면 저소득 가정의 생활의 유지에 어려움을 줄 수 있고, 반면 도심에 가까운 토지는 저소득 가정이 이용을 부담하기에 힘들 수 있을 것이므로 신중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3. Elemental 그룹의 공동주택
3.1. Elemental 그룹의 점진적 완성주택

Elemental은 사회적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 시민들의 건물, 공공 공간, 인프라 등 지속적으로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주로 하였다. 이와 함께 많은 주거건축과 도시·산업적 규모의 프로젝트도 진행하였다. Elemental의 프로젝트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 방식은 대중과 사용자들과 함께 일한다는 사회적 참여 설계과정에 근거한다. 또한, 그들의 건축 철학은 공동체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종종 극단적인 상황에서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일하는 그들은 특히 사회적 주택 단지를 통해 가난한 지역 사회에 초점을 맞추었다. Elemental 그룹은 칠레 사회주택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였다. 우선 사회주택을 위해서는 단지 하나의 단위평면의 개발이 아닌 다양한 유닛을 고려하여야 했다. 이는 여러 지역에 다양한 문제점을 고려하고, 지역별 주택규모의 차이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둘째로, 그들이 제안한 계획은 실제로 건설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도면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제로 구현하려 노력하였다. 즉 학문적으로 표현된 칠레 주거의 회의론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 점이 중요했던 것이다. 셋째로, 칠레의 사회주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정할 수 없이 칠레 시장의 규칙을 따라야 했다. 칠레의 모든 주택에 적용되는 동일한 제한사항(주택 정책 및 법규, 비용, 재료 등)을 수용해야만 프로젝트를 실현시킬 수 있었다. 넷째로, 양질의 사회주택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문하는 대신에, 그들은 가장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자 하였다. 그들은 사회 주택에 대한 의도를 MINVU에 전달하고, MINVU는 정부가 출범하려고 하였던 새로운 주택 정책에 대한 전략과 프로젝트를 제안하였다.

Elemental 그룹은 Quinta Monroy 공동주택을 시작으로 칠레 사회주택 발전에 기여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설계 당시 그들만의 개념으로 점진적 완성 주택을 더 좋은 품질로 제공하였다. 당시 그들이 점진적 완성 주택의 개념을 Multi-story 주택에 적용시키려 하였을 때 문제점은, 1층과 최상층 외에는 개인의 확장을 허용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들은 1층과 최상층만 따로 빼낸 건물을 만들고 이를 보편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칠레의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였을 때,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경우 최소 80m² 의 거주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빈민층 가정의 경우는 40m² 의 거주 공간만이 제시될 수 있었다. 이는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의 측면에서 한계였다. 여기서 Elemental 그룹은 ‘Half of a good house’의 개념을 적용하여 점진적 완성 주택을 계획하게 되었다. 부족한 지원금에 대한 해결책으로 ‘Half of a good house’의 개념을 제시함과 동시에 나머지 절반의 공간을 거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가난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의지를 가지게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3.2. Elemental 그룹의 공동주택
1) Quinta Monroy

Elemental 그룹은 칠레 정부로부터 Iquique 지역의 중심부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거주민들을 위해 공공주택을 짓도록 요청받았다. 하지만 그 시기의 대지의 땅값은 거주민들이 부담하기에는 높은 금액이었고,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던 보조금도 한 가구당 7,500달러로 다소 적게 책정되었다. Quinta Monroy 프로젝트는 대지면적 5,700m² 에 총 93가구의 거주를 수용했으며, 주동을 4개의 클러스터로 분리하여 배치하였다. 단지 내로 들어오는 입구는 총 6곳으로 보차동선이 같으며, 입구를 통해 들어갈 수 있는 외부 공용공간은 타 주동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또한, 단지 내 출입구는 동일하다. 외부 공용공간은 주차를 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져 있다. 총 4개의 외부 공용공간은 단지 내 입구를 향해 열려있으며, 폐쇄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 평면은 전체적으로 직방형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하나의 직사각형 베이는 길이 3m, 너비 6m로 형성되어 연속적으로 주호가 구성되어 있으며, 1층에 한세대가 거주하며 2,3층을 다른 세대가 사용한다. 1층의 경우 3개의 직사각형 베이와 Patio를 제공받지만 최초는 Patio를 제외한 36m² (6m × 6m) 크기의 주택을 소유하게 된다. Patio와 18m² (3m × 6m) 크기의 빈 공간은 확장 가능한 공간이다. 복층 거주자의 경우 4개의 직사각형 베이를 기준으로 입주시에는 36m² 를 제공받지만, 최종적으로는 72m² (6m × 6m × 2)까지 확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계획당시 평면에서 욕실과 주방 등 아주 기본적인 요소들 외에는 특별히 구획을 분리하여 공간을 규정하지 않았다.

