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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search Article ]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The Korea Institute of Ecological Architecture and Environment - Vol. 20, No. 5, pp. 101-114
Abbreviation: J. Korea Inst. Ecol. Archit. And Environ.
ISSN: 2288-968X (Print) 2288-969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0
Received 24 Sep 2020 Revised 05 Oct 2020 Accepted 08 Oct 2020
DOI: https://doi.org/10.12813/kieae.2020.20.5.101

전통적 일본 건축의 유형적 패러다임
김영훈*

Typological Paradigm in the Japanese Traditional Architecture
Young-Hoon Kim*
*Corresponding Author, Professor, Dept. of Architectural Engineering, Daejin Univ., South Korea (kymyh@daej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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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ding Information ▼

Abstract
Purpose:

In previous studies, the conceptual definition, interpretation, and periodic division of traditional architecture in Japanese architecture were mixed without being clear. This study aims to establish a paradigm related to the form factors of traditional Japanese architecture and use it as a basic study to study the modernization and modern application of the traditional elements discussed in the future.

Method:

This study focuses on researching the academic definition, types and characteristics of Japanese traditional architecture, and the scope of the study is for the entire history of Japanese architecture. This study was conducted with an emphasis on the form composition and design aspects such as the facade elements of Japanese traditional architecture.

Result:

The characteristics of the correlation between traditional Japanese buildings and their form components were organized into three paradigms: climate responsiveness, fusion and eclectic through Wakonkansai, and self-completeness through mutual contradictions.


Keywords: Traditional Japan Architecture, Traditional Formal Elements, Typological Paradigm
키워드: 전통적 일본 건축, 전통건축 형태요소, 유형적 패러다임

1. 서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전통이나 전통적 요소의 현대적 적용 및 재해석 등을 살펴보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그 가운데 하나로, 전통에 대한 논의나 적용이 비교적 활발한 일본 건축에서의 전통에 대한 이해와 현대적 적용 등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일본건축에서의 전통 건축의 개념 및 종류와 특징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었으며, 기존 연구와 논문을 살펴본 결과 일본 건축에서의 전통 건축에 대한 개념적 정의나 해석 및 시기적 구분 등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혼재되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는 근대건축이 도입되기 전까지 일본 건축은 역사상 단절 없이 지속되어 왔으며 그때까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건축과 일본의 독자적이고 자생적인 건축이 혼재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전통건축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일본에서의 전통건축이라는 개념은 물론 그것이 한정하는 범위나 대상이 광범위하고 그 시기적 구분이나 내용도 명확하지 않은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위키페디아에 따르면, 일본에서 사용되는 전통(伝統)의 정의는 ‘신앙, 풍습, 제도, 사상, 학문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예전부터의 관습, 양식, 경향, 가계나 혈통 등 유무형의 계통을 전승하는 것’1)을 의미하며, 전통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세부 유형을 문화, 스포츠, 종교, 과학 기술 및 정치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1]. 그러나 이 같은 구분 내에도 전통건축이라는 항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사실은 위키페디아 뿐만 아니라 고도방크(コトバンク) 같은 사전 검색 등에서도 마찬가지이며, 건축에 관한 전통이라는 단어는 1950년대 탄게 겐조(丹下 健三) 등이 중심이 된 ‘전통 논쟁’ 등에서 사용된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나타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목재와 목재를 못이나 철물을 사용하지 않고 치목 상태의 목구조로 건축물을 짓는 방식을 전통구법 혹은 전통적인 치목 구법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학술논문 등에서도 이 같은 건축물을 전통적 목조건축물로 정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일본 건축에서의 전통은 주로 목조건물에 그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오래된 민가를 전통적 민가(伝統的 民家)로, 오래된 거리나 도시를 전통적 마찌나미(伝統的町並)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 일본에서 정의하는 전통건축은 좁게는 못이나 철물을 사용하지 않는 재래적 목구조 구법이나 건축물을 지칭하고 있으며 넓게는 역사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예전의 건축물이나 그 같은 건축물로 구성된 거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 건축에서의 전통건축이란 서양 문명이나 기술 전래 이전까지 일본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목조 건축물을 통틀어 기술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일본의 경우 전통건축이라는 용어보다는 ‘전통적’ 건축 혹은 ‘일본적’ 건축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본 논문에서도 일본의 전통건축이라는 용어 대신에 전통적 일본건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전통적 일본 건축의 개념 정의부터 시작하여 전통적 건축의 유형 및 각각의 형태구성요소의 특징을 분석함으로써 일본 전통적 건축의 형태요소에 대한 상관적 패러다임을 설정하고 향후 논의되는 전통요소의 현대화 및 현대적 적용 등을 위한 기초적인 연구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1.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일본의 전통적 건축에 대한 학술적 정의와 유형 및 특징 등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연구의 범위 또한 일본 건축사 전반에 걸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특히 일본건축에서는 전통건축이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일본 전통예술 등에서 전통이라는 개념이 ‘서양문화가 유입되기 전의 예술과 기능을 현대예술과 구분 짓는 호칭’2)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의거하여, 일본 건축사 분류상 서양문명의 도입 및 영향관계가 활발했던 메이지(明治) 시대 이전의 일본건축 전반을 전통적 일본건축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일본 전통건축의 입면구성요소 등 형태구성이나 의장적 측면에서의 연구를 진행하는 관계로, 일본건축사를 관통하는 건축사적 의미에서의 전통건축과 일본의 특징을 잘 보존하고 있는 와후건축(和風建築)을 모두 고려하면서 주로 외형적 측면이나 형태구성적 측면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또한 무로마찌(室町)시대부터 에도(江戶)에 걸친 상류계급의 주택인 쇼인즈꾸리(書院造) 형식이나 차실(茶室) 등 별장양식이었던 스키야(數寄屋) 양식 등이 오늘날 일본 화풍건축의 기초가 되는 건축물[1]임에도 불구하고, 쇼인즈꾸리 등이 외형보다는 내부공간이나 실의 구성 및 공간의 미학 등에 중점을 두는 관계로 본 연구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어느 정도 논외로 하였으며 전통건축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외형적 요소를 중심으로 현대적 활용이나 적용 등을 살펴보았다. 마찬가지로 천수각(天守閣)이나 성채 등도 많은 부분이 대륙적 전통건축물의 요소를 포함하면서 일본 독자적인 디자인을 보이는 관계로 필요한 형태요소에 한정하여 활용하고, 민가 등은 지역이나 풍토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자연에 대한 개념이나 비장식성 등 많은 부분이 상기의 쇼인즈꾸리나 스키야 및 화풍건축 등으로 대표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본 연구 범위에 해당하는 요소에 한정하여 논의를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주로 일본건축사(西 和夫, 1996) 등 기존 연구와 문헌 및 위키페디아 (ウィキペディア, Wikipedia) 등 일본건축 전문 웹 사이트 내용을 중심으로 일본건축에서의 전통적 특징과 유형을 도출하고자 하였으며, 특히 형태구성요소의 유형이나 특징 등을 살펴봄으로써 향후 일본 건축에서의 전통성 표현 등을 위한 연구의 기초적 자료로 활용 가능하도록 연구를 진행하였다.


2. 일본 전통적 건축의 시기적 분류 및 전제
2.1. 일본 전통적 건축의 시대구분 및 일반적 특징

위키페디아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일본 건축사의 시기구분은 구석기 시대를 거쳐 신석기 시대에 해당하는 죠몽(縄文)시대, 야요이(弥生)시대 및 고분(古墳)시대까지를 원시 및 선사시대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이후 아스카·나라(飛鳥·奈良時代)부터 가마구라(鎌倉)시대 이전까지를 고대건축으로 규정하고 있다[1]. 또한 카마구라 시대부터 무로마찌(室町) 및 전국시대까지를 중세건축, 아즈찌모모야마(安土桃山)시대부터 에도(江戶)시대까지를 근세(近世)건축, 에도시대 막부 말기부터 메이지(明治)시대, 다이쇼(大正)시대 및 제 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를 근대건축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현대건축으로 구분하고 있다.

원시 및 선사시대의 일본 건축은 땅을 파고 직접 기둥을 박는 홋타테바시라(掘立柱) 방식으로 수혈식이나 고상식(高床式) 등의 건축물 존재가 나타나고 있으나, 고대에 들어서면서 중국건축의 영향을 받아 불교사원과 중국 불교 건축을 일본적으로 해석한 와요우(和樣) 사원 및 일본 전통의 신사(神社)건축이나 궁전, 신덴즈꾸리(寢殿造) 등의 주거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등장하게 된다. 중세에는 중국 불교 건축을 일본적으로 재해석한 신와요우(新和樣)나 쇼인즈꾸리(書院造) 등 일본문화와 정서를 반영한 건축물이 등장하였으며 근세인 춘추전국시대에는 불교건축 이외에 천수(天守) 등으로 상징되는 성곽건축이 출현하였다. 무로마찌(室町)시대에는 차실(茶室)이라는 일본 특유의 건축물이 등장하게 되었다. 에도(江戶)시대에는 기존의 신덴즈꾸리(寢殿造)에 대한 쇼인즈꾸리(書院造)나 차실을 주택 등에 도입한 스키야(數奇屋) 건축 등이 등장하면서 이른바 일본식 건축(화풍 건축, 和風建築)의 뿌리를 형성하게 된다. 이로써 중국 등의 외래문화의 영향과 일본 자체의 고유문화가 갈등 및 절충을 반복하면서 근세건축에 이르고 있으며 이후 메이지 시대에 서양문명의 수입으로 인하여 비로소 근대건축이 시작된다.