2) Lo espejo

Lo espejo는 1,500m² 정도의 작은 규모였지만, 입지여건이 양호하였다. 주유소와 산업시설, 병원과 쇼핑몰이 인접하고, 주요 도로와 고속도로의 건널목에 위치해 있었다. 이렇게 적절한 도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으므로 주택 건설시에 새롭게 도로를 포장하거나 하수를 고려하지 않고 진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산티아고에서 일반적인 작은 규모의 좁은 필지 여건속에 성공적으로 구현된 Lo espejo는 칠레 도시속에 점진적 완성주택이 안정적으로 들어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Fig. 1. 
site plan, first floor plan of Quinta Monroy

source: Alejandro Aravena, Andres Iacobelli. Elemental : Incremental Housing and Participatory Design Manual. Hatje Cantz, 2010



Lo espejo 프로젝트는 30 가구를 수용하며, 각각의 주호로 직접 출입이 가능하도록 계획되어 있으며, 주차 공간을 별도로 구획하여 보차동선을 분리하였다. 주동 내부로는 각 주호의 Patio를 계획하였다. Quinta Monroy 주택과 동일한 Unit Type을 사용하여 1층에 한 세대가 거주하며, 2, 3층을 복층으로 사용하는 다른 세대가 거주하는 형식이다. 이 프로젝트는 2005년 시작되었으며, 거주인들은 증축 공사를 위해 정부에 새로운 보조금을 신청하고, 건설업자에게 더 오래 머물도록 요청했다. Lo espejo 공동주택은 대지 활용도를 높여 확장의 여지를 크게 하였으므로 과밀주거를 해결하는데 기여하였다. 2007년 12월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주재한 기념식에서 주택은 가족들에게 넘겨졌다[9].10)


Fig. 2. 
site plan, first floor plan of Lo espejo

source: Alejandro Aravena, Andres Iacobelli. Elemental : Incremental Housing and Participatory Design Manual. Hatje Cantz, 2010



3) Pudahuel

칠레 주택 정책은 각 사회 주택 프로젝트에 대한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주택 당 400달러는 이 공간에 대한 예산이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가구당 최소 35m² 의 공간을 제공해야 했지만, Pudahuel에서는 단지의 남측에 70m² 가량의 커뮤니티 공간만을 제공하였다. 사실 대부분의 단지에서 이 커뮤니티 시설은 고려되지 않았다. 유연한 커뮤니티의 공간으로서 컨테이너 박스를 지면에 설치하고, 그 위에 기울어지도록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하였다. 기울어진 컨테이너 박스의 크기는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거주자들의 활동을 수용하는데 필요한 높이의 공간과 규모를 제공하였다. Elemental 그룹은 매번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을 계획할 필요 없이 다양한 규모의 주택 프로젝트에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한 커뮤니티 공간의 계획을 고안하였던 것이다.

Pudahuel 프로젝트는 산티아고 중심부에 위치하며, 대지면적 3,800m² 에 총 40가구를 수용하였다. 단지 서측에서 출입이 가능하며, 주차 공간이 계획되어 있기는 하나 외부 공용공간과 함께 위치하여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이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지는 않다. 연립주택의 형식을 취하여 3개 층을 한 세대가 사용하면서 전용면적은 96m2 (4.5m × 8m × 2 + 3m × 8m)이다. 1층의 배면, 2층 코어를 제외한 공간과 3층 전체는 확장이 가능한 공간이다. 여기에서는 확장 공간이 다른 프로젝트보다 여유가 있으므로 보다 자유로운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


Fig. 3. 
site plan, first floor plan of Pudahuel

source: Alejandro Aravena, Andres Iacobelli. Elemental : Incremental Housing and Participatory Design Manual. Hatje Cantz, 2010



4) Lo Barnechea

Lo Barnechea 역시 산티아고에 위치하며, Elemental 그룹의 점진적 완성 주택 프로젝트 중 대지가 가장 비싼 지역에 입지한다. 오랫동안 이 곳을 불법 점거하고 있던 130가구의 빈민들을 위한 프로젝트로 Quinta Monroy 와 유사하다. 정부는 저비용으로 공공주택단지 설계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보조금의 대부분이 부지 매입에 쓰였으며 가구당 10,000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되었다.

Lo Barnechea 프로젝트는 25,000m2 의 대지를 불법점거하고 있던 130가구의 빈민들을 위해 계획되었다. ‘ㄷ’자 형태로 주동을 배치하여 각 주호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공용공간을 지나 진입이 가능하다. 외부 공용공간은 주차장으로 계획하여, 보차동선이 구분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주택 단지로 접근하는 도로는 총 두 곳으로 보인다. 주동은 67.5m2 (4.5m × 6m × 2 + 4.5m × 3m), 3층 규모의 단위세대가 연립해 있다. 1층 출입구 반대편에 위치한 Patio (13.5m² : 4.5m × 3m) 공간은 확장이 가능한 공간이다. 침실과 화장실 부엌을 제외한 나머지는 각 가정의 요구에 맞게 공간의 변용이 가능하다. 비용이 한정적인 프로그램의 특성상 필수적 조건과 제외 요소를 찾는 것이 중요했고 이는 주민들의 참여디자인을 통해 달성되었다[9].11)


Fig. 4. 
site plan, first floor plan of Lo Barnechea

source: Alejandro Aravena, Andres Iacobelli. Elemental : Incremental Housing and Participatory Design Manual. Hatje Cantz, 2010




4. 분석대상 공동주택의 건축특성
4.1. 배치 특성

Elemental 그룹에 의해 구현된 칠레의 사회주택으로서의 공동주택은 저층의 Row House 형태로 주동이 구성되어 있다. 아파트 형식의 공동주택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은 고층의 주거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런 연립주택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그러면서도 좁은 대지에 최대한 많은 가구를 수용하기 위하여 폭이 좁은 단위평면들을 집적하여 블록을 구성하였다. 모든 세대는 외부 공용공간에서 직접 접근이 되는 바 상부층을 사용하는 세대들은 별도의 계단을 통해 접근이 이루어지며, 코어와 같은 건축적 장치인 접근로는 없으므로 모든 세대의 접지성이 양호하다.

분석대상 공동주택 배치도에서는 주동의 배치방식에 있어 향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도로와 관계하는 대지의 형태와 축선에 따라 주동은 배치되어 있으며, 모든 주택들이 단일한 축선상에 구성되어 있으므로 형태가 단순하고 질서감을 부여하였다. 굳이 북향을 고려한 배치상의 노력은 찾기 어려웠다. Fig. 5.에서와 같이 주동은 좁은 외부공간을 위요하며 클러스터를 이루어 배치되어 있으므로, 단지 전체적인 동질감보다는 더 작은 단위로 나뉘어진 물리적 구조속에서 작은 규모의 커뮤니티들로 집적되어 있다. Lo espejo는 대지여건상 공용의 외부공간이 배재되어 있으며, Pudahuel에서도 외부공간은 조직화되기 보다는 느슨하게 위치하여 외부공간에 대한 계획적 중요성이 보이지 않는다.


Fig. 5. 
analysis of Public space in Lo Barnechea and outer space in Quinta Monroy

source of Lo Barnechea: http://www.elementalchile.cl/en/contact/source of Quinta Monroy: Alejandro Aravena, Andres Iacobelli. Elemental : Incremental Housing and Participatory Design Manual. Hatje Cantz, 2010



Lo espejo는 좁은 계획대상지의 특성상 도로에서 각 세대로의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다른 계획안들도 도로에 면한 세대들은 도로에서의 접근이 고려되어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도로-외부 공용공간-단위세대의 접근경로를 가진다. Pudahuel에서는 외부공간의 규모가 다른 단지들에 비해 충분히 크게 나타나고, 단지의 남측에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였지만, 대체로 외부공간들의 규모는 협소하며 충분한 외부 공용공간에서의 커뮤니티 활동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워 보이며 커뮤니티를 위한 건축적 배려도 부족한 실정이다. 사실 Pudahuel의 커뮤니티 공간 조차도 실제 주민들의 사용 편의성을 고려한 위치라고 하기에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며 유기적 연계가 부족하다. 이와 같이 칠레에 지어진 Elemental 그룹의 공동주택들은 커뮤니티나 부대, 복리시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그저 세대수의 확보만이 중요한 목적으로 보여지며, 이는 한편으로는 아직 공동주택에서의 삶에 익숙하지 않는 칠레인들의 주거에 대한 인식이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다.