일본건축의 시기별 주요 건축물과 특징 등을 간략히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Table 1. 
Representative Building and Features In Japanese Architecture by Periodic Classification
Historical Period Main Buildings Main Characteristics
Primitive And
Prehistoric
Architecture
Jomon Period
BC.14000-10C
Pit-House - Drill holes about 50cm in the ground and set up multiple columns to connect rafters or beam
- a structure made of conical frames and roofing using soil or plants on it
Yayoi Period
BC.4- AD.3C
Raised-Floor
Warehouse
Shrine
- A Floor is made high contrary to Pit-House(easy to dry, so it was used as a warehouse)
- also used as a dwelling/ Installed an oven(Gamado), on the wall at The Kofun Period2
Kofun period
AD 3-7C
Ancient Architecture Aska Period
592-710
Temple - Askadera was constructed as a temple building in earnest around the 6th centry
- The period during which architectural technology was introduced from Joseon or China.
- Corner Stone construction method is adopted instead of traditional Hottebasira
Nara Period
710-794
Heian Period
794-1185
Wayowu
Shindenzukuri
- Appearance Japaneseization of Architectural Style; slender column, low ceiling, cozy Buddhist architecture
- Called the Western-style
- Appearance Shindentsukuri of aristocratic housing style
Medieval Architecture kamakura
Period
1185-1333
New-Wayowu
Bukezukuri
- A New Addition to Daibutsyyowu and Sensyuwuyowu, that is Chinese Architectural Style
- The columns were connected with nuki, in order to reinforce the strength of the building
- Roofs are made as steep roofs without Noyane
- Eaves are made as and finished radial form; Shinwayowu Style
Muromachi
Period
1336-1573
Shoinzukuri - Appearance of Shointsukuri with house style after middle of The Muromachi Period
- Inside of Building; Space separated by hinged door and walls; Dogonoma, Tsukeshoin)
- Divided into guest space and family space
- Structure; Framework structure with nuki or nagesi on each piece of wood
Early
Modern Architecture
Azuchi-momoyama Period
1573-1603
Castle
Chasitsu
- Castle Architecture's develope from terminal phase of The Muromachi Period
- The construction of the Cheonsugak, a symbol of power/ The walls of the palace is decorated with splendor
- Chasitsu appeared as Chanoyu was assembled by Senrikyu
Edo Period
1603-1868
Sukiyazukuri - Appearance of Chasitsu and Sukiyazukuri From The Azuchi-momoyama Period
- Exclusion of Formalities and Forms/Reflects the spirit of the Chanin, who shun ostentation and value the inner side
- A simple and refined design

2.2. 일본건축에서의 전통의 의미와 화풍(和風) 건축
1) 일본건축에서의 전통의 의미 및 정의

일본 건축의 경우 전통(傳統)이라는 단어의 쓰임새는 고건축(古建築)이나 일본건축(日本建築) 등 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시기적 구분이나 성격 등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전통 예능 분야에서는 ‘서양문화가 유입되기 전의 예술과 기능을 현대예술과 구분 짓는 호칭’[1] 으로 전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서양문화가 유입되기 전까지의 일본 고유의 문화라는 의미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서양화 이전이라 하여도 문화 선진국이었던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문화를 일본 독자적인 것으로 변용한 경우가 존재하며 또한 메이지(明治)시기의 서양화 이후에도 전통예능 등이 기존의 형식을 유지한 채로 존속하거나 현대예술과 상호 연관성이 거의 없이 병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참고할 경우, 일본 예술에서의 전통의 개념은 중국이나 서양 등 비 일본 문화와는 차별되는 일본 고유의 문화와 비 일본문화에 대한 일본적 해석이 적용된 문화를 모두 통칭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같은 면은 일본 문화의 경우 새로운 양식이 발생해도 항상 예전 양식이 보존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신사(神社)건축은 가장 뚜렷한 예이며, 4-5세기 경 발생했던 양식인 이세진구(伊勢神宮)의 정전(正殿)이 60회에 걸친 개보수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예전 고대 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또한 시기적으로 전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앞의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양문화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일본문화의 서양화가 진행되던 메이지(明治)시기 이전까지의 문화나 건축을 전통적인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시기적 구분에 따른 전통건축의 정의를 참고할 경우, 일본의 고민가(古民家)의 정의도 일본의 전통건축의 개념을 특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키페디아에 따르면 고민가(古民家)는 일반적으로 제2차 세게 대전 이전의 민가, 특히 다이쇼(大正) 이전의 민가를 지칭하며 못 같은 철물을 사용하지 않는 전통적 일본건축기술로 지어진 건물로 정의하고 있다[1]. 이 같은 면에서 보면, 전통적 건축을 고건축(古建築)으로 명명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일본의 전통적 건축이나 고건축은 모두 목조건축이 주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경우, 가장 좁은 의미에서의 일본의 전통적 건축이나 고건축은 못 등을 사용하지 않고 목재와 목재를 연결하는 전통적 구법(木組)으로 만들어진 건축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2) 일본건축에서의 화풍(和風)건축의 의미 및 정의

일본의 전통적 건축이나 고건축은 중국으로부터의 불교문화 유입에 따른 경우와 일본 독자적인 문화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경우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대륙적 전통건축물과 일본적 전통건축물로 자연스럽게 구분되고 있다. 일본건축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일본의 전통적 건축은 우리나라나 중국의 영향을 받은 사원(寺院)이나 일본의 독자적인 문화와 종교를 기본으로 하는 신사(神社)건축 등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 건축물로서의 전통 건축과 도시나 궁전 및 전국시대 등 일본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성(城)을 중심으로 하는 건축물 그리고 신덴즈꾸리(寢殿造), 쇼인즈꾸리(書院造) 및 스키야(數奇屋)나 민가 등으로 이어지는 일본의 전통적 주거건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것들은 기본적으로는 중국의 영향과 일본의 고유문화와의 결합이나 반발로 이루어진 결과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세부적인 성격이나 영향 정도 등에 따라 대륙적 전통건축물이나 그것에 가까운 건축물과 일본적 전통건축 및 일본적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건축물로 재 구분 할 수 있다. 전자는 주로 사원이나 궁전 및 이들 건축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신덴즈꾸리(寢殿組) 양식의 귀족 주거 등이며, 후자는 신사(神社)나 성채(城寨) 건축 그리고 신덴즈꾸리의 장식적 호사함보다는 간결하고 비 장식적인 측면을 강조한 쇼인즈꾸리(書院造)나 스키야(數寄屋) 건축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대륙적 혹은 일본적 전통건축물의 양식들이 각각 분명하고 명확한 형태나 특징을 유지한다기보다는 서로 절충되거나 혼합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도 일본 전통건축에서의 주요한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전통적 건축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종교건축의 경우, 신부츠슈우고(神仏習合)3) 등의 종교현상의 영향으로, 일본 고유의 종교건축물인 신사(神社)와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불교건축의 규범을 준수하는 사원(寺院)이 신앙의 대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독자적이며 배타적인 형태로 발전했다기보다는 메이지 시대의 신불분리(神仏分離) 정책 이전까지는 상호 특별한 구분 없이 혼재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불교사원과 신사건축 등 일본의 종교건축을 총칭하여 지샤(寺社) 혹은 샤지(社寺)건축이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3].

따라서 일본 전통적 건축은 호방하고 화려한 대륙적 기질과 단아하고 질박한 일본 고유의 속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 가운데 특히 일본 고유문화나 전통을 계승하는 흐름이 오늘날 일본 전통적 건축 혹은 와후건축(和風建築) 등으로 포괄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5장에서 다시 논하기로 한다.


3. 일본 주요 전통건축물의 형태적 특징
3.1. 수혈식 주거 및 고상식 주거

일본의 원시 및 선사시대의 주요 건축물로서, 윤 장섭에 의하면, 불교 전파 이전에는 일본의 건축물은 모든 기둥을 지하에 파 넣어 세우는 홋타테바시라(掘立柱) 위에 도리와 보를 걸었으며 건물 측면의 중앙에도 지주를 세우고 그 위에 용마루대를 건 다음 서까래를 배열하였다. 지붕은 일반적으로 억새지붕이었으며 벽면에는 멍석이나 후일에는 판자로 벽을 막았고, 바닥면에는 널마루를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2]. 평지에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지상까지 내려서 설치하지 않는 형상의 건물을 홋타테바시라 건물(掘立柱建物)로 구분하고 있으며, 수혈주거와 구분하여 평지식과 고상식으로 분류된다4).

수혈식(竪穴式)주거는 지면을 원형이나 방형으로 굴착하고 벽립식(壁立式) 홋타테바시라를 세워 보나 서까래 등을 연결한 골조를 만들고 지붕을 흙이나 갈대 같은 식물로 마감하였다. 수혈식 주거는 주로 서민의 토마식(土間式) 주거로 발전하였으며, 후일 귀족주택의 영향을 받아 마루를 깔게 되면서 오늘날의 일본주택으로 발전하였다5).

고상식(高床式) 주거는 농경이 본격화된 야요이(弥生)시대 이후 나타난 것으로 기둥이나 말뚝을 이용하여 마룻바닥면을 지면으로부터 띄워서 사다리 등을 이용하여 진출입하는 주거를 말하며 수혈식 주거와는 달리 측벽을 이용하지 않는 홋타테바시라 건물 가운데 하나이다. 고상식 건축물은 지면으로부터 떨어져 있기 때문에 통기성이 양호하고 홍수 등의 재해나 병충해 등에 유리하여 일본의 기후 풍토에 적합한 건축물이며 초기에는 주로 곡물창고로 사용되었다. 그 후 죠몽(縄文)시대 주로 부족 수장의 주거 등으로 이용되었으며 후일 신덴즈꾸리(寢殿造)나 고대 왕궁이나 신사(神社)의 원형으로 발전하였다. 지붕의 형상은 일반적으로 박공지붕인 기리즈마(切妻) 양식을 보이고 있으며 수혈식 주거와 마찬가지로 갈대나 나무껍질 등으로 마감하였다[1].

3.2. 신사(神社) 건축

신사건축의 구성은 일반적으로 본전(本殿), 배전(拜殿) 및 폐전(幣殿) 등 주요 건축물동과 신문(神門)이나 도리이(鳥居), 신락전(神楽殿/舞殿), 초즈바치(手水鉢)6) 등이 포함되나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물은 본전이라 할 수 있다. 본전은 시대에 따른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주로 지붕에 처마를 지니고 있으며, 바닥을 높게 하고, 기와나 토벽(土壁)을 사용하지 않으며 장식 등이 질박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같은 특징은 주로 일본 전래 건축의 계승과 함께 불교 건축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후일 일본건축의 독자적인 특징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 같은 면에서 살펴보면, 일본 신사건축의 지붕형태는 불교 건축과는 달리 거의 모두가 박공지붕(妻切造) 형태를 띠고 있으며7) 도마(土間)를 기본으로 하는 사원건축과는 대조적으로 마루를 높게 설치하고 기와를 즐겨 사용하는 불교건축과 달리 억새 등 자연 재료를 선호하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교건축과의 의도적인 대조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본 고유의 신을 모시는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불교건축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질박하고 꾸미지 않은 순수함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일본건축 양식이나 의장을 고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사건축의 유형은 우선 지붕의 유형이나 진출입 방식, 기둥 아래 토대(土臺)가 있는가의 여부, 본전 중앙부에 위치한 기둥(心御柱) 존재 여부 및 본전 내부 공간이 전실과 후실 등으로 구분되는지의 여부 등 그 분류 방법이 다양하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신사건축의 진입방식에 의한 분류가 가장 일반적인데, 이는 신사건축이 황실이나 제실 등 주가나 곡물창고 같은 시설에서 발생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전자는 박공처마 쪽에 출입구가 설치되는 쯔마이리(妻入)와 후자는 박공 측면 쪽에 출입구가 설치되는 히라이리(平入) 유형으로 크게 분류된다.8) 쯔마이리(妻入)의 대표적인 유형은 다이샤즈꾸리(大社造), 스미요시즈꾸리(住吉造) 및 카스가즈꾸리(春日造) 등이며, 히라이리(平入)의 대표적인 유형은 신메이즈꾸리(神明造)와 나가레즈꾸리(流造) 등으로 구분 가능하다[1].

다이샤즈꾸리(大社造)는 가장 오래된 신사건축양식으로 홋타테바시라 구조(후기에는 초석 사용)에 박공지붕을 보이고 있으며 억새지붕(萱葺)이나 노송나무껍질(檜皮葺)으로 지붕을 마감하였다. 지붕의 경사도 가파르게 직선적이며 추녀도 크게 하였고 지붕 상부에 치기(千木)나 가츠오기(鰹木)가 설치되었다. 벽면에는 수직방향으로 판재(板材)를 부착하였으며 출입구는 정면의 약간 오른쪽에 개구부를 1개소 설치되었다. 스미요시즈꾸리(住吉造)도 황실행사용 건물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다이샤즈꾸리와 마찬가지로 박공지붕(切妻造)에 지붕의 휨이 없는 직선적 형태를 보이고 있다. 합각부분은 직선형이며 처마 장식은 교차 합장형을 보이고 있으며 지붕은 짚을 이어 만든 가야부끼(茅葺)나 얇은 판을 겹쳐 만든 고케라부끼(杮葺) 등으로 마감하였다. 카스가즈꾸리(春日造) 역시 박공지붕(切妻造)을 보이고 있으나 지붕이 곡선을 그리며 솟아오르고(反り) 정면에는 한쪽으로 흐르는 차양(庇)을 설치하였으며 다른 신사건축과는 달리 건물이나 부재에 채색을 하는 등 부분적으로는 불교건축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붕은 전통적인 카야부끼(茅葺) 고케라부끼(杮葺), 히와다부끼(檜皮葺) 및 동판 등을 사용하였으며 합각부에는 현어(懸魚), 지붕 상부에는 치기(千木)・가츠오기(鰹木)가 설치되었다. 벽은 일반적으로 판벽(板壁)으로 마감되었다[1].

히라이리(平入)의 대표적인 유형인 신메이즈꾸리(神明造)는 원시시대 고상식 창고에서 발전한 형태로, 홋타테바시라(堀立柱)에 박공지붕(切妻造) 및 직선적인 외관을 보이고 있다. 지붕에는 내구성이 약한 억새나 나무판을 사용하였으며 지붕의 경사가 가파르고 추녀 또한 크게 하였다. 특히 지붕 정상부는 나무 판(版)으로 덮고 가츠오기(鰹木)로 보강하였으며 박공벽 부분에는 이음새를 하지 않고 그 끝부분을 치기(千木)로 활용하였다. 벽면은 수평방향 판재를 사용하였으며 정면 중앙 1개소만 개구부를 설치하였다. 나가레즈꾸리(流造)는 가장 많이 나타나는 신사건축 본전 양식으로 기본적으로 신메이즈꾸리(神明造)가 발전한 형태이며 지붕이 위로 솟아오르며(反り), 정면 측 지붕이 유선형으로 늘어진 모습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는 비대칭을 이루고 있다. 지붕형태는 박공지붕이며, 지붕의 구배는 강하지 않고 전면에 길게 흐르는 듯이 늘어난 미노꼬(蓑甲)로부터 구배에 걸쳐 곡선을 강조하였다[1].

이상의 사실을 종합하면, 신사건축은 출입 방법에 따른 분류에도 불구하고 형태적 측면에서는 박공지붕을 기본으로 하면서 지붕 마감은 카야부끼(茅葺)나 고케라부끼(杮葺), 히와다부끼(檜皮葺) 및 동판 등 일본 전래의 재료를 고집하고 있으며 최소한 초기에는 홋타테바시라나 마루 등 일본의 전통적 주거 나 창고의 형태구성요소를 인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모든 경우 벽면은 가로방향(神明造)이나 세로방향(大社造) 등의 차이는 있으나 모든 유형이 판벽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카스가즈꾸리(春日造) 등에서처럼 휨 지붕(反り)이나 지붕의 경사 및 색채의 사용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불교건축의 영향을 받은 경우도 나타나는데 이는 외래종교인 불교와 일본 고유 종교인 신씨신앙(神氏信仰)이 융합 및 조화되는 신부츠슈고우(神佛習合) 현상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3.3. 사원(寺院) 건축

사원건축은 6세기경 아스카데라(飛鳥寺) 준공을 시작으로 중국이나 우리나라로부터 불교문화와 건축기술이 도입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였으며, 카마구라 시대에 중국송나라의 다이부츠요우(大仏樣)와 센슈우요우(禅宗様) 양식이 도입되면서 사원으로 대표되는 불교건축의 전성기를 맞게 된다.

불교 사원의 경우 일반적으로 불교전래에 따른 중국건축 모방 시기인 아스카요우(飛鳥樣), 일본 고유의 건축문화와 초기 백제영향을 받은 와요(和樣)양식, 그 후 12세기경 송나라로부터 도입한 천두식(穿斗式)구조의 다이부쯔요(大佛樣) 양식 및 선종과 함께 들어온 센슈요(禪宗樣/唐樣)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으며 여기에 누끼(貫)와 이중지붕(小屋;고야)을 구조 요소화한 에도시대(1603년~1868)의 건축양식을 합하여 지칭하고 있다9) 이 밖에도 다이부쯔요(大佛樣)가 일본의 내밀한 공간과는 상이하여 쇄락함에 따라 당시 직인들이 타지에 퍼져 센슈우요(禪宗樣/唐樣)와 기존의 와요(和樣)를 결합한 일종의 절충적 양식(折衷樣)이 나타나기도 한다[1].

아스카요우(飛鳥樣)는 불교문화 전래에 따른 전면적 수용단계의 양식으로, 지붕과 처마 구조, 배흘림(胴張)기둥, 기둥 상부에 명두(皿斗)가 설치된 다이토(大斗), 고란(高欄)에 만(卍)/인(人)자형 장식 및 구름 모양의 첨차 등 초기 중국 불교건축의 대부분의 요소를 채용하고 있다.

와요(和樣)는 헤이안(平安)시대 불교건축 전래 이전까지 사용되고 있던 사원건축 양식으로, 가는 기둥이나 낮은 천정 및 전체적으로 아늑한 공간 창출 등 중국풍의 불교건축과는 다른 일본 독자적인 형태로 발전하면서 불교건축양식의 일본화를 이룬 양식을 말한다. 주요 형태구성적 특징은 기둥 상부를 보강하기 위해 나게시(長押) 설치, 공포(組物) 위에 개구리 뒷다리 형상의 조각(蟇股) 또는 동자(間斗束)라는 부재를 설치, 마루와 복도(縁側)를 설치하고 마루 바닥 부분에 우수 방지용 카메바라(亀腹)를 설치하였으며, 기둥은 두껍고 노야네(野屋 )10) 및 천정 마감을 통해 높이를 낮게 한 건축물이 대다수였다[1].

다이부츠요우(大佛樣)는 카마구라시대에 중국과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중국건축의 영향을 받아 발전한 양식으로, 합리적인 구조와 호방한 의장 등이 특징이다. 노야네(野屋根)가 없으며 화장서까래(化粧垂木)의 기울기가 지붕 기울기가 되며 서까래 등 지붕 속이 노출되고, 나게시가 아니라 기둥을 관통하면서 수평방향으로 지지하는 누끼(貫)를 사용하여 구조적으로 보강한 것을 주요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지붕은 기와 마감(本瓦葺)이 주를 이루었으며 도다이지 남다이몽(東大寺南大門)에서 보이는 것처럼 팔작지붕(入母屋)이나 정토사 정토장(浄土寺浄土堂)등에서는 우진각지붕(寄棟屋根)이 사용되었으며 카라하후(唐破風) 등 독특한 일본식 지붕형태가 사용되기도 하였다. 문은 산카라도(桟唐戸) 창은 렌지마도(連子窓) 등이 사용되었고 목부는 붉은 도장(丹塗), 벽은 토벽과 판벽을 사용하였으며 모두 흰색 도장(白塗)으로 마감하였다[1].