외부의 공용공간도 보차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보다는 혼재되어 있으며, 도면상 차량의 유입이 도로에서 깊숙이 이루어지므로 거주민의 안전에는 불리할 것이다. Fig. 5.의 Quinta Monroy 사례에서와 같이 좁은 외부공간에 주차와 놀이가 한 공간에서 이루어짐을 볼 수 있으며, 이런 현상은 분석대상의 전체 공동주택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실제 자동차의 보급률이 낮은데다가 분석대상인 공동주택단지들의 경우 주거취약계층의 거주를 전제로 한 사회주택이므로 자동차의 소유와 운용에 대한 고려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Fig. 5.의 Lo Barnechea에서와 같이 2층에 마련된 넓은 면적의 데크는 Table 2.의 포치 부분으로 언제든지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확장이 가능한 공간이므로 계획 당시는 외부공간이 여유로와 보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부공간은 더 협소한 장소가 될 것이다. 공간의 확장은 일반적으로 주민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므로 Elemental 그룹이 제공하는 외부 공용공간은 최소한의 것으로 적절한 외부활동을 수용하는데는 부족하게 보인다.

Fig. 6.은 이런 주동의 구성방식을 취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것으로 고층형, 판상형의 아파트 형식의 건물에 대한 선호도의 부족과 공용의 공간의 활용에 대한 인식의 부족에 기인한 것임을 보여준다. 즉 외부 공용공간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문화적 배경하에서 이를 넓게 제공하는 것은 오히려 주거환경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Fig. 6. 
Review the Application of the APT Type

source: Alejandro Aravena, Andres Iacobelli. Elemental : Incremental Housing and Participatory Design Manual. Hatje Cantz, 2010



4.2. 단위유닛 특성

Quinta Monroy와 Lo Espejo는 1층과 2, 3층이 별도의 세대로 구성된다. 하지만, Pudahuel과 Lo Barnechea는 3 개층을 한 세대가 복층으로 사용하도록 계획이 되었다. 서로 다른 단위평면의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실을 구성하는 방식은 유사하다. 초기에는 평균적으로 하나의 화장실과 침실을 제공하였으며, 확장 후에는 하나의 화장실과 세 개의 침실이 추가적으로 계획될 수 있다. 이는 Table. 2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아래층은 수평적으로, 위층은 수직적으로 확장이 가능하고 이를 Elemental 그룹은 ‘평행 건물 Parallel Building’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즉 1층 세대는 파티오라 불리는 마당을 단위세대의 배면에 가지며 이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평면이 확장된다. 기본적으로 1층 평면의 반에 해당하는 상부 두 개층 공간을 한 세대가 사용하는 바, 2층 데크에 마련된 외부공간인 파티오가 확장 가능한 곳이다. Table. 2는 단위평면에 대한 확장 전후의 변화분석표이다. 실제 일어나는 확장은 개별실의 증가를 위주로 이루어져, 거주인 가족의 증가나 생활패턴의 변화에 따라 자율적으로 가능하므로 점진적 완성주택의 개념이 성립되고 단위세대는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Table. 1은 확장전후 단위세대 공간변화의 양상을 분석 정리한 것이다. 확장 후 평균적으로 기존 면적 대비 200% 가량으로 면적이 증가되므로 Elemental 그룹이 의도한 ‘Half of a good house’ 의 개념이 모든 단위평면에 적용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분석대상에 사용된 거실의 유형은 L/D/K, L/DK 두 가지로 파악되며, L/DK 유형은 공간 확장 이후 L/D/K로 실의 분화가 일어난다. 한편 같은 L/D/K의 유형이라도 공간의 확장으로 거실과 식당의 면적은 적극적인 증가가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단위주택내 공적공간에 대한 실의 분화나 면적의 증가도 보이지만, Room의 증가가 더 확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점진적 완성주택 단위평면 변용의 중요한 목적이 최소한의 주거로부터 가족의 증가에 대응하는 주거로의 확장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Table 1. 
Comprehensive analysis of each unit
Quinta Monroy Lo espejo Pudahuel Lo Barnechea
residence single + duplex unit only duplex unit
type Multi-story · Row Row House
expansion rate single 36m²→ 81m²
225%
36m²→ 72m²
200%
36m²→ 90m²
250%
45m²→ 81m²
180%
duplex 36m²→ 72m²
200%
36m²→ 72m²
200%
living single LDK LDK LDK LDK
duplex L/DK LDK
change
of room
single 1B0R→2B4R 1B0R→2B4R Row House
duplex 1B1R→2B3R 1B1R→2B4R 1B1R→2B4R 1B2R→2B4R