센슈유요우(禪宗樣)는 선종의 영향으로 중국의 사원건축 양식이 전래된 것으로 13세기 후반부터 성행하기 시작하여 선종 사원 불당에 자주 채택된 양식이다. 당시 중국 건축을 그대로 직사(直寫)한 양식으로 카라요우(唐樣)로도 불리며, 다이부츠요우(大佛樣)과 공통적인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 주요 형태구성 상 특징으로는 남북을 기본축으로 하는 동서 대칭의 가람배치를 보이고 있으며 대부분 자연석이나 잡석 기단 위에 건축되었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누끼(貫) 사용하여 구조적 안정을 확보하고 소반(礎盤)을 설치하였으며 기둥은 둥근 기둥으로 하부를 둥글고 얇게 처리한 치마끼(綜)로 되어있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와요우(和樣)과 마찬가지로 기둥 상부만이 아니라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설치하는 쯔메구미(詰組)를 채택하고 있으며 기둥 상부에는 다이와(台輪) 등이 설치되었다. 상인방과 천정 사이의 교창 부분(欄間)은 유미란마( 弓欄間)11), 창에는 장식성이 풍부한 카토마도(火灯窓), 문에는 산카라도(桟唐戸)12)를 사용하였으며 벽은 토벽 대신 판벽(竪板) 이 사용되었다. 반면에 건물 외부는 채색 없이 사용하였으나(素木造) 내부는 필요에 따라 채색하기도 하였다. 특히 형태적으로 중요한 점은 와요우(和風)의 노야네(野屋根) 방식을 채택하여 지붕 경사를 급격하게 처리하였으며 이에 따라 지붕의 강한 휨(反り)가 형성되었다. 지붕 형식은 팔작지붕(入母屋)이 자주 사용되었으며 지붕 마감은 노송나무껍질(桧皮)이나 얇은 목재판을 겹쳐 만든 고케라부끼(柿葺)가 압도적으로 많고 기와마감은 드문 편이다[1].

3.4. 신덴쯔구리(寢殿造)

신덴즈꾸리는 헤이안(平安) 시대부터 중세에 이르는 시기의 상류주택의 건축양식을 말하는 것으로 후일 무로마찌(室町) 시대 이후의 쇼인즈꾸리(書院組)를 거쳐 오늘날의 와후(和風) 주택의 원류를 이루는 주거건축물 양식을 말한다. 신덴즈꾸리는 중앙에 침전(寝殿, 正殿)이 위치하며 각 실은 긴 복도로 둘러싸이고, 택지에 수목과 연못을 설치하는 등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한 점이 주요 특징이며 자연을 줄기는 당시의 귀족 문화를 표현하고 있다. 실존 유적이나 건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학술적 정의 등은 분명하지는 않으나, 오타(太田静六) 등 일본 학자들은 신덴(寢殿) 건축은 중국으로부터 도입된 궁전건축을 기초로 하면서도 이를 국풍화(國風化)13)하여 일본 특유의 저택건축으로 발전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1].

신덴즈꾸리의 주요 형태구성적 특징은 모야(母屋)와 히사시(庇)라는 중국의 건축구조에 눈이나 비에 노출되는 누레엔(濡れ縁)으로 건물을 둘러싸고 있으며 내부는 벽은 거의 없고 기둥만 있으며 건물과 시츠라에(室礼)14)가 일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토마식(土間式)이 아니라 마루 바닥을 높게 설치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지붕은 이리모야(入母屋造)로 기와가 아니라 히와다부끼(檜皮葺)15) 마감이고 기둥 등 모든 목 부재는 붉은 흙칠(丹土塗)이 아닌 백골마감(白木造)을 보이고 있다.16) 기둥은 원형 기둥을 사용하였으며 지붕의 형태는 일부 하급 신덴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팔작지붕(入母屋造)으로 구성되었다. 구조적으로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못 등으로 연결하는 나게시(長押), 쯔마도(妻戶)는 양 여닫이 판문(板戶)이며 창호에는 격자(格子) 문양을 사용하였다.17)

3.5. 쇼인즈꾸리(書院造)

쇼인즈꾸리는 무로마찌(室町)시대부터 근세 초기에 걸쳐 성립된 주택의 양식으로 신덴(寢殿)을 중심으로 하는 신덴즈꾸리(寢殿造)에 대하여 서원(書院)을 중심으로 한 무가(武家)주택 형식을 말한다.18) 쇼인즈꾸리는 전국시대 등 시대적 상황에 따른 접객과 결사 등의 이유로 서원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격식과 대면 및 접객 기능을 중시한 주거의 내부공간의 개념을 변화시킨 것으로 기본적으로는 신덴즈꾸리의 형태적 요소의 대부분이 유지되면서도 실내를 중심으로 격식을 중시한 공간이나 소품으로 재구성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신덴즈꾸리와는 달리 모야(母屋)과 히사시의 구분이 없으며 지붕은 신덴즈꾸리와 마찬가지로 이리모야(入母屋造)를 주로 채택하고 있다. 마감은 초기에는 히와타부끼(檜皮葺)였으나 모모야마( 桃山)시대 이후에는 기와 마감이 다수 출현하였다[1].

쇼인즈꾸리에서는 신덴즈꾸리에서 사용되던 원형 기둥은 면을 가공한 각주(角柱)로 대체되었으며 건물 외부에는 마이라토(舞良戸 )19)라는 판문(板戶)과 밝은 쇼지(障子)가 사용되었다. 연속된 실의 남측에는 타다미를 깐 복도인 이리카와(入り側)20)가 설치되었으며 그 외측에는 외부에 노출된 공간인 오치엔(落ち縁)21)가 설치되어 있다. 벽은 일반적으로 토벽(土壁)으로 마감하였다. 쇼인즈꾸리는 접객 공간, 주거 공간 및 서비스 공간 등으로 구성되는 내부 공간구성 및 다다미를 깐 방(座敷)이나 쇼지(障子) 등 오늘날 일본 주거건축의 전형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으나22), 외형적인 형태구성 측면에서는 기둥이나 지붕 형식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신덴즈꾸리의 연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형태구성요소를 논하는 여기서는 내부 공간에 대한 특징 등은 생략하기로 한다.[3]

3.6. 스키야(數寄屋) 건축

스키야 건축은 챠시쯔(茶室) 풍을 도입한 주택양식으로, 격식이 강한 의장이나 장식을 추구한 쇼인즈꾸리에 대한 반발로 나타났으며 장식을 배척하고 질박하면서도 세련된 의장을 추구하였다. 그 결과 도코노마(床の間)의 단차를 없애고, 가로대(床框)를 생략하거나 기둥 사이의 나게시를 생략하는 등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한 단순함을 추구하였으며 불필요한 가공을 하자 않고 소재가 지니고 있는 그대로의 장점을 살린 점이 특징이다. 스키야 건축의 형태 구성적 측면에서의 특징은, 우선 기둥은 사면을 둥글게 손질한 멘카와바시라(面皮柱)를 사용하였으며 나게시(長押)를 생략하였다. 재료는 대나무와 통나무 스기(衫)를 즐겨 사용하였으며 특히 스기는 나무결 등이 뛰어나 기둥이나 마루판으로 자주 사용되었다. 또한 토벽의 대나무 등 일부를 자연 그대로 처리하여 시타지마도(下地窓)23)를 설치하기도 하였다. 문이나 벽면은 판재를 사용하였으며 벽면 마감은 토벽마감이었다. 내부공간에 깊은 음예 공간을 형성하기 위해 히사시(庇) 부분을 길게 처리하였으며 지붕은 얇은 목재를 겹쳐 만든 고케라부끼(杮葺)로 마감한 팔작지붕(母屋造) 등이 나타나고 있으나[1] 다양한 형태와 소박함 및 자유로움 등으로 인하여 획일적인 형태적 특징을 한정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4. 일본 전통적 형태구성요소 분류
4.1. 주요 구성부위별 형태구성 요소 특징
1) 기단부의 주요 전통적 형태구성 요소 및 특징

일본의 전통적 건축물에 나타나는 기단부에는 기단과 카메바라 등이 있으며 기단을 대신하는 용도로서 이시가끼(石垣) 등이 있다. 기단부는 주로 초석을 사용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대별된다. 고대부터의 일본 건축은 초석 없이 땅에 구멍을 파고 기둥을 세우는 이른바 홋타테바시라(掘立柱)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기단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불교건축 전래 이후 건축물에 초석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초석의 유무는 일본 의 전통적 건축물과 외래 건축물을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기단부의 카메바라(亀腹)는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빗물이 넘어오지 않게 건축물의 기초나 신사건축의 도리이(鳥居) 기둥 밑 부분을 회반죽 따위로 둥글게 마감하여 기초 안쪽에 불룩하게 설치하는 것으로서 비가 많은 일본의 자연환경을 고려한 독특한 장치로 볼 수 있다.

2) 축부의 주요 전통적 형태구성요소 및 특징

(1) 초석 및 초석관련 요소

고대부터의 일본 건축은 초석 없이 땅에 구멍을 파고 기둥을 세우는 이른바 홋타테바시라를 사용하였으나[2], 불교문화가 들어온 후부터는 주요한 건축물의 기둥 밑에는 초석(礎石)을 놓게 되었으며, 기둥 위에는 공포형식(栱包形式)을 사용하는 건축양식이 등장하게 된다. 초석을 사용한 건축물을 초석건물이라 하며, 일본 전래의 홋타테바시라 건물(掘立柱建物)이나 도다이 건물(土台建物)과 구별된다. 또한 민가나 일반 건축물에는 작은 초석이나 석재 위에 기둥을 설치하는 이시바다테(石場r建)가 일반적이다.

초석과 기둥 사이에는 주로 석재나 목재를 이용한 소반(礎盤)이 설치되며 원래는 기둥의 수평설치와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카마구라 시대 불교양식인 센슈우요우(禅宗様) 보급에 따라 장식화가 진행되기도 하였다24). 또한 기둥으로부터의 하중을 기초에 전달하고 기둥을 고정하기 위하여 기초 부분에 횡으로 설치되는 구조부재인 도다이(土台)가 설치되기도 한다.

(2) 수직재 관련 요소

일본 전통적 건축물에서의 기둥은 지붕이나 본체를 지지하는 하시라(柱)과 지붕과 보 사이나 마루 바닥 등 짧은 구간에 특별하게 사용되는 짧은 기둥인 쯔까(束)로 구분할 수 있다. 하시라는 기본적으로 지붕의 하중을 기초에 전달하는 구조재로서, 주로 본체를 지지하는 기둥을 통칭하나, 이 이외에도 처마 끝 부분을 지지하는 기둥인 고바이하시라(向拝柱)나 고란(高欄)에 있는 기보슈(擬宝珠)에 부착된 기둥인 오야바시라(親柱) 등이 있다. 하시라는 원형이나 각형 등의 형상이나 두께 및 히노끼(檜), 스기(杉) 및 마쯔(松) 등 재질 등에 의한 분류가 일반적이다.

건축물에 사용되는 기둥 이외에도 지붕이나 마루를 지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작은 기둥(쯔카;束)도 일본 전통적 건축물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보와 무나기(棟木;마룻대)사이에 설치되는 쯔까(束)가 일반적이며 마룻바닥을 지지하는 유까즈까(床束) 등도 있다.25)

(3) 수평재 관련 요소

일본 전통적 건축에서의 수평재 관련 요소 가운데 형태적 요소로는 하리(梁;보)와 도리(게타; 桁), 누끼(貫), 나게시(長押) 등의 구조재와 카모이(鴨居; 상인방) 등의 인방으로 대별할 수 있다.26) 이 가운데 일본 전통적 건축물에서만 보이는 독특한 구조형식이 나게시와 누끼(貫)이다. 나게시는 기둥의 상부를 수평 방향으로 연결하면서 구조를 보강하기 위하여 기둥의 외측으로부터 고정한 부재를 말한다.27) 이는 지진 등으로 인한 일본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 불교건축의 영향과 일본적 특수성이 결합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중국 불교건축을 일본적으로 융합한 와후(和風) 건축이나 단순하고 절제된 미를 표현하는 스키야(數奇屋) 및 신사(神社) 건축 등에 주로 사용되고 다이부츠요우(大佛樣)나 센슈요우(禪宗樣) 등 중국풍이 강한 건축양식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이유 등으로 인해 전형적인 일본 전통적 부재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누끼(貫; 인방) 또한 기둥 같은 수직재 사이를 관통하는 수평재이며, 주로 수평방향의 고정이나 벽, 마루 등을 고정할 때 사용된다.28) 나게시와 유사한 기능이나, 나게시가 기둥의 외측으로부터 못으로 고정하는 것에 비하여 누끼는 기둥을 관통하여 설치하는 점이 상이하다. 누끼는 건축물 이외에도 신사의 도리이(鳥居) 등에도 사용되는 등 전통적 건축물에 자주 나타나고 있다. 누끼는 그 사용위치에 따라 기둥의 상부를 연결하는 카시라누끼(頭貫), 히누끼(飛貫), 우찌노리누끼(內法貫), 코시누끼(腰貫), 아시카타메누끼(足固貫), 지누키(地貫) 등이 있다[4].

(4) 벽체부

일본의 전통적 건축에서의 벽은 전통적으로 내벽에는 토벽(土壁)이나 회반죽(漆喰) 등이 사용되었으며 외벽에는 판벽(板壁), 석재, 토벽 및 회반죽 등이 이용되었다.29) 일본의 전통적 목조건축은 기본적으로 기둥과 보로 이루어진 구조이기 때문에 외벽은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그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미약한 비 내력벽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벽의 일부분이 극단적으로 생략되거나 외부를 향해 개방적으로 열린 경우도 자주 발견된다. 그러나 일본 전통적 건축물에 사용되는 벽의 재료 및 마감 정도가 불교건축 등과는 달리 소박하고 친자연적인 성격이 강한 편이어서 오늘날 일본건축에서 자주 소환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5) 창호

일본 전통적 건축에서의 창은 시타지마도(下地窓), 렌지마도(連子窓), 카토우마도(花頭窓) 등 역사나 문화의 변천에 따라 형태나 소재 등이 다양하게 변화하여 약 50종 이상의 창의 종류가 나타나고 있으나[1], 주로 장식적인 창은 불교건축에서 인용되고 있으며 민가 등 전통 건축에서는 단순한 형태의 창이 사용되었다. 불교건축물에 자주 사용된 창은 사각형의 창틀에 방형단면의 봉(連子子)를 가로 혹은 세로로 나열한 렌지마도(連子窓), 창틀 윗 부분을 화염이나 꽃 모양으로 만든 특수 창인 카토마도(火灯窓/花頭窓)30)등이 사용되었으며 민가 등에는 무꼬시마도(虫籠窓)나 시타지마도(下地窓) 등이 사용되었다. 위치에 따른 창의 종류는 고창, 천창, 지창(地窓)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지창은 마루 면과 접한 낮은 창으로 습기 조절 및 환기 등에 유리하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 설치되는 출입문은 나라(奈良)시대까지는 이따도비라(板扉)를 주로 사용하였으나, 이후 나무 판 앞뒤에 격자형 살을 댄 시토미도(蔀戸)31), 마이라도(舞良戸)32) 등을 거쳐 문틀 사이에 얇은 판자(板子)를 끼워 만든 산카라도(桟唐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6) 공포(斗組)

공포는 일본의 종교건축(社寺建築)의 대표적인 양식으로 마스구미(斗組), 마스가타(枡形), 구미모노(組物) 혹은 도구미(斗組)로도 부르고 있다. 이는 대규모 건축의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였으며, 서까래를 지지하는 선단의 도리를 앞으로 내밀어 처마 부분을 깊게 하기 위하여 점차 복잡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 건축양식의 진화에 따라 치밀하고 복잡한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부분 단위로 볼 때 가장 부품수가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기둥 위에 배 모양의 첨차만을 설치하는 가장 단순한 형태인 후나히지끼(舟肘木)부터 기둥 상부에 다이토(大斗)를 설치하여 첨차를 지지하는 다이토히지끼(大斗肘木), 다이토 상부의 첨차에 3개의 마끼토(巻斗) 를 얹는 히라미쯔도(平三斗), 다이토 상부에 첨차를 십자형으로 짜고 벽면으로부터 직각으로 내민 첨차 선단 부분에 두공을 얹는 데미쯔도(出三斗) 등으로 변해갔으며 이후 더욱 발전한 형식인 데구미(出組)를 이루게 된다. 또한 전통건축물에 양식에 따라 공포의 구성이 차이나기도 하는데, 와요우(和樣)건축에서는 기둥과 기둥 사이에 두공을 설치하지 않는 아마구미(疎組)인 반면에 센슈요우(禪宗樣)에서는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두공을 설치하는 즈메구미(詰組)를 활용하여 보다 화려한 의장을 나타내고 있으며, 다이부츠요우(大仏様)에서는 두공의 아랫부분에 사라토(皿斗)라는 양식이 부가되는 특징이 있다. 공포는 일본 고유의 건축양식이라기보다는 중국이나 우리나라로부터 전래된 불교건축의 영향이기 때문에, 종교건축이나 궁전 같은 대규모 건축에는 사용되었으나 주택이나 소규모 건축물에는 사용된 경우가 거의 없는 특수한 형태요소로 볼 수 있다.

3) 지붕부의 주요 전통적 형태구성 요소 및 특징

일본 전통적 건축의 지붕은 가장 일본다운 측면을 보여주는 요소로써 지붕을 지지하기 위한 구조체인 고야구미(小屋組) 등을 활용하여 규모가 커진 지붕의 속을 비우고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간단한 구조적 틀을 갖춘 일종의 숨김 지붕인 노야네(野屋根)33)가 발달하였다. 이는 지진이 잦은 일본의 지리적 특성상 지붕이 무겁게 되면 건물의 붕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지붕에 흙을 올리는 건축방법 대신 지붕을 가볍게 처리하는 일본의 전통적 건축 구법으로 볼 수 있다.

형태구성 측면에서 볼 때, 일본 전통건축의 지붕은 주로 형태와 재료 및 곡면의 정도에 따라 유형화할 수 있다. 우선 지붕의 형태는 주로 경사지붕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앞에서 논한 모야와 히사시의 결합방법 및 중국건축의 영향에 따라 기리즈마즈꾸리(切妻造), 요세무네즈꾸리(寄棟造) 및 이리모야즈꾸리(入母屋造)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중국건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각각 우리나라의 맞배지붕, 우진각지붕 및 팔작지붕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지붕의 사면이 네 개의 삼각형을 이루는 호우교즈꾸리(宝形造)나 경사 지붕 한쪽만 사용하는 카타나가레(片流) 등이 있다. 또한 특수형태로는 일본 무사의 카부토와 유사한 형상의 이중 지붕인 카부토즈꾸리(兜造り)와 지붕 상부에 작은 지붕 하나를 추가적으로 설치한 꼬시야네(越屋根) 등이 있으며, 지붕의 곡면이 서리와 무꾸리를 반복하는 일종의 반곡선 형태의 카라하후(唐破風) 등이 있다[1].

재료적 측면에서 볼 때는 기와를 사용하는 카와라야네(瓦屋根)와 편백나무 껍질을 얇게 깔아 만든 히와다부끼(檜皮葺)나 얇은 나무 판을 겹쳐 지붕을 만든 고케라부끼(柿葺) 등 풀이나 목재 같은 자연 재료를 이용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불교사원이나 궁전 및 귀족 주택 등에는 주로 카와라야네(瓦屋根)를 사용하였으며, 민가나 신사(神社) 및 스키야(數寄屋) 건축 등에서는 히와다부끼(檜皮葺) 같은 자연재료를 사용하였다.

지붕의 곡면 형태는 그 요철에 의해 아래 방향으로 불룩 튀어나온 소리(反り)와 위 방향으로 튀어나온 무꾸리(起り)로 분류되며, 소리에 비해 무꾸리는 그 사용 빈도가 빈번하지 않으나 스키야 건축에서는 오히려 무꾸리 지붕이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4.2. 소결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본은 불교가 전래되기 전까지는 원시시대부터 홋타테바시라와 보 등으로 결구된 간단한 가구식 구조를 보이고 있으나 불교문화가 들어온 후부터는 주요한 건축물의 기둥 밑에는 초석(礎石)을 놓게 되었으며, 기둥 위에는 공포형식(栱包形式)을 사용하여 처마를 지탱하는 등 기본적으로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기단과 축부 및 지붕부 등 크게 3부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각 주요 부위별로 구분하여 정리하면 Fig. 1.Table 2.와 같다.