Table 2. 
Transformation of Unit Plan
Quinta Monroy
1st Plan 2nd Plan 3rd Plan
Before
Expansion
After
Expansion
Lo espejo Pudahuel
1st Plan 2nd Plan 3rd Plan 1st Plan 2nd Plan 3rd Plan
Before
Expansion
After
Expansion
Lo Barnechea
1 F.F.L. Plan 2 F.F.L. Plan 3 F.F.L. Plan
Before
Expansion
After
Expansion
L:Living Room, D:Dining Room, K:Kitchen, R:Room, H:Hall, B:Bathroom, P:Patio

Pudahuel의 평면에서는 현재는 1층 부분만 주로 사용하지만 2,3층의 보이드 공간에 대한 수직적 확장을 미리 염두에 두고 벽체를 구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Lo Barnechea의 경우에도 동일하다. 기존의 평면에서 욕실이 2층에 위치하므로 확장 후 2, 3 층에 들어설 실들에서 이의 이용에 문제가 없을 것이며, 1층에서는 파티오측으로의 확장시 화장실을 추가하여 공적공간에서의 욕실접근성을 개선하였다. 즉 Elemental 그룹의 단위평면은 실의 확장 이후 비로소 완성되어지는 것이다.

4.3. 입·단면 특성

Quinta Monroy의 입면과 단면에서는 Elemental 그룹이 칠레의 사회주택인 점진적완성주택에 사용한 건축재료들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일부 철근콘크리트조를 반영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조적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나라이므로 블록내에 철근으로 보강하여 구조적 약점을 극복하는 대표적인 조적구조 시스템중의 하나인 RC로 구속된 조적조 벽체(Confined Masonry Wall)이다. 구속된 조적조 벽체는 지진 위험 국가에 중·저층 조적조 건축물로서 자주 쓰이는 공법으로, 기둥의 주철근 하부를 정착 시킨 후에 벽돌이나 블록을 모르타르를 이용해 먼저 조적하고, 주변을 RC콘크리트로 현장 타설하여 벽체를 구속시키는 공법이다[10].12)

Pudahuel, Lo Barnechea의 경우 배면의 파티오공간과 2,3층 내부공간의 증축이 가능했으므로 매인파사드를 구성하는 입면은 계획 당시를 유지한다. 하지만, Quinta Monroy, Lo espejo에서는 다소 경직되어 보이는 입면이 완성되고, 조적의 반은 매스와 열린 외부공간이 반복되도록 계획되지만, Fig. 7.의 Lo espejo와 같이 평면의 확장이 완성된 후 입면 역시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채워진 모습을 갖추게 된다. 즉 건축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주택은 기능적인 면에서 뿐 아니라, 입면의 차원에서도 도시내 자유롭고 새로운 표정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다.


Fig. 7. 
Elevation & Section Analysis

Quinta Monroy는 평지붕으로 계획되었지만, 나머지 공동주택들은 모두 경사지붕을 채택하고 있으며, 지붕의 경사 역시 어떤 일관된 기준에 의하기보다는 3층 공간의 활용방식에 따라 유연하게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Lo espejo는 3층을 전체를 활용하고자 하였으므로 지붕의 경사가 완만하며 Pudahuel에서는 정면에 면해서 3층의 실을 배치하였으므로 배면으로 경사지도록 입면이 구성된다. Lo Barnechea에서는 3층의 실이 평면의 중심에 위치하여 경사도 정면과 배면으로 이루어져 외부공용공간에서도 지붕의 인식이 가능하다. Lo espejo는 다른 공동주택들과는 달리 처마가 설치되어있는 점도 특징이다.