Fig. 1. 
Composition Elements of Traditional Japanese Architecture[5]

Table 2. 
Composition Elements of Japanese Traditional Architecture[4]
Division Form Component
Foundation Section Foundation
Isigaki
Rantsuumi
Kamebara
Wall
Section
Hottatebasira
Corner
Stone
Soseki
Soban
Tsukaisi
Doudai
Column Hasira
Zuka
Nuki Kasiranuki
Hinuki
Wuzinorinuki
Kosinuki
Asikatamenuki
Zinuki
Nagesi
Daiwa
Wall Sinkabe
Board Wall
Soil Wall
Window Mado Renzimado
Katoumado
Sitazimado
Ranma
To Sankarado
Atakarado
Sugido
Mairado
Amado
kugurido
Complex
Bracket
Amagumi
Tsumegumi
Sarato
Roof
Section
Roof Shape Slope Type Kirizumayane
Irimoyazukuri
Yosemuneyane
Ho-ugyozukuri
Extra Type karahahu
kabutozukuri
kosiyane
Material Kawarayane
Hiwadabuki
Gokerabuki
Curve Sori
Mukuri

Table 2.를 보면, 일본 전통건축의 구성요소는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전통건축물 구성 체계와 유사하게 기단부, 축부 및 지붕부 등 3단 구성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홋타테바시라(掘立柱), 카메바라(龜腹), 소반(礎盤), 나게시(長押) 등 일본건축에서만 보이는 독특한 양식이 혼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측면은 주로 일본 전래의 건축양식의 혼재와 자연환경, 특히 지진과의 연관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일본 전래 건축양식은 주로 기둥을 지하에 파 넣어 세우는 홋타테바시라(掘立柱)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우천 시에는 빗물 등을 처리할 장치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데 빗물이 범람하지 않게 기단 안쪽에 불룩하게 단을 만드는 카메바라(龜腹) 등이 필수적이었으며, 초석 위에 설치하는 소반이나 초석 상부에 설치되는 수평재인 도다이(土臺) 및 벽면의 인방 부분에 설치하는 나게시(長押)34) 등은 지진 등에 대비한 일본 특유의 기능성 양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야네(野屋根)35)나 하네기(桔木)36), 지붕을 지지하기 위한 구조체인 코야구미(小屋組) 등도 무거운 지붕으로 인한 지진의 피해를 줄이고 우천 시 빗물을 처리하기 위해 가파른 경사가 필요했던 일본의 자연환경을 고려한 요소로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반곡선 형태의 지붕인 가라하후(唐破風)나 박공이 마주 닿는 벽 부분의 장식인 게교(懸魚) 등 양식적인 측면에서 일본만의 특성을 나타내는 요소가 있다. 또한 스기(杉)나 히노끼(檜) 및 대나무 등의 자연재료를 활용한 기둥이나 고케라부끼(柿葺)나 히와다부끼(檜皮葺) 등 일본 자연환경과 친숙한 재료가 혼용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과장되거나 호방한 성격보다는 자연순응적이며 소박한 건축을 지향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원시시대 주거나 창고로부터 비롯된 신사나 쇼인즈꾸리 및 스키야 등을 거치면서 오늘날 와후(和風)건축의 틀을 이루게 된다.


5. 전통적 건축의 형태구성요소 상관성 분석 및 패러다임 추출
5.1. 전통적 건축물과 형태구성요소 상관성 분석

일본의 전통적 건축물에 나타난 전통적 형태구성요소와의 상관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단부는 기본적으로 불교문화 도래 이후의 건축 요소로, 그 전까지의 일본 전통적 건축물은 지면과 기둥을 직접적으로 일체화시키는 홋타테바시라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일반건축물에서는 그 필요성이 지대하지는 않았다. 이는 일본의 전통적 건축물이 영구적이라기보다는 간헐적이고 임시적인 건축물의 기능이 우선되었으며 풍부한 목재수급이나 강우 및 진진 등 자연환경에 적응한 원초적 형태라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반면에 불교사원이나 궁전, 성곽건축 및 신덴즈꾸리 등과 같이 규모가 크고 권력 지향적 건물은 영구적이고 격식 있는 건축물로서의 장치가 필요했으며, 주로 이시가끼(石垣) 같은 석재기단이 선호되었다. 일반 건축물에 기단을 사용할 경우는 잡석 기단(乱積み) 등이 나타나고 있다. 헤이안(平安)시대의 쇄국기간 중 일본건축의 와요(和樣)화가 시작되고 그 결과 가운데 하나로서 좌식 생활을 위한 판재 마루(板敷)에 엔가와(縁側)가 설치되면서 기단은 점차 사라지게 되며 그 자리에 빗물 등을 방지하기 위한 둔덕 같은 카메바라(亀腹) 등이 자리하게 되는 것도 일본 전통적 건축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초석은 역시 홋타테바시라 구법에 있어서는 불필요한 장치였으나, 불교 사원건축의 영향으로 일본 전통적 건축물에도 자주 사용되었다. 그러나 초석 위에 기둥이 올라가는 불교 사원건축과 달리 일본 전통적 건축물에서는 초석과 기둥 사이에 소반(礎盤)이라고 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원래는 기둥의 수평설치나 부식 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카마구라(鎌倉)시대부터는 센슈우요우(禅宗様) 보급에 따라 장식화 되는 등 일본적 형태와 디자인 요소로 진화하였다. 또한 도마(土間)가 아니라 마루(床)를 사용하는 건축물에는 마루를 지지하는 기둥(床束)이 수분에 취약하기 때문에 쯔가이시(束石)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초석의 기능이 부가적으로 사용되었다. 초석 부분은 정형적이고 가공된 초석이 아니라 일반적인 자연석 등을 사용하여 기둥을 지지하는 이시바다테(石場建) 등으로 정착하여 불교사원과 같은 격식적인 건축물을 제외하고는 스키야 건축 등 오늘날 일본 건축의 일반적인 기초 및 초석 공법으로 자리하고 있다.

수직재로서의 기둥은 홋타테바시라 등에는 부식에 강한 히노끼(檜)나 스기(杉) 등의 목재가 사용되었으며 이 같은 전통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초기의 불교사원의 영향으로 배흘림 기둥 등의 형상이 나타나고는 있으나. 일반적인 일본 전통적 건축에서의 기둥은 두꺼운 기둥(太株)이나 가는 기둥(細柱), 원형기둥이나 각재 기둥 등으로 구분되며, 일반적으로는 두꺼운 기둥에서 점차 가능 기둥으로, 원형 기둥에서 각재 기둥으로의 변화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평재는 일본 고유의 가구식 구조와 불교 사원건축의 가구 구조 등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보(梁) 및 도리(桁)등은 노야네(野屋)같이 특수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전통적 건축물에 거의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진 등에 대비하기 위해 일본 독자적으로 채택한 나게시(長押) 등은 불교건축 등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부재로, 다이부츠요우(大佛樣)의 유행에 따라 누끼(貫)가 출현하면서 나게시의 존재는 사라지기는 하였지만[1] 불교건축을 기본으로 하면서 일본의 풍토 및 지리적 조건을 고려한 일본 건축의 응용성과 절충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기둥 사이를 연결하는 누끼도 장부이음이 아닌 기둥을 관통하면서 설치되어 건축물을 지진 등의 재해로부터 보호하는 등 여전히 일본의 지리적 상황을 고려한 장치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전통적 건축의 벽체는 기본적으로 비 내력벽이었기 때문에 구조적 의미는 없는 편이며 기둥을 노출한 상태로 벽체를 마감하는 신카베(眞壁)가 주를 이루었다. 마감은 재료에 따라 이따카베(板壁)나 토벽(土壁/土藏造) 등이 나타나고 있으나, 신사나 사원 같은 격식 있는 건물에는 판벽이, 일반건축물이나 스키야 같은 절제된 건축물에는 자연 그대로의 토벽이 선호되었다.

창호는 창과 문을 의미하며, 창은 대부분 목재를 사용하여 다양한 패턴이 만들어지고 있고 문(戶)은 이따도비라(板扉)나 시토미도(蔀戸), 마이라도(舞良戸) 및 산카라도(桟唐戸)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목재 틀 사이에 판재를 깔고 그 위에 부재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창은 불교건축의 영향으로 풍부한 장식성을 보이는 카토우마도(花頭窓) 등이 불교건축 등에 한정적으로 보이고 있다. 문의 경우도 센슈우요우(禪宗樣)의 영향으로 산카라도(桟唐戸)는 주로 사원이나 신사에 사용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선호되는 창의 패턴은 렌지마도(連字窓)나 가는 목재 살을 끼운 형태인 마이라도(舞良戶) 등 화려하기보다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패턴이 선호되었으며, 스키야 건축 등에서는 자연과의 일체 등을 위하여 시타지마도(下地窓) 등이 도입되는 등 창호에는 일본의 정서나 문화가 다양하게 반영되고 있다. 이 같은 창호는 사원건축이나 특수건축물에 한정하지 않고 폭넓게 사용되었는데 이는 창호 패턴이 기능적이고 특수한 목적을 지닌 부재라기보다는 의장적 요소로 활용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또한 빗물이나 바람을 막기 위해 설치된 아마토(雨戶) 등은 일본의 자연환경이나 마루복도(緣) 등으로 인해 발생한 부재라 할 수 있다.

공포부분은 일반건축물에 사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주로 사원건축에 사용되었다. 불교사원 건축양식의 분류에 따라 아마구미(疎組), 즈메구미(詰組) 등의 결합방법이 나타나고 있으나 불교건축의 구성방법과 유사하고 일본 전통적 건축에 보편적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사원건축에 한정하여 나타나기 때문에 종교건축이나 성곽건축 등에 제한적으로 인용되고 있다.