Quinta Monroy에서는 다른 공동주택들이 미닫이 창을 사용한 것과는 달리 프로젝트 창으로 계획되었는 바, 이는 사막도시인 이키케에 위치하여 연 평균기온이 27.8℃로 보통 보다 높은 열대성 기후를 띠고 있어 차열 효과를 기대 할 수 있으며, 모래바람이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가장 폐쇄적으로 형성된 외부 공용공간에서 일어나는 소음을 감소시키도록 차음효과를 더 고려했을 것이다.


5. 결론

본 연구는 칠레에서 활동해온 Elemental 그룹이 계획한 공동주택 중 빈곤한 가정들을 위한 주택정책을 통해 지어진 Quinta Monroy, Lo espejo, Pudahuel, Lo Barnechea 네 개의 공동주택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여 고찰하고 건축 특성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Elemental 그룹은 사회주택의 특성상 한정된 예산으로 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Half of a good house’의 개념을 적용한 점진적 완성주택을 사용하였다. 거주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사회적 참여 설계 방식인 점진적 완성 주택을 통해 거주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주거 방법을 제시하였다. 둘째, 공동주택단지내 주동의 배치와 외부공간의 구성이 단순하며, 특히 외부 공용공간의 측면에서 한 단지내라 할지라도 작은 클러스터들이 집적하는 특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보차구분이 분명치 않아 안전성이 떨어져 보인다. 셋째, 칠레의 여러 지역에 걸쳐 분포하지만, 적용된 평면은 일관된 점진적 완성주택의 개념으로 구현되어 단위세대의 면적이나 공간구성방식에서 유사한 Elemental 그룹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넷째, 지역적 특성이 뚜렷한 여러 대상지에서 제안되었으므로, 입지한 자연환경을 고려하여 단면의 적용이 융통성 있게 되어졌으며, 입면은 기본적인 매스의 구성을 보여주는 최초의 디자인으로부터 평면의 확장에 따라 ‘Half of a good house’의 제공과 이의 다양한 변화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칠레 내에 Elemental 그룹이 계획한 공동주택을 분석함으로써 도시화를 직면하여 이를 해결하고자 제안된 칠레의 점진적 완성 주택에 대한 특성을 확인하였다.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의 차원에서 마련되고, 특정 건축가의 세심한 접근으로 구현된 이 주택들은 칠레 사회에 주택공급정책의 좋은 사례로 남아있으며, 열악한 주거환경을 빠르게 개선하고, 생애주기에 맞춰 거주자들의 편의와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주거 방법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Elemental 그룹은 이 점진적 완성주택이라는 복표를 달성하기 위해 ‘Half of a good house’를 개념으로 건축화시키고, 실제 평, 입, 단면에서 그 개념들을 정확하게 구체화, 시각화하여 새로운 공동주택의 형식을 드러내었다. 추후 연구에서는 이 공동주택들을 비롯한 더 많은 사례들을 대상으로 공간구문론적 관점에서 외부공간과 단위평면의 차원에서 분석이 이루어 질 것이다. 향후 보다 폭넓게 구현될 점진적 완성 주택의 사례들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연구를 기대하며, 이를 통하여 거주인의 삶의 양식 변화를 수용하는 방안으로서 획일적인 아파트 단지 위주의 주택공급방식을 재고하여, 지속 가능한 도시주거의 다변화를 꾀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1) 원호, 칠레의 패러독스: Pre-피노체트 세력의 신자유주의 발전전략, 한국: 라틴아메리카연구, 제18권 제1호, 2005, pp.8-10. // (W.H. Kim, Paradox of Chile: Pre-Pinochet Forces Take Neoliberalism, Korea: Latin American Studies, 18(1), 2005, pp.8-10.)
2) 하상욱, 칠레경제발전의 원동력: 신자유주의 경험, 한국 : 이베로아메리카연구, 제9권, 1998, pp.3-5. // (S.W. Ha, experiencia del neo-liberalismo, Korea: Ibero-American Studies, 9, 1998, pp.3-5.)
3) 조도문, 칠레 민주 정권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 다시 생각해보는 “성공신화”, 한국: 라틴아메리카연구, 제17권 제4호, 2004, p.8. // (D.M. Cho, Neoliberal Economic Policy of the Chilean Democratic Regime: The Theory of Success, Korea: Latin American Studies, 17(4), 2004, p.8.)
4) 김순배, 신자유주의 후유증 ‘두 개의 칠레’ 통합 고민, 한국: 한겨레, 2010.10.04. // (S.B. Kim, Neoliberal aftereffects "Two Chile", Korea: Hankyoreh, 2010.10.04.)
5) Claudio A. Pard, Housing Finance in Chile : The Experience in Primary and Secondary Mortgage Financing, United States: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 2000, p.8.
6) Fernando G. Freitas, Ana L. Magnabosco, Patrícia H. F. Cunha, Chile: subsidies, credit and housing deficit, CEPAL Review No.110, 2013, p.191.
7) Ibid, p.193.
8) Mario Navarro, Housing Finance Policy in Chile, Retrieved from https://www.lincolninst.edu/publications/articles, 2005.
9) Goran Ivo Marinovic, The Scope of Prolonged Responsibility of the Architect in Incremental housing, 2016, p.251.
10) Alejandro Aravena, Andrés Iacobelli. Elemental : Incremental Housing and Participatory Design Manual, Berlin : Hatje Cantz, 2010, pp.378-380.
11) Ibid, pp.404-407.
12) 김경태, 서수연, 윤승조, 요시무라코지 외1명 (2004). 주변이 RC로 구속된 조적조 벽체의 내진성능향상에 관한 실험적 연구. 한국 콘크리트학회 학술대회 논문집 제 5권 제9호. p.5 /Kim Kyong-Tae, Seo Soo-Yeon, Yoon Seong-Joe, Yoshimura Koji, Sung Ki-Tae, Experimental Study for Higher Seismic Performance of Confined Masonry Wall System, Proceeding of the Korea Concrete Institute Conference, Korea Concrete Institute, 5(9), p.5.

References
1. 김원호, 칠레의 패러독스: Pre-피노체트 세력의 신자유주의 발전전략, 한국: 라틴아메리카연구, 제18권 제1호, 2005.
W.H. Kim, Paradox of Chile: Pre-Pinochet Forces Take Neoliberalism, Korea: Latin American Studies, 18(1), 2005.
2. 하상욱, 칠레경제발전의 원동력: 신자유주의 경험, 한국 : 이베로아메리카연구, 제9권, 1998.
S.W. Ha, experiencia del neo-liberalismo, Korea: Ibero-American Studies, 9, 1998.
3. 조도문, 칠레 민주 정권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 다시 생각해보는 “성공신화”, 한국: 라틴아메리카연구, 제17권 제4호, 2004.
D.M. Cho, Neoliberal Economic Policy of the Chilean Democratic Regime: The Theory of Success, Korea: Latin American Studies, 17(4), 2004.
4. 김순배, 신자유주의 후유증 ‘두 개의 칠레’ 통합 고민, 한국: 한겨레, 2010.10.04.
S.B. Kim, Neoliberal aftereffects "Two Chile", Korea: Hankyoreh, 2010.10.04.
5. Claudio A. Pard, Housing Finance in Chile : The Experience in Primary and Secondary Mortgage Financing, United States: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 2000.
6. Fernando G. Freitas, Ana L. Magnabosco, Patrícia H. F. Cunha, Chile: subsidies, credit and housing deficit, CEPAL Review No.110, 2013.
7. Mario Navarro, Housing Finance Policy in Chile, Retrived from https://www.lincolninst.edu/publications/articles, 2005.
8. Goran Ivo Marinovic, The Scope of Prolonged Responsibility of the Architect in Incremental housing, 2016.
9. Alejandro Aravena, Andrés Iacobelli. Elemental : Incremental Housing and Participatory Design Manual, Berlin : Hatje Cantz, 2010.
10. 김경태, 서수연, 윤승조, 요시무라코지 외1명 (2004). 주변이 RC로 구속된 조적조 벽체의 내진성능향상에 관한 실험적 연구. 한국 콘크리트학회 학술대회 논문집 제5권 제9호.
Kim Kyong-Tae, Seo Soo-Yeon, Yoon Seong-Joe, Yoshimura Koji, Sung Ki-Tae, Experimental Study for Higher Seismic Performance of Confined Masonry Wall System, Proceeding of the Korea Concrete Institute Conference, Korea Concrete Institute,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