지붕은 지붕과 벽체가 일체화된 수혈주거 지붕과 불교 사원 전래에 따른 다양한 지붕 유형이 공존하고 있다. 가장 단순한 경사지붕인 수혈주거나 고상식 주거의 지붕 형태는 신사 등의 전통적 건축물에서 박공지붕(切妻屋根)으로 정착하였으며 오늘날 일본 건축에서 가장 자주 나타나는 지붕형식으로 정착하였다. 불교문화 전래 이후 지붕은 박공지붕 이외에도 우진각지붕(寄棟屋根), 팔작지붕(入母屋造) 및 방형지붕(方形造/宝形造)등이 사용되었으나 일반적으로는 박공지붕과 팔작지붕이 자주 이용되었으며 우진각지붕이나 방형 지붕 등은 그 용도가 한정되었다. 대부분의 불교사원이나 신덴즈꾸리 및 궁전 등 격식을 중시하는 건물에는 팔작지붕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신사 등에는 일본 전래의 지붕 형태와 유사한 박공지붕이 거의 예외 없이 채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무사의 가면과 유사한 형태인 카부토즈꾸리(兜造り)나 코시야네(越屋根) 등 이중 지붕형상을 보이는 지붕은 주로 민가 등에서 보이고 있으며 지붕의 일부분을 곡선으로 처리하여 장식성이 뛰어난 카라하후(唐破風)는 일본 특유의 지붕 형태로 신사(神社) 건축이나 성곽건축 및 사원 등에서 자주 채용되고 있다.

지붕의 재료는 기와나 히노끼나무 껍질을 이용한 히와다부끼(檜皮葺) 및 얇은 판재를 겹쳐 깐 고케라부끼(柿葺) 등이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기와는 불교건축 이래 사원이나 신덴즈꾸리 등에서 사용되었으며 히와다부끼 및 고케라부끼는 선사시대 이후의 갈대(葦) 지붕과 맥을 같이 하면서 신사나 쇼인즈꾸리 일부 및 스키야건축 등 전통적 색채가 강한 건축물에 사용되었다. 지붕의 휨 정도는 일반적으로는 평활한 경사를 보이고 있으나 센슈우요우의 영향을 받은 불교 건측물에는 위로 휨(反り)가 주로 사용되었으며 스키야 같은 건축물에는 반대로 위로 볼록한 무꾸리(起り)가 적용되기도 하였다.

특히 일본 전통적 건축물의 지붕은 하네기(桔木) 등을 이용하여 일본 특유의 지붕구조를 만들어낸 노야네(野屋根) 구법으로 인하여 경량화 및 거대화되는 데 성공하였으며 그 결과 시각적으로 가장 분명하고 상징적인 형태구성요소 상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인지되어 오늘날에도 다양한 건축에 인용되고 있다.

5.2. 전통적 건축과 형태구성요소 간의 패러다임

이상에서 분석한 결과, 일본 전통적 건축물에 나타나는 형태구성요소의 특징을 종합한 이론적 패러다임은 다음과 같다.

1) 자생적 경험을 통한 풍토 대응성

일본의 전통적 건축물에 내재하고 있는 기본적 패러다임 가운데 하나는 지역의 풍토나 자연환경 등에 대한 고려라 할 수 있다. 온난 다습한 기후와 이로 인한 다량의 수목 등은 원시시대부터 건축에 대부분의 전통적 건축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억새나 회나무껍질 및 노송나무 등을 활용한 지붕이나 기둥 및 판재, 토벽 등 자연재료를 활용한 소극적인 적응부터 빗물로 인한 기둥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카메바라나 지진 등 자연환경을 고려한 나게시(長押) 등과 같은 목구조 보강방법 등의 적극적 대처방법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 같은 경향은 자연환경과의 일체화라는 무의식적 과정을 통해 신덴즈꾸리 등에서의 정원이나 스키야 등에서의 차경 등 미학적 측면에까지 연계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주로 일본적 풍토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원시주거나 토착주거의 계보를 잇는 신사(神社)나 신덴즈꾸리 및 쇼인즈꾸리 그리고 스키야 등의 건축물에 공통되는 속성이다. 형태구성요소 또한 나무나 이를 가공한 판재, 석재 및 흙 등의 풍토적 재료를 중시하는 자연지향적인 성격이 강한 편이고 이 같은 경향은 재료나 구성요소를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은 백골마감이나 토벽마감의 친자연적 경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2) 와꼰칸사이(和魂漢才)를 통한 융합·절충성

중국의 불교문화와 일본의 토속문화의 결합 및 이에 따른 절충은 일본 전통적 건축의 또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다. 이른바 일본의 고유 정신은 유지하면서 중국의 발전된 기술을 습득한다는 와꼰칸사이(和魂漢才)적 사고에 의해 일본의 전통적 건축물은 중국의 그것과는 다른 독특한 형태와 의미를 표현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불교건축의 일본화로 볼 수 있는 와요우(和樣)양식의 출현으로, 기존의 불교건축 모방 단계인 아스카요우(飛鳥樣)양식의 배흘림기둥이나 노출 천정 등의 기법이 가는 기둥이나 낮은 천정 마감 및 전체적으로 아늑한 공간 창출 등 일본적인 양식으로 전환되는 것은 물론, 지진 등을 고려한 나게시나 노야네(野屋根) 개발에 따른 지붕의 경량화 및 거대화 등은 오늘날 일본건축만의 특징이 되고 있다. 또한, 중국식 입식이 아닌 좌식생활을 위한 마루와 이에 따른 툇마루 등 일본적 공간 요소가 반영되면서 오늘날 와후(和風) 건축의 모태가 되는 다양한 장치가 개발되었다.

이는 중국의 불교건축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일본적 풍토와 사고 및 미의식이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융합, 내지 절충을 통한 새로운 양식이 계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과 융통성 및 일본건축의 외연 확대 등을 담보하고 있다.

3) 상호모순성을 통한 자기 완결성

일본 전통적 건축물에는 상반되고 이율배반적인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상호모순성에 근거한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사건축이 불교사원과의 차별화를 위해 전래의 형태와 재료, 의식 등의 일본 고유의 종교와 문화를 견지하면서도 신은 동일하다는 신부츠슈우고(神仏習合) 사상의 전제하에 불교와 융합하여 불교적 요소를 도입한 것은 자기모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다이부츠요우처럼 호방한 건축에서 직선형 지붕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곡선형의 카라하후(唐破風) 같은 독특한 일본식 지붕형태를 만들어내고 이것을 일본풍 신사나 성곽건축에 적용하거나 혹은 소리(反り)와 무꾸리(起り)의 곡선적 반복이라는 카라하후의 이미지가 가장 단순한 형태의 건축물이라는 스키야 건축의 무꾸리 지붕과 이미지가 중첩되는 등 일본 전통적 건축이나 요소들의 상호모순성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장식성을 선호하면서도 때에 따라서는 화려하고 권위적인 장식이 병행되거나 정원처럼 자연적인 것을 인공적인 공간을 통해 만들어내고, 카토우마도 같이 화려한 창을 통해 소박한 외부 경치를 내부로 끌어들이는 방법도 자연 친화를 가장한 상호모순이며 가장 단순한 형태의 박공지붕에 히와다부끼(檜皮葺)나 얇은 나무판을 겹쳐 지붕을 만든 고케라부끼(柿葺)를 까는 등 소박하고 자연적인 신사 지붕에 설치된 가츠오기(鰹木)나 치기(千 木)등의 장식은 종교적 의미일지라도 본체의 질박함과는 괴리가 있다. 또한 박공의 하후(破風) 부분에 장식되는 겐교(懸魚) 등도 장식 선호와 비 장식성 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단아함과 간소함을 선호하면서도 노야네 등으로 지붕을 과대화하면서 스케일의 파괴를 초래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본 전통적 건축의 상호모순성은 전술한 융합·절충성의 과정이나 결과이기도 하며, 대립되는 속성 간의 지속적인 갈등을 거쳐 정제된 새로운 패턴이나 패러다임이 형성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일본 고유의 풍토 건축과 중국 건축의 융합 및 절충을 거쳐 궁전이나 신덴즈꾸리 및 쇼인즈꾸리가 점차 일본화 되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근세의 비격식성이나 간소화 및 비장식성, 친자연성 등으로 대표되는 스키야 건축이 탄생하게 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이다. 이는 기존의 다양한 형태요소 가운데 불필요하거나 일본의 정서 및 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것들을 과감하게 생략함으로써 단순한 형태 및 의장을 지향하는 이른바 생략을 통한 단순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

일본 전통적 건축물의 유형별 상호작용과 형태구성요소 간의 상관성 및 패러다임을 정리하면 다음 Fig. 2.Fig. 3.과 같다.


Fig. 2. 
Interrelationships between Traditional Building Types and Composition Elements


Fig. 3. 
Interaction Diagram of Japanese Traditional Architectures by the Building Type


6. 결론

본 연구는 일본건축에서의 전통이나 전통적 요소의 현대적 적용 및 재해석 등을 살펴보기 위한 연구의 선행 연구로 이루어졌으며 주로 일본 전통적 건축에 나타나는 건축물의 유형과 형태구성요소 및 그것들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일본 건축사의 시기적 분류에 따라 메이지 시대 이전까지의 건축물을 전통적 건축으로 정의하고 각 시대별 주요 건축물과 형태구성요소 특성 및 상관성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일본의 전통적 건축물은 원시시대 주거인 수혈식 주거나 고상식 주거부터, 신사(神社), 사원(寺院), 신덴즈꾸리(寢殿組), 쇼인즈꾸리(書院造) 및 스키야(數寄屋) 등 각 시기별 대표적 건축물에 나타나는 형태구성요소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으며, 주요형태구성요소는 일본 전통적 건축물이 목조건축이며 중국의 영향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여 기단부, 축부 및 지붕부로 구분하여 각각을 주요 형태구성요소별로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전통적 건축물과 형태구성요소 간의 상관성을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일본 전통적 건축물과 형태구성요소 간의 상관성의 특징을 풍토 대응성, 와꼰칸사이(和魂漢才)를 통한 융합·절충성 및 상호모순성을 통한 자기 완결성 등 세 가지 패러다임으로 정리하였다.

본 연구는 일본의 전통적 건축물이 지니고 있는 형태구성적 요소를 중심으로 살펴보았기 때문에 내부 및 외부공간이나 구조 및 디자인적 측면에 대한 연구는 미흡하며 이 같은 면에서 일본 전통적 건축물 전체를 통합하는 이론적 결과까지는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서론에서 언급한 바처럼, 본 연구가 일본 건축의 전통적 요소를 현대 일본건축에 적용 및 재해석하기 위한 기초적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연구이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 제시한 내용이 향후 일본 건축에 내재한 전통성이나 그 표현 및 전통적 건축과 연계된 특성이나 패러다임 등을 추가적으로 살펴보는데 필요한 기초적 연구결과로서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할 수 있다.


Notes
1) ウィキペディア, 전통(伝統) 항목 내용 참조
2) 앞 책, 伝統芸能 항목 내용 참조
3) 일본의 토착신앙과 불교신앙이 융합하여 또 다른 신앙체계로 재구성되는 종교현상을 말한다.
4) 世界大百科事典 第2版(株式会社平凡社)에서 재인용함.
5) <建築をとおしてみた日本>에서 부분 인용함. http://www.sumai.org/asia/refer/sgkn9210.htm
6) 신전(神前)이나 불전(仏前)에서 입을 헹구거나 몸을 정결하게 하기 위한 물을 담는 그릇을 의미한다. 앞 책 ウィキペディア에서 인용함.
7) 일부 불교건축에서 유래하는 지붕 가운데 처마가 있는 팔작지붕(入母屋造) 등도 나타나고 있다. 앞 책, 神社建築 헝목에서 인용함.
8) 박공지붕은 우동(隅棟)이 없이 양단으로 처마가 노출되기 때문에 초기단계에서는 쯔마이리(妻入)가 필연적이었으나, 후일 기둥을 사용하여 지붕을 지지함에 따라 쯔마이리는 필연적인 것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측면 벽으로 출입구를 설치하는 것(平入)이 가능하였다. 이 같은 면에서 보면 사원건축의 초기형태는 주로 쯔마이리가 주된 양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상 <関西地球散歩 旅の基礎知識より>>서 인용함.
9) 민범식, 목조건축구조 용어비교(한일)에서 재인용 함. https://cafe.naver.com/woodtre/52 참조
10) 헤이안(平安)시대에 등장한 지붕 기술로 화장서까래(化粧垂木) 위에 동자(束)를 세워 윗도리(母屋桁)를 지지하고 그 위에 서까래(野垂木)를 배열한 지붕을 말한다. 建築用語辞典, 野屋 항목 참조
11) 활형(弓形) 또는 물결형(波形)으로 조각한 나무를 종 방향으로 끼어 넣은 교창
12) 문에 종횡으로 프레임을 짜고 그 사이에 얇은 판재를 넣은 문. 상부에는 장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13) 일본의 역사적 문화의 하나로, 10세기부터 11세기의 섭정정치 기간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를 말한다. 중국의 영향이 강했던 나라(奈良)시대의 문화(唐風)에 대한 반발로서 아후(和風)문화로 불리고 있다. 특징으로는 색채의 아름다움과 은근한 조형의 조합에 의한 조화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본적 미(美) 등을 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 책, ウィキペディア, 国風文化 항목 참조.
14) 칸막이나 쇼지(障子) 등으로 실내에 생활공간을 만드는 것을 말함.
15) 지붕을 히노끼(檜)의 껍질을 사용하여 마감하며,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일본 전래의 역사적인 수법 가운데 하나이다.
16) 이 밖에도 오타(太田静六)는 신발을 벗고 실내로 들어가는 일본식 출입 방법, 침소가 중국식 침대가 아닌 다다미 위에 누워 자는 방식, 의자를 사용하지 않는 좌식생활 도입 및 침실이 중국식의 폐쇄형이 아닌 전면 개방형 등의 이유를 들어 중국 건축과의 차이점을 주장하고 있다. 앞 책, 침전조(寢殿組) 항목 참조
17) 앞 책에서 내용 일부를 인용함.
18) 서원(書院)이란 서재를 겸한 거실의 중국풍 호칭이며 이후의 와후(和風)주택에 영향을 끼쳤다. 무사계급의 주거가 발전하면서 나타나게 된 양식이기 때문에 부케즈꾸리(武家造)라고도 불린다.
19) 표면에 마이라코(舞良子)라는 얇은 살을 좁은 간격으로 횡 또는 종으로 끼어 넣은 판문(板戶)을 말한다.
20) 건축물 남측에 설치되는 복도 모양의 공간으로 외부와 내부 공간 사이의 완충공간을 말한다.
21) 창 외측에 설치된 아마토(雨戸) 밖에 위치하며 내실이나 사이 통로(縁)보다 한 단 낮게 설치된다.
22) 쇼인즈꾸리에는 다다미 방 객실(座敷), 방의 상좌(床の間), 상좌 곁의 툇마루에 내달아 설치한 돌출 창(窓) 같은 부분인 즈께쇼인(付書院), 선반(棚), 각주(角柱), 당지(唐紙)를 바른 쇼지인 후스마(襖), 방과 마루 사이를 막는 쇼지(障子), 아마토(雨戸), 엔가와(縁側) 등 오늘날 화풍건축의 특징 가운데 거의 모든 것이 적용되고 있다.
23) 토벽의 일부를 남겨둔 상태로 벽의 아래 부분을 노출시켜 만든 창. 원래는 민가 등에서 사용되었으나 챠시쯔나 스키야 건축 등에 도입되어 널리 사용되었다.
24) 특히 지붕처마 부분을 받히는 기둥인 고바이바시라(向拝柱)는 기둥도 두껍고 눈에 잘 띠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욱 화려하고 세련된 장식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25) 1층 마루 아래 부분에 마루의 하중을 지면에 전달하게끔 설치되는 작은 기둥인 쯔까이시(束石)는 유까즈까(床束)를 지지하는 부재로서, 기본적으로는 전통적인 목조건축의 마루바닥 아래에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된다. 이는 목조로 되어 있는 유까즈까(床束)라는 기둥이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설치되는 것으로 습기 방지나 마루바닥 설치 면적 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26) 이밖에도 수평재로는 도다이(土台), 시키지(敷居), 유까(床) 등의 바닥재와 하바끼(巾木;걸레받이)나 마와리부치(廻り縁) 같은 마감재 등이 있으나 주로 내부 용도로 사용되는 부재이기 때문에 본 논문의 대상에서는 제외한다.
27) 고대의 사원건축에서는 부재도 두껍고 본래의 구조적인 의미가 강했기 때문에 주로 상류층 주택에만 사용되었으나 중세에는 서민주택 등에서도 사용되게 되었다. 중세 이후에는 대경(大径) 목재의 부족으로 인하여 단면이 점차 얇게 변화하였기 때문에 구조적인 의미는 쇠퇴되고 거의 장식적인 부재로 변하였다. 사원건축에서는 와후(和風), 주거건축 등에서는 쇼인즈꾸리(書院組)의 특징이 되고 있다. 재료는 일반적으로 기둥과 같은 재료를 사용하였으나 삼나무(杉) 계통의 목재가 선호되었다. 크기는 기둥의 60-80% 정도로 사용하였다.
28) 카마구라 시대에 중국으로부터 대불전 건조를 위한 최신기술로 전래된 이래 그 구조의 강건함 등으로 인하여 급속하게 일본 전역으로 확산된 기술이다. 대부분의 경우 수직 방향으로 긴 장방형의 단면형상을 보이고 있다. 앞 책, ウィキペディア의 누끼(貫) 항목 참조
29) 메이지(明治), 다이쇼(大正)에는 벽돌이 사용되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콘크리트나 석고 보드 등이 주로 사용되었다.
30)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창으로, 초기에는 센슈요우(禪宗樣)의 창으로 사용되었으나 후일 보편화 되었다.
31) 나무 판 양쪽에 격자 살을 댄 문으로 신덴즈꾸리(寢殿組)나 신사건축의 배전(拜殿) 등에 사용되었다.ブリタニカ 国際大百科事典 小項目事典에서 인용함.
32) 쇼인즈꾸리(書院組)에 사용된 창호로 문틀 사이에 판을 깔고 그 표면에 마이라꼬(舞良子)라는 살을 좁게 수평으로 설치한 여닫이문을 말한다.デジタル大辞泉에서 인용함.
33) 긴 각재를 서까래로 사용한 결과, 모야와 히사시의 결절점 등으로 인하여 지붕의 기울기 변화가 심해졌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 결절점에 보조재를 추가하여 지붕 사이에 공동(空洞)을 만드는 방법이 정착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일본 건축 특유의 노야네(野屋根)로 발전하게 된다. 이 같은 노야네 기술은 목재의 양은 많이 소요되지만 누수를 막기 위한 지붕 경사나 채광 등을 위한 처마 높이를 동시에 얻을 수 있고 관리도 용이하기 때문에 일본의 풍토에 적합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34) 기둥을 측면에서 단단히 붙잡아주는 횡부재로 일본에서 10세기 이전에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지붕의 무게가 늘어나면 건물의 붕괴 위험이 훨씬 커지기 때문에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기둥 하부와 상부에 횡재를 길게 보내서 기둥을 보강하는 방식이며 중국이나 한반도에서 볼 수 없는 부분이다.
35) 규모가 커진 지붕의 속을 비우고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간단한 구조적 틀을 갖춘 숨김 지붕
36) 굵고 긴 목재를 서까래 윗부분에 일정한 간격으로 경사지게 설치하여 지렛대 역할을 하면서 지붕의 하중을 받치도록 한 부재. 하네기는 지붕면에 비해 기울기가 약하게 설치되며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 서까래의 성격이 강하면서 어느 정도는 보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국토교통부 도시건축연구사업의 연구비지원(20AUDP -B128650-04)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


References
1. フリー百科事典 『ウィキペディア』 https://ja.wikipedia.org/wiki/日本建築, 2020.09.21.
// Free Encyclopedia 『Wikipedia』 “Japan Architecture”, https://ja.wikipedia.org/wiki/日本建築,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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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 Kim, Traditional Architecture in Korea and Japan, Korea: Korea Publisher, 2009.
5. 建築資料硏究社, 社寺建築, 株式會社建築資料硏究社, 2016.
Research Center of Architectural Documents, Architecture of Shaji, Research Center of Architectural Documents, 2016.